ログイン84화 몰락(2)강민우는 푸른색 수의를 입은 채 넋이 나간 얼굴로 의자에 앉아 있었다. 가슴팍에 적힌 수인 번호 '4028'. 그것이 현재 그의 유일한 이름이었다.머리는 덥수룩하게 자랐고, 얼굴은 반쪽이 되어 있었다. 눈 밑에는 짙은 다크서클이 내려앉아 있었고, 손톱은 초조함에 다 물어뜯어 피가 맺혀 있었다."4028번. 접견."교도관의 무뚝뚝한 부름에 민우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유라인가? 아니, 유라 그 미친년도 옆 사동에 갇혀 있을 텐데. 그럼 변호사? 그래, 국선 변호사가 항소심 준비 때문에 온 걸 거야.'
83화 몰락(1)검찰청에서의 살벌한 대질심문이 끝난 지 일주일 후.서그룹의 오너 일가가 연루된 초대형 스캔들은 대한민국의 경제 경제 면을 도배하며 핵폭탄급 파장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 파편의 한가운데, 가장 먼저 잿더미가 된 것은 바로 강민우의 벤처기업 '이노베이션 테크'였다.[속보] 한국거래소, '이노베이션 테크' 상장 폐지 최종 결정… 코스닥 퇴출 확정! [단독] 강민우 대표, 서그룹 횡령 공모 및 페이퍼 컴퍼니 설립 혐의로 구속 수감. 회사 부채만 500억 육박!오전 10시. 태경의 저택 거실.지안은 태블릿 PC에
82화 배신(2)대검찰청 제1종합조사실.넓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강민우와 서유라가 마주 앉았다. 두 사람의 손목에는 여전히 무거운 수갑이 채워져 있었다.서로의 얼굴을 마주한 순간, 실내의 온도가 영하로 떨어지는 듯했다.검사가 가운데 앉아 서류를 펼쳤다."양측의 진술이 완전히 엇갈리고 있습니다. 강민우 피의자는 서유라 씨가 주범이라 주장하고, 서유라 피의자는 강민우 씨가 모든 것을 기획했다고 주장하네요. 자, 대면한 자리에서 확실하게 가려봅시다."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서유라가 침을 튀기며 기선제압에 나섰다."강민우 이
한편, 취조실 옆에 위치한 비밀 모니터링 룸.매직 미러(한쪽 방향에서만 보이는 유리) 너머로 두 사람이 서로를 물어뜯는 꼴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이들이 있었다.서지안과 차태경이었다.태경의 인맥 덕분에 검찰청 고위 관계자의 묵인하에 이 추악한 진흙탕 싸움을 직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스피커를 통해 흘러 나오는 민우와 유라의 악에 받친 고함소리를 들으며, 지안은 와인 대신 준비된 따뜻한 차를 한 모금 마셨다."어쩜 저렇게 한 치의 오차도 없을까."지안이 핏, 하고 차가운 비웃음을 흘렸다."전생에서도 저랬지. 조금만 불리해지
81화 배신(1)대검찰청 반부패수사부 제3조사실.차가운 형광등 불빛이 사방이 막힌 방안을 창백하게 비추고 있었다. 책상 하나를 사이에 두고 찌든 담배 냄새와 무거운 정적이 감돌았다.강민우는 수갑을 찬 손을 덜덜 떨며 생수병을 붙잡았다. 물을 마시려 했지만, 손이 너무 떨려 물방울이 그의 죄수복 깃 위로 볼품없이 흘러내렸다.그의 맞은편에 앉은 검사가 차가운 눈빛으로 서류 조사를 검토하며 대포폰 통화 녹취록과 이중 장부 사본을 툭 던졌다.탁."강민우 씨. 서유라 씨와 공모해서 서그룹 자금 1,100억 원을 횡령하고 스위스 페
"크윽…… 젠장, 존나 꽉 조이네. 씨발, 미치겠어."태경의 턱관절이 도드라지며 짐승 같은 신음을 토해냈다.퍽! 퍽! 퍽! 퍽!살과 살이 가차 없이 충돌하는 마찰음이 라운지 안에 폭발적으로 울려 퍼졌다. 태경은 지안의 골반을 꽉 움켜쥐고 미친 듯이 피스톤 질을 가속했다.찌우걱, 찌걱!"아아! 아앗! 너무 커…… 하앗! 태경 씨, 깊어, 너무 깊어요, 흐아앙!"지안의 머리가 소파 쿠션에 깊게 파묻혔다. 흔들리는 반동에 맞춰 젖가슴이 출렁거렸고, 붉은 립스틱은 이미 번질 대로 번져 있었다."하아, 하아…… 넌 평생 내 거야
오후 5시. 한남동 저택의 드레스룸.전면 거울 앞에 선 지안은 자신의 모습을 가만히 응시했다. 최고급 실크 소재로 맞춤 제작된 검은색 홀터넥 드레스. 등선이 허리선까지 깊게 파여 매끄러운 척추 라인이 고스란히 드러났고, 걸음을 옮길 때마다 깊게 트인 슬릿 사이로 하얀 허벅지가 아슬아슬하게 비쳤다. 우아하면서도 지독하게 관능적인, 그야말로 완벽한 사냥꾼의 차림새였다."수고하셨어요. 나가보세요."지안의 말에 스타일리스트들이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는 빠르게 드레스룸을 빠져나갔다.무거운 정적이 내려앉은 방 안, 지안이 화장대
오후 2시, 여의도 에이펙스 코퍼레이션 본사 최상층.통유리창 너머로 한강이 아득하게 내려다보이는 차태경의 대표실 안에는 무거운 정적이 감돌고 있었다. 최고급 가죽 소파에 마주 앉은 두 사람 사이에는 서늘한 긴장감과, 어젯밤의 농밀했던 열기가 기묘하게 뒤섞여 있었다.지안은 다리를 꼰 채, 테이블 위에 놓인 서류를 천천히 넘겼다. 정갈한 명조체로 인쇄된 서류의 맨 위에는 [혼인 계약서]라는 다섯 글자가 선명하게 박혀 있었다."계약 기간 2년."지안이 서류에서 눈을 떼지 않고 건조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이 기간 동안 '갑
쾅-! 청담동 최고급 오피스텔의 현관문이 부서질 듯 열렸다."하아, 하아……!"넥타이를 반쯤 풀어헤친 강민우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그의 얼굴은 핏기가 하나도 없이 하얗게 질려 있었고, 두 눈에는 극도의 공포와 분노가 뒤섞여 핏발이 서 있었다."오, 오빠? 갑자기 연락도 없이 웬일이야? 오늘 지안이랑 상견례…… 꺄악!"실크 슬립 차림으로 소파에 앉아 와인을 마시던 유라가 비명을 질렀다. 민우가 다짜고짜 다가가 탁자 위에 놓인 와인병과 글라스를 바닥으로 쳐서 쓸어버렸기 때문이다.쨍그랑-! 유리
금요일 저녁 7시. 서울 도심의 야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특급 호텔 '그랜드 앰배서더'의 최상층 한식당.오늘 이곳의 VIP 프라이빗 룸에서는 서그룹과 대산건설, 두 거대 재벌가의 상견례가 예정되어 있었다.지안은 약속 시간보다 30분 일찍 호텔에 도착했다. 단정한 화이트 실크 블라우스에 몸선을 우아하게 감싸는 H라인 블랙 스커트. 누가 봐도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하고 조신한 재벌가 예비 신부의 차림새였다.하지만 거울에 비친 그녀의 눈동자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차갑게 벼려져 있었다.'강민우.'전생의 오늘, 지안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