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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억…”
“하응…”
“허윽…”
새벽 네 시. 귓바퀴 안을 파고드는 얇은 숨이 두어 번 더 밀려왔다. 준호는 머리맡의 휴대폰을 켜 시간을 확인하고, 화면이 꺼지자 이불을 다시 끌어올렸다. 소리는 한 번 가라앉았다가 벽을 타고 또 올라왔다.
“흐윽…”
아침 욕실 문턱에서 스치던 물빛 실루엣—젖은 머리칼이 목선을 따라 붙었다 떨어지던 장면이 술기운에 녹아 되살아났다.
“뭐지?” 입술 안쪽으로만 맴도는 소리.
뇌리에 어디서나 본 듯한 구도가 자동으로 겹쳤다. 일본의 성인물에서 나오는 흔한 설정.
욕망에 쩐 새엄마들은 말도 안 되게 사소한 계기에도 손가락이 다리 사이를 더듬고, 아들이나 사위가 들으라는 듯 흘리는 신음은 발정의 페로몬처럼 그들을 끌어들여 결국 이어지게 만든다는…
그때 문득 떠오른 건 오래전, 다희와 잠자리 뒤에 나눈 짧은 대화였다. 여자도 자위를 하냐는 질문 끝에 돌아온 말.
‘정말 잠이 안 올 때는 혼자 해본 적이 있어. 포르노처럼 손가락을 깊게 파고드는 게 아니라, 살짝 문지르는 정도?’
그땐 농담처럼 흘려들었지만 지금은 귓속에서 현실처럼 울렸다.
‘뭔가 하려고 작정한 건 아닌데,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더라’
그 문장이 둥글게 떠올랐다 가라앉았다.
벽 너머의 호흡이 가까워졌다가 멀어졌다. 시트가 사락— 하고 한 번 더 당겨지고, 준호는 몸을 일으키려다 다시 멈췄다.
“허윽…”
깊어지는 숨. 안경을 찾느라 다시 켠 휴대폰 불빛이 거실 바닥에 가는 선을 그었다.
***
준호는 거실을 살금살금 건넜다. 벽 너머 혜정의 방에서 울리던 얕은 숨을 이미 하나의 장면으로 결론지어 둔 채, 까치발로 몸을 세웠다.
맨발이 마룻바닥에 쩍— 달라붙었다 떼어낼 때마다 숨이 길게 눌렸다. 문 앞에 닿자 소리는 “딱” 끊겼다.
문손잡이 위에서 손가락이 원을 그리다 멈췄다.
‘한 뼘만 열어볼까’금속의 냉기가 손바닥에 얇게 번졌다. 그 짧은 망설임 사이, 머릿속에선 문이 먼저 열렸다.
낮게 고개 숙인 스탠드 불빛, 이불 위로 솟은 낮은 사막의 능선, 무릎이 만든 봉우리. 숨이 들고날 때마다 그 능선이 아주 미세하게 떨리고, 손목이 박자를 잰다.
뺨은 반쯤 이불에 파묻혀 있고, 가라앉은 머리칼은 목선을 따라 붙었다 떨어진다. 헐거운 티셔츠 옆선이 조용히 흘러내리며 빈틈을 만든다.
길게 이어지다 끊기는 얇은 숨의 리듬이 문틈의 어둠과 포개졌다.
…조금만, 열어도…
결국 준호의 호기심이 술기운을 핑계로 손을 먼저 움직였다.
— 철컥
문손잡이 소리가 이렇게 컸었나. 새벽의 고요 때문인지 금속 이빨이 맞물리는 마찰음이 유난히도 크게 들렸다. 손잡이를 돌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머뭇거리던 찰나,
“허억!”
크게 들린 숨 뒤로, 몸이 일어나는 듯 시트가 부스럭— 소리를 냈다.
“누… 누구세요?!”
아뿔싸. 준호는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
***
“무슨 일 있으세요!?” 닫힌 문에 부딪혀 말이 먼저 새어 나갔다.
