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혼례 전날, 진 참판 댁은 해가 지고 나서도 잠들 줄을 몰랐다.안채 부엌에서는 밤새 떡 찌는 김이 올랐고, 사랑채에서는 아버지가 예단 목록을 세 번째 확인하고 있었다. 어머니는 언니 방에 들어가 활옷을 펼쳐 놓고 또 한 번 동정을 매만졌다."이제 자거라. 내일 신부 눈이 부으면 안 된다.""예, 어머니."어머니가 나가고, 선영은 등잔불을 끄지 않은 채 한참을 앉아 있었다. 병풍에 걸린 활옷의 연꽃 수가 불빛에 흔들렸다.열흘째 밤이었다. 마지막 밤.선영은 그게 무슨 뜻인지 알았다. 누가 말해 준 적은 없었다. 그래도 알았다. 꿈속의 사내가 처음부터, 혼례를 치르면 끝이라고 했으니까.등잔불을 껐다. 이번엔 문고리에 숟가락을 꽂지 않았다. 가영이 오든 말든, 이제 상관없었다.지붕 위.호준은 오늘따라 말이 없었다. 늘 들어가기 전에 부채를 탁탁 치며 오늘은 어떤 꿈으로 꾸밀까 떠들던 입이 꾹 다물려 있었다. 호준은 오늘따라 마음이 허전했다.이현이 도포 소매에서 호리병 하나를 꺼냈다. 맹파에게서 받아 온 것이었다. 맑은 물 아홉에 탕 하나."마지막이다.""알고 있소."호준이 호리병을 받아 들었다. 손바닥 위에서 한참 굴리다가, 품에 넣었다."나리.""말해라."“아니오. 꿈이나 열어 주시오.”이현은 아무것도 묻지 않고 창호지 문에 손을 댔다. 흰빛이 스며들었다.꿈은 처음 만난 날의 꽃밭이었다.선영이 혼수로 놓은 수가 모두 꽃이 되어 피어 있던, 첫날 밤의 그 정원. 모란이 흐드러지고, 수 놓인 나비들이 낮게 날았다. 다만 꽃잎 끝이 아주 조금씩 바래 있었다. 열흘 동안 피어 있던 꽃들이 이제 질 때를 아는 것처럼.선영은 모란 덤불 앞에 서 있었다. 활옷이 아니라 평소 입던 쪽빛 치마저고리 차림이었다.호준이 걸어왔다. 물에서 솟지도, 안개를 가르지도 않았다. 꽃밭 저편에서 그냥 걸어왔다. 사모관대도, 풀어헤친 도포도 아니었다. 장터에서 입었던 단정한 옥빛 도포였다. 앞섶이 반듯하게 여며져 있었다."오늘은 아무것도 꾸미지 않았소."
그 순간이었다.상석의 사내가 고개를 들었다.저 멀리 사람들 사이, 장독대로 시선을 옮겼다.갓 아래로 눈이 마주쳤다.이현의 손에서 쥘부채가 미끄러졌다. 부채가 사방침에 부딪혀 탁, 소리를 냈다. 가야금 소리가 그 바람에 한 박자 엇나갔다.수백 년 동안 무엇을 보아도 흔들리지 않던 대쪽같은 얼굴이었다. 하지만 그의 얼굴이 살짝 무너졌다.가영은 그걸 보지 못했다. 들켰다는 생각에 장독대 위에서 허겁지겁 몸을 숙이느라 바빴다."나리?"호준이 이현을 돌아보았다. 이현이 부채를 떨어뜨리는 걸 처음 보았다."왜 그러시오?"“아무것도.”"아무것도가 아닌데." 호준이 이현의 시선을 따라갔다. 마당 구석, 장독대. 그 위에서 갓 쓴 작은 사내 하나가 납작 엎드려 있었다. 갓이 너무 커서 엎드린 몸보다 갓이 더 커 보였다.호준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러다 반달이 되었다.그는 부채를 탁 펼쳐 장독대 쪽을 가리키며, 대청이 쩌렁쩌렁 울리게 외쳤다."저기! 장독대 위에 갓 쓰신 분! 거기 처자도 지원자요?"