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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엠파이어 호텔

ผู้เขียน: 우주멍
“허.”

심장미는 어이가 없어 웃었다.

“그래? 정말 보고 싶네. 긴 말 할 필요도 없이 오늘 주태진이 예약한 장소가 어디인지나 알아?”

“자그마치 엠파이어 호텔 3층이야! 당신 같은 쓰레기들은 평생 올려다볼 수 없는 곳이라고!”

혜진이 두 눈을 번쩍 뜨고 말했다.

“엠파이어 호텔 3층? 적어도 골드 회원은 돼야 예약할 수 있다던데!”

엠파이어 호텔 3층은 H시에서 손꼽히는 레스토랑이다. 골드회원이 되려면 최소 20억 구매력을 갖춰야 했다. 진씨 집안에서는 오직 진한영 한 사람만 소유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3층 이상의 층들은 더 비싸고 까다롭기가 상상을 초월했다!

심장미가 고개를 돌려 동혁을 힐끗 쳐다보며 웃었다.

“이게 바로 당신과 주태진의 차이야. 세화에게 기대고 있는 주제에 어디서 그런 자신감이 생기는지 정말 모르겠네.”

“장미야, 이 쓸모없는 놈은 상대하지 마. 세화가 내려왔으니, 빨리 출발하자. 주태진을 오래 기다리게 할 순 없잖니?”

혜진은 동혁 쪽은 쳐다보지도 않은 채 움직였다.

랜드로버가 훌쩍 떠나자, 동혁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큰 형님, 심용삼이 엠파이어 호텔 9층 엠퍼러 홀에서 사죄하는 의미로 자리를 준비했습니다. 참석하시겠습니까?”

“이리로 차를 보내라고 해.”

……

엠파이어 호텔 입구.

랜드로버가 막 멈추자, 일찍부터 문 입구에서 기다리던 주태진이 바로 맞이했다.

화이트의 명품 슈트를 걸친 주태진이 손에 선홍색 장미 한 다발을 들고 있었다. 세화를 도와 차문을 연 뒤, 웃으며 말했다.

“세화야, 너 오늘 너무 예뻐.”

세화는 억지로 입술을 끌어올리며 웃었다.

장미가 세화의 허리를 찌르며 속삭였다.

“태진이 너에게 말하고 있잖니? 대답 좀 해.”

“아니…….”

세화가 몸을 옆으로 돌려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

“그냥 동혁 씨 저녁은 어떻게 하나 싶어서…….”

“너 아직도 그 바보 걱정이야? 왜 그렇게 정신을 못 차리니?”

장미는 꽃길을 마다하고 굳이 가시밭길을 가려는 친구가 안타까워 탄식했다.

“와!”

누군가의 입에서 감탄성이 터져 나왔다.

멀지 않은 곳에서부터 순백색의 긴 링컨 리무진 한 대가 들어왔다.

‘99999’

5개의 9가 새겨진 번호판이 눈길을 끌었다.

주태진도 시선을 주며 감탄했다.

“저거 심 사장 차 아니야? 심 사장도 식사하러 온 거야?”

‘심 사장? H시 암흑가의 최고 보스?’

류혜진 부부도 시선을 옮겼다.

이때 리무진의 문이 열리며 한 젊은이가 내렸다. 이내 빠른 걸음으로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엘리베이터로 걸어갔다.

사람들 뒤에 서있던 세화는 남자의 뒷모습을 멀뚱멀뚱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저 사람, 어째서 동혁 씨를 닮은 것 같지?”

“동혁 씨?”

멍하니 있던 장미는 곧 농담이라고 치부했다.

“세화야, 네가 잘못 본 게 분명해. 이동혁 그 사람이 링컨 리무진을 타고 엠파이어 호텔에 올 일 없을 걸.”

그 말을 들은 세화도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잘못 본 게 맞는 것 같다.

일행은 주태진을 따라 3층 루나 홀로 왔다.

“와, 3층도 정말 호화롭네!”

“위쪽 층, 그리고 전설의 9층 엠퍼러 홀은 얼마나 호화로울지 정말 상상도 안돼. 황궁이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 거야!”

호화로운 장식에 매료된 혜진이 손 가는 대로 이것저것 만지작거렸다.

주태진은 사람들의 반응에 만족하며 인사를 했다.

