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혁에게 면박을 당한 은세웅 패거리 표정은 붉으락푸르락했지만, 결국 대꾸를 할 수가 없었다.코닉세그의 눈부신 헤드라이트 불빛에 지금 눈조차 뜰 수 없을 정도였다.절대적인 실력 앞에서는 무슨 말을 해도 의미가 없었다.“여보, 가!”이때 세화가 차를 몰고 오자, 동혁은 곧바로 고개를 돌린 뒤 차에 올랐다.곧 코닉세그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남겨둔 채 그 자리를 훌쩍 벗어났다.“맙소사, 저 코닉세그가 결국 진세화의 차였어! 그 여자가 도대체 무슨 힘이 있어서!”“정말 골때리네. 우리가 줄곧 그 부부 앞에서 잘난 척한다고 비웃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무지하고 가소로웠던 거야...”잠시 후 정신을 차린 은세웅 패거리는 자신의 뺨이라도 때리고 싶었다.‘오늘 이 체면이 정말 비참하게 무너졌어!’그런 말을 듣자, 은세웅의 표정은 더욱 일그러지면서 눈에는 짙은 불쾌감이 드러났다.은세웅은 복수하고 싶었다.하지만 또 걱정이 가득했다.‘진세화가 코닉세그 one1도 탈 정도인데, 그 배경을 내가 건드릴 수 있을까?’‘혹시 또 최진우에게 그랬던 것처럼 벽을 차는 게 아닐까?’바로 그때, 곽은경은 갑자기 눈을 부릅뜨면서 앞서 말한 사람을 노려보았다.“가소롭기는 개뿔! 저 코닉세그는 분명히 이동혁이 훔친 건데, 무슨 소란이야!”“곽은경, 정말이야?”은세웅이 얼른 물었다.“물론 정말이지요. 저 코닉세그 one1은 N도 전체에 한 대밖에 없는데, 사정우가 얼마 전에 뽑은 거예요.” “다만 아직 등록이 되지 않았을 뿐인데, 아까는 확신할 수가 없었어요.”“지금은 확신할 수 있어요!”곽은경이 확실하다고 말했다.‘때려죽인다 해도 그 차를 세화가 샀다는 걸 믿을 수 없어.’ “이런 X발, 훔친 차를 가지고 감히 그렇게 날뛰면서 우리를 욕했어!”은세웅은 이를 갈면서 원한을 품었다.방금 동혁이 욕한 것을 생각하자, 미친 듯이 보복하고 싶었다.“진세화, 나를 탓하지 마.”“이건 모두 쓸모없는 네 남편이 자초한 거야!”...부부는 드디어 집에 돌아
사람들은 모두 호들갑을 떨었다.자신들은 상류층이라고 자부하지만 상류층도 등급이 갈린다.자신들은 기껏해야 눈앞에 있는 이 코닉세그를 보기만 할 뿐이다.전 세계에서 6대만 한정된 차는 돈이 있다고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손에 넣으려면 권력과 돈 중 하나만 없어도 안 된다.“이건...”곽은경은 좀 의아해하면서 함부로 입을 열지 못했다.곽은경은 당연히 사정우가 얼마 전에 어떤 큰 인물로부터 코닉세그를 구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지금 이 차는 돌연 여기에 주차되어 있는 걸. 또 아직 다른 정보도 없어서, 이 차가 사정우의 소유인지 확신할 수가 없어.’‘만약 최씨 가문 형제의 차인데, 내가 경솔하게 사정우 차라고 했다가 미움을 살 수도 있어.’“곽은경도 몰라?”사람들은 실망한 분위기였다.만약 차주의 신분을 안다면, 자신의 대화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얘기거리가 될 것이다.내 친구가 방금 코닉세그 one1을 뽑았다고 말하면서 허풍도 떨 수 있을 테니까.“그 사람이 누구든지 간에, 어쨌든 그런 큰 인물은 우리가 건드릴 수 없을 거야.”코닉세그에 눈독을 들이던 은세웅이 잠시 눈길을 돌렸다. 곧바로 차 키를 꺼낸 뒤 웃으면서 세화에게 말했다.“진 회장, 내가 막 벤틀리를 뽑았는데 태워줄까?”그 코닉세그와는 비교가 안 되지만, 젊은 나이에 벤틀리를 운전할 수 있다면 꽤 성공한 편이다.당연히 세화 앞에서 잘난 척 재고 싶었다.‘세화가 줄곧 마세라티 기블리를 몰았는데, 어제 사정우가 사람을 보내서 박살냈다고 사란미가 말했어.’‘그럼 오늘은 아마 차를 몰고 오지 않았을 거야.’멍한 표정이던 세화는 곧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은 이사님, 저는 남편하고 같이 가면 돼요. 다른 분들하고 먼저 가세요.”“진세화, 당신 무슨 뜻이야? 누구를 업신여기는 거야?”곽은경은 불쾌하게 눈을 흘기면서 포르쉐 911의 차 키를 꺼냈다.“내가 이 슈퍼카 클럽의 이사인데 차가 없겠어?”“참나, 은 이사님은 당신 차가 부서졌다는 말을 듣고 호의로 데
