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31화

Author: 숲속의사슴
진지원은 곧바로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뭘 알아냈는데? 빨리 말해 봐.”

새나는 눈을 가늘게 뜨며 입을 열었다.

“임애교가 D국에서 돌아오자마자 오늘 바로 뷰티나잇에서 오랫동안 일하던 실장 하나를 해고했대요.”

“내부 규정을 어기고 신입 직원을 성추행했다는 거예요.”

“피해자는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이었는데 성격이 워낙 강해서 난리가 났고, 옥상에서 뛰어내리겠다며 난리를 쳤다더라고요.”

“결국 임애교가 일을 수습하려고 그 실장을 바로 잘라 버린 거죠.”

진지원은 두 손을 마주치며 말했다.

“잘됐네! 이보다 좋은 기회가 또 어디 있어?”

“새나야, 당장 그 사람 신상부터 알아봐.”

“임애교 밑에서 그렇게 오래 일한 사람이면 분명 내부 사정을 많이 알고 있을 거야.”

진지원의 눈빛에 질투와 증오가 번뜩였다.

“임애교는 빚 다 갚고 뷰티나잇까지 차린 뒤로 갈수록 기세가 하늘을 찌르잖아.”

“난 진작부터 꼴도 보기 싫었어.”

“한번 제대로 망신을 주고 싶었는데, 그 여자는 사람 관리 하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착한 아내는 오늘부터 그만둡니다   제226화

    화면 속에서 남자의 얼굴이 잠시 사라졌다.잠시 뒤 다시 모습을 드러냈을 때, 목소리에는 짙은 콧소리가 배어 있었다.[이제 얼마 안 남았어요, 엄마. 여기서 맡은 큰 프로젝트만 끝나면 바로 귀국해서 엄마랑 시유 보러 갈게요.]시유의 눈시울도 이미 붉어져 있었다.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금방이라도 터져 나올 것 같은 눈물을 애써 참았다.한참 만에 겨우 감정을 추스른 시유는 붉어진 눈으로 애써 씩 웃어 보였다.“오빠, 그럼 빨리 와. 나랑 엄마 둘 다 하루빨리 오빠 보고 싶어. 그리고 새 차 사 준 것도 고마워. 든든한 조력자 두 명 보내 준 것도.”“요즘 나 꽤 잘나가. 오빠도 다 알고 있지?”남자의 얼굴은 다시 화면에 나타나지 않았지만, 다정한 목소리만큼은 또렷하게 들려왔다.[알지. 잘했어. 그동안 너랑 엄마 둘 다 고생 많았어. 이제부터는 오빠가 든든하게 뒤를 받쳐줄게. 다시는 아무도 너희를 함부로 못 건드리게 할 거야.]시유는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결국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옆에 있던 임애교도 진작부터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지만, 눈물이 흐르지 않도록 애써 참고 있었다.“너도 거기서 몸 잘 챙겨. 우린 기다리고 있을게.”임애교는 가슴속에서 밀려드는 그리움을 꾹 눌러 참으며 짧게 당부한 뒤 영상 통화를 끊었다.시유도 금세 감정을 추슬렀다.그리고 새 차에 임애교를 태우고 H시 시내를 한껏 누비며 크게 한 바퀴 돈 뒤에야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갔다....며칠 뒤, H시에 전 세계 단 한 대뿐인 마세라티가 등장했다는 소식이 퍼졌다.차주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단발머리 여성이었다.차를 본 자동차 마니아들이 앞다퉈 사진과 영상을 찍어 올렸고, 불과 며칠 만에 시유는 온라인에서 큰 화제가 됐다.수많은 여성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다.한동안 집에 틀어박혀 지내던 새나는 어렵게 기운을 내 핸드폰을 켰다.그런데 핸드폰을 켜자마자 SNS에서 시유가 마세라티를 모는 영상이 미친 듯이 퍼지고 있었다.그걸 보는 순간 새나의 속이 완전히

