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분주하고 들뜬 아침 공기가 겨우 내려앉은 듯하다. 오늘따라 부산한 일들이 반 박자씩 밀려 아이 손을 잡은 준호의 발걸음도 서두른다.
그렇게 서둘렀지만 늦었는지, 어린이집 앞은 한산하다. 그래도 늘 늦는 집은 있기 마련, 유모차를 미는 몇 명의 엄마들과 마주친다. 준호가 익숙하게 고개를 살짝 숙이면, 감정 없는 미소와 짧은 목례가 연달아 되돌아온다.
그 사이 아이의 걸음은 모래에 잠기듯 둔해지고, 손바닥엔 땀이 맺힌다. 결국 두 팔이 그의 어깨를 더 깊게 감싼다. 처음 이 문턱을 넘던 날의 무게와 닮았지만, 지금은 그의 가슴께가 더 묵직하다.
문이 열리자 선생님이 먼저 다가왔다.
아이의 엄마가 오늘 새벽에 미국으로 떠났다는 연락을 미리 해 둔 터라, 말보다 손이 앞선다. 아이 눈높이에 맞춰 쭈그려 앉아 작은 장난감을 흔들고, 반짝이는 스티커를 손바닥에 척 붙여주며 속삭인다.
“하윤이한테만 주는 거야. 선생님하고 비.밀.” 비밀을 공유하는 사이가 된 듯 두 사람은 눈을 맞춘다. 아이의 표정이 금세 풀리고, 작은 발뒤꿈치가 타일 위로 또박또박 멀어진다.
닫히는 문틈에 남는 뒷모습은 여전히 가늘다. 준호의 마음이 잠깐 저민다. 천천히 돌아나오며 휴대폰을 꺼낸다.
아내에게 간단한 메시지를 보낸 뒤, 화면에 남은 마지막 인사 시각을 본다. 불과 몇십 분 전. 이제 비행기는 바다 위를 건너고 있을 것이다.
그때, 몇 시간 전의 일이 목덜미를 훑고 지나간다. 아이와 장모가 깊게 잠들기를 기다려 겨우 치른 짧은 이벤트, 그 뒤에야 간신히 닿은 잠, 스탠드 불빛 아래 협탁에 아무렇게나 던져 둔 정액을 닦은 티슈 몇 뭉치가 번쩍 떠오른다.
장모 혜정은 부지런하다. 먼지가 집에 내려앉는 걸 참지 못하는 데다, 사위 집에 몸을 기대고 사는 미안함이 손부터 움직이게 하는 사람이다.
오늘 아침 아이 눈치를 보느라, 장모와 둘만 남은 공기를 더듬느라 치울 틈이 없었다.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알았다”고는 하지만, 설거지통에 먼저 손을 담그는 사람의 표정은 늘 다르게 말하곤 하니까... 이 집에서 자신의 몫을 증명하는 방법이 집안일뿐인 사람이라면, 안방까지 들어와 침구를 정리할 것도 분명하다.
주차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저도 모르게 빨라진다. 신호등이 바뀌기도 전에 횡단보도를 물고 서는 바퀴, 주머니 속 휴대폰이 덜그럭거리는 소리. 장모의 손이 협탁을 스치기 전에, 밤의 흔적부터 지워야 한다.
***
— 철컥
문고리가 가볍게 물렸던 이빨을 풀었다. 들어서며야 준호는 깨달았다.
‘그깟 휴지가 무슨 대수였나. 수십 년 살아온 인생의 관록이 있는 장모라면, 부부가 생이별 하기 전날 밤의 흔적쯤은 웃어 넘길 수도 있었을 것이다. 괜한 마음에 차를 돌렸구나’
현관 맞은편의 욕실 문에서 얇은 수증기를 밀치고 나오는 장모의 알몸을 보며 준호는 생각했다.
욕실 문이 덜 닫힌 채로 서걱거렸고, 물방울이 타일에 또닥—또닥 부딪혔다. 그 사이로 혜정은 아직 사태를 파악하지 못한 듯 현관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막 씻고 나온 그녀의 맨몸, 젖은 어깨선이 조명을 한 겹 번지게 했다.
둘 다 잠시동안 멈춰 서 있었다.
