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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같은 도깨비 같으니라고(3)

مؤلف: 밍토리
last update تاريخ النشر: 2026-04-06 18:03:32

얼마나 배가 고팠던건지 벌써 밥 세공기째 비워내는 현빈을 보며 소하는 입을 떡 벌리고 있었다.

흥신소에서 이 덩치 큰 사내를 굶기기라도 하는걸까?

소하는 밥 한 수저를 입에 넣으려다 말고 복스럽게(아니 거의 무식하게) 밥을 먹어 치우고 있는 현빈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어이 도깨비씨. 밥만 먹지 말고 아까 말한 부적 이야기좀 해봐요. 중대한 이야기라면서요"

현빈은 볼때기가 터져라 밥을 쑤셔 넣으며 웅얼거렸다.

"밥 먹을때는 개도 안건들인다고 했거든? 내가 도깨비라고 해서 예외라 생각하지마"

"근데 설마 흥신소에서 굶겨요? 뭐 이렇게 전투적으로 먹는거야..."

"아니! 나 원래 이것보다 더 많이 먹는데. 오늘은 삐삐 생각해서 조금만 먹으려고"

소하가 한숨을 쉬며 젓가락을 내려놓다가 저번부터 자신을 '삐삐'라고 부르는 것이 문득 궁금해졌다.

"근데 저번부터 나한테 삐삐라고 하는데 도대체 무슨 뜻이에요? 뭐 말괄량이 삐삐 이런건가?"

그 말에 현빈이 숟가락질을 멈추고선 피식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묘한 웃음소리에 소하는 기분이 급격히 껄쩍지근해졌다.

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아니 저번에 나 인형이었을때 니가 나 꽉 안아줬잖아. 그때 그 느낌이...아마도...비..커...ㅂ.."

"야이씨 변태 도깨비야!!!!!!!!!!"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소하는 들고 있던 숟가락을 현빈의 머리를 향해 힘껏 휘둘렀다.

"으아아악!! 잘못했어!! 미안!! 으악!! 아파!!"

"죽어봐라 이 변태 도깨비!!! 어디서 그런 소리를 지껄여!!"

무차별적인 숟가락 폭행에 식당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한참을 숟가락으로 두들겨 맞은 현빈은 결국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 쥐고선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덩치는 산만한 놈이 애처럼 우는 꼴을 보니 소하는 오히려 자기가 당황스러워졌다.

"이렇게 힘센 인간 여자는 처음이야...흐어어엉..."

"아니...아니 왜 울어요! 아 진짜 미치겠네"

"흐어어엉...무서워..삐삐 무서워..."

"뚝! 도깨비씨 뚝! 이제 안때릴께요 됐죠?"

소하의 당황섞인 달램에도 현빈은 식당이 떠나가라 엉엉 울어댔고, 주변 손님들의 시선이 따갑게 꽂혔다. 결국 소하는 마치 어린아이를 달래듯 현빈의 옆으로 다가가 넓은 등을 토닥여야 했다.

"아이고 착하지! 울지마요. 내가 미안해요"

그제야 울음을 멈춘 현빈이 코를 훌쩍거리며 슥 눈물을 닦았다.

"그럼 메밀묵 사줘 삐삐야"

"아씨 그놈의 삐삐!!!"

"흐어엉..봐봐 또 화내 무서워 흐어어어"

"알았어요 알았어! 메밀묵? 오케이 잠깐만 기다려요"

결국 소하가 시골 시장을 이 잡듯 뒤져 겨우 찾아낸 메밀묵을 현빈의 손에 쥐여주고 나서야 식당안은 평화가 찾아왔다. 묵을 냠냠 받아먹는 현빈을 보며 소하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아니 무슨 도깨비가 이렇게 눈물이 많아요?"

"도깨비는 원래 마음이 약하거든? 장난을 좀 좋아해서 그렇지... 우리가 그렇게 나쁜 존재는 아니라구~ 오히려 우리는 내쫓는 인간들이 더 무서워 알아?"

