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사극 로맨스 / 철향 / 철향鐵響 三十七

Share

철향鐵響 三十七

Author: 김굉
last update Petsa ng paglalathala: 2026-09-16 12:00:00

여기는 거대한 주방이다. 반대편에 다음 공간으로 넘어갈 수 있는 문이 있는 벽이 보이고, 거기까지 가는 중간중간 아궁이가 있는 벽돌 기둥들이 있다. 기둥들은 모두 굴뚝으로 벽에 붙어있는 것이 아니여서 조금 신기했으나 이해는 쉬웠다. 벽은 창문을 제외하면 모두 선반으로 식재료가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그리고 굴뚝마다 커다란 무쇠솥이며, 정체 모를 조리도구들이 걸려있다.

그 중 눈에 띄는 한 굴뚝이 있다. 벽돌 사이사이에 피가 고여 번들거리고, 냄비와 국자는 다 떨어져 바닥에 고인 핏물 위에서 허우적댄다. 피웅덩이 가운데에 누워있는 남자는 두 눈이 한 번의 칼질로 베어졌고, 오른 어깨에서 가슴까지 깊게 잘려있다. 좋은 솜씨다.

눈의 자상을 보자마자 강현은 손에 쥔 사람을 구석으로 밀어던지고, 한겸을 찾았다. 다행히 문 안으로 들어서고 있다. 후딱 안으로 잡아 끈 다음에 문을 걸어잠궜다. 이 중에 범인이 없다면 사람이 들어올 수 있는 곳
Patuloy na basahin ang aklat na ito nang libre
I-scan ang code upang i-download ang App
Locked Chapter

Pinakabagong kabanata

  • 철향   철향鐵響 四十八

    사실 추종향은 필요없다. 나부터도 자호란의 매향은 기억하고 있고, 자호란의 귀동이었던 기탁은 더 잘 알 것이다. 한 사람을 기억하는데 가장 잊히지 않는 것이 향기라고 했던가. “장문인께서 말씀하시고자 하는 바는 알겠습니다. 제가 하려는 일에 추종향은 필요가 없군요. 저희가 아는 사람을 찾아가는 것이니 추적술만 배우면 될 뿐, 도사를 쓰는 것이 낭비나 다름없는 일이라는 말씀이시군요.” ”이런 어찌 그리 서운하게 말씀하십니까. 제 나름대로 하나라도 더 알려드리려 구상해본 것입니다. 도문의 지식이 그리 쉽게 나갈 수는 없지요.” “그럼 약도 어렵겠습니까?” 장기간 여행에서 가장 아쉬운 건 아플 때 치료가 녹록치 않은 것이라고 했다. 항상 의원이 있는 도시만 다닐 수도 없다. 산 속에서 아니면 사막 한가운데서 부상을 입을 수도 있다. 기탁은 맡아본 적 없지만, 타국으로 나가는 임무를 맡은 금군에게는 도사를 붙여주거나 도관 출신의 금군을 보낸다고 했다. ”약은 넉넉히 드릴 수 있습니다만, 약도 보관이 잘되지 않으면 금방 상해버립니다. 약학은 방대하기도 하고 지역에 따라 약초도 달라져, 수준이 높은 의약방 도사라도 타국에서 약을 지어내기는 어렵습니다. 그럴바에는 구급법을 조금 배워가심이 좋을 테지요. 기탁 공자께서 손끝이 야무지시더군요. 그렇다 하더라도 두 분 모두 배워두심이 옳습니다. 어디서 누가 다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니까요.” 다 맞는 말이다. 그리고 자신이 나이에 비해 경험과 배움이 부족한 것도 안다. 그러나 궁에서 나오자마자 속세에서 벗어난 곳에 또다시 박혀있으려니 거부감이 올라오는 것도 사실이다. “친절은 감사하오나, 저와 기탁은 도문에 적을 올릴 생각은 없습니다. 그것이 오히려 민폐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리 절학을 알려주시면 안 되는 것 아닙니까?” ”향낭 하나 만들고 부목 대