입술이 닫히자마자 귓불부터 데워졌다. 준호는 문틀에 걸린 손가락 힘을 슬며시 풀고, 턱선을 안으로 말아 호흡을 낮췄다. 손끝에서 스테인리스의 매끈한 결이 몇 번 긁히고 흩어졌다.
— 탁!!
전등이 켜지고, 이어서 철컥하고 문이 짧게 열렸다.
장모, 혜정의 얼굴엔 베개 솔기가 남긴 얇은 자국과, 깊게 내려앉은 그늘이 겹쳐 있었다. 막 깬 사람의 초점이 한 번 흔들리고, 금세 제자리를 찾았다.
그녀는 사위를 보며 눈썹을 아주 조금 올렸다 내렸다. 놀람과 수습이 빠르게 붙었다 떨어지며 상황을 파악하는 듯했다.
“아… 잠을 잘 못 자서… 잠들었다가 가위가 눌렸나 봐.”
짧은 말이 먼저 길을 막았다. 더 묻지 말라는 표지판처럼.
문틈은 얼굴 하나 겨우 드나들 만큼만 열려 있었다. 경계가 숫자처럼 분명했다.
그녀의 초췌한 얼굴을 보며 불면증을 앓고 있다는 것이 다시 떠올랐다. 다희와 다혜 자매를 낳은 뒤로 내리 그런 편이라 했다.
예민한 딸들의 이불 모서리를 바로잡아 주던 습관이 남아, 문틈 스치는 바람에도 눈이 떠진 것이 아이들이 다 컸음에도 사라지지 않는다고...
게다가 얼마전의 투자 실패 이후엔 우울증 약 없이는 잠들지 못하던 때도 있었는데, 졸림이 과해 최근엔 끊었다고 했다. 사위집에서 얹혀 사는 것이 편하지 않았던 그녀의 선택은 결국 불면의 밤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아… 네. 어디 아프신 줄 알고…” 준호는 말을 낮춰 되받았다.
“휴… 미안해. 괜찮으니까 얼른 들어가 자.”
준호의 시선이 잠깐 얼굴을 스치고 침대로 옮겨가는 걸 느끼자, 혜정은 조심스레 문을 조금 더 닫았다. 준호도 그 불편함을 읽은 듯 서둘러 시선을 거뒀다.
***
“꼭 식후에 드셔야됩니다, 저녁 약에만 표시되어 있으니까 꼭 확인하고 드세요.”
준호가 약봉지를 길게 펼쳐 ‘저녁’에 둘린 동그라미를 한 번 더 짚어 준 뒤, 흰 봉투에 가지런히 접어 넣었다.
“감사합니다.”
밝은 미소와 함께 약봉지가 건너가고, 자동문이 부드럽게 닫혔다. 잠깐의 고요. 그 틈을 타 조제실 커튼이 한 번 흔들리고, 지환이 가운을 털며 나왔다.
“휴— 이제 슬슬 들어갈 때 안 됐어?”
준호가 손사래를 쳤다. “어. 오늘부턴 장모님이 하원 도와주시기로 했어. 형 먼저 들어가. 문 닫는 건 내가 할게.”
기대했던 ‘좋다’는 표정 대신, 지환의 미간이 먼저 모였다. “괜찮아?”
준호는 카운터 표면을 의미 없이 한 번 쓸었다. “뭐가?”
“뭐긴. 장모랑 같이 사는 거, 안 불편하냐고.”
“별로… 괜찮아.”
말은 그렇게 나갔지만, 지환의 표정은 더 짙어졌다. “괜찮은 척하긴… 근데 장모님은 재혼 안 하신대?”
준호가 어이없다는 듯 코웃음을 섞었다. “아니, 장인이 멀쩡히 살아 계신데 무슨 재혼이야.”
지환이 눈을 크게 뜨며 되물었다. “아, 장인이 계셨었지?!”
