共有

33화. 한 땀씩

作者: 6jay
last update 公開日: 2026-11-03 21:00:00

서의는 달아나지 않았다.

축 늘어진 그의 팔을 제 어깨에 둘러 걸고, 허리를 받쳐 일으켰다.

사내 하나의 몸이 이리 무거운 줄 몰랐다.

담장 사이, 사람 하나 겨우 비집고 들 만한 틈으로 그를 반쯤 끌다시피 밀어 넣고, 서의는 제 몸으로 바깥을 막았다.

젖은 도포에서 번진 피가 그녀의 저고리 앞섶까지 배어들었다.

횃불이 골목으로 꺾어 들었다.

"하나 죽었다."

"계집은?"

"피가 이어졌다. 멀리 못 갔어."

담벼락을 훑으며 다가오는 불빛을 보며, 서의는 그의 옆구리를 감은 무명 위를 손바닥으로 눌렀다.

피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마저, 이 좁은 틈 안에서는 북소리처럼 크게 들렸다.

그의 숨이 그녀의 목덜미에 닿았다.

この本を無料で読み続ける
コードをスキャンしてアプリをダウンロード
ロックされたチャプター

最新チャプター

  • 전하, 이번엔 제가 버리겠습니다   34화. 띠 안쪽의 낙인

    서의는 대답하지 못했다.그 이름은 해령의 겨울, 불탄 거처 앞에 묻고 온 것이었다.죽은 의녀의 이름을 빌려 입은 뒤로, 누구도 그 무덤을 파헤치지 않았다.담벼락 앞에서 중전이라 부르던 이 사람조차.소맷자락을 쥔 손에서 힘이 빠지더니, 눈꺼풀이 도로 내려앉고 얕던 숨이 조금씩 길어졌다.그 손을 요 위에 내려놓지 못한 채, 서의는 등잔 심지가 다 탈 때까지 앉아 있었다.인시가 되기 전, 복내관이 어디서 구했는지 덮개 친 가마 하나를 사립문 앞에 댔다.궐 서쪽 작은 협문은 그 얼굴 하나로 소리 없이 열렸다.***"간밤 일은 기억나지 않는다."이현은 침전 보료에 비스듬히 기대앉아 있었다.낯빛은 종이처럼 희었고, 그녀 쪽으로는 눈길을 주지 않았다.대꾸 없이 열어젖힌 앞섶 안에서, 밤새 배어 나온 피로 무명이 뻣뻣하게 굳어 있었다.물에 적셔 불린 뒤에야 겨우 떼어 낼 수 있었다."열이 높으셨사옵니다. 기억이 흐린 것도 무리는 아니옵니다.""그렇겠지."7땀은 하나도 터지지 않았고, 붉게 부은 상처 가장자리에도 고름은 잡히지 않았다.그 위에 새 고약을 펴 바르고 새 무명을 감았다."하오면 소인이 아뢰겠사옵니다. 전하께서는 간밤에 칼을 맨몸으로 받으셨고, 쓰러지시면서 소인더러 도망치라 하셨사옵니다.""…….""소인이 도망

  • 전하, 이번엔 제가 버리겠습니다   33화. 한 땀씩

    서의는 달아나지 않았다.축 늘어진 그의 팔을 제 어깨에 둘러 걸고, 허리를 받쳐 일으켰다.사내 하나의 몸이 이리 무거운 줄 몰랐다.담장 사이, 사람 하나 겨우 비집고 들 만한 틈으로 그를 반쯤 끌다시피 밀어 넣고, 서의는 제 몸으로 바깥을 막았다.젖은 도포에서 번진 피가 그녀의 저고리 앞섶까지 배어들었다.횃불이 골목으로 꺾어 들었다."하나 죽었다.""계집은?""피가 이어졌다. 멀리 못 갔어."담벼락을 훑으며 다가오는 불빛을 보며, 서의는 그의 옆구리를 감은 무명 위를 손바닥으로 눌렀다.피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마저, 이 좁은 틈 안에서는 북소리처럼 크게 들렸다.그의 숨이 그녀의 목덜미에 닿았다.뜨겁고 얕았다.불빛이 틈 어귀에 걸렸다.한 걸음만 더 들어오면 끝이었다.딱, 딱, 딱-"거기 누구냐! 통금이 지났다!"큰길 쪽에서 딱따기 소리와 함께 고함이 터졌다.아까 그 순라군이 소란을 듣고 되짚어 온 모양이었다.횃불들이 일제히 꺼지고, 발소리가 골목 반대편으로 흩어졌다.서의는 한참을 더 그대로 서 있었다.순라군의 고함이 엎어진 시신 앞에서 멎고, 사람을 부르는 소리로 바뀔 때까지.피가 이어졌다던 말이 귓가에 남아, 서의는 장옷을 벗어 그의 허리에 한 겹 더 감고 끝을 제 손목에 감아 쥐었다.이제부터 떨어지는 피는 장옷이 먼저 받아야 했다.

