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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مؤلف: 달달토란
“들어와. 거기 서서 뭐 해?”

문정희는 문밖의 이은을 보고 차가운 목소리로 불렀다.

시우는 문정희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이은을 발견하자마자 잘생긴 얼굴이 굳었다.

“어머님, 부르셨어요?”

이은은 방금 들은 대화를 못 들은 척하며 문정희의 오른편 의자에 앉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가사도우미가 따뜻한 차를 가져왔다.

문정희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옆에 있는 시우를 한 번 바라보았다.

오늘의 시우는 어젯밤 호텔에서의 모습과 전혀 달랐다. 두꺼운 검은 코트 안에 흰색 터틀넥 니트를 받쳐 입었고, 웃음기 없는 얼굴에는 차가움이 묻어났다.

항상 사람을 홀릴 듯하던 눈매도 지금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두 사람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문정희가 먼저 입을 열었다.

“강예리가 임신했어. 시우는 아이를 낳게 하고 싶다고 한다.”

이은은 그 말에 놀랐다. 지난 몇 년 동안 시우는 밖에서 여자가 끊이지 않았지만 늘 가벼운 관계였고, 싫증 나면 쉽게 정리했다. 아이 문제까지 만든 적은 없었다.

역시 예리는 다르긴 했다.

예외가 괜히 예외는 아니었다.

문정희는 난방을 좋아하지 않았다. 몹시 추운 겨울에 거실에서 고작 따뜻한 차 한잔은 몸을 데우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은은 앞에 놓인 찻주전자를 두 손으로 감싸고 고개를 숙였다. 생각에 잠긴 듯했다.

“예리는 몸이 약해서 더는 내 아이를 지울 수 없어.”

시우는 이은이 반대한다고 생각했는지 먼저 단호하게 말했다.

“어머님, 알겠습니다.”

이은은 고개를 들고 시우를 담담히 바라보았다.

“제가 이혼하겠습니다.”

시우는 멈칫했다. 곧 얼굴을 어둡게 굳히며 분노했다.

“전이은, 내가 이혼하자고 한 게 아니야. 예리가 아이를 낳게 하겠다는 말이야!”

“아이 키우는 거 좋아하잖아? 그 아이도 네가 키우면 되겠네.”

“어머님, 남의 아이를 제가 키울 이유는 없습니다.”

이은은 고개를 저었다.

“저에게는 이미 유니가 있습니다.”

말을 마친 이은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차피 시우가 고집하는 일을 이은이 바꾼 적은 없었다.

시우는 이은을 신경 쓰지 않았다. 이은의 감정도 당연히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이은은 피하듯 방을 나왔다. 밖에 나가 차에 오르기도 전에 시우가 따라 나왔다.

“네가 뭔데 안 된다고 해?”

시우는 이은의 손목을 붙잡았다.

깊게 가라앉은 눈으로 이은을 바라보았다. 좀처럼 표정을 읽기 어려웠다.

“유니를 네가 키우는 것도 내가 허락했는데, 너는 왜 예리의 아이 하나도 넓은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해?”

이 지경이 되어도 시우는 유니가 친딸이라고 믿지 않았다.

이은은 마음이 차갑게 식었다. 더는 설명하지 않았다.

“이혼 때문에 주가가 걱정되는 거라면, 법적으로만 정리하고 대외적으로는 숨겨도 돼.”

시우는 한 달에 한 번도 집에 돌아오지 않은 적도 많았다.

이은에게 시우와 따로 살고 말고의 차이는 크지 않았다.

따르릉-

두 사람이 팽팽하게 맞서던 때, 전화벨 소리가 끼어들었다.

오늘은 눈이 많이 내렸다. 몇 분 사이에 이은의 머리와 어깨 위로 눈송이가 쌓였다.

이은은 추위를 아주 많이 타는 편이었다. 눈이 몸 위에서 녹자 자신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시우는 그 모습을 말없이 눈에 담더니 이은의 손을 놓아주었다. 전화받으라는 뜻이었다.