“내 말을 듣는 거야, 안 듣는 거야…” 준호는 서울에서 설계사무소를 하는 장인 얘기를 몇 번이나 했던 걸 떠올리라는 듯 눈초리를 보냈다.
“아 맞다, 그게 너였지… 맞아. 야, 너도 나이 들어봐. 내 이름도 까먹을 판이야.”
지환이 머쓱하게 웃더니, 곧바로 묻는다. “근데 장인이 사업하시면 좀 도와줄 여력은 없나 보지? 그쪽도 요즘 어렵나?”
장인은 사업수완이 없었다. 그럼에도 ‘배운 게 도둑질’이라며 설계업만 고집했다. 실력은 있지만 남 밑에선 못 버티는 성격이라, 결국 자기 사무소를 놓지 못하는 사람.
장모가 말년에 크게 친 사고를 수습해 줄 여력은 애초에 기대하기 어려웠다. 미안했는지 한동안 부산에는 내려오지 않았다. 핑계는 달랐지만, 미안한 관계를 다루는 법도 모르는 사람이었다.
“장모님 아직 환갑도 안 되셨잖아? 요즘 그 나이면 한창일 텐데.” 혜정의 얼굴을 떠올려보는 듯 머리를 굴리는 지환의 표정에, 준호는 괜한 불쾌감이 스며드는 걸 느꼈다.
“남의 장모에 왜 그렇게 관심이 많아. 보내줄 때 얼른 들어가셔. 난 정리 좀 해놓고 갈게.” 툭 던진 한마디에 지환의 굳었던 표정이 풀렸다.
***
준호는 매대 아래 틈과 카운터 모서리까지 마른걸레를 밀어 넣었다. 손목을 한 번 털어 다시 문지르자, 주황빛으로 눕는 먼지가 결 따라 사르르 흩어졌다.
집안일 핑계로 약국을 비운 날들이 줄줄이 떠올랐고, 말없이 빈자리를 메워 준 지환 생각에 짧은 숨이 풀렸다. 그래도 이건 좀 심하잖아… 혼잣말 같은 웃음이 입가를 스쳤다.
— 띵동
센서음과 함께 자동문 고무가 ‘끼이익—’ 하고 짧게 비벼졌다. 서늘한 공기가 한 겹 밀려들었다.
‘OPEN과 CLOSE를 바꿔 걸었나? 이 시간엔 병원도 마감일 텐데…’ 준호가 허리를 펴며 몸을 일으켰다.
“안녕하세—”
“어? 오늘은 오빠가 있네? 웬일이야?”
익숙하지만 한동안 못 본 얼굴이 문턱을 넘었다. 소독제 냄새가 희미하게 스치는 듯했다. 준호는 무심코 마스크를 내려 코끝을 드러내고, 손에 묻은 먼지를 바지 옆선에 한 번 털어냈다.
현주였다.
대학 시절 레저 -라고 부르는 술- 동아리에서 처음 봤던, “술이 좋아서 들어왔어요”라며 웃던 그 의대생. 이상하게도 둘은 자주 부딪혔다.
친구였다가, 더 가까워졌다가, 어느 날은 멀어졌다가—그 어정쩡한 궤적이 지금까지 남아 있었다.
한 건물, 위층은 병원, 아래층은 약국.
오늘은 가운 대신 얇은 가디건, 목에는 카드키가 대충 감겨 살에 차갑게 닿는 소리를 냈다. 늘 티 내지 않으면서도 챙겨 주는 그녀가 고맙긴 했다.
다만 거리를 지키는 것이 다희에 대한 예의라 여겨 스스로 선을 그었고, 바쁜 스케줄이 서로를 자연스레 비껴가게 만들었다. 그런데 아내와 자신 사이에 생긴, 말만 꺼내도 속이 시린 그 ‘태평양’ 덕에 우연이 생긴듯했다.