마당이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장독대 위의 갓이 움찔했다."처자 아니오!"갓 아래에서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낮추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한, 그러나 누가 들어도 처자 목소리였다."나, 나는 사내요!""사내?" 호준이 고개를 갸웃했다. "사내가 어찌 그리 목소리가 고우시오?""감기요!""감기 걸린 사내가 장독대엔 왜 올라가셨소?"“구경하러!”구경꾼들 사이에서 킥킥 웃음이 터졌다. 그 옆에서 분이가 머리를 당으로 쳐박고 엉덩이를 하늘만치 올린채 엎드려 있었다. 차라리 땅으로 꺼지고 싶은 얼굴이었다.월향이 치맛자락을 살랑이며 장독대 쪽으로 다가갔다. 코를 킁킁거렸다."어머. 분 냄새."“이건 우리 어머니 분이오. 어머니가 바르는 걸 옆에서…….”"어머니 분을 왜 아드님 목덜미에서 맡을 수 있을까?"설화가 팔짱을 끼고 다가왔다."갓 끈을 왼쪽으로 맸군. 사내는 오른쪽으로 매오."“나는 왼손잡이요!”호연이 쿵쿵 걸어와 장독대 앞에 섰다. 장
천사루에서 기녀를 다시 구함.보수 넉넉함. 숙식 제공. 철마다 비단 한 필.가무, 시조, 악기 중 하나만 능하면 됨.귀신 무서워하는 자도 받음.방이 다시 붙은 날, 한양이 들썩였다."철마다 비단 한 필이래!""귀신 무서워하는 자도 받는대. 지난번엔 안 받는다더니 사람이 없긴 없나 보네.""주인 양반들 얼굴 보러라도 가 봐야겠어."천사루 대문 앞에 처자들이 줄을 섰다. 줄 끝이 청계천 다리를 넘어갔다. 그 옆으로 구경꾼들이 또 한 줄을 섰다. 엿장수가 그 사이를 오가며 대목을 만났다.같은 시각, 진 참판 댁."언니 혼례가 사흘 남았어."가영이 마루에 엎드려 손가락을 꼽았다. 분이는 그 옆에서 혼수 버선 짝을 맞추고 있었다."그러니까 아씨, 얌전히 계셔야 해요. 마님이 요즘 눈에 불을 켜고 계신 거 아시죠? 장터 일 이후로.""알아.""정말요?""응. 그래서 말인데."분이의 손이 멈췄다. 이 아씨가 '그래서 말인데'로 시작하는 말 끝에 좋은 일이 있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너 아까 우물가에서 어멈들이 하던 얘기 들었지? 청계천 건너 천사루.""아씨.""주인이 흰 상투에 키가 아홉 척이래.""아씨, 안 돼요.""그 사람이야. 이현 나리.""그러니까 더 안 돼요!"가영이 벌떡 일어나 앉았다. 눈이 반짝였다."장에서 날 모른다고 했어. 꿈에도 안 와. 그래 놓고 기생집 주인이라니. 나는 따져야겠어.""양반 댁 규수가 기생집을 어떻게 가요! 마님 아시면 아씨는 몰라도 저는 죽어요!""안 걸리면 되잖아."가영이 일어나 장롱 문을 열었다. 맨 아래 칸, 겨울 이불 밑에서 꼬깃꼬깃한 보따리 하나를 꺼냈다.사내 옷이었다. 언니 신랑 염탐하던 날 막동이한테 얻어 오라 했던 옷.분이가 이마를 짚었다.“그거 아직도 갖고 계셨어요?”"언젠가 쓸 데가 있을 줄 알았지."천사루 대청은 사람으로 꽉 차 있었다.마당에는 지원자 처자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담장 위에는 구경꾼들이 다닥다닥 매달려 있었다. 대청 앞에서는 월향과 설