놀라야 하나, 도망쳐야 하나, 사과부터 해야 하나…
혜정의 눈빛이 먼저 흔들렸다. 사위 집에 신세를 지게 된 뒤, 집안일이라도 하지 않으면 사위를 마주할 낯이 없었다. 아침부터 땀도 흘린데다, 잠깐 숨을 고르려 샤워를 택했을 뿐인데…
그 선택이 이렇게 어색한 마주침을 만들었다는 듯, 그녀의 등줄기가 순간 굳었다.
“어…” 소리만 걸려 나왔다. 준호는 시선을 옆으로 털듯 내빼며, 허공에 고개를 깊게 숙였다. “헛… 죄, 죄송합니다.”
혜정도 재빨리 욕실 벽의 타월을 잡아 둘러 맸다. 수증기가 두 사람 사이를 천천히 밀고 지나갔다. 아무렇지 않은 척하기엔 모양이 너무 뻔했고, 뻔뻔해지기엔 각자의 처지가 너무 가까웠다.
준호는 어깨를 한 번 접듯 돌리더니, 현관으로 물러났다. 문이 부드럽게 닫히고, 복도에 잠시 정적이 깔렸다.
몇 분이나 지났을까…
준호의 손에 들린 핸드폰이 진동했다.
[장모님] 이제 들어오게.
혜정의 문자였다. 잠깐의 숨 고르기를 끝내야할 시간이 되었나보다. 벌써.
***
문손잡이 위에서 손가락이 잠깐 맴돌았다. 사과를 해야 할까. 내 집에 들어가면서 왜 사과부터 떠올리는 걸까…
준호의 어깨가 한 번 들썩였다가 가라앉았다. 오래 끌면 더 어색해질 것 같았다.
— 철컥
문을 열자 구겨진 티셔츠와 반바지를 걸친 혜정이 거실에 서 있었다. 다 말리지 못한 웨이브 단발 끝에서 물방울이 톡— 떨어져 티셔츠 목선을 어둡게 적셨다. 표정은 아무렇지 않은 듯 애써 정돈돼 있었다.
“뭘 두고 갔어?”
준호는 시선 둘 데를 잃고 서성이듯 발을 옮겼다.
“아… 저… 휴대폰을 두고…” 말끝이 흐려졌다. 손에 쥔 휴대폰은 방금 전 진동을 멈춘 채였다. 혜정의 눈길이 그것을 스치고 곧 돌아갔다. 의아함과 미소가 번갈아 스쳤다.
“그럼 얼른 찾아서 출근해. 나는…” 그녀는 젖은 머리끝을 손가락으로 들어 보이며 짧게 웃고는 말꼬리를 삼켰다. 그리고 욕실 쪽으로 사라졌다.
준호는 어정쩡하게 뒷머리를 긁고 혼자 너털웃음을 흘렸다. 느려터진 순발력을 탓하듯 고개를 젖힌 뒤 발끝을 돌려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매끈한 협탁의 코팅이 아침빛에 반짝였다.
준호의 둔한 발끝과 달리, 혜정의 손끝은 이미 집안을 한 바퀴 돌아 있었다. 아침까지 구겨져 있던 침구는 호텔 시트처럼 반듯했고, 휴지가 나뒹굴던 협탁 위는 먼지 한 톨 없이 말끔했다.
스탠드 유리에 비친 자신의 얼굴이 방을 한 번 훑고 지나갔다. 그제야 신혼 초의 사소한 기억이 떠올랐다. 침실에 휴지통을 두자고 했다가 “휴지통에 냄새 밸까 봐 싫어”라며 고개를 저었던 다희.
조금만 더 밀어붙였다면 어땠을까. 생각이 목에서 턱 막혔다.
현관의 어색함 위로 얹힌 부끄러움이 귀끝을 달궜지만, 늘 쓰던 안방에는 낯선 정돈의 기운이 감돌았다. 세 식구가 살던 집에서 정리는 대체로 자신의 몫이었지만, 이렇게 반듯한 각은 손에 익지 않았다. 베개 라인을 손등으로 쓸어보니 주름 하나 잡히지 않았다. 린넨 유연제 향이 은근히 올라와 잠깐 부끄러움마저 지웠다.