“이동혁, 지금 어떤 상황인지도 모르면서 감히 내 앞에서 깝죽대다니!”“나는 골드스타기금 이사야. 너와 네 아내가 망하게 온갖 방법을 쓸 수 있어!”은세웅의 표정은 음험한 데다가 말투도 위협적이었다.이번에는 일부러 가리려고 하지도 않았다.H시상공회의소의 성금 6백억 원을 손에 쥐고 있기에, 은세웅은 정말 세화를 완전히 장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동혁은 결코 음흉하게 꾸물거리는 사람이 아니다.“은세웅, 내가 충고하지. 좋은 목적의 돈을 문제 삼지 않는 게 좋을 거야.”“나와 충돌이 생겨도 괜찮아. 내 앞에서 잘난 척해도 크게 지장은 없어.”“그러나 일단 마지노선을 넘는다면 죽게 될 거야.”동혁은 조금도 감정이 담기지 않은 말투로 담담하게 말했다.동혁이 뜻밖에 이렇게 말할 줄은 몰랐기에 모두들 멍해졌다.‘죽게 된다는 말로 은세웅을 위협해?’‘저 자식 진짜야?’“킥!”은세웅은 전혀 가치도 없다는 듯이 비웃었다.“마누라 덕에 사는 폐물 주제에?”“진세화, 당신 들었어? 당신 남편이 나를 죽이겠다고 하네.” “최씨 가문 둘째 도련님보다 더 대단하게 날뛰는데? 어떡해? 무서운 걸...”은세웅은 괴상한 눈빛으로 세화를 바라보면서 말했다.세화는 동혁을 잡아당기면서 더 이상 상대하지 말라고 표시했다.“은 이사님,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이번에 도와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어떻게 은 이사님을 죽일 수 있겠어요.”“남편은 단지 그 성금의 사용에 너무 신경을 써서 좀 혼란스러울 뿐이에요.”“그 성금은 우리 H시상공회의소의 전체 회원들이 함께 기부한 겁니다.” “한 노선배의 회사는 곧 파산 절차를 밟게 되는데도, 순수하고 진실한 마음으로 단숨에 백억 원을 기부했어요.”“그래서 은 이사님께서 관대하게 봐 주시고, 부디 그 성금이 적절하게 사용될 수 있게 해 주시기 바랍니다...”세화는 자세를 낮추고 진지하게 말했다.그러나 은세웅 패거리들은 히히덕거리면서 전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이 작자들은 지금 세화의 부드러운 태도를
은세웅은 마치 자신의 부주의로 동혁을 도와주게 된 걸 한탄하는 듯한 모습이었다.그 말을 듣는 순간, 나머지 사람들 모두 비로소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팔짱을 낀 곽은경이 동혁을 힐끗 쳐다보고는 냉랭하게 말했다.“이동혁 저 폐물은 자기만 죽는 게 아니라 우리까지 연루되게 만들었어!”“자기가 거듭 건방을 떨어도, 최원우 도련님 같은 큰 인물이 계속 봐 줄 거라고 생각한 모양이지?”“은 이사님 인맥이 넓은 덕분에 골드스타기금의 고위층에게 전화를 해서, 당신 생명을 구했고 당신 마누라도 무사할 수 있었어.”“당신과 당신 마누라는 은 이사님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해!”그 말을 들은 사란미 등은 잇달아 동혁에게 한마디씩 퍼부었다.은세웅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당연히 동혁이 큰절을 올릴 거라고 여기고 기다리고 있었다.‘내가 아니었다면, 오늘 이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는 최진우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 없었어.’이상한 표정으로 사람들을 보던 동혁이 갑자기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멍청한 새끼들.”“꺼져!”동혁이 보기 드물게 막말을 내뱉었다.이 사람들이 정말 어처구니가 없어서 비웃은 것이다.‘이 자리에 있던 사람들을 구한 건 분명히 나야.’‘곽은경 무리는 앞서 바로 나를 죽이지 못해 안달이었지만, 나는 따지지도 않았어.’‘이 자식들이 갈수록 더 기고만장해져서, 감사하게 여기라고 할 줄은 몰랐는 걸.’잠시 멍해졌던 곽은경 등은 곧바로 화가 나서 서슬이 퍼런 모습이었다.“어? 이동혁 이 병신 새끼가, 은 이사님이 자기를 구했는데도 욕을 해?” “너는 정말 철저하게 나쁜 놈이야!”“진세화, 당신 남편 인품은 정말 형편없어.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인품이 형편없는 사람이 있을 수 있어!”“당신 같은 사람과 동료라니, 정말 우리 품격이 낮아지는 거야...”사람들은 잇달아 동혁에 대해서 비난을 퍼부었다.은세웅도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진세화, 이게 바로 당신이 그렇게 지키려고 했던 남편이야? 내가 당신이라면 바로 이 자리에서
