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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온 척

Author: Doong_E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6-30 09:00:36

원본을 찾고 싶으면,

한서윤 씨 혼자 오세요.

서윤은 화면을 잠시 바라봤다.

어둠 속에서 글자만 또렷했다.

태오가 메시지를 보자마자 낮게 말했다.

“안 됩니다.”

서윤은 고개를 들었다.

“혼자 오라네요.”

“그래서 더 안 됩니다.”

태오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하지만 그녀의 휴대폰을 빼앗지도, 앞을 막아서지도 않았다.

서윤은 메시지를 다시 읽었다.

원본을 찾고 싶으면.

상대는 자신이 원본 녹취를 포기하지 않을 걸 알고 있었다. 태오와 함께 움직일 거라는 것도.

“이건 원본을 주겠다는 뜻이 아니에요.”

서윤이 말했다.

“우리가 어디까지 왔는지 확인하려는 거죠.”

태오의 눈빛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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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태오는 그날 밤, 결국 이혼 서류에 서명하지 못했다.펜은 손에 쥐고 있었다. 검은 만년필의 뚜껑도 열려 있었다. 서류 맨 아래, 한서윤의 이름 옆 빈칸은 지나치게 깨끗했다.차태오.석 자만 쓰면 끝나는 일이었다.3년 전에도 그랬다. 결혼 서류에 이름을 적는 데 걸린 시간은 5초도 되지 않았다. 그때의 그는 결혼이란 사업상 필요한 결정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한서윤은 그 결정의 조용한 상대였다.말수가 적고, 선을 넘지 않고, 요구하지 않는 여자. 공식 석상에서 웃어야 할 때 웃고, 물러나야 할 때 물러나며, 그의 곁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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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한 날, 엄마 수첩에 재벌 남편의 이름이 있었다   당신 이름 뒤에 숨지 않겠습니다.

    서윤의 손에서 미끄러진 계약서가 바닥에 흩어졌다.종이 몇 장이 회의실 테이블 아래로 밀려 들어갔다. 누군가가 그것을 주우려 허리를 숙였지만, 아무도 선뜻 움직이지 못했다.방금 전까지 정중한 미소와 형식적인 인사로 채워져 있던 공간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계약 결혼 의혹.그 짧은 단어 하나가 회의실 안의 모든 시선을 서윤에게로 끌어당겼다.서윤은 숨을 천천히 들이켰다.괜찮아.아니, 괜찮지 않았다.괜찮을 리 없었다.3년 동안 누구에게도 제대로 설명할 수 없었던 결혼이었다. 사랑받지 못한 자리였고, 스스로 견뎌 낸 시간이었

  • 이혼한 날, 엄마 수첩에 재벌 남편의 이름이 있었다   다시 마주친 이름

    서윤은 오전 아홉 시에 스튜디오 문을 열었다.밤새 비가 내린 골목은 아직 젖어 있었다. 유리문 앞 작은 화분에는 빗방울이 맺혀 있었고, 간판 아래로 희미한 햇빛이 번졌다.한서윤 플라워 스튜디오.서윤은 유리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았다. 눈 밑은 창백했지만 머리는 단정하게 묶여 있었다. 입술에도 옅은 색을 올렸다.괜찮아 보이는 얼굴.그거면 됐다.딸랑.문을 열자 작은 종소리가 실내를 흔들었다. 작업대 위에는 새벽 시장에서 들여온 꽃들이 놓여 있었다. 흰 라넌큘러스, 연분홍 작약, 짙은 녹색 유칼립투스.서윤은 코트를 벗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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