  • 착한 아내는 오늘부터 그만둡니다   제225화

    “새 차요?”시유의 가슴이 순간 크게 뛰었다.뜻밖의 말에 숨까지 멎는 듯했다.7년 동안 몰고 다닌 차는 대학교를 졸업한 뒤 첫 월급을 모아 산 차였다.오랜 세월 함께한 만큼 이제는 여기저기 제법 낡은 티가 났다.얼마 전 영우가 그 차를 몰고 나갔다가 길 한가운데서 시동이 꺼졌던 일도 아직 생생했다.당시 시유는 얼굴이 화끈거릴 만큼 민망해서 그저 조만간 차를 바꿀 거라고 얼버무렸다.‘설마 영우 씨가 그 말을 기억했다가 오빠한테 알려준 건가?’그 생각이 들자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졌다.시유는 기쁜 얼굴로 임애교의 팔짱을 꼈다.“엄마, 빨리 가 보자!”두 사람은 서둘러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멀리서부터 길가에 세워진 새하얀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가 눈에 들어왔다.조용히 서 있는 모습은 마치 우아한 예술 작품 같았다.시유가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어 온 드림카였다.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빠짐없이 찾아볼 정도로 좋아했고, 원래는 서른 살 생일에 자신에게 주는 선물로 살 생각이었다.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이 차가 눈앞에 나타났다.“집사님, 제가 이 차 좋아하는 건 어떻게 아셨어요? 집사님이 고르신 거예요, 아니면 오빠가요?”시유는 거의 뛰다시피 차 앞으로 달려가 기다렸다는 듯 문을 열었다.실내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오렌지색인 걸 확인하자 눈빛이 더욱 반짝였다.변항이 미소를 지으며 설명했다.“둘 다 아닙니다. 영우 씨가 도련님께 이 차를 추천해 주셨습니다. 이 차가 아가씨와 아주 잘 어울린다면서 분명 마음에 들어 하실 거라고 하셨습니다.”“게다가 30주년 기념 한정판이라 전 세계에 단 한 대뿐인 모델입니다. 도련님께서 영우 씨의 도움을 받아 어렵게 구하신 겁니다.”시유는 순간 멍해졌다.영우 씨라면 강영우를 말하는 게 분명했다.알고 보니 영우와 오빠는 진작부터 뒤에서 자신을 위해 이 모든 걸 준비하고 있었다.그런데 요 며칠 매일같이 만나 프로젝트 이야기를 나눴으면서도 영우는 단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정말 입 하나는 무겁다니까.

  • 착한 아내는 오늘부터 그만둡니다   제224화

    시유의 눈시울이 붉어졌다.“엄마, 그래도 밤에 아기 보는 거 보통 일 아니야. 순영 이모님이 계셔도 빛나가 울면 엄마까지 같이 깨서 밤잠을 설치게 되잖아.”“그렇다고 순영 이모님한테만 맡겨 재우자니 마음이 안 놓이고. 그냥 내가 볼게.”임애교는 고개를 내저었다.“괜찮아. 애 키우는 건 내가 너보다 훨씬 경험이 많아. 너랑 네 오빠도 어릴 때부터 내가 다 키웠잖아.”“넌 마음 놓고 네가 좋아하는 일에만 집중해. 이왕 할 거면 제대로 해서 성과도 내 보고.”그 말을 듣는 순간 시유는 마음이 한층 든든해졌다.그동안 마음 깊은 곳에 걸려 있던 가장 큰 걱정거리도 한순간에 해결된 기분이었다.역시 부모는 자식이 언제든 기댈 수 있는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자, 마지막까지 돌아갈 수 있는 울타리였다.가슴이 벅차오른 시유는 고개를 끄덕이고 그대로 임애교의 품에 와락 안겼다.“엄마, 우리 이렇게 편하게 마음 나눈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아.”임애교의 몸이 살짝 굳었다.다 큰 딸을 이렇게 안아 주는 게 익숙하지 않았다.하지만 손은 저도 모르게 시유의 등을 천천히 쓸어내렸다.눈가에는 어느새 눈물이 맺혀 있었다.“엄마를 용서해 줘. 그동안 앞만 보고 정신없이 사느라 정작 널 많이 챙겨주지 못했어. 무슨 일이든 혼자 해내야 한다고 너무 몰아세우기도 했고.”“예전에는 할 일이 너무 많고 성격도 급해서 조금만 마음에 안 들어도 금방 화부터 냈잖아. 괜히 너한테 화풀이할 때도 많았고.”임애교는 눈물을 머금은 채 말을 이었다.“그래도 이제는 다 괜찮아질 거야. 네 오빠만 돌아오면 우리 가족도 오랜 고생 끝에 좋은 날을 맞게 되겠지.”시유도 목이 메어 고개를 끄덕였다.“응. 앞으로는 전부 다 잘 풀릴 거야.”그러다 문득 생각난 게 있는지 입을 열었다.“참, 영우 씨가 그러는데 건축 설계 분야에 세계적인 공모전이 하나 있대. 제5회 ‘영원의 기둥상’이라고, 건축계의 노벨상이라고 불릴 만큼 권위 있는 상이래.”“마침 올해 새로운 주제가 발표됐는데, 지금