최진우는 마치 죽은 개처럼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지금은 완전히 좌절한 모습이었다.동혁의 조치에 반항심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살아남아서 다행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이동혁이 나를 죽이는 건 벌레를 밟아 죽이는 것보다 더 간단했을 거야.’‘오늘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건, 앞서 진세화를 더 이상 건드리지 않았기 때문이야.’버둥거리면서 일어난 최원우가 바로 동혁 앞에 무릎을 꿇었다.아직도 어지러운 머리를 조아리면서 최진우가 말했다.“저를 살려주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오늘부터 저도 동혁 형님의 노예입니다!”최진우가 양아치 노릇을 하는 걸 좋아한다 해도 멍청하지는 않다.‘B시 최씨 가문의 후계자인 형이 기꺼이 이동혁의 노예를 자처하고 있어. 그건 반드시 최씨 가문 핵심 멤버들의 동의를 거쳐야 해.’‘그리고 이렇게 하는 게 최씨 가문에 큰 이익이 있다고 판단한 거야.’최진우도 당연히 동혁이라는 거대한 배경에 기대고 싶었다.평소에는 고집불통이던 동생이 이번에는 고집을 부리지 않고 고분고분하게 동혁에게 잘못을 인정하자, 최원우는 조용히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너?”“넌 아직 멀었어.”최진우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밖으로 나가던 동혁이 고개도 돌리지 않고 지시했다.“밖에 있는 부하에게 내 아내를 풀어주라고 해.”“네!”최원우는 곧바로 동혁이 지시한 대로 처리했다.바깥에는 또 다시 장대비가 쏟아졌다.세화 등은 모두 바 옆의 실내에 들어가 있었다.“원우 도련님께서 너희들은 가도 된다고 하셨어!”이때 사람들을 지키고 있던 최씨 가문의 부하가 전화를 받고는, 이 한 마디를 던진 뒤 바로 가버렸다.“됐어!”은세웅과 곽은경 등은 환호성을 지르며, 비로소 한숨을 내쉬었다.최원우가 자신들을 풀어준 것은 바로 모두가 무사히 살아남았다는 의미였다.세화만이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덩그러니 그 자리에 선 채로 초조한 표정이었다.“진세화, 아직도 네 폐물 남편을 걱정하고 있어?”“걱정 마, 곧 볼 수 있을 거야. 그래도 마누라인 당신이 시체를
이 모습을 본 사람들은 동혁이 정말 인내하면서 최진우를 대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만약 자신의 노예가 감히 자기 앞에서 건방지게 설쳤다면, 벌써 반 죽을 정도로 두드려 팼을 것이기에.“어, 어떻게 이런...”최진우는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혼잣말을 하면서 멍한 표정이었다.‘도저히 모르겠어. 이동혁이 어떻게 순식간에 우리 최씨 가문의 주인으로 둔갑할 수 있는지!’“왜 그런지 물을 필요 없어, 그냥 동혁 형님 앞에서는 너도 노예라는 것만 알면 돼!”차갑게 내뱉은 최원우는 동혁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동혁 형님, 최진우 저 못된 놈이 나쁜 버릇이 들었습니다. 주제 파악도 못하고 감히 형님에게 무례하게 굴었습니다.”“저는 형수님의 전화를 받자마자 곧바로 달려왔습니다.”“형인 제가 동생을 대신해서 동혁 형님에게 사죄하겠습니다. 부디 동생을 살려주시기 바랍니다.”세화가 전화를 걸어 최진우가 동혁을 죽이겠다고 말하자, 최원우는 혼비백산할 정도로 기겁했다.지금 최원우의 마음은 불안으로 가득 차 있다.‘이미 살의를 품은 동혁이 우리 최씨 가문을 향해 손을 댈지도 몰라.’‘그렇게 되면, 최씨 가문은 멸족의 재난을 맞게 될 거야!’결국, 최원우만 이 주인의 진짜 신분을 알고 있다.‘최씨 가문이 아무리 오래된 명문 가문이라 해도, 어떻게 몇 개 사단을 상대할 수 있어?’가슴을 졸이며 불안해하는 형의 모습을 보자, 최진우도 마침내 두려움을 느꼈다. 최원우의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주르륵 흘렀다.그 자리에 선 채 부들부들 떨면서 동혁을 바라보았다.동혁이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앞서 살려주겠다고 말했으니, 당연히 식언할 수는 없지.”“그러나 죽는 건 면할 수 있다 해도, 벌은 피할 수 없어.”천천히 걸음을 옮긴 동혁은 최진우의 앞에 와서 가만히 지켜보았다.“들어오자마자 내 아내를 희롱했지. 아내가 너와 원 나잇을 해야 한다고 말이야.”“또 내 아내가 너희 최씨 가문의 노예라고도 했어.”“내가 교훈을 좀 주려고 네 뺨을 세 대 때렸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