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속으로는 영 찜찜했지만,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기사님들.”
“안녕하세요. 엘리 양이시죠?”
“네.”
“들어가시면 됩니다.”
기사가 현관문을 열어 주었다. 나는 가볍게 목례한 뒤 별관 안으로 들어섰다.
쿵.
등 뒤에서 묵직하게 문이 닫히는 소리가 울렸다.
이상할 만큼 섬뜩한 소리에 고개를 기울이다, 닫힌 문을 한 번 돌아보고는 짧게 숨을 내쉬었다.
‘별거 아니야.’
애써 그렇게 생각하며 1층 내부를 훑었다.
창문을 통해 아침 햇빛이 길게 스며들었고, 정갈하게 꾸며진 중정이 한눈에 들어왔다.
정면에는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두 개로 나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옆 벽을 길게 덮은 고풍스러운 태피스트리.
나는 모르게 걸음을 늦췄다.
‘저거…….’
이상하게 익숙했다.
어디서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내 착각이겠지?
저벅.
위층에서 묵직한 구두 소리가 울렸다.
저벅.
규칙적인 소리가 가까워지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들었다. 계단 위, 거대한 태피스트리 앞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검은 정장 바지와 긴 재킷.
금빛과 붉은빛의 자수가 선명하게 박힌 옷자락.
그리고 그 위로 보이는 익숙한 금발과 붉은 석류석 같은 눈동자.
그가 아래에 선 나를 내려다보며 환하게 웃었다.
그 얼굴을 알아본 순간, 머리끝부터 차가운 얼음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온몸이 굳었다.
환상인가?
내가 미쳤나?
저 새끼를 왜 여기서 보지?
즐거움이 묻어나는 목소리가 위에서 떨어졌다.
“어서 와. 나의 엘리.”
분명 감미로운 목소리였는데, 세이렌의 노랫소리처럼 서늘하게 들렸다.
“…….”
나는 눈을 깜빡이며 그를 올려다봤다. 그 순간, 잊고 있던 목소리가 머릿속을 스쳤다.
[다시 만났네. 내 진짜 이름은 로이드 리하르텐. ]
……리하르텐.
미친.
리하르텐이었어?!!
나는 반사적으로 한 걸음 물러섰다.
“미친!”
곧장 몸을 돌려 현관으로 달렸다. 손잡이를 잡아당겼다.
한 번.
다시 한번.
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봐요! 문 좀 열어 봐요!”
쾅쾅 문을 두드렸다.
“하하하.”
뒤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지나치게 즐거워 보여 오히려 소름이 끼쳤다.
“정말 넌 내 예상을 벗어나.”
구두 소리가 한 계단씩 아래로 내려왔다.
“하지만 내 계산 범위 안이어서 다행이야. 엘리.”
나는 홱 돌아 그를 노려봤다.
“미친 새끼! 아직도 기억하고 있냐!”
“그걸 어떻게 잊어.”
내가 현관문을 잡아당기는 모습을 즐겁다는 듯 붉은 눈이 나를 향한 채 가늘게 휘었다.
“첫 순정을 가져간 여자를 잊을 수 있어?”
나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미친놈…….’
내가 가져갔니? 니가 가져갔잖아!
“난 못 잊거든.”
한 걸음.
그가 계단을 내려왔다.
“토벌 중에도 계속 생각나서, 차라리 강제로 데려올 걸 싶었지.”
붉은 눈동자가 천천히 휘었다.
“그 쫀득한 감촉이랑 네 신음이 아직도 날 미치게 하는데.”
또 한 걸음.
“내가 누구를 찾겠어?”
나는 더 듣지 않고 1층 반대편으로 내달렸다.
‘창.’
분명 밖에서 봤다. 어딘가에는 나갈 수 있는 창이 있을 거다.
로이드가 1층까지 내려오기 전에 가장 멀리 보이는 문을 열어젖혔다.
작은 응접실이었다.
큰 창 너머로 바깥 정원이 선명하게 보였다.
“됐다.”
나는 곧장 창가로 달려가 창문을 열었다.
몸을 내밀려던 순간.
턱.