준호는 시트 끝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훑고 문을 열었다. 머리를 말리고 나온 혜정이 앞에 서 있었다. 방금 전 물기를 머금던 짙은 머리카락은 어느새 평소의 부드러운 갈색 곱슬로 돌아와 있었다.
“다희 걔는… 정리는 안 하면서 내가 손도 못 대게 해서…” 말끝이 스르르 기울었다. 좋은 뜻으로 꺼낸 말이 더 멀어지지 않도록 그녀가 먼저 입술을 다물었다. 협탁 위 티슈가 뜻하는 바를 모를 리 없었다.
‘그걸 먼저 봤다면 이 방에는 손을 대지 않았을 거야’, 하는 기색이 눈빛에 잠깐 스쳤다.
“어머님, 감사합니다. 안 그러셔도 되는데… 그래도 이렇게 깔끔하니까 기분이 좋네요.”
준호가 한마디 보태자, 혜정의 표정이 한 톤 밝아졌다. “걔가 어릴 때는 잘하더니, 요샌 무슨 나라 구하는 일 한다고… 내가 대신 미안하네. 그래도 방이 깨끗해야 잠도 잘 오지.”
어색한 짧은 웃음이 오갔고, 둘 다 오래 버티기는 어려웠다.
***
— 띵동
— 끼이이익
약국 자동문이 또 고무를 긁었다. 이놈의 문은 A/S 기사가 올 때만 멀쩡했다. ‘오래돼서 그렇다’는 말에 교체도 고민했지만, 다희의 갑작스런 발령으로 사업 앞날이 불투명한 마당에 이따금 울리는 소음쯤은 참아 넘길 수밖에.
준호의 입가에서 “씨…ㅂ.”이 맴돌다 삼켜졌다. 알코올 스왑 냄새와 밤새 내려앉은 종이 가루 냄새가 뒤섞인 공기가 코끝을 찔렀다. 환풍기를 켠지 오래되지 않은 것이 확실했다. 자신만 늦은 줄 알았더니 동업자인 지환도 출근이 늦은 것 같아 준호는 작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유리창 너머 옆 약국의 북적임을 보자 그 숨을 도로 삼키며 머리를 쓸어넘겼다.
조제실 가림막 뒤에서 목소리가 먼저 튀었다.
“왔냐? 미국까지 데려다 주고 오라니까.”
“거기서도 뭐가 보여? 나인 줄은 또 어떻게 알아…” 준호가 카운터 플랩을 들어 올리며 안으로 들어섰다.
“그 고물 문짝은 너한테만 그 소리를 내잖아.”
이죽거리는 소리와 함께 지환이 나타났다. 흰 가운 아래 셔츠는 어제 보던 그 무늬, 버튼 옆 주름까지 그대로였다.
준호가 코끝으로 웃었다. “형도 방금 나온 주제에… 어제도 집에 안 들어갔어?”
지환이 가운 자락을 털며 어깨를 으쓱했다. “아~ 티 나냐?”
준호는 가운 틈으로 보이는 셔츠를 한 번 더 흘끗했다. “어제는 또 어디서 놀았길래. 참 대단해, 형도.”
지환이 피식 웃더니 준호의 어깨에 팔을 척 얹었다. “웰컴 투 기러기! 이제 너도 밤에 같이 놀자고!”
준호가 그 팔을 슬쩍 밀어냈다. 옆벽에 걸린 자기 가운을 집어 들며 눈매가 차게 가늘어졌다. “뭔 소리야. 그리고 형이 무슨 기러기야, 참나…”
“넌 안 그럴 것 같지!?” 지환이 따라붙는 순간, 자동문이 또 열렸다.
— 띵동
이번엔 고무 긁히는 소리가 나지 않았다. 지환이 준호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쿡 찔렀다.
***
“하윤아, 밥 먹어야지~ 어린이집 늦었다.”
밥공기의 김이 얇아지며 사그라졌다. 숟가락은 아이 입 앞에서 자꾸만 맴돌았다. 오늘따라 아이는 앞을 보지 않고 식탁 너머 냉장고 자석과 창가의 바람개비만 번갈아 훔쳐봤다.