엘리베이터 문이 맞춰 열리고, 계단참에서 발소리가 섞이는 식의 우연.
“어, 무슨 일이야?”
말꼬리를 올리자, 손에 쥔 종이를 내밀었다. 하얀 가장자리가 손끝에 눌려 얇게 말려 있었다. 처방전이었다.
준호는 손바닥을 바지 옆선에 한 번 더 쓸어내리고 종이를 받았다.
“뭐야, 어디 아파?”
습관처럼 시선이 아래로 흘렀다. 처방명 옆 굵은 약품군 표기—강한 최면진정제. 말끝이 저절로 옅어졌다. 그는 종이를 잠깐 멈춰 세우고 위를 올려다봤다.
“엄마가 요즘… 갱년기야.” 현주의 어깨선이 아주 조금 내려갔다.
시선을 다시 내리자, ‘강현주’가 아닌 다른 이름과 다른 나이가 눈에 들어왔다. 종이 맨 아래 원무과 도장이 반쯤 번져 있었다. 준호의 고개가 짧게 기울었다.
“강 원장님, 이거 불법인 거 알지.”
현주의 손가락이 잽싸게 올라왔다. 검지와 엄지가 처방전 모서리를 집어 빼려 드는 순간, 준호의 손이 한 발 빠르게 비켰다. 종이는 그의 손안에서 턱— 하고 멈췄다.
“됐어. 지환 오빤 줄 알고 들어왔던 거라구…” 현주는 시선을 옆으로 흘렸다.
눈꼬리가 빛을 한 번 끊었다. 준호가 일찍 퇴근하는 탓에 지환과는 이런 일이 종종 있었던 듯했다.
“알겠어. 어머님 많이 안 좋으셔? 불면증이야?”
현주가 짧게 숨을 고르고, 말끝만 눌렀다. “그렇게 됐어. 약이나 줘, 빨리.”
준호는 말없이 조제실로 들어갔다. 얇은 벽을 사이에 둔 어색함 사이로 라벨프린터의 드드득— 얇은 열과 소리가 겹쳤다. 준호가 카운터로 돌아와 봉투들을 일렬로 세우고 ‘저녁’ 표기 옆에 색연필로 동그라미를 치려는 순간—
“오빠, 장난하는 거지?” 현주의 손이 색연필을 낚아채듯 잡아챘다.
봉투만 빠르게 모아 코트 주머니 깊숙이 밀어 넣는다.
“그리고 이것도 같이 계산해줘.” 작은 종이박스가 매대 위에 가볍게 얹히며 미세한 종이 마찰음이 났다.
‘0.01’ 이라는 숫자가 유난히 커 보이는…
콘돔이었다.
***
현주는 대학 때부터 늘 앞자리와 뒷문을 동시에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공부 따윈 안 하는 얼굴로 맨 앞줄에 앉아 칠판을 꿰뚫어 보다가도, 어느 날은 예고 없이 강의실에서 증발했다.
시험 성적표가 올라오면 이름은 윗칸에 있었지만, 술 약속이 잡히면 새벽까지 자리를 비우지 않았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외계인’. 동아리 남자들 사이에선 “다 한 번쯤은 자 봤다”는(정말인지는 아무도 모르는) 무용담이 떠돌았고, 그 가운데서 끝내 예외로 남은 사람이 준호였다.
그래서일까, 졸업 뒤에도 연락을 끊지 않은 사이 역시 준호뿐이었다.
준호에게 현주가 여자로서 마음에 드는 편은 아니었다. 결과보다는 사건을, 계획보다는 모험을 먼저 고르는 손길이 늘 신경을 긁었다.
그럼에도 아이러니했다. 작은 내과 간판 아래 한자리를 꿰차고 눌러앉은 건 현주였고, 반대로 그의 아내 다희는 태평양을 건너 사라졌다. 질서 정연해야 할 삶의 선들이 어딘가에서 엇갈린 듯했다.
