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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서윤입니다.

Penulis: Doong_E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6-08 21:16:23

플래시가 다시 터졌다.

서윤은 유리문 앞에 선 채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작은 스튜디오 앞 골목은 어느새 기자들로 가득 차 있었다. 검은 우산들, 젖은 카메라 렌즈, 휴대폰을 들고 있는 손들. 그 모든 것이 좁은 유리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윤을 향해 있었다.

“한서윤 대표님! 계약 결혼 사실입니까?”

“차태오 본부장과 이혼 절차 중인 게 맞습니까?”

“부친 채무 때문에 결혼했다는 보도 인정하십니까?”

“태경그룹에서 어머니 병원비를 지원했다는 자료가 나왔는데요!”

질문들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서윤은 손을 꽉 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었다. 아팠다. 그 아픔이 오히려 정신을 붙잡아 주었다.

도망치고 싶었다.

불을 끄고, 커튼을 내리고, 아무도 없는 사람처럼 숨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면 또 누군가가 그녀를 대신 설명할 것이다.

아버지는 속 깊은 딸이었다고 말할 것이다.

차명환은 은혜를 모르는 여자라고 말할 것이다.

기자들은 계약 아내라고 쓸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모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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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태오는 그날 밤, 결국 이혼 서류에 서명하지 못했다.펜은 손에 쥐고 있었다. 검은 만년필의 뚜껑도 열려 있었다. 서류 맨 아래, 한서윤의 이름 옆 빈칸은 지나치게 깨끗했다.차태오.석 자만 쓰면 끝나는 일이었다.3년 전에도 그랬다. 결혼 서류에 이름을 적는 데 걸린 시간은 5초도 되지 않았다. 그때의 그는 결혼이란 사업상 필요한 결정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한서윤은 그 결정의 조용한 상대였다.말수가 적고, 선을 넘지 않고, 요구하지 않는 여자. 공식 석상에서 웃어야 할 때 웃고, 물러나야 할 때 물러나며, 그의 곁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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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튜디오 유리문 너머로 아버지가 서 있었다.한기석.서윤은 그 이름을 속으로 천천히 불렀다.아버지라고 부르면, 또 무너질 것 같아서.그는 비에 젖은 코트 차림이었다. 한 손에는 두툼한 봉투를 들고 있었고, 다른 손으로는 유리문 손잡이를 붙잡고 있었다.문은 잠겨 있었다.한기석이 손잡이를 한 번 더 잡아당겼다.딸랑.문 위의 작은 종이 흔들렸다.“서윤아.”유리문 너머로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다.“문 열어. 아빠랑 얘기 좀 하자.”서윤은 움직이지 않았다.작업대 위에는 아직 쓰다 만 공식 입장문이 떠 있었다.저는 제

  • 이혼한 날, 엄마 수첩에 재벌 남편의 이름이 있었다   가장 오래된 빚

    당신 아버지입니다.서윤은 화면 위의 문장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처음에는 글자가 제대로 읽히지 않았다. 아버지. 너무 익숙한 단어라서, 오히려 낯설었다. 어릴 때 자신을 업어 주던 사람. 비 오는 날 우산을 들고 학교 앞에 서 있던 사람. 서윤이 플라워 스튜디오를 처음 열었을 때, 작은 화분 하나를 들고 와 어색하게 웃던 사람.그 사람이.자신의 결혼 계약서를.기자에게 넘겼다고.서윤의 손끝에서 힘이 빠졌다.휴대폰이 테이블 위로 툭 떨어졌다.강유라는 그 반응을 놓치지 않았다. 그녀는 살짝 고개를 기울이며 서윤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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