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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4화

Author: 마루콩
강이주는 류남정을 따라 1층 연회장으로 내려갔다.

이미 꽤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고, 크루즈선은 앞으로 30분 정도 뒤에 출항할 예정이었다.

강이주를 데리고 구석자리에 앉은 류남정은 두 손으로 턱을 받쳤다.

“임 대표님이랑 아직도 다투는 중이에요?”

강이주는 조금 전 두 사람이 모두 차가운 표정이었던 것을 떠올렸다.

류남정은 임해승 이야기가 나오자 짜증이 섞인 얼굴로 말했다.

“오늘도 안 오려고 했어요. 그런데 임해승이 이주 씨도 온다고 하면서, 구 대표가 제가 와서 이주 씨 곁에 있어 주길 바란다고 하더라고요.”

오늘 경매는 마침 임씨 집안이 주최한 행사였다.

임해승은 심장병 환자들을 돕기 위한 재단을 만들었다.

자금 지원뿐 아니라 합법적인 절차로 확보한 심장 이식 기회도 무료로 연결해 주는 재단이었다.

임씨 집안은 매년 다른 장소에서 경매를 열고, 모인 기부금은 전부 그 재단에 넣었다.

올해 크루즈선에서 행사를 열기로 한 것도 류남정이 바다를 보고 싶다고 한 말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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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328화

    구기빈이 방으로 돌아왔을 때, 강이주는 마침 비몽사몽 눈을 떴다.강이주는 자신이 크루즈에 있다는 사실을 잠시 잊고 낯선 주변을 멍하니 바라보았다.그러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구기빈을 보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다.“깼어? 더 안 잘 거야?”구기빈은 멍한 강이주의 표정이 괜히 귀여웠다.강이주는 눈을 감았다가 다시 뜨며 물었다.“몇 시야?”“5시 반.”구기빈이 손목시계를 보았다.그 말을 듣자 강이주는 다시 놀랐다.“그렇게 오래 잤어?”적어도 세 시간은 잔 셈이었다.전날 밤 농장에서 제대로 잠을 못 잔 탓이 컸다.눈을 감고 잠들어도 뒤죽박죽인 꿈들이 계속 따라붙었다.강이주는 완전히 정신을 차리자 괜히 민망해졌다.“임설 씨한테 전화 왔었어. 내가 끊었으니까 확인해 보고 필요하면 연락해.”구기빈이 말했다.강이주는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화면에는 정말 임설의 부재중 전화가 있었다.메시지도 도착해 있었다.[심순남 회장의 혼외자 이야기가 밖으로 새어 나갔습니다. 일부러 한꺼번에 띄우진 않았는데, 심순남 회장 쪽에서 눈치채고 돈을 써서 기사를 내려 달라고 했습니다.][저는 거절했습니다. 저녁 황금 시간대에 이 이슈를 본격적으로 올리겠습니다.][추가로 사람을 소월리에 보내 확인했는데, 백초아가 말한 인물은 실제로 있습니다.][이름은 장범인데, 현재 행방이 묘연합니다. 심순남 회장 쪽에서도 장범을 찾고 있습니다.]아마 뉴스를 본 심순남은 누군가 이 문제로 자신을 공격하려는 걸 알아차리고, 급히 사람을 소월리로 보냈을 것이다.하지만 마을 사정을 아는 사람들 말로는 장범은 이미 2년 전쯤 외지로 일하러 나갔고, 그 뒤로 지금까지 연락이 끊어졌다고 했다.강이주는 메시지를 읽고 구기빈과 상의했다.“설마 그 장범이... 백초아랑 같이 있는 거 아닐까?”백초아가 장범의 정체를 알고 있다면 자기 곁으로 데려오는 일도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진호한테 백초아의 최근 몇 년 간의 인간관계를 조사해 보라고 할게.”구기빈은 말하자마자 핸드폰을 꺼내 배진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327화

