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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7화

作者: 도도보
문제는 대화의 내용이 아니라, 대화 상대가 유시진이라는 사실이었다.

지나윤은 그것만으로도 불쾌함을 느꼈다.

그러자 유시진은 문득 깨달았다.

결혼 생활 3년 동안 자신 역시 지나윤에게 이렇게 대했던 것은 아닐까 하고.

점점 더 참을성이 없어지고, 점점 더 대수롭지 않게 여긴 것은 아닌가 하고.

유시진은 겨우 맑아진 것 같던 머리가 다시 아파지기 시작했다.

침실 안은 고요했고 지나윤과 유시진 사이의 공기는 점점 더 어색해졌다.

유시진은 지나윤이 이곳에 조금도 머물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지나윤의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분위기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이에 유시진은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이 못생겨진 것일까?

아니면 매력을 잃어버린 것일까?

왜 지나윤의 태도는 이렇게까지 달라진 것일까?

예전의 지나윤은 눈에도 마음에도 오직 유시진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지나윤은 어떻게든 자신에게서 멀어지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였다.

“물 한 잔만 따라 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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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850화

    ‘부자 관계를 인정한다라...’그 짧은 말 한마디가 유시진 마음속 깊은 곳을 살짝 건드렸다.“나라고 지우랑 제대로 아빠, 아들로 살고 싶지 않은 줄 알아요?”하지만 유시진이 지우와 친부자 관계를 인정하는 건, 결코 지나윤이 바라는 일이 아니었다.“만약 나윤이가 평생 내가 지우 친아빠라는 사실을 모르길 바란다면...”유시진은 씁쓸하게 웃었다.“난 평생 모르는 척할 거예요.”그 말을 들은 백이천은 유시진 눈빛 안에서 지나윤을 향한 깊은 다정함을 읽어냈다.“그럼 유시진 씨.”백이천이 조용히 물었다.“결혼했을 때는 정말 단 한 번도 나윤이 좋아한 적 없었던 거예요?”그 질문에 유시진은 말이 없었다.그 당시 유시진은 이채영이 아닌 다른 사람을 좋아할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 자체가 없었다.“그래서 안 좋아했거든요.”백이천은 다시 물었다.“나윤이 첫 번째 아이 지우게 했던 거예요?”하지만 돌아온 건 여전히 침묵뿐이었다.이에 백이천은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만약 둘 사이에 오해가 있는 거라면 차라리 빨리 제대로 풀어요.”백이천 눈에 유시진과 지나윤은 닮은 점이 있었다.둘 다 자기 속마음을 너무 깊게 숨긴다는 것, 특히 가장 아픈 일일수록 더 입 밖으로 꺼내지 않으려 했다.백이천 역시 남 상처 들춰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었다.하지만 어떤 일은 말하지 않으면 상대는 영원히 알 수 없게 되는 법이었다.특히 자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면 더더욱.“오해라도 하긴 애매해요.”유시진은 천천히 말했다.“난 그냥 나윤이 내가 변명하려고 한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싶지 않을 뿐이에요.”자기가 저질렀던 잘못을 합리화하려고 핑계 대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다는 뜻이었다.백이천은 그런 유시진 얼굴을 잠시 바라보다가 더 이상 억지로 설득하지 않았다.“그래요. 그럼 마음대로 하세요.”아이스크림도 다 먹었고 할 이야기도 어느 정도 끝났다.두 사람은 함께 백화점을 나섰다.“근데 나윤이랑 아라 씨는 아직도 쇼핑 중이겠죠?”“둘이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849화