지금 시선을 붙잡아 두지 못하면 ‘엄마가 한동안 없다’는 걸 눈치챌까 봐, 준호의 엄지가 휴대폰 화면 위에서 망설였다. 만화를 틀면 겨우 잠잠해질지, 아니면 더 파고들어 묻고 또 물을지…
“자네도 출근해야 되잖아. 어서 준비해. 하윤이 밥은 내가 먹일 테니까.”
뒤에서 혜정이 다가왔다. 말투는 담담했지만 손끝은 재빨랐다. 아내가 새벽마다 나가고 난 뒤 아이의 아침과 등하원은 줄곧 준호의 몫이었지만, 그 손놀림은 장모 혜정의 발뒤꿈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녀는 턱받이를 반듯이 채우고, 밥을 한 숟갈 작게 뭉쳐 김으로 살짝 감싸 쥐여 주었다. 젓가락으로 반찬 그릇을 리듬 있게 두드리며 ‘아—’를 눈짓으로 대신했다. 아이는 그 리듬을 따라 고개를 끄덕였고, 숟가락이 다시 입을 찾았다.
마법 같은 손길이 집안의 어색함을 얇게 갈아 없애는 동안, 준호는 그제야 숨을 길게 내쉬었다. 예민한 딸아이를 둘이나 길렀던 세월이 식탁 위에 고요하게 앉아 있는 듯했다.
벽시계를 보니 이미 늦었다는 시간이 숫자처럼 선명했다. “그럼… 부탁드릴게요.” 짧게 인사만 하고 준호는 허둥지둥 안방 욕실로 향했다. 거울엔 이른 김이 엷게 남아 있었고, 칫솔걸이에는 칫솔이 하나 비었다. 공기가 잠시 끊겼다. 그래도 멈출 틈은 없었다.
**
“한머니, 한머니—”
아이의 입김이 혜정의 목선에 닿았다. 엄마 샴푸와 비슷한 섬유유연제 냄새가 스민 품으로 파고들더니 한참을 떨어지지 않았다. 혜정은 아이의 등을 천천히 쓸었다. 작은 등뼈가 손바닥 아래에서 숨쉬듯 오르내렸다. 손자와 사위를 문밖으로 내보내고서야 가슴께에 남은 온기를 한 번 쓸어내렸다.
거실은 금방 조용해졌다. 휴대폰을 켜자 첫 화면에 시사 평론과 뉴스 헤드라인이 겹겹이 떠올랐다. ‘토지거래 허가 번복’ 같은 제목이 눈을 찌르듯 번쩍였다.
순간 일평생 상상도 못한 일에 휘말리며 가족에게서 들었던 아픈 말들이 입천장에서 모래처럼 씹혔다. 가슴 안쪽이 구겨지며 두근거림이 치올랐다. 시야가 좁아지고, 숨이 턱 밑까지 차올랐다.
“허으윽—”
차가운 바닥에 손을 짚고 잠시 이마를 댔다. 한 뼘만 쉬고 다시 일어섰다. 오래 겪어 터득한 방법—몸을 먼저 움직이는 것.
손이 속도를 찾자 공기도 조금씩 넓어졌다. 식탁부터 정리했다. 아이가 흘린 밥풀을 훑어 모으고, 식기를 싱크대에 옮겼다. 걸음을 옮기는 사이 안방 문이 스쳤다.
구겨진 이불산이 시야에 걸렸다. 자기 방은 손도 못 대게 하던 이집의 안주인이 없으니 오늘은 좀 치워도 되겠지—라는 듯, 혜정은 설거지를 하려고 집어 들었던 고무장갑을 벗어 싱크대에 올렸다. 타월로 손을 한 번 더 닦고 안방으로 성큼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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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 문턱에서 혀가 잠깐 찼다. “휴지는 왜 머리맡에 두는 거야…” 중얼거림이 반으로 잘렸다. 구겨진 뭉치 서너 개를 한 손에 모으자, 부스럭—손끝에 굳은 감이 닿았다.
오래 굳은 설탕을 건드린 듯한 질감. 손바닥에 표백제 같은 냄새가 스며드는 착각이 뒤따랐다.