  • 전하, 이번엔 제가 버리겠습니다   32화. 먼저 받은 칼

    칼끝이 살갗에 닿기 직전, 누군가 그녀의 손목을 낚아챘다.몸이 홱 돌아가며 단단한 가슴팍에 부딪혔다.코끝으로 침향이 밀려들었다.찌익-비단 찢기는 소리가 귓가에서 났다.그녀를 감싼 팔이 크게 떨렸고, 머리 위에서 낮은 숨이 끊어지듯 새어 나왔다.고개를 들자, 흰 도포에 흑립을 눌러쓴 사내가 보였다.갓 그늘 아래, 이를 악문 턱선이 어스름 속에서도 또렷했다."……전하."대답 대신 이현이 그녀를 담벼락 쪽으로 밀어 넣었다.등 뒤에 그녀를 감추고 돌아선 그의 손에, 도포 안에서 뽑아 든 환도가 들려 있었다.자객의 칼이 다시 내리꽂혔다.챙-쇳소리가 좁은 골목 벽에 부딪혀 날카롭게 튀었다.동궁 시절 활터에서 해가 지도록 시위를 당기던 손목은 칼을 받아 내면서도 흔들리지 않았다.다만 막아 낼 때마다, 왼쪽 옆구리께 도포 자락이 검게 젖어 들었다.다음 칼이 들어오는 순간 반걸음 파고든 이현의 환도가, 자객의 칼 밑을 미끄러져 들어갔다.억눌린 신음과 함께 자객의 무릎이 꺾였고, 검은 천으로 싼 얼굴이 흙바닥에 처박혔다."뒤에!"서의의 외침에 이현이 몸을 틀었다.골목 어귀를 막고 섰던 다른 하나가 어느새 그의 등 뒤까지 들이닥쳐 있었다.옆구리를 감싼 채 도는 걸음이, 반 박자 늦었다.생각보다 손이 먼저 나갔다.서의는 품에서 은비녀

  • 전하, 이번엔 제가 버리겠습니다   31화. 절 심부름꾼

    서의는 그 한 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꼭' 자의 마지막 획 끝에 먹이 동그랗게 뭉쳐 있었다.받아 적던 붓이 거기서 한참을 머뭇거린 자리였다.등잔 가까이 종이를 들자, 약재 냄새 아래로 다른 냄새가 묻어났다.향이었다.법당 기둥에 오래 배었다가, 종이를 펼칠 때마다 조금씩 풀려나오는 냄새.종이 결도 궐에서 쓰는 것과 달랐다.닥 껍질을 덜 걸러 거뭇한 티가 군데군데 박힌, 두껍고 거친 종이였다.산중 절에서 스님들이 손수 떠 쓰는 종이가 꼭 이랬다.금란의 보따리에서 나온 약재 꾸러미 하나를 집어 들어 싸 맨 종이를 풀자, 접힌 귀퉁이 안쪽에 엄지손톱만 한 붉은 인이 찍혀 있었다.인수당.10여 개의 꾸러미가 하나같이 같은 인을 품고 있었다.구리개는 혜민서 앞으로 약재상이 줄지어 늘어선 거리였다.보름이 멀다 하고 산길을 오르던 사람이, 그 길목에서 약을 짓고 갔다.위험한 곳에 혼자 가지 마라.처소 담벼락 앞에서 그가 어명이라며 붙인 조건이 귓가에 걸렸다.꾸러미를 도로 싸는 사이, 편전 서안 위 엎어진 팽이를 덮고 있던 손이 떠올랐다.이 종이를 들고 가면, 이것도 그 손바닥 아래로 들어갈 것이다.원자는 죽었다.그 한마디를 하던 얼굴에는 흔들림이 없었다.흔들림 없는 얼굴로 그녀를 등지고 전각을 나선 적이 있는 사람이었다.연이는 짚방석 위에서 여전히 잠들어 있었다.덮어 준 겉옷 아래로 동그랗게 웅크린 어깨가 숨결 따라 오르내렸다.