어깨 앞이 무언가에 막혔다.
“뭐야?”
손을 뻗었다. 아무것도 없는 허공인데, 손끝이 투명한 벽이 세워진 것처럼 나아가지 않았다.
“……결계?”
미친.
진짜 미친 거 아냐!
왜 이런 쓸데없는 데서 재능을 발휘하는 건데!
나는 옆 창문까지 달려가 열어 봤다. 똑같았다. 그다음 창도 마찬가지였다.
‘혹시…….’
시선이 탁자 위 화병에 멎었다.
나는 곧장 화병을 집어 창밖으로 내던졌다.
화병은 아무런 저항 없이 밖으로 빠져나갔다.
와장창!
화단 위에서 산산조각이 났다. 나는 그 광경을 멍하니 바라봤다.
“그럼…… 사람만 못 나가는 거야?”
진짜 미친 새끼 맞잖아!
“하하하하.”
등 뒤.
문밖에서 웃음소리가 아주 가까웠다.
“엘리.”
나는 천천히 몸을 돌렸다.
“이런 식으로 나를 흥분시켜 주는 거야?”
갑작스러운 그의 혀가 질구를 훑더니 안으로 파고들었다. 입구 가까이에 있던 예민한 살을 집요하게 헤집자, 무언가를 쏟아내고 싶은 감각이 가득 차 올랐다. “하아앙!! 로…이!! 나와... 나와..!!”그는 멈추기는커녕 안을 게걸스럽게 비벼대다 입으로 강하게 빨아당겼다.차곡차곡 쌓여있던 쾌감이 한꺼번에 터졌다.“흐아아앙!!”분수처럼 애액이 쏟아지자, 로이드는 입을 더 크게 벌려 빨아들였다.츄웁 츕츕민감해진 몸이 움찔하며 들썩였다. 그가 제 손으로 허벅지를 단단히 짓눌렀다.도망치지 못하게 붙잡아 놓은 채 혀끝으로 다시 그곳을 집요하게 비볐다. 마치 애액이 쏟아지게 하는 열림 장치라도 찾을 것처럼.그의 혀가 닿아 비벼대기만 해도 아래에서는 또다시 액이 흘러나왔다.한 차례 크게 쏟아낸 뒤로 숨이 할딱거렸다. 눈앞이 흐릿할 정도로.그의 입에 미처 닿지 못한 애액은 아래로 흘러 짙은 남색 소파를 어둡게 물들였다.“얼마나 이게 그리웠는데.”거칠게 숨을 내쉰 로이드가 마침내 몸을 일으켰다. 다리 사이에 그의 얼굴이 멀어지고, 대신에 단단하게 솟은 그의 것이 눈앞에 들어왔다.로이는 제 좆머리를 아직도 부족하다며 벌름거리는 질구 앞에 가져다 톡톡 두드렸다.‘일부러야.!’틈이 그의 단단한 것과 맞닿을 때마다 움찔했다.“한 번에 뚫어줄까?”선단이 질척이는 입구를 툭 건드렸다.“ 천천히 해줄까?”“클린부터!”로이드가 가볍게 웃더니 손가락을 튕겼다. 이내 아래의 음부가 말끔히 씻어 낸 듯한 개운함이 느껴졌다.“어차피 내가 원하는 대로 안 해줄 거잖아.”“아니지. 결국엔 해주잖아.”그는 태연하게 대꾸했다.“천천히 해 줘. 오랜만에 넣는 거란 말이야.”“천천히?”맑은 액을 토해낸 굵은 좆 머리로 날개살 사이를 갈랐다. 그는 일부러 위로 느릿하게 쓸어 올렸다. “읏!!”딱 들어올 것처럼 굴면서 계속 겉만 건드렸다.‘얄미워.’그의 여유로운 얼굴을 보자, 괜히 입
로이드의 입술이 내 입술을 거칠게 삼킬 듯 덮었다. 아랫입술을 강하게 빨아당기자 아프기까지 했다.“난 그 오두막집에서도, 널 볼 때마다 욕심이 커졌지.”“……”“곁에 있으면 좋다가도 해마다 더 탐이 나는 널 볼 때마다 미치겠더라고.”붉은 눈이 느릿하게 휘었다.“그래서 기껏 남자에 대해 가르쳐 줬더니 도망가는 건… 아니지.”“로이드!”당황해 벌어진 입술을 그가 다시 삼켰다. 혀가 비집고 들어와 잇몸을 쓸었다. 그동안 그에게 학습된 몸이라 그런지, 내 몸은 그를 반기며 쉽게 열었다. 도톰한 혀가 입 안을 헤집으며 입천장과 잇몸을 집요하게 비볐다.질척이는 소리가 귓가에 선명할수록 다리 사이는 간질거렸다. 