촉촉히 젖은 눈망울로 코를 훌쩍이며 말하는 현빈을 보며 소하는 조금은 인간의 형상을 한 이 존재에 대해 궁금해졌다.

"근데 도깨비면 그 방망이 있어요? 금 나와라 뚝딱 그런거"

"있었었어"

"에이.. 그럼 지금은 없다는거네? 아깝다.. 구경이라도 해보려고 했는데. 근데 왜 없어요?"

"뺏겼어 사자한테"

"사자? 으르렁 사자요? 라이언"

소하의 물음에 현빈이 어이없다는 웃음을 지었다.

"설마 동물의 왕 사자겠냐구..."

"헐 그러면...저승...사..자..?"

저승사자라는 단어가 나오자마자 현빈이 메밀묵을 먹다 말고 몸을 떨며 진저리를 쳤다.

"으으... 얘기도 꺼내지마. 그 악독한 사자 생각만 해도 소름 돋으니까"

그런 현빈을 보던 소하의 시선이 식당 구석의 낡은 TV로 향했다.

한창 미스테리 현상을 취재하는 프로그램이 나오고 있었다. 귀신이 보이기 전까진 흥미진진하게 봤던 프로그램인데,

지금 그저 밥맛 떨어지는 광경일 뿐이었다.

[ 이곳은 재개발 지역으로 선정된 마을입니다. 그런 재개발이 결정된 직후부터 해괴하고 무서운 일들이 일어난다는데요....... ]

화면 속에는 아까 보았던 그 거대한 나무와 마을 풍경이 비치고 있었다.

소하가 홀린 듯 화면을 보고 있는데 메밀묵을 해치운 현빈이 벌떡 일어섰다.

"이제 서울 가자!!"

***

흥신소 앞까지 데려다 달라는 현빈의 부탁에 소하는 찜찜한 기분으로 서울까지 현빈과 함께 왔다.

거절하고 싶었지만 거절했다간 또 저 덩치큰 사내가 이번엔 길바닥에서 빽빽 울어댈것 같았기에 어쩔수 없었다.

"고마워 삐삐! 넌 참 착한 인간인것 같아"

차 문을 열고 내리려던 현빈의 팔을 소하가 다시 급히 붙잡았다.

"이봐요 도깨비씨! 부적 얘기 안해줄거에요? 아까부터 계속 딴소리만해서 까먹을뻔했네!"

"아 맞다! 지금 몇시야?"

"여섯시 다 되어 가는데요??"

현빈이 갑자기 세상에서 가장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소하를 쳐다보았다.

"헤헤..그 부적 말이야. 딱 48시간 짜리래. 그러니까...음... 조금있으면 결계가 풀려서

귀신들이 막 몰려올꺼야"

"뭐라고요?! 아니 그걸 왜 이제 말해요!"

"내가 그런거 아니다! 그 못된 인간 둘이 짠거지! 아무튼 난 말했다?"

현빈이 내빼려하는데 소하가 갑자기 '꺅!' 하며 비명을 지르며 그의 팔목을 낚아챘다.

덕분에 현빈은 다시 한번 조주석에 털퍼덕 주저 앉았다.

헌데 현빈의 팔을 잡고 있는 소하의 손이 사시나무 떨리듯 떨리기 시작했다.

"삐삐...괜찮아?"

눈물이 그렁그렁한 그녀의 시선이 차창 밖, 어두워진 골목길의 전신주 아래를 향했다.

"풀렸나봐요....결계....귀신들....저기....오는데...?"

골목 구석에서 입을 기괴하게 찢으며 다가오는 그림자들.

부적의 빛이 바래는 순간 기다렸다는듯 몰려드는 원혼들의 기운에 소하의 눈에선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런 소하의 모습에 현빈 역시 짧게 굵게 외쳤다.

"오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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