멈칫. 목울대가 짧게 움직였다. 새벽, 문틈을 타고 스치던 낮은 숨소리, 시트가 한 번씩 당겨지던 마찰음이 뒤늦게 의미를 얻었다. 협탁 위 조명 스위치가 아직 덜 꺼진 것처럼 방 안의 공기가 한 톤 더워지는 듯했다.
“엄마야…”
밤사이의 이미지를 상상하자 혜정은 뭉치를 바닥에 툭 떨어뜨렸다.
잠시 우두커니 내려다보더니, 손가락—아니, 손톱끝으로 조심스레 집어 들어 곧장 주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비닐봉지를 펼쳐 입구를 크게 벌리고 그것을 조심스레 던져 넣었다.
작은 공기의 파동에 락스 향이 스치는 듯해 혜정은 인상을 구겼다. 봉지를 묶은 뒤 손세정제를 한 번 더 눌러 거품을 길게 문질렀다. 물줄기가 손등을 타고 흘러내리자 심장 고동이 차츰 속도를 낮췄다.
다시 안방. 이불산을 허리로 끌어당겨 반듯이 펴고, 베개선을 손날로 쓸어 각을 맞췄다. 매무새가 정리될수록 얼굴빛은 가라앉았다가 붉어지기를 반복했다.
“못해.. 못해요오!!! 아우!!! 왜… 왜이래…”입으로는 거절했지만 허벅지를 꽉 쥔 그의 거친 손아귀가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다시 그녀를 들어 올렸다 내려꽂는 그의 움직임.—철퍼덕!미끄러운 액체가 엉키며 끈적한 소리를 내는 그 리듬이 그녀의 속살을 불태웠다.“한번 봐요. 당신 지금 얼마나 야한지.”뒤에서 들리는 속삭임.그 말에 인옥의 모든 것이 무너져 버렸다. 심장이 내려앉는 듯한 그 순간, 뜨거운 눈물이 스멀스멀 고이며 그녀는 거울을 바라보았다.자신의 알몸. 벌어진 보지 구멍 옆으로 펼쳐진 음순이 마치 날개를 활짝 펼친 나비처럼 부드럽게 떨리고 있었다. 축축한 분홍빛 살점이 공기에 노출되어 번들거리고 미끄러운 애액이 흘러 허벅지를 적시는 그 광경.수치심과 함께 미칠 듯한 욕망이 솟아올랐다. 키스... 그의 뜨거운 키스가 필요했다. 그 남자의 침을 받아먹고 혀를 휘감아 그의 맛을 삼키고 싶다는 갈망이 간절하게 그녀의 가슴을 채웠다. 앞에 매달린 채로 겨우 팔을 돌려 그의 목을 감았다.그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인옥은 뜨거운 욕조 물에 몸을 담갔다. 수증기가 피어오르며 다친 피부를 스치고, 욱신거리는 아픔을 녹여냈다.그래도 허벅지와 엉덩이에 새겨진 손자국은 여전히 욱신거렸다. 멍까지는 아니지만, 푸르고 붉은 자국이 남자의 악력을 증명했다.만지면 저릿한 통증이 퍼졌다. 오랜만에 그녀를 붙잡은 남자의 손아귀
—끄으흑!항문에만 집중했던 정신이 젖꼭지로 쏟아졌다.마른 체형에 거의 절벽처럼 평평한 가슴, 그에 비해 지나치게 큰 젖꼭지. 그건 인옥의 오랜 컴플렉스였다. 계란후라이 같은 가슴에 커다란 대추알처럼 붙은 젖꼭지는 친구들에게 늘 놀림거리였지만, 나이 들어도 아래로 처지지 않은 건 그 작은 크기 덕분이었다.그런데 그 커다란 젖꼭지는 그녀의 가장 강력한 성감대였다. 스치기만 해도 발기해 버려, 나이 들수록 더 커지는 듯한 그 민감함.민수는 뒤에서 그녀의 항문을 박아대며 양쪽 젖꼭지를 동시에 거칠게 비틀었다. 거친 굳은살이 부드러운 살점을 꼬집고 비비는 그 뜨거운 통증이 가슴에서부터 아래쪽으로 번지며, 그녀의 질과 항문이 동시에 조여 들었다.“끄하아아앙! 아! 아파요! 박.. 박사장! 살살! 흐윽!”인옥의 비명이 터지며 몸이 소스라치게 떨렸다. 하지만 민수는 그게 아픔이 아니라 쾌감의 표현임을 아는 듯했다.마치 ‘헛소리마, 이 씨발년아.’라고 속삭이는 듯한 그의 손길이 그녀의 젖꼭지를 사정없이 비틀고 꼬집었다. 그 고통이 쾌감으로 뒤바뀌며 그녀의 머리를 마비시켰다.“하윽! 안 돼! 안 돼요!”고개를 미친 듯이 흔들어대는 인옥. 이미 그 감각은 쾌감을 넘어 고통이 되었고, 그 고통마저 넘어서 짜릿한 오르가즘의 파도가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항문에서 전해지는 그의 삽입 리듬이 그 파도를 더 세차게 만들며 그녀의 속살을 미치게 휘저었다.“꺼윽... 흐윽! 으윽! 어어!”입에서 침이 흘러내리며 테이블 위를 적시고, 그