젖어 든 그곳을 나도 모르게 허벅지로 꼼지락거렸다.“하아…엘리.”겨우 떨어진 입술 사이로 열기에 취한 그의 목소리가 흘렀다.“엘리. 오늘 언제까지 할 수 있어?”“몰라.”“아직도 가르칠 게 많아….응?”붉은 눈이 발정 난 짐승처럼 탐욕스럽게 번뜩였다.몸이 움찔하며 가랑이 사이가 더 젖었다. 숨기고 싶었는데 그것조차 이미 들킨 뒤였다.로이드의 한쪽 무릎이 내 허벅지 사이로 들어와 속옷 위를 지그시 눌렀다. “기대했어? 벌써 젖네.”낮게 웃던 로이드의 입술을 목덜미로 내려갔다.그와 동시에 머리 위에 붙잡혀 있던 두 손목이 풀려났다. 로이드는 거추장스럽게 남아 있던 하녀복을 난폭하게 찢어 벌렸다. “로이드!”“사람 환장하게나 만들고.”“……짐승.”나는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돌렸다. 그의 낮은 웃음소리가 들렸다.“응. 둘 다 짐승이 되는 거지. ”뜨거운 혀가 목덜미를 훑고 쇄골을 따라 내려갔다.“발정이 나서 흘레붙는 짐승.” 들썩이는 젖가슴을 움켜쥔 그의 손끝이 달랑달랑 튀어나온 유두를 꼬집었다.“으읏!!!”쇄골을 혀로 핥아대자, 다리 사이의 보지가 젖으면서도 더 큰 자극을 찾는 듯 조이다 풀렸다.몸이 얄밉게도 그를 더 갈구하게 했다.
“그때?”“그래서 조금이라도 빨리 오려고 마법을 쏟아부었거든. 다른 이들은 며칠 더 걸릴 거야.”“결국 탈영이네. 군령대로라면 다 같이 복귀해야 하는 거 아니야?”“아니.”로이드는 태연하게 대답했다.“내 몫은 전부 끝냈거든. 황제에게 전권을 위임하고 온 거야.”황제라는 이름이 나오자, 순간 몸이 굳었다. 그걸 놓칠 로이드가 아니었다.“왜? 그 자식이 그리워?”“로이드!”“난, 네 오빠로 지냈지만, 그 녀석은 처음부터 남으로 만났잖아.”“너도, 솔직히 오빠는 아니었지. 먹튀 했으면서…”“먹튀?”로이드가 소리 내어 웃었다.“ 하하하.”곧장 얼굴이 가까워지더니 그의 입술이 내 입술을 내리눌렀다. 짓누르듯 맞닿은 입술 사이로 아랫입술을 가볍게 깨물어 오는 감각이 너무나 또렷했다.“넌, 내 첫정을 먹튀 하려 했고.”나는 그를 째려봤다.“누가 먹튀를 !”그의 손끝이 빠르게 움직였다. 그 많던 단추들이 어느샌가 하나씩 풀렸다.“잠깐!”앞섶이 벌어지며 하얀 브래지어가 훤히 드러났다. 나는 황급히 옷자락을 모아쥐었다.로이드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조금 사라졌다.“방금까지도 도망칠 궁리했으면서.”“당연하지. 원래대로라면 토벌 기간 네가 안 와야 하니까.”“어. 그래서 왔지.”“뭐?”“고양이가 집 나가면 바로 잡아 와야 하거든.”“!”로이드는 앞섶을 움켜쥔 내 손을 낚아챘다.“안 그럼, 영영 잃어버리지. 아니면….”다른 손까지 한데 모아 머리 위로 밀어 올렸다. 두 손목이 그의 손에 붙잡혔다.“다른 주인의 손을 타거든.”가려두었던 앞섶이 다시 힘없이 벌어지며, 아찔하게 깊게 파진 가슴골 윤곽이 그대로 드러났다.“내가 왔으니, 이젠 그 계약은 종료.”“아니지, 이건 불공평해!”나는 이를 악물고 그를 노려봤다.“처음부터 계약이란 게 공평한 건 아니지.”“내가 여기에 있다는 거 이미 알고 있었으면, 커닝한 거나 다름없잖아.”“…이미 너에게 내 성을