    유천훈은 겉으로 크게 드러내지 않았지만, 구기빈은 느낄 수 있었다. 유천훈이 강이주에게 평범하지 않은 감정을 품고 있다는 것을.호기심이든 다른 감정이든, 구기빈은 유천훈이 강이주에게 가져서는 안 될 마음을 갖는 걸 허락할 생각이 없었다.사실 유천훈은 강이주에게 꽤 큰 호기심을 느끼고 있었다.강이주가 자신을 ‘두루미’라고 의심한 뒤부터 유천훈의 시선은 자꾸 강이주에게 끌렸다.물론 강이주가 구기빈이 마음에 둔 사람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유천훈은 강이주를 쫓아다니거나 마음을 고백할 생각도 해 본 적도 없었고, 나름대로 잘 숨기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마디를 물은 것만으로도 구기빈은 예민하게 알아차렸다.유천훈은 자조하듯 웃었다.“형, 난 형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 난 내 주제를 잘 알아. 내 것이 아닌 건 절대 손대지 않아.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그 말은 구기빈에게 내놓은 대답이기도 했다.유천훈은 구기빈을 한 번 보고 몸을 돌려 떠났다.유천훈이 떠난 뒤, 바로 옆방 문이 열렸다.유예준이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구기빈 곁으로 다가왔다.“내가 방금 잘못 들은 거 아니지?”유예준은 자신의 동생과 친구의 대화를 엿들으려던 것이 아니었다.방 안이 답답해서 바람이나 쐬려고 나왔을 뿐이었다.그런데 문을 열자마자 이 대화를 듣게 된 것이다.유예준은 유천훈이 강이주에게 그런 쪽의 감정을 품었으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그래서 이번에 천훈이 먼저 따라오겠다고 한 것이었나?’유예준은 이마를 탁 쳤다.“나 진짜 몰랐다. 알았으면 절대 데리고 안 왔어.”‘천훈이 어떻게 내 절친의 아내에게 마음을 품을 수 있어?’‘천훈이하고 제대로 이야기를 나눠야겠네.’‘내 친구의 여자는 건드려선 안 돼!’‘그 녀석이 반드시 이 사실을 알아듣게 해야 해!’‘괜히 천훈이 나중에 일을 보기 흉하게 만들면 안 되지.’게다가 지금 구기빈은 유예준을 당장이라도 지방의 한직으로 밀어내 버릴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구기빈은 조용히 유예준을 바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326화