  • 착한 아내는 오늘부터 그만둡니다   제223화

    시유는 흰 셔츠에 검은색 바지 차림으로 곧장 공사장 안으로 들어갔다.안에서는 임애교가 직원들에게 차가운 콜라 몇 상자를 가져오게 해, 조금 전 함께 나서 준 사람들에게 하나씩 나눠 주고 있었다.시유가 들어섰을 때 직원들은 콜라 캔을 높이 들고 건배하며 한창 떠들썩하게 웃고 있었다.다들 속이 다 시원하다며 신이 난 모습이었다.“엄마! 괜찮아? 그 사람들이 갑자기 왜 공사장까지 들이닥쳐서 행패야?”시유는 사람들 틈으로 다급히 들어가 곧장 임애교의 손을 잡았다.임애교는 딸을 보자 바로 옆에 마련된 임시 사무실로 데려갔다.조금 전 유미의 막말 탓에 화가 나긴 했지만, 한바탕 제대로 되갚아 준 덕분에 기분은 상당히 풀린 상태였다.임애교는 기분 좋은 얼굴로 말했다.“지들이 제 발로 찾아와서 혼나겠다는데 어쩌겠어. 나도 어쩔 수 없이 제대로 대접 좀 해 줬지.”“걱정 마. 엄마 멀쩡해. 나한테 저런 인간들 열 명이 더 달려들어도 상대도 안 돼.”시유는 엄마가 다친 곳 하나 없이 멀쩡한 걸 확인하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정말 다행이다. 직원들이 SNS에 올린 영상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난 부씨 집안에서 사람들까지 끌고 와서 난리 치는 줄 알았어.”임애교가 코웃음을 쳤다.“부여준 때문이야. 이제 정말 막다른 데까지 몰렸나 보더라. 체면까지 다 내려놓고 여기 와서 일주일째 공사를 봐주고 있어. 내 일손이라도 덜어주겠다면서.”“이제 와서 이렇게까지 할 거면 진작 좀 잘하지. 예전에 그렇게 모질게만 안 굴었어도, 빛나 생각해서 다시 한 번 기회를 줘 보라고 내가 널 설득했을지도 몰라.”시유는 단호하게 고개를 내저었다.“엄마, 그럴 일은 절대 없어. 난 이미 마음 굳혔어. 무조건 이혼할 거야.”“부여준과 내 감정이 이미 끝난 것도 끝난 거지만, 지금은 부씨 집안 자체에서 벗어나고 싶어. 겉으로는 화목해 보이지만, 실상은 하나같이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들이잖아.”시유는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부여준도 오랫동안 그런 집안 분위기 속에서 살