    무엇보다 그때 유시진은 자기 자신에게 확신이 없었다.지나윤은 자신을 피하기 위해 죽은 척까지 했다.그런 지나윤이 어떻게 자기 아이를 낳았겠냐는 생각뿐이었다.그래서 처음에는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아니, 감히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지우가 자기와 지나윤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특히 두 사람이 함께 C국에 온 뒤부터 유시진은 점점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신고혁은 줄곧 지우 친아빠 역할을 하고 있었지만 연기가 너무 어설펐다.지나윤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남자 같지도 않았고, 지우를 대하는 태도에서도 피가 이어진 아버지 특유의 애정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진심인지 거짓인지 정도는 유시진도 충분히 구분할 수 있었다.유시진 눈에 지금 신고혁은 한때 지나윤에게 마음이 있었던 적은 있을지 몰라도, 이제는 완전히 여자의 밑에서 일하는 직원일 뿐이었다.두 사람 관계는 철저한 상하 관계였다.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그리고 지우 역시 신고혁에게는 그저 대표님 아이, 딱 그 정도였다.남자가 여자에게 마음이 있는지, 그리고 그 아이가 자기 친자식인지 아닌지 정도는 유시진도 알아볼 수 있었으니까.그랬기에 유시진은 지나윤이 자기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리고 굳이 신고혁을 지우 아빠인 척 세워야만 했던 이유는 단 하나, 지우 친아빠가 사실 자기였기 때문이다.유시진이 진실을 눈치챈 건 비교적 최근 일이었다.그런데 백이천 표정을 보니, 남자는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았다.유시진 기억이 맞다면 백이천은 얼마 전 고아라와 함께 처음 C국에 왔고, 그때 처음 지나윤과 지우를 만났다.단 한 번 본 것만으로 지우 친아빠가 자기라는 걸 알아챘다는 건, 솔직히 대단한 일이었다.“예전엔 눈썰미가 이렇게 좋은 줄 몰랐었는데...”분명 칭찬이었지만 백이천 얼굴에는 기쁜 기색이 조금도 떠오르지 않고, 오히려 표정은 미묘하게 굳어졌다.“그건 내가 유시진 씨보다 나윤이를 더 잘 아니까요.”백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848화

    백이천은 메뉴판을 유시진 앞으로 밀어줬다.“먹고 싶은 거 골라요.”유시진도 괜히 사양하지 않고 자기가 먹고 싶은 맛 하나를 골랐다.애매한 시간대라 그런지, 아이스크림 가게 안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다.그중에서도 남자 둘이 마주 앉아 있는 테이블은 유시진과 백이천뿐이었다.아이스크림 두 개가 모두 나온 뒤에도, 백이천은 여전히 먼저 입을 열 생각이 없어 보이자 결국 답답해 난 유시진이 먼저 물었다.“그래서 날 왜 불러낸 거예요?”백이천은 유시진을 한 번 바라보더니 먼저 아이스크림 한 입을 떠먹었다.그리고 아무렇지 않은 듯 물었다.“나윤이랑 아직 화해 안 했죠?”“안 했어요.”유시진 눈빛에 잠깐 아쉬움이 스쳤지만 곧 옅게 웃었다.“안 화해했다고 해도 백이천 씨한테 차례가 가진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 그냥 포기하세요.”그 말을 들은 백이천도 웃었다.“내가 아직도 나윤이 못 잊은 사람처럼 보여요?”그 질문에 유시진은 대답하지 않았다.“아이스크림 안 먹으면 녹겠네요.”백이천 말에 유시진은 그제야 작은 스푼을 들었다.그런데 한 숟갈 뜨기도 전에 백이천이 다시 입을 열었다.“지우 말이에요. 누구 닮은 것 같아요?”허공에서 스푼이 멈추더니 유시진은 눈을 들어 백이천을 바라봤다.“백이천 씨, 진짜 아이스크림 편하게 먹게 놔둘 생각이 없나 보네요.”유시진은 피식 웃으며 덧붙였다.“설마 지우가 본인을 닮았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겠죠?”“유시진 씨.”백이천은 유시진을 똑바로 바라보더니 표정은 꽤 진지했다.“그 머리로 정말 이해를 못 하겠어요? 지우가 누구 애인지?”유시진은 살짝 녹은 아이스크림을 입안으로 넣고는 씁쓸하게 미소를 지었다.“내 머리가 그렇게 좋았나요?”자조 섞인 웃음이 입가에 걸렸다.“그 머리로도 난 지나윤이 내 첫사랑인 줄 못 알아봤어요. 채연서한테 그렇게 오래 속았는데, 내가 뭘 더 알아보겠어요?”“지우는 신고혁 아이예요.”유시진은 단호하게 말했다.“신고혁이랑 나윤이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죠.”한 치의 의심도 없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847화