    사람들은 잠시 더 함께 있다가, 류남정이 방으로 돌아가 쉬겠다고 하면서 자리가 끝이 났다.강이주와 구기빈도 방으로 돌아왔다.경매는 밤에야 시작될 예정이었다. 크루즈는 이미 항구를 떠나 바다 위를 지나고 있었다.“좀 쉬어.”구기빈은 침대를 강이주에게 내어 주고, 태블릿을 들고 소파에 앉았다.맨정신으로 구기빈과 같은 방에 있는 건 처음이라 강이주는 조금 어색했다.구기빈이 보는 앞에서 침대에 누워 쉬려니 괜히 이상하고 불편했다.구기빈은 강이주의 어색함을 풀어주려는 듯 그 말만 남긴 뒤 태블릿 화면으로 시선을 돌렸다.강이주도 처음의 불편했던 느낌이 조금씩 풀렸다.이어 침대에 엎드려 핸드폰을 넘기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눈꺼풀이 무거워졌다.품에는 베개를 안고 손에는 핸드폰을 든 채 그대로 잠들었다.곁눈으로 계속 강이주의 상태를 살피고 있던 구기빈은, 태블릿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 쪽으로 걸어갔다.강이주의 핸드폰을 조심스럽게 빼낸 뒤, 몸을 바로 눕혀 주고 이불을 끌어다 덮어주었다.구기빈은 침대 옆에 선 채 강이주의 잠든 얼굴을 한참 바라보다가 겨우 시선을 거두었다.그러고 나서 문을 열고 방 밖으로 나갔다.마침 옆방 문을 열고 나오던 유천훈과 마주쳤다.“기빈 형.”유천훈은 구기빈 뒤로 닫힌 문을 슬쩍 보면서 먼저 인사를 건넸다.구기빈이 유천훈을 보며 가볍게 웃었다.“어때, 적응은 돼?”유천훈이 이런 시끄러운 자리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구기빈은 알고 있었다.유천훈은 혼자 조용히 있는 것을 좋아했다.그렇지 않았다면 주말마다 명각사에 숨어 고요한 시간을 보내지도 않았을 터였다.이번 경매에 유천훈이 참석한 일은 구기빈에게도 뜻밖이었다.‘조용한 걸 좋아하는 천훈이 왜 마음을 바꿨을까?’유천훈이 웃으며 대답했다.“괜찮아. 걱정해 줘서 고마워, 형. 그런데 형은 왜 이주 누나랑 안 있어?”유천훈은 아무렇지 않은 듯 강이주를 입에 올렸다.그 한마디에 구기빈의 시선이 유천훈에게 꽂혔다.구기빈이 대답했다.“잠들었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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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중에는 어렴풋이 느낀 적도 있었지만, 늘 자신이 착각한 거라고 생각했다. 구기빈이 어떻게 자신을 좋아할 수 있겠는가?구기빈이 직접 고백한 뒤에야 강이주는 비로소 확신했다.구기빈은 아주 뛰어난 사람이었다. 그래서 강이주는 자신이 너무 평범하다고 느꼈다.그렇게 평범한 자신이 구기빈 곁에 서면 존재감이 희미해질 것 같았다.강이주는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류남정은 강이주의 말을 듣자마자 이해했다.류남정은 웃으며 말했다. “저는 이주 씨가 충분히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좋아하면 만나면 되죠.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세요. 지금 즐길 수 있을 때 즐기는 게 제일 중요해요.”“게다가 연애하는 거잖아요. 지금 당장 구 대표와 결혼하라는 것도 아니고요. 연애하면 마음도 몸도 즐겁고, 사랑받는 기분도 느낄 수 있잖아요. 얼마나 좋아요.”강이주는 말문이 막혔다.그리고 류남정에게 말하고 싶었다. 자신과 구기빈의 단계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고.연애 과정을 바로 건너뛰고 결혼으로 넘어간 관계였다고.잠시 생각한 강이주는 그냥 말하지 않기로 했다.강이주는 웃으며 화제를 돌렸다. 류남정과 잠시 더 얘기를 나누다가, 두 사람은 구기빈 일행을 찾아 돌아갔다.돌아가는 길에 강이주는 맞은편에서 성급히 다가오던 사람과 부딪혔다.강이주의 허리가 뒤쪽 난간에 부딪치면서 허리 쪽에 은근한 통증이 올라왔다.“죄송합니다.”강이주와 부딪힌 사람은 품격 있어 보이는 중년 여성이었다.나이는 장숙연과 비슷해 보였다.잘 관리된 얼굴에는 다급함과 미안함이 동시에 떠올라 있었다. “어디 부딪히셨어요? 정말 죄송합니다.”“괜찮습니다.” 강이주는 고개를 들고 눈앞의 여성을 바라보았다.여성도 강이주의 목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다가 강이주의 얼굴을 보자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하지만 여성은 곧바로 감정을 추슬렀다.강이주가 괜찮다고 했지만, 여성은 여전히 마음이 편치 않았다.여성은 가방에서 명함 한 장을 꺼내 강이주에게 건넸다.“제 연락처입니다. 크루즈선에 동행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324화