“아저씨, 아주머니, 먼저 주문하죠.”

“그래, 그래, 주문해.”

자리에 앉아 값비싼 메뉴들을 보던 사람들 모두 입이 떡 벌어졌다.

‘이게 밥값이라고? 무슨 황금을 먹는 것도 아니고.’

태연자약하게 음식을 주문한 주태진이 최고급 와인 로마네 콩티 두 병을 추가했다.

심장미가 아부하며 태진의 비위를 맞추었다.

“태진 도련님, 오늘 정말 돈 좀 쓰는데? 연도 좋은 로마네 콩티 두 병이면 아무리 못해도 7,8백은 될 텐데 말이야.”

주태진이 말했다.

“겨우 몇 백 갖고 뭘 그래. 오늘은 아저씨와 아주머니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자리인 만큼 내 마음을 표현하는 거지.”

그 순간 류혜진 부부는 주태진의 호기에 감탄했다.

‘역시 태진이야. 이동혁 그 머저리 같은 놈과는 비교도 안돼.’

룸 밖의 복도를 동혁이 지나가고 있었다.

모퉁이를 도는 순간, 와인 두 병을 든 여자 직원이 발을 삐끗하며 넘어질 뻔했다. 다행히 동혁이 제때에 부축해 주었다.

“괜찮습니까?”

“네, 괜찮아요…….”

직원은 혼비백산했다. 이 와인 두 병이 깨졌다면 아마 자신의 일년 치 월급으로 배상해야 했을 것이다.

“발목을 좀 삐었군요. 아니면 내가 대신 와인을 갖다 줄까요?”

직원이 발목을 움직이려 했지만 확실히 심한 통증 때문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럼, 선생님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룸 안.

사람들이 서로 즐겁게 이야기하는 가운데 유독 세화만 정신이 좀 나간 듯했다.

혜진은 옆에 있던 세화를 째려보면서 목소리를 낮춰 주의를 줬다.

“너 아무 말도 안하고 뭐 하는 거야! 조금 있다 와인 도착하면 태진이에게 한 잔 권하고 그래, 알았지!”

“엄마…… 술 마시고 싶지 않아요.”

세화가 힘없이 항변했다.

“싫어도 마셔야지!”

이때 룸의 문이 열렸다.

“와인 가지고 왔습니다.”

“이동혁?!”

입구 맞은편에 앉아 있던 심장미가 깜짝 놀라며 일어났다.

모두들 놀라서 고개를 돌렸다.

“정신이 돌아오면 뭐 해? 하는 짓이 마음에 안 드는 건 여전해. 여기까지 쫓아오다니 말이야. 누가 너더러 여기 오라고 했어?”

혜진은 머리 끝까지 화가 났다.

말을 하고는 얼른 고개를 돌려 주태진을 쳐다보았다. 동혁이 와서 주태진이 화났으면 어쩌나 걱정이 되었다.

심장미가 냉소를 지으며 비아냥거렸다.

“당신 담도 크네? 엠파이어 호텔은 회원카드를 제시하지 않으면 들어올 수도 없어. 설마 직원으로 가장해서 몰래 들어온 거야?”

동혁이 고개를 저었다.

“초대받았어.”

세화가 의심스럽다는 눈빛으로 동혁을 보았다.

장미는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표정이다.

“누가 당신 같은 바보를 엠파이어 호텔로 식사 초대를 해? 이동혁, 정신이 아직 덜 돌아온 거지?”

주태진은 H시 소문난 바보 사위를 위아래로 훑었다. 완전 무시하는 눈빛으로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손을 휘저었다.

“됐어, 어떻게 들어왔는지 관심도 없어. 들고 있는 와인이나 내려놓고 빨리 나가.”

“이렇게 비싼 와인을 그렇게 들고 서 있으면 우리 보고 어떻게 마시란 거야?”

“그러게!”

동혁의 손에서 와인 두 병을 낚아챈 류혜진이 냉정한 얼굴로 말했다.

“당장 나가.”

누구에게서도 환영을 받지 못한 동혁은 고개를 돌려 세화에게 말했다.

“여보, 표범의 보스가 우리에게 사죄한다고 9층 엠퍼러 홀에 자리를 만들었어. 나하고 같이 올라 가자?”

이 말이 나오자, 삽시에 룸은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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