세 번째 처자는 들어오는 소리부터 달랐다.쿵. 쿵. 쿵.대문이 흔들렸다. 마당의 자갈이 튀었다. 월향과 설화가 동시에 고개를 돌리더니, 동시에 털이 곤두섰다. 둘의 치마 아래로 꼬리가 열 개 한꺼번에 삐죽 튀어나왔다.마당에 처자 하나가 서 있었다.키가 컸다. 이현과 호준만큼은 아니어도 웬만한 장정보다 머리 하나는 컸다. 어깨가 넓었고, 팔뚝이 단단했다. 노란 저고리에 검은 치마를 입었는데, 저고리 소매에 줄무늬처럼 검은 수가 놓여 있었다. 얼굴은 의외로 순했다. 눈이 동그랗고 컸다. 그런데 그 눈동자가 노르스름했다."저, 저어……."목소리가 작았다. 몸집에 안 어울리게 쭈뼛거렸다."방 보고 왔는데요……. 귀신 안 무서워하는 사람 뽑는다고 해서……."호준이 침을 꿀꺽 삼켰다."이, 이름이?""호연이요.""무, 무얼 잘하시오?""검무요."호연이 등 뒤에서 칼 두 자루를 꺼냈다. 칼이 아니었다. 정확히는, 쌍칼이라 하기엔 너무 컸다. 한 자루가 제 키만 했다."이, 이건 어디서 났소?""대장간에서 제일 큰 걸로 달라고 했어요. 작은 건 자꾸 부러져서……."호연이 마당 한가운데 섰다. 칼을 양손에 쥐고, 숨을 한 번 고르더니 춤을 시작했다.아름다웠다. 의외로. 칼끝이 허공에 은빛 원을 그렸고, 치맛자락이 바람을 갈랐다. 몸집에 비해 놀랍도록 가벼운 걸음이었다.그리고 마당의 감나무가 두 동강 났다.춤이 이어졌다. 장독대 뚜껑이 날아갔다. 빨랫줄이 끊어졌다. 담장 기와 세 장이 동시에 떨어졌다. 칼끝이 대청 쪽으로 휙 돌자 호준이 상 밑으로 몸을 던졌다. 월향과 설화가 서로 끌어안고 비명을 질렀다.마지막 동작에서 호연이 두 칼을 하늘로 치켜들며 외쳤다."어흥!"정적.호연이 제 입을 틀어막았다.“죄, 죄송해요. 신나면 자꾸 나와서.”상 밑에서 호준이 기어 나왔다. 상투가 반쯤 풀려 있었다."나리…… 저건?""범이다.""그건 나도 알겠소.""김현이라는 사내를 사랑했던 범 처녀가 있었다. 신라 때."호준이 눈을 끔뻑였다.
천사루 대문 앞에 방이 붙었다.천사루에서 기녀를 구함.가무, 시조, 악기 중 하나만 능하면 됨.용모 단정한 자 우대.귀신 무서워하는 자 사절."마지막 줄은 왜 넣었느냐.""정직해야지요. 나중에 밤에 비명 지르고 도망가면 곤란하잖소."호준은 대청 한가운데 놓인 교자상 앞에 앉아 신이 나서 붓을 놀리고 있었다. 이현은 그 옆에 앉아 있었다. 정확히는 앉아서 졸고 있었다."나리, 좀 일어나 보시오. 오늘이 천사루의 앞날이 걸린 날이오.""너 혼자 해라.""주인 나리가 계셔야 모양새가 나지요. 그리고 그 얼굴을 걸어 둬야 지원자가 많이 오오.""얼굴을 걸어 두다니.""말이 그렇다는 거요!"해가 중천에 오르자 천사루 앞에 처자들이 줄을 섰다. 귀신 나오는 집이라는 소문 탓인지 생각보다 많지는 않았다. 다섯 명이 와서 셋이 대문 앞에서 돌아갔다. 그리고 남은 둘도 대청 마루에서 무언가 서늘한 기운을 느꼈는지 시조 한 수 읊다 말고 도망갔다.호준이 붓을 내려놓고 한숨을 쉬었다."이러다 기생 없는 기생집 되겠소.""그것도 괜찮다.""나리!"그때 대문 쪽에서 방울 소리가 났다.