    강이주는 류남정을 따라 1층 연회장으로 내려갔다.이미 꽤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고, 크루즈선은 앞으로 30분 정도 뒤에 출항할 예정이었다.강이주를 데리고 구석자리에 앉은 류남정은 두 손으로 턱을 받쳤다.“임 대표님이랑 아직도 다투는 중이에요?” 강이주는 조금 전 두 사람이 모두 차가운 표정이었던 것을 떠올렸다.류남정은 임해승 이야기가 나오자 짜증이 섞인 얼굴로 말했다. “오늘도 안 오려고 했어요. 그런데 임해승이 이주 씨도 온다고 하면서, 구 대표가 제가 와서 이주 씨 곁에 있어 주길 바란다고 하더라고요.”오늘 경매는 마침 임씨 집안이 주최한 행사였다.임해승은 심장병 환자들을 돕기 위한 재단을 만들었다.자금 지원뿐 아니라 합법적인 절차로 확보한 심장 이식 기회도 무료로 연결해 주는 재단이었다.임씨 집안은 매년 다른 장소에서 경매를 열고, 모인 기부금은 전부 그 재단에 넣었다.올해 크루즈선에서 행사를 열기로 한 것도 류남정이 바다를 보고 싶다고 한 말 때문이었다.그런데도 류남정은 별로 참석하고 싶지 않았다.구기빈이 강이주를 데리고 행사에 왔지만, 강이주에게는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구기빈은 강이주가 불편해할까 걱정했다.그래서 임해승에게 류남정을 함께 데려오라고 한 것이다.류남정의 말을 듣자, 강이주는 구기빈이 자신을 위해 그렇게까지 신경 썼다는 사실을 알았다.강이주는 류남정을 보며 웃었다. “사실 임 대표님도 남정 씨에게 정말 잘하시잖아요. 남정 씨가 마음에 걸리는 걸 한 번 말해 보는 건 어때요?”임해승의 시선은 늘 류남정에게 향해 있었다.강이주는 그런 모습을 여러 번 보았다.고개를 기울여 강이주를 보던 류남정이 웃으면서 되물었다. “구 대표도 이주 씨에게 정말 잘하시잖아요. 그럼 이주 씨는 구 대표에게 기회를 줄 생각을 해 보셨어요? 저는 구 대표가 누구에게 이렇게 마음 쓰는 걸 처음 봐요.”류남정의 말에 강이주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이야기가 어떻게 하다 내 쪽으로 넘어왔어?’강이주가 말을 정리하기도 전에

  •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제323화

    강이주의 말을 들은 뒤에도 구기빈의 시선은 여전히 강이주에게 머물렀다. 강이주의 설명을 완전히 믿는 표정은 아니었다.강이주도 구기빈의 눈빛이 무슨 뜻인지 알았기에, 손을 들어 귀 옆에 대고 말했다. “맹세할게. 진짜 당신 속인 거 아니야. 딱 그 정도야. 정말 백초아와 뭔가 더 한다 해도, 나는 당연히 내 이익을 제일 먼저 생각할 거야.”말을 마친 강이주는 순진한 눈으로 구기빈을 바라보았다. 구기빈이 믿지 않으면 당장 울음이라도 터뜨릴 것 같은 모습이었다.“알았어.” 구기빈은 강이주의 눈빛 공격에 결국 지고 말았다.강이주가 아니라면 아닌 것이다. 대신 구기빈이 배진호에게 강이주 주변을 더 잘 살피라고 하면 되니까.배진호가 임설과 계속 접촉하고만 있다면, 임설 입에서 말을 끌어내지 못할 리 없었다.강이주에게 계획이 있듯, 구기빈에게도 나름의 방법이 있었다.구기빈이 마침내 믿는 듯하자 강이주는 조용히 한숨을 돌렸다....차는 곧 부두에 도착했고, 구기빈은 강이주를 데리고 크루즈선에 올랐다.두 사람이 같은 방을 쓰게 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된 강이주는 살짝 멈칫했다. “우리 둘이 한 방이야?”구기빈이 강이주를 보며 말했다. “침대는 당신이 써. 나는 소파에서 잘게.”하룻밤뿐이니 구기빈은 소파에서 자도 괜찮다고 생각했다.구기빈의 말에 강이주는 작은 소파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키가 거의 190센티에 가까운 구기빈이 저 작은 소파에서 불편하게 잔다고?’상상만 해도 강이주가 다 답답했다.강이주가 뭔가 말하려고 입을 열려는 때, 구기빈이 넥타이를 잡아당겼다. “밖에 나가 둘러볼래?”잡아당긴 탓에 넥타이가 비뚤어졌다.한 걸음 다가간 강이주가 손을 뻗어 구기빈의 넥타이를 잡았다.구기빈은 강이주의 움직임에 맞춰 허리를 살짝 굽혔다.구기빈의 얼굴이 강이주와 아주 가까워졌다.“넥타이 삐뚤어졌어.” 강이주는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구기빈의 넥타이를 풀고 다시 차분히 매 주었다.구기빈은 말없이 허리를 굽힌 채 강이주의 손길에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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