  • 착한 아내는 오늘부터 그만둡니다   제222화

    진명화가 속으로 통쾌해하고 있는 사이, 임애교의 얼굴은 이미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분노로 온몸까지 부들부들 떨렸다.그때 마침 한 작업자가 페인트 롤러와 빨간 페인트 통을 들고 계단을 올라왔다.임애교는 두말없이 작업자의 손에서 롤러를 빼앗았다.빨간 페인트를 듬뿍 묻힌 뒤 그대로 유미의 얼굴에 사정없이 들이밀었다.“너희 부씨 집안 가풍은 오늘 제대로 알겠어! 시집도 안 간 시누이가 이렇게 드세고 입에 못 담을 말까지 아무렇지 않게 하는데, 우리 시유가 그 집에서 5년 동안 얼마나 많은 서러움을 당했을지 안 봐도 뻔해!”“감히 내 공사장까지 찾아와 난리를 쳐? 좋아. 여긴 공사장이라 제대로 대접할 건 없고, 페인트나 좀 마시고 시멘트나 먹고 가!”“그래도 몇 년이나 사돈으로 지냈는데 이 정도 대접은 해 줘야지!”화가 머리끝까지 난 임애교는 롤러를 들고 유미와 진명화에게 사정없이 들이댔다.뷰티나잇 직원들 중에도 공사 현장을 도우러 나와 있던 사람들이 많았다.소란을 들은 직원들이 하나둘 몰려왔다.평소 임애교를 믿고 따르던 사람들이었다.사장이 당하고 있는 모습을 보자 아무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누군가는 섞어 놓은 시멘트를 들었고, 누군가는 페인트 통을 들고 곧장 달려왔다.여준이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말리려 했을 때는 이미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된 뒤였다.여준 쪽은 세 사람뿐이었지만 상대는 어느새 열 명이 넘었다.이쪽에서 페인트가 날아오면 저쪽에서는 시멘트가 쏟아졌다.세 사람은 연신 뒤로 물러났지만 제대로 막아낼 수도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여준과 진명화, 유미가 입고 있던 옷은 페인트와 시멘트로 온통 엉망이 됐다.진명화는 얼굴까지 일그러진 채 목소리를 높였다.“임애교! 너... 너 당장 저 사람들 멈추라고 해!”유미는 입안까지 페인트투성이가 된 탓에 욕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얼굴을 감싸고 정신없이 도망치다가 계단 앞에서 튀어나온 철근에 구두 굽이 걸렸다.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져 바닥을 나뒹굴었다.여준 역시 피하지 못했다.머

  • 착한 아내는 오늘부터 그만둡니다   제221화

    말한 사람은 진명화였다.여준이 일주일 내내 회사에도 나가지 않고 뷰티나잇 공사 현장에 틀어박혀 직접 공사를 지켜보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진명화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결국 유미까지 데리고 곧장 뷰티나잇 공사 현장으로 찾아왔다.두 사람이 계단을 올라오던 순간, 마침 임애교가 여준에게 내건 조건을 듣게 됐다.진명화는 속이 뒤집힐 만큼 화가 치밀었다.곧장 임애교 앞으로 달려간 진명화는 허리에 손을 얹었다.자신보다 반 머리쯤 큰 임애교 앞에서 애써 까치발까지 들며 기세를 세웠다.“임애교! 너랑 네 딸이 뭐라도 되는 줄 알아?”“정말 우리 아들이 네 딸 없이는 못 사는 줄 알아? 우리 부씨 집안이랑 혼인하고 싶어 하는 명문가 아가씨들은 H시에서 G시까지 줄을 섰어!”“우리 식구 전부 너한테 사과하라고? 웃기고 있네.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임애교는 팔짱을 낀 채 태연하게 진명화를 바라봤다.“진명화, 상황 파악부터 똑바로 해. 지금 네 아들이 내 딸한테 매달려서 죽어도 이혼 못 하겠다고 버티고 있는 거니까.”“그리고 너희가 사과를 하든 말든 난 알 바 아니야. 네가 그동안 저지른 짓을 생각하면, 내 앞에 무릎 꿇고 싹싹 빌어도 평생 용서할 생각 없으니까.”“...”진명화는 반박하고 싶었지만 막상 입을 열려니 할 말이 없었다.지금 상황만 봐도 뻔했다.시유가 온 H시를 떠들썩하게 뒤집어 놓은 목적은 오직 이혼하기 위해서였다.그런데 이 답답한 아들은 예전에는 시유를 그렇게까지 아끼는 것 같지도 않더니, 정작 시유가 이혼하겠다고 나서자 죽어도 못 놓겠다고 버티는 중이었다.심지어 장모의 공사 현장까지 찾아와 일주일 내내 붙어 있으니, 진명화로서는 복장이 터질 노릇이었다.유미는 엄마가 말문이 막힌 걸 보자 곧장 앞으로 나서며 코웃음을 쳤다.“누가 우리 여준이가 당신 딸한테 매달린대요? 여준이는 그냥 애 때문에 저러는 거예요. 빛나는 어찌 됐든 우리 부씨 집안 핏줄이잖아요.”“당신 딸이 뭐가 그렇게 아쉽다고요?”“이혼하고 싶으면 하라