“네에, 네에. 로이드님 우쭈쭈 잘나셨죠.”나는 고개를 홱 돌려, 그의 시선을 피했다. 그 순간 뜨거운 숨이 목덜미에 닿자, 몸이 움찔하며 굳었다. 몸이 기억하고 있자, 나는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입술이 느리게 내려앉고, 촉촉한 혀끝이 부드럽게 살결을 가볍게 훑었다. “읏!”목덜미를 스친 감각에 어깨가 움찔했다. 놀라 고개를 돌리자, 그가 바로 앞에서 태연히 웃고 있었다. “이제 내려가.”내 말에 의외로 로이드가 순순히 몸을 옆으로 비켜 주었다. 그게 더 수상했다. 나는 재빨리 몸을 일으켜 문 쪽으로 슬쩍, 아주 잠깐 바라봤다.아차….다시 시선을 그에게 향하자 로이드가 아찔할 정도로 환하게 웃고 있었다.본능적으로 뒤로 주춤하자, 그의 팔이 내 허리를 휘감았다. “아니,”몸이 가볍게 들렸다. 짐짝처럼 그의 옆구리에.‘사람으로 안 보지.’“어딜 그렇게 급하게 가려고, 내 하얀 고양이님께서는.”그는 낮게 웃음을 흘리며 그대로 소파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엘리….”여전히 마음이 풀리지 않은 나는 아랫입술을 살짝 내민 채, 고개를 돌려 그의 시선을 피했다.로이드가 소파에 앉으며 제 허벅지 위에 자신을 마주 보도록 나를 내려놓았다. 양다리를 벌린 채, 그의 허벅지 위쪽, 골반까지 끌어당겼다. 그 순간 하녀복 아래로 단단하게 솟은 기둥의 형체가 선명하게 느껴졌다.마치 내가 그의 흥분된 XX 위를 깔고 앉은 자세.‘미쳤어!’언제 또 이건 이렇게 커진 건데!.이대로 잡혀 있으면 정말 밤새 아래에 있는 흉흉한 것을 계속 삼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아래가 움찔움찔하였다.‘이 몸뚱아리는 내가 주인인데 왜 저놈을 주인으로 아는지.’그가 눈치채기 전에 황급히 그의 품에서 빠져나가려고 몸을 비틀었다.그 순간 로이드의 표정이 굳더니 내 허리를 붙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잠깐, 로이-” 조각 같은 로이드의 얼굴이 내 얼굴에 닿을 듯 내려오는 동시에 내 몸은 그에게 밀려 푹신
“네 보지가 얼마나 내 좆을 좋아하는데. 그걸 알면서 도망쳐?”미친 새끼 그건 네가 만들었잖나.그러게, 그때 어쩐지 쉽게 제안하는 걸 무는 게 아니었어.방 안을 일부러 서성이던 구두 소리가 문득 멎었다. 나는 옷장 안에서 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였다.잠시 뒤, 로이드의 목소리가 낮게 가라앉았다.방금까지의 묻어나던 웃음기도 거짓말처럼 사라졌다.“엘리…. 정말 내가 싫어?”애절함이 묻어나는 그의 목소리에 입술을 깨물었다.싫은 건 아냐.오히려 얼굴이 내 취향 이상인 걸.인형처럼 예쁘장하니 환상 같거든.내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멋지게 자랐어. 오빠는….“…그럼, 내가 마음에 안 들어?”애처로운 목소리가 옷장 앞에서 들렸다.너랑 나는 다르잖아.이제…산골에 틀어박혀 같이 살던 오빠가 아니잖아.넌 고귀한 공작가의 자제이고, 난 그냥 평민인걸.힘없고, 돈이 궁한 그저 그런 평범한 소시민.목 안쪽이 뜨끈한 덩어리를 내놓을 것 같아, 입술을 더 바짝 깨물었다.그런데 그 이상을 어떻게 바래.사는 세계가 다른데….엄마가 그러셨단 말이야. 그러면 가랑이가 찢어진댔어.‘그리고 이제 예쁜 약혼녀도…생긴다면서.’내가 필요 없잖아.