그는 현주가 집어 갔던 콘돔 박스가 빠진 매대를 한동안 바라봤다.
‘그래도… 남자는 있나 보네.’
***
아이는 한참을 서럽게 운 듯했다. 작은 몸에 감당할 수 있는 인내가 하루 분량뿐이라는 걸, 오늘에서야 온몸으로 증명하듯. ‘엄마가 오늘도 오지 않는다. 내일도 모르겠다’는 걸 알게 된 순간, 울음은 마치 긴 비처럼 이어졌다.
준호가 문을 열고 들어서자 숨이 잠깐 골랐지만, 아이는 다시 곤두박질쳤다. 아빠가 집안일을 다 하고 엄마처럼 다정해 보인대도—엄마는 엄마였다.
혜정의 마법 같은 손길도 오늘만큼은 닿지 않았다. 퇴근해 돌아온 사위 앞에서 이런 모습이라, 혜정은 미안해 어깨를 모았다.
준호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방으로 들어가 쉬라는 손짓. 혜정은 소리 없이 물컵을 내려놓고 물러났다.
그는 아이를 가슴께로 안아 올렸다. 젖은 콧김이 목을 스치고, 작은 주먹이 그의 티셔츠를 구겨 쥐었다. “그 장난감 있잖아,” 낮게 말했다.
“네가 오래전부터 갖고 싶다던 그거. 엄마가 못 사게 했던 거.” 덜컥거리던 숨이 반 박자 늦춰졌다.
“그거 사러 갈까? 엄마가 사도 된대.” 아이 눈동자에 반짝임이 한두 알 돌아오고, 울음의 고개가 아주 낮아졌다.
“나가자.”
준호는 아이를 그대로 안아들고 현관을 나섰다. 엘리베이터의 느린 진동, 주차장의 차가운 냄새를 지나 마트의 밝은 복도. 장난감 진열대 앞에서 한참을 서성이고, 시연 버튼을 눌러보며 깔깔 웃다가, 커다란 상자를 꼭 끌어안았다.
계산대를 지나 차에 오르자 부드러운 엔진소음과, 도로의 오렌지빛 가로등이 아이의 속눈썹을 천천히 무겁게 만들었다. 고개가 툭, 카시트 옆으로 기울더니 숨결이 고르게 내려앉았다.
현관이 살짝 열리자 찬 공기가 먼저 들어왔다. 준호는 잠든 아이를 안은채 한 손으로 신발을 툭—벗겨냈다. 혜정이 달려와 발목을 받쳐 양말을 조심스레 말아 내리고, 아이 방으로 먼저 뛰어들어 이불을 탁탁 펴고 베개를 두 손으로 고르게 두드렸다.
아이를 내려놓는 순간, 작은 숨이 배 위로 얕게 올라왔다 내려갔다. 준호가 이불 끝을 목까지 끌어올리고, 손바닥으로 배를 한 번—둘—길게 쓸어내렸다. 스탠드 불빛을 낮추고 문을 반 뼘 남기고 닫자, 복도 공기가 한 톤 누그러졌다.
거실로 나온 두 사람은 소파 등받이를 사이에 두고 섰다. 혜정이 낮게 물었다.
“괜찮았어? 어떻게 달랜 거야?”
준호가 어깨를 한 번 돌리고 숨을 고르게 맞췄다. “그냥… 마트에서 한참 놀다가 차에 타니까 골아떨어졌어요.”
혜정의 눈가가 잠깐 젖었다 말라갔다. “수고했어.”
아이의 방문을 바라보는 준호의 눈가를 살피며 혜정이 덧붙였다. “오늘도 마실 거면… 안주라도 해줄까?”
준호는 잠시 고민했다.