이은은 시우 앞에서 전화받고 싶지 않아 옆으로 몇 걸음 물러났다.

통화 내용을 몇 분 듣던 이은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더는 너와 말다툼할 시간 없어. 회사에 가야 해. 장인서가 광고 촬영 중 와이어 사고를 당했어. 떨어질 때 얼굴이 커터 칼에 베였고, 지금도 병원에 있어.”

전화를 끊은 이은은 숨기지 않고 말했다.

송준은 사고 경위만 설명했지만, 이은은 어렴풋이 이 일이 예리와 무관하지 않다고 느꼈다.

...

GW그룹.

사고 현장은 이미 정리되어 있었다.

촬영장은 텅 비었고, 사고 현장은 이미 깨끗하게 치워져 있었다.

송준은 촬영장 밖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가 멀리서 이은이 오는 걸 보고 급히 다가왔다.

“부대표님...”

곧 송준은 이은 뒤의 검은 그림자를 보고 말을 삼켰다.

“대표님.”

송준이 입술을 다물었다가 시우에게도 인사했다.

“무슨 일이야?”

묻는 쪽은 이은이었다.

하지만 시우의 시선은 훨씬 위압적이었다.

아무 말 없이 서 있기만 해도 시우에게서 풍기는 고급스러운 기운은 가볍지 않았다.

송준은 망설이다가 결국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했다.

사고 뒤 예리가 현장이 너무 피투성이여서 보기 흉하다는 이유로 청소팀을 불러 치우게 한 일까지 말했다.

“강예리 씨가 한 말은 이렇습니다. 사람이 죽은 것도 아닌데 현장에 피가 낭자하면 마치 큰 사건처럼 보이고, 안 치우면 기자들이 사진 찍어서 말을 만들기 쉽다고요...”

이은은 무심코 옆의 시우를 바라보았다.

시우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손짓으로 송준을 물렸다.

송준은 더 머물면 불똥이 튈까 봐 곧장 물러났다.

시우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이은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시우가 먼저 말했다.

“예리가 생각을 잘했네.”

“어젯밤 강예리 씨와 인서가 다퉜어. 오늘 인서에게 사고가 났는데, 강예리 씨가 서둘러 현장을 치웠는데... 뭔가 증거를 감추려는 것처럼 보이지 않나?”

이은은 나름의 판단이 있었다.

말투는 잔잔했다.

그러나 그 한마디가 시우 안의 불씨에 기름을 부었다.

시우는 잠시 말이 없었다. 입가에 비웃음이 번졌다.

“예리는 그런 애 아니야. 그렇게까지 모질게 굴 사람도 아니고.”

“오히려 네가 속이 좁아서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는 거 아니야?”

이은은 잠시 멈췄다. 생각해 보니 당연했다.

‘고시우의 눈에는 내가 용서할 수 없는 악인이니까.’

‘내가 최종 빌런이지.’

시우가 차갑게 등을 돌려 떠나는 모습을 보며 이은은 쓴웃음을 지었다.

‘상관없어. 그렇게 보겠다면 그렇게 보라지.’

이은은 병원으로 향했다.

...

인서를 보러 가려던 이은은 병실에 도착하자마자 다투는 소리와 희미한 울음소리를 들었다.

“당신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어. 내가 젊으니까 질투해서 내 얼굴을 망치려 한 거잖아!”

인서의 격앙된 목소리에는 울음이 섞여 있었다.

“말은 가려서 해. 아무 말이나 뱉다가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해도 몰라.”

예리는 태연했다.

이은은 병실 문을 조금 밀어 열고 틈으로 안을 보았다.

예리의 표정에는 숨길 수 없는 만족감이 떠올라 있었다.

반면 인서는 환자복을 입고 얼굴에 흰 붕대를 두껍게 감은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화를 냈지만 움직일 수는 없어 보였다.