“그냥 하라고 이 쪼다야”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오랜만에 피어오른 이 로맨틱한 불꽃을 꺼뜨리고 싶지 않았다. 여성으로서 받는 그의 세심한 배려가—이럴 때를 제외하고는—가슴을 간질이는 달콤함이었다.첫사랑은 아니었지만, 젊은 날의 풋풋한 추억을 되살리는 이 남자와의 연결을 그녀는 소중히 하고 싶었다. 그래서 답답함도 억지로 참았다.뜨거운 숨결이 등을 스치며 속삭였다.“넣는다.”—즈븍!가벼운 소리와 함께 그의 손가락이 인옥의 비밀스러운 구멍을 살짝 벌리며 파고들었다.“하윽!!”불쾌한 압박이 몸속을 파고들었다. 뜨겁고 습한 그 느낌이 낯선 쾌감의 전조처럼 퍼져 나갔다. 하지만 아직은 불편함이 더 컸다.“아프니?”그의 목소리가 걱정으로 물들었다. 솔직히 아프다고 하기엔 과했다. 평소 변비에 시달리는 그녀에게 손가락 하나쯤은 그냥 불쾌한 진동일 뿐이었다.그런데“하나도 안 아파!” 라고 외칠 수도 없었다. 그건 그녀의 자존심이 허락치 않으니까.대신 인옥은 교태를 부리며 엉덩이를 살짝 꿈틀거렸다. “아파.... 앙.... 살... 살살...”그의 손가락이 망설이듯 살짝 뒤로 물러났다. ‘할 거면 그냥 밀어붙여, 이 멍청아.’ 속으로 욕지거리를 삼키며 인옥은 시트를 꽉 움켜쥐었다.긴장한 남자가 천천히 다시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서서히 커져가는 압박감이 항문의
“하아…. 하아…. 하아…. 하으….”테이블에 엎드려 숨을 좀 돌리려 애쓰는 찰나, 인옥의 질 사이에 여전히 박혀 있던 민수의 자지가 서서히, 하지만 확실하게 다시 부풀어 오르는 게 느껴졌다. 뜨거운 맥동이 그녀의 속살을 다시 자극하며, 방금 사정했던 그 물건이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단단해져 가는 감촉이 미끄러운 정액과 애액이 섞인 끈적함 속에서 느껴졌다.혈관이 팽창하며 그녀의 질벽을 밀치는 것까지….인옥의 몸이 소스라치게 렸다. 아직 오르가즘의 여파로 다리가 후들거리고, 항문에 남아 있는 손가락의 잔상으로 뒤쪽이 저릿저릿한데, 이 남자는 또...?"또.... 또오?" 인옥의 목소리가 떨리며 새어 나왔다.놀라움과 함께, 은밀한 기대가 섞인 그 물음. 그녀의 눈이 커지며 민수를 올려다보았지만, 그의 눈빛은 이미 야수처럼 불타오르고 있었다. 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등판을 스치며, 그의 손이 여전히 그녀의 엉덩이를 움켜쥔 채였다. 인옥의 가슴이 세차게 요동쳤고, 아래쪽이 다시 축축하게 젖어드는 게 느껴졌다.민수의 자지는 그대로, 미끄러운 액체로 번들거리는 채로 그녀의 질에서 쑤욱 하고 단번에 빠져나왔다. 그 순간, 빈자리가 느껴지며 인옥의 속살이 아쉽게 수축했다. 구멍에서 뒤섞인 정액과 애액의 혼합물이 와륵 흘러나오며 “부륵” 하는 소리가 흘렀다.“하으… 나 몰라… 흐어억!!!!”부끄러움도 잠시, 곧 그의 자지 끝부분이 그녀의 항문 입구를 스치기 시작했다. 뜨거운 귀두가 이미 미끄러워진 뒤쪽 구멍을 누르며, 서서히 압박을 가했다. 그 둔탁한 열기와 단단함이 항문 주름을