    지금 지나윤이 하고 싶은 건 딱 하나, 쇼핑이었다.그것도 마음껏 사고 또 사는 쇼핑을 하고 싶었다. 마침 고아라 역시 지나윤이 A시로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먼저 쇼핑 가자고 연락한 상태였다.두 사람은 금세 의기투합했다.한편 늘 껌딱지처럼 지나윤 곁에 붙어 다니던 유시진은 지나윤이 고아라와 단둘이 외출하는 걸 영 마음 놓지 못했다.하지만 여자들끼리 쇼핑하는 자리에 자기가 따라가는 것도 확실히 애매했다.무엇보다 지나윤 본인이 허락하지 않았다.결국 유시진은 어쩔 수 없이 보디가드들을 몰래 붙여 보호하도록 지시했다.“정말 제가 따라가지 않아도 괜찮을까요?”거실에서 장우영이 유시진에게 물었다.유시진이 지우 안전을 반드시 책임지라고 지시한 이후, 장우영은 줄곧 지우 곁을 지키고 있었다.“넌 계속 지우 옆에 있어.”유시진은 그렇게 말했다.장우영은 전문 경호원 출신은 아니었지만, 개인 능력이나 신뢰도만큼은 유시진 기준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그리고 지금 지나윤에게 가장 중요한 존재는 지우였다.그래서 유시진은 장우영이 계속 지우 곁에 남는 편이 맞다고 생각했다.그 시각, 지나윤은 이미 고아라를 만나러 출발한 상태였다.유시진은 원래 지우와 놀아주러 가려 했는데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다.이번엔 낯선 번호가 아니었다.“백이천 씨?”유시진은 전화받으며 의아한 목소리로 물었다.[나예요.]“무슨 일이에요?”[나윤이랑 아라 오늘 쇼핑 나간 거 알죠?]“알아요.”[그럼 지금 시간 돼요?]백이천 질문에 유시진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되긴 하는데, 왜요?”[나랑 쇼핑 좀 가죠? 신발 사고 싶거든요.]유시진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XAD 백화점, 유시진은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 로비로 올라왔다.백이천은 이미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백이천은 정말 흰색을 좋아하는 모양인지 오늘도 어김없이 온몸을 흰색으로 맞춰 입고 있었다.흰 티셔츠에 흰색 트레이닝 팬츠, 멀리서 보면 아직 대학생 같은 분위기였다.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846화