오면서 들은 바로는 인서는 얼굴을 다쳤을 뿐 아니라 추락 때문에 여러 군데 골절상을 입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인서의 성격상 예리에게 달려들었을 것이다.

“경찰에 신고할 거야. 경찰이 내 억울함을 밝혀 줄 거니까.”

“하. 떳떳하면 겁날 게 없죠.”

똑똑똑-

이은은 세 번 노크한 뒤 문을 열고 들어갔다.

이은의 등장이 두 사람의 신경전을 멈췄다.

예리는 뒤돌아 이은을 보고, 아까의 만족스러운 표정을 곧바로 거두었다.

차가운 눈으로 팔짱을 낀 채 한쪽에 섰다.

“이은 언니.”

인서는 이은을 보자 구원자를 본 듯했다.

예리가 이렇게 제멋대로 구는 건 시우를 등에 업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은은 시우와 맞설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지금 시우의 도움 없이 자기 힘으로 서 있었다.

“깨어나서 다행이네. 잘 쉬어. 얼굴의 상처는 내가 가장 좋은 의사에게 맡겨 치료하자.”

이은은 침대 옆으로 가 인서를 달랬다.

흥미가 식은 예리가 가방을 들고 나가려 했다.

“강예리 씨, 얘기 좀 하죠.”

이은은 옆눈으로 예리를 보고 사람을 붙잡았다.

이때 이은은 문정희가 왜 예리를 싫어하는지 알 것 같았다.

예리는 작은 이익만 잡아도 금세 들뜨고 제멋대로 굴었다.

문정희가 가장 못 견디는 것도 바로 사소한 이익을 두고 머리채를 잡는 부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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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녀, 공개 구혼 시작합니다   제30화

    예전의 이은이라면 차갑게 한 번 흘겨본 뒤, 상대할 가치도 없다는 듯 지나쳤을 것이다.하지만 이번에는 잠시 침묵한 뒤 입꼬리를 올렸다. 말은 날카로웠고 끝까지 파고들었다. “내가 알기로 장 실장은 내 딸을 만난 적이 없죠. 아마 아이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를 것 같은데... 엄마인 나도 내 아이 마음을 다 알지 못하는데요.”“어떻게 된 일이죠? 장 실장이 독심술이라도 배웠을까요? 아니면 앞날을 미리 보는 능력이 생겼나요?”“엄마인 나보다 내 아이 마음을 더 잘 안다면, 남의 아이 신경 쓸 시간에 본인 집안부터 챙기시는 게 낫겠어요.”장진은 말문이 막혔다. 눈을 크게 뜨고 이은을 바라보았다. 늘 차갑고 말수가 적던 사람이 이렇게 말로 몰아붙일 줄은 몰랐다. “예를 들면, 장 실장 와이프가 도박에 빠져서 지난달엔 집까지 담보로 잡혔다고 하던데요. 저라면 돌아가서 아내분 속마음부터 들여다보겠어요.”이은은 말을 마치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대표실로 들어갔다.송준은 엘리베이터 쪽에서 천천히 걸어오다가 장진 곁을 지나며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저 장진을 한 번 바라봤을 뿐이었다.이은이 기분이 좋지 않아 장진을 ‘혼냈다’라는 소식은 금세 회사에 퍼졌다.그날 하루 종일 아무도 감히 이은을 건드리려 하지 않았다.모두가 조심했고, 탕비실 출입도 줄였다. 가능하면 각자 자리에서 업무하며 움직이지 않으려 했다.그렇게 오후 3시가 되었다.이은은 서류 가방을 들고 회사를 나섰다. 자료를 준비해 중요한 고객을 만나러 갈 예정이었다.GW그룹의 사업 범위는 넓었다. 엔터테인먼트뿐 아니라 부동산과 관광업에도 손을 대고 있었다.최근에는 관광단지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다. 위치는 금울시가 아니라 근처 바닷가 쪽이었다.“부대표님, 대표님이 예전에 해온읍에서 한동안 지내셨다고 들었습니다. 대표님께 여쭤보면 그쪽을 잘 아실 겁니다.” 송준은 수행 겸 운전까지 맡아 이은을 태워 갔다.이은은 뒷좌석에 앉아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길고 가는 손가락이