나는 그저 이 폭풍이 조용히 지나가길 기다렸다.그러다 보면 제풀에 꺾여 로이드도 포기할 테니까.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너무 조용해서 오히려 불안해질 정도였다.그때.“윽!!”쿵!무언가 무겁게 쓰러지는 소리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그 소리에 놀란 내 심장이 세차게 뛰었다. ‘로이?!’머릿속에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진 로이드의 모습이 그려졌다.설마 토벌에서 마력을 무리하게 쓰고 바로 온 거야?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생각 할 틈 도 없이 옷장 문을 열어젖혔다.바닥에 흐트러진 황금 머리카락을 보자 다른 것은 생각나지 않았다.“로이드!”나는 곧장 달려가 그의 곁에 무릎을 꿇었다.떨리는 손으로 그의 상체를 일으켜 그대로 품에 끌어안았다.“로…이드? 로이오빠
1층에 그가 내려왔는지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소파 뒤로 가서 숨어들어, 신고 있던 신발부터 벗었다. 신발을 곁에 끌어안고 몸을 최대한 웅크리고, 헉헉대는 거친 숨을 바짝 억눌렀다. 달깍.손잡이가 돌아갔다.문이 열리자, 나는 숨을 죽인 채 간절히 기도든 애원이든 뭐든지 누구에게든지 속으로 빌었다.‘저 미친놈 좀 그냥 지나가게 해주세요.’토벌이 왜 이리 일찍 끝나?분명 1년 이상 아니었어?’마물의 씨가 말랐나. 이렇게 빨리 끝났다고?‘설마 미친놈이 탈영했나?’충분히 할 수 있지.탁.문이 닫혔다.저벅저벅. 천천히 걸어 들어오는 구두 소리에 침조차 삼키지 못하고 얼음처럼 굳어 있었다.그런데 심장이 너무 크게 뛰었다.이 소리 때문에 들키는 거 아냐?***방에 들어선 순간, 로이드는 쉽게 알아챘다.자신의 은색 고양이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저 소파 뒤겠지.’그래도 그는 모른척했다.‘바로 찾으면 의미 없잖아.’기껏 도망치는 중이었으니, 이번에도 도망칠 수 있다고 믿는 게 훨씬 좋은 그림이 나올 것 같았다.덫 인줄도 모르고 저 스스로 케이지로 들어오도록. 로이드는 소파 뒤를 힐끗 보고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창가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저벅. 저벅구두 소리가 소파에서 점점 멀어졌다.***처음엔 들킨 줄 알았다. 그런데 구두 소리가 다행히도 점점 멀어졌다.‘창가로 가는 건가?’아까 열어 둔 창문 두 개가 떠올랐다. 다행이다‘창문을 열어두어서.’나는 소파 끝으로 슬며시 고개를 내밀었다. 로이드가 창가 쪽에 서서 밖을 보고 있었다.지금이다.신발을 한 손에 쥐고 몸을 낮춘 채 살금살금 소파 뒤를 빠져나왔다.심장이 튀어 나갈 듯 미치게 뛰었지만, 조용히 움직였다. 한 걸음, 또 한 걸음.“얌체 고양이가 문을 열었나?”움찔. 순간 몸이 굳었다. 이를 악물고 다시 움직였다.“ 내 허락 없인 밖으로 향할 수 없을 텐데.”문이 가까워졌다. 조금만 더.손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