    지나윤은 유시진이 곧 자기에게 입을 맞출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긴장으로 손끝까지 저릿저릿 떨렸다.손가락이 몇 번이나 움찔거렸지만, 끝내 지나윤은 유시진을 밀어내지 못했다.오히려 아주 천천히 눈을 감았다.놀이공원은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조용했다.주변이 지나치게 고요한 탓에 지나윤 심장 뛰는 소리마저 귓가에 선명하게 들리는 것 같았다.입술 위로 닿아오는 유시진 숨결이 점점 뜨거워질수록, 그만큼 두 사람 거리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뜻이었다.긴 속눈썹이 긴장감에 잘게 떨렸고 붉게 달아오른 얼굴이 속눈썹 끝까지 물들인 것만 같았다.마침내 유시진 뜨거운 입술이 지나윤 입술에 닿을 것만 같던 그때 정말 스치듯 지나갔다.곧이어 붉은 혀끝이 튀어나와 지나윤 입가를 살짝 핥았다.지나윤은 눈을 뜨자, 그 순간 유시진 낮고 섹시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입가에 소스 묻었어.”눈앞 가까이 휘어진 눈매, 그 안에는 장난기와 능청스러운 웃음이 가득했다.그제야 지나윤은 자신이 놀아났다는 걸 깨달았다.“너 진짜 저리 가!”지나윤은 얼굴을 붉힌 채 유시진을 밀어내고는 홱 돌아섰다.너무 창피했다.지나윤은 뜨겁게 달아오른 얼굴을 식히려는 듯 손등으로 뺨을 눌렀다.지금 자기 얼굴을 볼 수는 없었지만 분명 엄청 빨개졌을 거라는 건 확신할 수 있었다.‘내가 쟤 앞에서 눈까지 감고 키스를 기다리고 있었다니...’그런데 정작 유시진은 키스할 생각조차 없어 보이자 생각할수록 부끄럽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유시진은 그런 지나윤 등을 가만히 바라보니 등까지 붉어진 것처럼 보였다.“예전엔 몰랐는데 너 원래 이렇게 쉽게 부끄러워했어?”지나윤은 홱 돌아보며 유시진을 노려봤다.“네가 몰랐던 게 한두 개였나?”“그것도 맞네.”유시진은 쓴웃음을 지었다.그 시절 자기는 지나윤과 결혼까지 해놓고도 지나윤이 보석 업계에서 유명한 BYC 장인이라는 사실도 몰랐다.무엇보다도 지나윤이 사실 C국 LY그룹 유일한 손녀라는 사실도 몰랐다.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그때는 지나윤이 바

  • 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제845화

    “그래?”유시진 역시 웃었지만 그 웃음은 어딘가 씁쓸했다.길게 내려온 속눈썹 아래로 유시진은 무언가 깊은 생각에 잠긴 듯 보였다.지나윤 시선은 자연스럽게 유시진 얼굴에 머물렀다.어쩔 수 없었다.유시진은 정말 잘생겼으니까.그렇게 한참 바라보다 보니 문득 지금 유시진 표정이 유난히 외로워 보였다.“지우도 잠들었으니까 우리 잠깐 산책할래?”지나윤이 먼저 제안할 줄은 몰랐는지 유시진은 눈을 들어 지나윤을 바라봤다.눈빛에는 놀라움과 기쁨이 동시에 스쳤다.“좋아.”유시진은 바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두 사람은 함께 저택 밖으로 걸어 나갔다.하지만 정원 풍경은 솔직히 남녀가 분위기 있게 산책하며 이야기 나눌 만한 공간은 아니었다.너무 대놓고 놀이공원 같았기 때문이다.그런데도 지나윤 기분은 이상하게 좋아졌다.“애들 놀이기구 보고 있으면 괜히 나까지 어려지는 기분이네.”“그러게.”유시진은 그렇게 말하더니 갑자기 미끄럼틀 위로 올라갔다.그리고 그대로 슉 내려왔다.정장 차림인 유시진마저 미끄럼틀 타는 모습을 보자 지나윤 역시 참지 못하고 따라 올라갔다.결국 두 사람은.원래 지우를 위해 만들어진 놀이공간을 차지한 채 신나게 놀기 시작했다.놀다 보니 지나윤 이마에는 어느새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왜 이렇게 애 같아?”유시진은 지나윤 앞으로 다가왔다.그리고 주머니에서 휴지를 꺼내 지나윤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주었다.두 사람 거리는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보이지 않는 어떤 미묘한 공기가 두 사람 사이를 감싸는 듯했다.유시진은 고개를 숙인 채 지나윤 얼굴을 바라봤다.짙고 깊었던 눈빛은 점점 뜨겁게 타오르는 불꽃처럼 변해갔다.지나윤은 유시진을 바라보지 못했다.고개를 살짝 숙인 채 얌전히 유시진 손길을 받아들이고 있었다.하지만 사실은 두려웠다.유시진과 눈을 마주치는 게 무서웠다.그런데 시선을 피하고 있는데도 지나윤은 확실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유시진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오랫동안 쌓이고 쌓여 이제는 숨길 수조차 없어진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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