“"흐윽!!!! 박... 박사장!!!!! 너무.... 너무 커요.... 어흑!!!!!”민수는 그녀의 보지가 자신의 크기에 맞춰 부드럽게 조여 오는 걸 느끼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그 뜨거운 수축감이 그의 자지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철썩!다시 그의 손바닥이 그녀의 허연 엉덩이를 세게 내리쳤다.붉은 손자국이 선명하게 새겨졌다.“꺄흐윽!”인옥이 울부짖으며 몸이 긴장했다 풀어지자, 보지 위의 항문 주름이 벌름거리며 커다랗게 벌어졌다.민수는 그녀를 가리고 있던 원피스를 끝까지 끌어올려 머리에서 벗겨 버렸다. 손가락 두 개를 딸깍 거린 것만으로도 브라는 벗겨져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자유로워진 그녀의 등판과 가슴이 공기에 노출되며 식은땀이 번들거렸다.“후우... 하아... 하아... 하아...”그제야 숨통이 트인 듯, 인옥이 답답한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었다. 뜨거운 공기가 폐를 채우며 그녀의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살짝 돌아가는 그녀의 고개.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긴장으로 물든 인옥의 눈빛, 축축하게 젖은 그 동공이 떨렸다.기세를 잡은 민수의 눈빛이 그녀를 삼킬 듯 뜨겁게 불타올랐다. 그 시선이 스치자, 인옥은 입술을 벌린 채 신음이 새어 나왔다.민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흘리며 그녀를 더 깊이 꿰뚫었다.—철썩!다시 내리꽂히는 그의 손바닥이 엉덩이를 때리자, 인옥은 고개를 테이블에 쳐박으며 몸을 부
“꺄앗!”인옥의 손이 민수의 지퍼를 끌어내렸다.이미 단단하게 부풀어 오른 그것을 움켜쥐자, 민수의 숨이 막혔다. 손에 잡힌 것은 맥박처럼 쿵쾅거렸다.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민수는 한손으로 인옥의 허리를 들어 올려 끌어안았다. 그리고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혀가 혀를 휘감으며 침이 흘러내렸다.그의 손가락은 여전히 그녀 안에서 휘저었고, 인옥은 허벅지에 걸린 원피스를 위로 끌어올렸다.원피스가 머리를 빠져나가기도 전이었다. 그는 자신의 몸을 그녀의 다리 사이로 밀어넣었다. 골반이 찢어지는 고통이 꼬리뼈를 타고 퍼졌다.“꺄아아! 아흐윽!”—인옥은 민수에 의해 테이블에 빨래처럼 널부러져 있었다. 얇은 원피스가 거의 뒤집혀 머리를 덮고 있었다. 허옇게 드러난 등판은 뜨거운 공기에 노출되어 살짝 식은땀으로 번들거렸다.그 사이를 가로지르는 브라 끈이 팽팽하게 당겨진 채 민수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그는 그 끈을 세게 끌어당기며, 뒤에서 그녀의 엉덩이 사이로 자신의 자지를 밀어 넣고 있었다.뜨겁고, 부풀어 오른 귀두 끝이 그녀의 축축하게 늘어진 꽃잎을 비집고 들어오며 질 입구를 강제로 벌리기 시작했다.그의 자지는 지금까지 느껴본 어떤 것보다 크고 단단했다.남편의 축 쳐진 살덩이, 아니, 과거 스쳐간 몇 번의 은밀한 인연들조차 비교가 안 될 만큼 야수적이었다. 그의 물건은 거침없이 파고들었다.주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