  • 이혼녀, 공개 구혼 시작합니다   제2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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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녀, 공개 구혼 시작합니다   제28화

    예리는 역시 배우였다. 들켰다는 당황은 얼굴에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오히려 놀라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부대표님, 어떻게 나를 그렇게 오해할 수 있어요?”“내가 뱃속 아이를 얼마나 아꼈고, 지키려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부대표님도 알잖아요.”말을 이어 가던 예리는 얼굴을 가리고 울기 시작했다. 세상에서 가장 억울한 사람처럼 보였다.이은은 움직이지 않았다. CCTV 영상을 자세히 보지 않았거나, 유니의 팔에 남은 상처를 보지 못했다면 예리의 훌륭한 연기에 속았을지도 모른다.예리는 정말 ‘제대로 된’ 배우였다.연기는 나쁘지 않았다.“강예리 씨, 여기 고시우 없어요. 내 앞에서까지 연기할 필요 없어요.” 이은은 차갑게 말했다. 눈빛에는 피로한 불쾌감이 섞여 있었다.“그 에메랄드 세트는 돌아가신 우리 어머니의 유품이에요. 우리 어머니가 생전에 내 혼수로 남겨 달라고 부탁한 물건이고요.”예리가 눈물을 닦던 손을 멈췄다. 멍한 얼굴로 이은을 올려다보았다. 정말 놀란 듯했다.솔직히 말해 꺼림칙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마침 그때 시우가 물을 받아 돌아왔다.시우는 보온병을 들고 문을 열고 들어왔다. 두 여자의 시선이 동시에 시우에게 향했다.“그 보석이 부대표님 어머니 유품인 줄은 몰랐어요. 시우 오빠가 부대표님이 사과의 의미로 나한테 주는 거라고 해서...” 예리는 다시 공을 시우에게 넘겼다.시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보온병을 침대 옆 협탁에 내려놓았다.시우가 몸을 돌리자, 예리가 입술을 깨물고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오빠, 그 에메랄드 세트가 부대표님 어머니 유품이라고 왜 말 안 했어? 알았으면 절대 안 받았을 거야.”시우의 아름다운 얼굴에 적당한 놀라움이 스쳤다. 하지만 곧 잘 감춰졌다.“잊고 있었어.” 한참 뒤 시우가 답했다.이은은 시우가 예리에게 말하는 걸 잊었다는 뜻인지, 애초에 그 보석의 사연을 잊었다는 뜻인지 알 수 없었다.어쨌든 이은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이은은 몸을 돌려 병실을 나섰다. 오