  • 착한 아내는 오늘부터 그만둡니다   제6화

    마리는 시유가 더 상처받을까 봐, 여준이 메시지조차 확인하지 않았다는 말은 끝내 꺼내지 않았다.시유가 퇴원하는 날까지도 여준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퇴원 후, 시유와 마리는 젖먹이 빛나와 장순영을 데리고 시유가 반년 전 ‘태양파크’ 아파트단지에 사 둔 집으로 들어갔다.마리의 집은 바로 맞은편이었다. 서로 마주 보는 앞집에 살자는 건 대학 시절부터 두 사람이 농담처럼, 하지만 진심으로 꿈꿔 왔던 일이었다.그래서 반년 전 마리의 맞은편 집이 매물로 나왔다는 말을 듣자마자, 시유는 망설임 없이 그 집을 계약했다.집에는 기본 가

  • 착한 아내는 오늘부터 그만둡니다   제5화

    “환자분은 출산 후 체력 소모가 심한 상태입니다. 이전에 대량 출혈로 응급 처치까지 받으셨고요.”“이런 상태에서는 저혈당으로 쓰러지기 쉽습니다. 영양 보충 꼭 잘 하셔야 하고, 감정적으로 크게 흔들리는 일도 피하셔야 합니다.”검사가 끝난 뒤에도 시유는 병실 침대에 누워 깊이 잠들어 있었다. 의사는 병실 안에서 마리에게 시유의 상태를 차분히 설명했다.장순영이 옆에서 한숨을 쉬었다.“사모님은 산후조리도 제대로 못 하셨어요. 첫 보름은 젖몸살이 너무 심해서 음식도 마음대로 못 드셨고, 그 다음엔 아기가 소화를 잘 못 시켜서 밤마

  • 착한 아내는 오늘부터 그만둡니다   제4화

    유민자가 허둥지둥 방에서 뛰쳐나오며 비명을 지르듯 외쳤다.“지진이에요? 지금 지진 난 거예요?”장순영은 자지러지게 우는 아기를 안고 있다가, 요란한 소리에 놀라 맨발로 가방부터 움켜쥐고 현관 쪽으로 뛰쳐나가려 했다. 심지어 신발을 신을 겨를도 없었다.유민자와 장순영이 거실로 뛰어들었을 때, 두 사람은 그대로 굳어 버렸다.늘 차분하고 이성적이던 시유가 미친 사람처럼, 한때 그토록 아끼던 장식품들을 하나씩 바닥에 내던지고 있었다.유민자는 다급히 시유에게 달려가 말렸다.“사모님, 그만하세요! 제발 그만하세요! 무슨 일이든 차분

  • 착한 아내는 오늘부터 그만둡니다   제3화

    시유는 액셀을 깊게 밟아, 두 사람의 신혼집이 있는 단독주택 단지 ‘그림빌’로 차를 몰았다.현관문을 밀고 들어섰을 때, 이 집에서 오래 일한 가사도우미 유민자와 시유가 따로 고용한 시터 장순영이 아이를 어르고 있었다.시유의 새하얗게 질린 낯을 본 두 사람은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사모님, 어디 편찮으세요?”시유는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괜찮아요. 배가 좀 고파서요. 따뜻하게 닭칼국수 한 그릇만 해 주세요.”장순영의 품에서 아이를 받아 든 시유의 복잡하게 뒤엉킨 마음은, 보드랍고 발그레한 아기 얼굴을 보자 겨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