첫 번째 처자가 들어왔다.들어온 것이 아니라 흘러들어왔다. 연분홍 치마가 물결처럼 흔들렸고, 걸음마다 은은한 향이 퍼졌다. 얼굴은 갸름했고, 눈꼬리가 길게 위로 올라가 있었다. 웃을 때마다 그 눈이 반달이 되었다."소녀, 월향이라 하옵니다."목소리가 꿀처럼 끈적였다. 호준이 붓을 떨어뜨렸다."아, 아이고. 어서 오시오. 무엇을 잘하시오?""춤을 좀 추옵니다."월향이 소매를 펼쳤다. 하늘하늘한 소매 자락이 공중에 원을 그렸다. 한 바퀴, 두 바퀴. 몸이 돌 때마다 치맛자락이 꽃처럼 피어났다. 호준은 입을 벌린 채 넋을 놓고 보았다.세 바퀴째, 치맛자락 아래로 무언가 삐죽 튀어나왔다.복슬복슬하고, 황금빛이 도는 꼬리 하나.월향은 모르는 듯 계속 돌았다. 네 바퀴째, 꼬리가 둘이 되었다. 다섯 바퀴째, 셋. 춤이 절정에 이르자 치마 아래로 황금빛 꼬리 아홉
"이젠 색시 차례요. 내 것도 빨아줘야지.. 응.."호준이 몸을 돌려 그의 남근을 선영의 목구멍까지 쑥 밀어 넣었다. 망설일 틈도 없이 밀려들어 온 탓에 놀라기는 했지만 한번이 어렵지 두 번은 쉬운 법, 그녀는 입안에 가득 찬 남근을 입안 깊숙이 넣었다 빼기도 하고 손으로 쥐어 빠르게 흔들어 보기도 했다. 그의 성기는 커질대로 커져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 같았다. 울룩불룩 용이 휘어 감듯 힘줄이 튀어나온 것이 그녀의 입안에서 제멋대로 움직였다.그의 입에서는 쉴새없이 음란한 말들이 쏟아져 나와 그녀의 귀를 자극했다.선영도 이제는 참지 않고 온갖 외설스러운 신음을 내 뱉으며 엉덩이를 쳐올렸다.호준이 그녀의 엉덩이를 들어 올렸다. 그러고는 손가락 두 개를 그녀의 깊은 곳으로 밀어 넣었다. 선영의 입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손가락 두 개만으로도 그녀의 깊은 곳이 꽉 들어 찼다. 그의 손가락은 그녀의 가장 깊은 곳을 탐색하듯 이리저리 안을 휘저어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부위들을 찾아냈다."여기가 좋아? 좋으면 말로 해도 돼.“"응 거기가 좋아요.""옳지 말로 해야 더 해주지..응..."그의 순도 높은 손가락 놀림에 그녀는 엉덩이를 깊숙이 그에게 밀어 절정에 이르렀음을 알렸다."이제 준비 됐지? 나 들어 가오."호준은 선영의 엉덩이를 두 손으로 감싸 쥐고는 안쪽 깊은 곳으로 남근을 서서히 밀어 넣었다. 속을 파고든 그의 두껍고 흉포한 것이 구석구석 느껴졌다.그가 강렬하게 움직일수록 남근을 점점 커졌고 속도도 빨라졌다. 선영의 몸은 절정에 달할 때마다 튕겨져 나가 듯 엉덩이가 쿨렁거렸다. 선영이 신음을 흘리자 그는 두 배는 세게 밀고 들어왔다. 한번의 절정이 끝이 났다. 하지만 호준의 남근은 작아질 줄을 몰랐다.꿈이어서 그랬을까? 아니면... 요괴라서?다시 그녀를 돌려 원앙금침 위에 눕히고는 다시는 못 볼 사람을 아쉬워 하듯 팔을 둘러 가슴 깊이 안았다. 두 사람의 가슴이 밀착되고 선영의 벌리 다리 사이로 제 다리를 밀어 넣었다. 완벽한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