(하아...) 혜정의 손이 그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부드럽게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이 손가락 사이로 스치며, 그의 혀가 음순을 휘감아 미끄러운 주름을 파고들기 시작하자, 현실의 모든 게 희미해졌다.뜨거운 열기가 그녀의 속살을 녹이며, 이대로 그의 단단한 자지가 벌어진 다리 사이로 쑤욱 밀려 들어왔으면 좋겠다…라고 그녀는 상상했다. 그 커다랗고 단단한 귀두가 그녀의 질벽을 헤치며 파고드는 상상만으로도 아래쪽이 미친 듯이 젖어들었다.마치 그녀의 장난을 그대로 되갚듯, 사위의 혀가 보지를 훑어대던 그 끝이 더 아래, 항문으로 향했다. 미끄러운 혀끝이 항문 주름을 스치자 혜정의 몸이 소스라치게 떨리며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머리를 뒤로 밀어보려 애썼지만, 그의 단단한 목덜미는 요지부동이었다.(하!!! 나... 나 소리 못 참아... 그만!!! 그만해에!!!) 항문을 혀로 진동하며 긁어대는 그 자극이 뜨거운 습기가 점막을 핥아내리며, 미세한 전율이 등골을 타고 퍼졌다. 준호가 잠시 멈추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아까 장난친 벌이에요.”그리고 다시 —후루루루루룹, 그의 혓바닥이 진동하며 항문을 핥아대자 혜정은“흐응!!!”하는 신음이 터져 나왔다. 깜짝 놀란 두 사람의 시선이 욕실 쪽으로 쏠렸다.여전히 —쏴아 하는 물소리와 —깔깔거리는 웃음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아니, 잠시 멈추었던 것 같기도 했지만, 안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전혀 끊김이 없이 자연스러웠다.(하!!! 그만!!! 그만해!! 나 소리 지를 거야!) 준호도 방금의 상황에 놀랐는지 슬그머니 몸을 일으키며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그의 뜨거운 팔이 그녀의
— 스륵닿은 것은 장모, 혜정의 손가락 이었다.그녀의 손가락이 식탁 아래에서 은밀하게 움직이며 옆에 앉은 준호의 다리 사이를 파고들었다. 불룩 솟아오른 그곳을 부드럽게, 하지만 대담하게 쓰다듬는 손길은 마치 오랜 훼방꾼 때문에 억눌렸던 욕망을 위로하듯 천천히 문지르며 열기를 불어넣었다.준호의 피부가 오싹하게 돋아올랐고, 아래쪽이 뜨겁게 부풀어 오르는 게 느껴졌다.“크흠.”그는 헛기침으로 가래를 삼키려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입안이 바짝 마르는데, 그 물 한 방울조차 목구멍을 타고 흘러내리며 더한 갈증을 불러일으켰다.“아~~”“은믁으!!!!!”아이와 다혜의 장난기 어린 사정은 그들의 욕망과 무관하게 이어졌다.혜정의 손은 이제 바지 위가 아니라 츄리닝 안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미끄러운 천을 뚫고 스며드는 그녀의 손가락 끝, 팬티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이미 커질 대로 커진 그의 것을 움켜쥐었다.팽팽하게 부풀어 오른 귀두 끝을 엄지와 검지 사이에 끼워, 아래위로 천천히 끌어내리고 끌어올리는 그 자극—뜨거운 혈관이 맥동하며, 미끄러운 윤활이 스며들 듯한 쾌감이 준호의 전신을 관통했다.왼손을 아래에 넣은 채, 혜정은 오른손으로 턱을 괴고 준호를 향해 슬쩍 윙크를 날렸다. 그 눈빛, 장모의 부드러운 미소 아래 숨겨진 야성적인 도발이 그의 가슴을 쿵쾅거리게 만들었다.“아.. 하하...”준호는 건너편의 아이와 다혜를 보고 웃는 척 피식거렸다. 하지만 커져 버린 것이 바지 속에