  • 전하, 이번엔 제가 버리겠습니다   30화. 감초 한 푼

    찻물이 식어 가는 소리마저 들릴 것 같았다.서의는 그 말을 끝까지 들었다.그 밤 "네가 했느냐"고 묻던 목소리보다도 차분하게, 한 글자도 떨리지 않았다."……그러하옵니까."서의는 다관을 들어 식은 찻잔을 비우고, 새 차를 따랐다.손이 떨리지 않았다.떨리지 않는 손을 내려다보며, 그녀는 제가 이 사람을 닮아 가고 있다고 생각했다."그 팽이는 증좌이옵니다. 검시실로 도로 가져가겠사옵니다.""이것은 짐이 둔다.""전하께서 판정에 손대지 않으시겠다 하셨사옵니다.""판정에는 손대지 않는다. 팽이에 손대는 것이다."서안 위 손을 거두지 않는 이현에게 더 청하지 않고, 서의는 다반을 거두어 일어섰다.문턱을 넘어 돌아서 문을 닫는 사이, 문틈으로 그가 보였다.팽이를 덮고 있던 손이, 그제야 조금 들려 있었다.엎어진 팽이 바닥을 내려다보는 그 등이 한껏 굽어 있었다.문이 닫혔다.밤이 깊어서도 의녀청 검시실에는 등잔불이 꺼지지 않았다.연이는 구석 짚방석 위에 새우처럼 웅크린 채, 새근새근 잠들어 있었다.먼저 가라고 3번을 일렀는데, 시신 곁에 스승님 혼자 두고는 못 간다며 기어이 버틴 끝이었다."의녀."문간에 선 허진은 의금부 복색 소매에 먹물이 튄 채, 옆구리에 두툼한 장부 한 권을 끼고 있었다."약재고 출납부를 빌려 왔소. 비상 1냥이 나간 줄, 출납 서명 칸이 또 칼로 긁혀 있더이다."장부를 받아 등잔 아래 펼치자, 이름이 있어야 할 자리가 하얗게 일어나 있었다.손톱으로 눌러 보아도 보풀은 눕지 않았다.눈을 감자, 승정원 문서고에서 달빛 아래 펼쳐 두었던 출납부가 되살아났다.폐위 교지 초안을 올린 자의 이름 칸에서 손가락에 걸리던 보풀이, 그 결 그대로 떠올랐다."칼끝이 왼편에서 들어가, 획 끝에서 위로 들리며 빠졌사옵니다. 그래서 오른편 끝에만 종이가 뜯겨 말려 올라가 있사옵니다."허진이 등잔 곁으로 몸을 숙였다."……정말 그렇군. 그런데 그걸 어찌 그리 단번에 보오?""전에 같은 결을 본 적이 있사옵니다. 어디서인지

  • 전하, 이번엔 제가 버리겠습니다   29화. 원자는 죽었다

    "스승님, 뭐라고 쓰여 있어요?"고개를 들이미는 연이 앞에서, 서의는 팽이를 손바닥 안에 접어 쥐었다."……아무것도. 흠집이다."팽이를 무명에 다시 싸 소매 깊숙이 넣었다.손이 떨리지 않도록, 손목에 힘을 주었다.'아직이야.'꺾이려는 무릎을 버티며, 서의는 금란의 굳은 손을 붙잡았다.죽은 이의 손이, 산 사람의 손보다 단단했다.'아직은 무너지면 안 돼.'"시신을 의녀청 검시실로 옮기거라. 표주박과 보따리도 함께. 내 눈앞에서 하나도 흘리지 말고."군사들이 들것을 펴는 동안, 서의는 협문 앞 흙바닥을 살폈다.금란이 쓰러진 자리에서 협문까지는 이슬 젖은 흙바닥 위로 10걸음 남짓이었다.몇 걸음만 더 갔으면, 금란은 궐 밖 길 위에서 쓰러졌을 것이다.궐 밖에서 죽은 나인은 궐의 검험을 거치지 않는다.길에서 객사한 나인으로 적히고, 보따리는 길바닥 누군가의 손에 들어갔을 터였다.독을 탄 손이 셈한 것보다, 비상이 조금 빨리 돌았다."연이야.""네, 스승님.""오늘 본 팽이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 금란이 조카에게 주려던 것이다. 그리 알거라."눈을 끔뻑이는 연이의 얼굴에 무언가 더 묻고 싶은 기색이 어렸지만, 서의의 얼굴을 보더니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들것이 검시실 문턱을 넘기도 전에, 낯익은 짤랑거림이 회랑 끝에서 다가왔다."비상 중독이라지. 약재고 비상이 빈 일과 엮인 시신이니, 내의원이 거두어 가겠네."남궁도가 하리 2명을 앞세우고 웃으며 섰다.서의는 들것 앞으로 나서서, 소매에서 상아 패를 꺼내 들었다."검안 차비이옵니다, 나리. 이 시신의 검안이 끝나기 전에는 누구도 손대지 못하옵니다."남궁도의 눈이 패 뒷면의 어압에 닿았다.웃음은 그대로였는데, 열쇠 꾸러미를 쥔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솟았다."……전하께서 귀한 것을 내리셨구먼."하리들에게 턱짓하고 돌아서기 직전, 남궁도의 눈이 들것 끝에 얹힌 금란의 보따리에 한 번 닿았다가 떨어졌다.검시실에서 서의는 검안서를 써 내려갔다.침방 나인 금란,

続きを読む
無料で面白い小説を探して読んでみましょう
GoodNovel アプリで人気小説に無料で!お好きな本をダウンロードして、いつでもどこでも読みましょう!
アプリで無料で本を読む
コードをスキャンしてアプリで読む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