  • 이혼녀, 공개 구혼 시작합니다   제27화

    이은은 멈칫했다가 곧바로 사과했다. 민서는 성격이 좋아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민서는 해외에서도 이름이 알려진 의사였다. 게다가 국내에 심리 전문의가 많지 않아 진료 예약은 이미 이달 말까지 차 있었다.그 말을 들은 이은의 얼굴에 아쉬움이 스쳤다. 유니의 상태는 더 미룰 수 없었다.“이은 씨가 괜찮다면, 저는 한 달에 나흘 쉬어요. 그 휴일 시간을 이용해 아이를 봐드릴 수 있습니다.” 민서는 의자에 앉아 있는 유니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유니는 낯을 심하게 가리지는 않았다. 고개를 들어 민서를 한 번 본 뒤 다시 손에 든 곰 인형을 만지작거렸다.그 한 번의 시선만으로도 민서는 유니가 회피 성향과 자폐스펙트럼장애를 함께 보인다는 걸 판단할 수 있었다.이런 아이는 자기 세계에 오래 머무르고, 계속 회피하려고 한다.지잉- 지잉-때맞지 않은 전화벨이 대화를 끊었다.이은은 핸드폰을 꺼내 화면을 보았다. 시우에게 온 전화였다.시우가 재촉하고 있어서 이은은 바로 채연에게 부탁했다.“죄송합니다, 교수님. 제가 10분 정도 자리를 비워야 합니다. 제가 유니를 여기 잠시 두고 가면 아이 상태를 봐 주실 수 있을까요?” 이은은 다시 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유니는 채연을 여러 번 만난 적이 있어 거부하지 않았다.채연은 당연히 괜찮다고 했다. 이은은 더 지체하지 않고 진료실을 나와 입원 동으로 향했다.민서는 문가에 서서 멀어지는 이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호기심이 생겨 채연에게 이은에 관해 물었다....“오빠, 유니가 너무 놀랐으니 부대표님이 곁에 있어야지. 못 오는 것도 당연해. 나는 이해해.”시우는 이은에게 전화를 두 번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그리고 기분이 아주 좋지 않은 사람처럼 표정이 차갑게 굳어 있었다.예리는 그 모습을 보고 곧바로 이해심 많은 사람의 역할을 했다.예리가 시우에게 다정하게 말을 막 끝냈을 때였다.쾅!문이 열렸다.이은은 밖에서 막 들어온 터라 온몸에 찬 기운을 두르고 있었다. 검은 코트 위에는 잘게

  • 이혼녀, 공개 구혼 시작합니다   제26화

    이은은 두 주먹을 세게 움켜쥐었다. 실망이 가슴 깊이 내려앉았다.결혼할 때 전씨 집안에서 보낸 혼수품은 모두 목록으로 정리되어 있었다.시우가 모를 리 없었다.이은은 시우의 검고 냉담한 눈을 바라보며 낮게 말했다. “그 에메랄드 세트는 수십억 원짜리야. 지금은 돈으로 값을 매기기도 어려운 물건이고.”시우도 그 가격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귀한 물건일수록 네 사과의 진정성이 드러나는 법이지.”이은은 입을 다물었다. 다시 무슨 말을 하려던 때였다.시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 유려한 말투였다. “요즘 예리가 에메랄드 보석을 좋아하는 걸 다행으로 알아. 아니었으면 그렇게 빨리 널 용서하지 않았을 거야.”시우의 눈빛에는 조롱이 가득했다.이은은 멍해졌다. 결국 예리의 취향에 맞춘 선물이었던 셈이다.‘강예리가 그 보석이 우리 돌아가신 어머니가 남긴 유품이라는 걸 알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좋아. 병원에 가서 강예리 씨를 만나겠어.”분노보다 침묵이 더 깊은 실망이었다.그때 이은은 앞으로 시우에게 무슨 일이 생기든지 자신과는 아무 관계도 없다고 느꼈다.이은은 차분하게 방으로 돌아가 문을 닫았다. 몸을 돌리자 침대 위 작은 아이의 시선과 마주쳤다.유니가 깨어 있었다.얇은 잠옷 차림의 유니는 얌전히 침대에 앉아 있었다. 눈도 깜박이지 않고 이은을 바라보고 있었다.“우리 딸, 깼구나. 배고파? 엄마가 먹을 것 준비해 달라고 할까?” 이은은 목소리를 부드럽게 낮추고 다가가 유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유니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아직 붓기가 빠지지 않은 반쪽 뺨이 아니었다면 정말 정교한 도자기 인형 같았을 것이다.그래도 이은은 유니에게 언제나 충분한 인내심을 가졌다.이은은 유니를 안고 오래 다독였다. 시우가 기다리다 지쳐 먼저 병원으로 갈 만큼 오래였다.떠나기 전에도 시우는 이은에게 문자를 보내 결국 오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시우는 말한 대로 행동하는 사람이었다. 이은은 그가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휘란산까

  • 이혼녀, 공개 구혼 시작합니다   제2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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