“못해.. 못해요오!!! 아우!!! 왜… 왜이래…”입으로는 거절했지만 허벅지를 꽉 쥔 그의 거친 손아귀가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다시 그녀를 들어 올렸다 내려꽂는 그의 움직임.—철퍼덕!미끄러운 액체가 엉키며 끈적한 소리를 내는 그 리듬이 그녀의 속살을 불태웠다.“한번 봐요. 당신 지금 얼마나 야한지.”뒤에서 들리는 속삭임.그 말에 인옥의 모든 것이 무너져 버렸다. 심장이 내려앉는 듯한 그 순간, 뜨거운 눈물이 스멀스멀 고이며 그녀는 거울을 바라보았다.자신의 알몸. 벌어진 보지 구멍 옆으로 펼쳐진 음순이 마치 날개를 활짝 펼친 나비처럼 부드럽게 떨리고 있었다. 축축한 분홍빛 살점이 공기에 노출되어 번들거리고 미끄러운 애액이 흘러 허벅지를 적시는 그 광경.수치심과 함께 미칠 듯한 욕망이 솟아올랐다. 키스... 그의 뜨거운 키스가 필요했다. 그 남자의 침을 받아먹고 혀를 휘감아 그의 맛을 삼키고 싶다는 갈망이 간절하게 그녀의 가슴을 채웠다. 앞에 매달린 채로 겨우 팔을 돌려 그의 목을 감았다.그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을 덮쳤다.—인옥은 뜨거운 욕조 물에 몸을 담갔다. 수증기가 피어오르며 다친 피부를 스치고, 욱신거리는 아픔을 녹여냈다.그래도 허벅지와 엉덩이에 새겨진 손자국은 여전히 욱신거렸다. 멍까지는 아니지만, 푸르고 붉은 자국이 남자의 악력을 증명했다.만지면 저릿한 통증이 퍼졌다. 오랜만에 그녀를 붙잡은 남자의 손아귀
—끄으흑!항문에만 집중했던 정신이 젖꼭지로 쏟아졌다.마른 체형에 거의 절벽처럼 평평한 가슴, 그에 비해 지나치게 큰 젖꼭지. 그건 인옥의 오랜 컴플렉스였다. 계란후라이 같은 가슴에 커다란 대추알처럼 붙은 젖꼭지는 친구들에게 늘 놀림거리였지만, 나이 들어도 아래로 처지지 않은 건 그 작은 크기 덕분이었다.그런데 그 커다란 젖꼭지는 그녀의 가장 강력한 성감대였다. 스치기만 해도 발기해 버려, 나이 들수록 더 커지는 듯한 그 민감함.민수는 뒤에서 그녀의 항문을 박아대며 양쪽 젖꼭지를 동시에 거칠게 비틀었다. 거친 굳은살이 부드러운 살점을 꼬집고 비비는 그 뜨거운 통증이 가슴에서부터 아래쪽으로 번지며, 그녀의 질과 항문이 동시에 조여 들었다.“끄하아아앙! 아! 아파요! 박.. 박사장! 살살! 흐윽!”인옥의 비명이 터지며 몸이 소스라치게 떨렸다. 하지만 민수는 그게 아픔이 아니라 쾌감의 표현임을 아는 듯했다.마치 ‘헛소리마, 이 씨발년아.’라고 속삭이는 듯한 그의 손길이 그녀의 젖꼭지를 사정없이 비틀고 꼬집었다. 그 고통이 쾌감으로 뒤바뀌며 그녀의 머리를 마비시켰다.“하윽! 안 돼! 안 돼요!”고개를 미친 듯이 흔들어대는 인옥. 이미 그 감각은 쾌감을 넘어 고통이 되었고, 그 고통마저 넘어서 짜릿한 오르가즘의 파도가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항문에서 전해지는 그의 삽입 리듬이 그 파도를 더 세차게 만들며 그녀의 속살을 미치게 휘저었다.“꺼윽... 흐윽! 으윽! 어어!”입에서 침이 흘러내리며 테이블 위를 적시고, 그
“그냥 하라고 이 쪼다야”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오랜만에 피어오른 이 로맨틱한 불꽃을 꺼뜨리고 싶지 않았다. 여성으로서 받는 그의 세심한 배려가—이럴 때를 제외하고는—가슴을 간질이는 달콤함이었다.첫사랑은 아니었지만, 젊은 날의 풋풋한 추억을 되살리는 이 남자와의 연결을 그녀는 소중히 하고 싶었다. 그래서 답답함도 억지로 참았다.뜨거운 숨결이 등을 스치며 속삭였다.“넣는다.”—즈븍!가벼운 소리와 함께 그의 손가락이 인옥의 비밀스러운 구멍을 살짝 벌리며 파고들었다.“하윽!!”불쾌한 압박이 몸속을 파고들었다. 뜨겁고 습한 그 느낌이 낯선 쾌감의 전조처럼 퍼져 나갔다. 하지만 아직은 불편함이 더 컸다.“아프니?”그의 목소리가 걱정으로 물들었다. 솔직히 아프다고 하기엔 과했다. 평소 변비에 시달리는 그녀에게 손가락 하나쯤은 그냥 불쾌한 진동일 뿐이었다.그런데“하나도 안 아파!” 라고 외칠 수도 없었다. 그건 그녀의 자존심이 허락치 않으니까.대신 인옥은 교태를 부리며 엉덩이를 살짝 꿈틀거렸다. “아파.... 앙.... 살... 살살...”그의 손가락이 망설이듯 살짝 뒤로 물러났다. ‘할 거면 그냥 밀어붙여, 이 멍청아.’ 속으로 욕지거리를 삼키며 인옥은 시트를 꽉 움켜쥐었다.긴장한 남자가 천천히 다시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서서히 커져가는 압박감이 항문의
“하아…. 하아…. 하아…. 하으….”테이블에 엎드려 숨을 좀 돌리려 애쓰는 찰나, 인옥의 질 사이에 여전히 박혀 있던 민수의 자지가 서서히, 하지만 확실하게 다시 부풀어 오르는 게 느껴졌다. 뜨거운 맥동이 그녀의 속살을 다시 자극하며, 방금 사정했던 그 물건이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단단해져 가는 감촉이 미끄러운 정액과 애액이 섞인 끈적함 속에서 느껴졌다.혈관이 팽창하며 그녀의 질벽을 밀치는 것까지….인옥의 몸이 소스라치게 렸다. 아직 오르가즘의 여파로 다리가 후들거리고, 항문에 남아 있는 손가락의 잔상으로 뒤쪽이 저릿저릿한데, 이 남자는 또...?"또.... 또오?" 인옥의 목소리가 떨리며 새어 나왔다.놀라움과 함께, 은밀한 기대가 섞인 그 물음. 그녀의 눈이 커지며 민수를 올려다보았지만, 그의 눈빛은 이미 야수처럼 불타오르고 있었다. 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등판을 스치며, 그의 손이 여전히 그녀의 엉덩이를 움켜쥔 채였다. 인옥의 가슴이 세차게 요동쳤고, 아래쪽이 다시 축축하게 젖어드는 게 느껴졌다.민수의 자지는 그대로, 미끄러운 액체로 번들거리는 채로 그녀의 질에서 쑤욱 하고 단번에 빠져나왔다. 그 순간, 빈자리가 느껴지며 인옥의 속살이 아쉽게 수축했다. 구멍에서 뒤섞인 정액과 애액의 혼합물이 와륵 흘러나오며 “부륵” 하는 소리가 흘렀다.“하으… 나 몰라… 흐어억!!!!”부끄러움도 잠시, 곧 그의 자지 끝부분이 그녀의 항문 입구를 스치기 시작했다. 뜨거운 귀두가 이미 미끄러워진 뒤쪽 구멍을 누르며, 서서히 압박을 가했다. 그 둔탁한 열기와 단단함이 항문 주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