  • 철향   철향鐵響 四十七

    꽃은 다 떨어지고 잎이 무성한 매화밭을 지나간다. 동글동글 맺힌 매실들이 귀엽다. “현판 아래 지율이 놓여있었을 때, 다들 일단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지율을 맡게 된 세 명의 도사 중 한 명이 저였습니다. 염소젖을 구해 먹이는 것이 제 담당이었습니다. 험한 곳이지만 아기가 버려져 있는 경우도 간혹 있어, 의약방에서는 아기 키우는 법도 익힙니다.” 마침 의약방 근처를 지나가니, 알싸하고 짙은 약재의 향이 진득히 흘러나온다. ”이름은 화산에서 지었습니까?” “아닙니다. 강보에 적혀있었습니다.” 보지 못하는 아이에게 지어 줄만한 이름이 아니다. 문관이나 법관에게 어울릴법한 이름이다. 길을 막으며 기단이 띄워진 거대한 건물이 떡하니 나타난다. 책과 그림들이 썩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바닥을 지면에서 조금 띄워 지은 서고이다. 이 건물 뒤에 장문인의 거처가 있다. ”글은 익혔습니까?” “지율 말씀이십니까?” 이제는 나란히 걷고 있어 옆을 향해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아니요. 불가능했습니다. 획수가 조금만 많아져도 다른 사람이 알아보게 쓰는 것이 어렵더군요. 붓의 먹물을 조절하는 것도 보아야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깊숙한 곳에 숨어있는 작은 초가집이 장문인의 처소이다. 방 한 칸 마루 한 칸의 작은 공간. 지율의 암자보다도 작다. 그 중 마루에는 먼저 온 기탁이 앉아있다. “그럼 어느 정도 답이 되셨길 바랍니다.” 백현은 현덕에게 인사하고 물러났다. 지난 번 장문인의 처소에 들렀을 때, 지율의 존재에 대해 여쭈었다. ”한 사람에 대해 정신 오락가락하는 노친네가 말하는 걸로 어찌 다 아시겠습니까. 먼저 본인을 직접 대면해 보시고,

  • 철향   철향鐵響 四十六

    “전 세상이 돌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으면 좋겠습니다. 가야 할 곳은 계단참에 있고요. 몇 칸을 오르고 내리면 되는지만 외우면 되니까요.” 무시무시한 말을 해맑게 어린 아이처럼 한다. 현덕은 문득 궁금해진 것을 물어본다. “그러면 넓고 뻥 뚫린 공간은 어떠하지? 훨씬 안전하지 않은가?” “아니요. 익숙해지기가 너무 힘듭니다. 테두리만 빙빙 돌아보겠지요. 몇 번을 안쪽으로 파고들어도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가늠하기 힘듭니다. 방향을 잡을 수도 없지요. 계단은 방향이 정해져있어 편리합니다.” 얘기를 듣기 전부터 어느 정도 감은 잡혔다. 연무장 같은 공간에서는 오히려 달리지 못하겠다. 허허벌판에서 눈감고 달린다고 생각하니 제 풀에 놀라 넘어지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막막한 미지의 영역. 그나마 소리라도 있으면 방향은 잡히겠지. “그래도 자네를 너른 무대 위에 올려두고 연주를 시켜보고 싶긴 하네.” “그때는 직접 이끌어주십시오.” “안하겠다는 소리는 안하는군.” 시답잖은 농담을 하며 지율을 따라 암자 안으로 들어갔다. 작은 공간에 가구들이 최대한 벽을 향해 자리잡고 있고, 실수로 잘못 짚어도 쓰러지지 않게 잘 고정되어 있다. 그리고 탁자 위는 깨끗하고, 선반 칸에는 물건을 하나씩만 올려두고 있다. 머리보다 높은 위치에는 물건이 없다. 그리고 탁자 앞 하나뿐인 의자에는 한 남자가 비스듬히 문쪽을 향해 앉아있었다. 현덕을 보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포권을 하며 인사를 한다. “화산의 제자 백현白賢이라고 합니다. 현덕 마마님을 뵙습니다. 율아, 약을 좀 가져왔다.” 쉰은 넘어 보이는 그 남자는 품에서 작은 비단주머니를 꺼내 다가오는 지율의 손에 쥐어주었다. “장로님 이건.”

  • 철향   철향鐵響 四十五

    지율이 차를 호로록 마시고는 내려놓는다. 숟가락 조금 앞에. 현덕은 그 위치를 기억해둔다. 입에 있는 만두를 꿀꺽 삼키고 천장을 보며 말을 꺼냈다. “나는 어머니의 연주를 들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어. 사실 궁에서의 음악이란 제례악이 제일 자주 연주되고, 그 다음이 연회지. 아, 그러고보니 어머니뿐만이 아니라 개인의 연주는 들어 본 기억이 없군.” 고개를 내리니 반측면을 보이며 턱을 살짝 든 지율이 보인다. 귀를 이쪽으로 향해 있는 것이다. “어머니의 연주는 자네와 비슷한가?” “아니요.” 답이 빠르게 나와 놀랐다. 여전히 옆모습을 보여주며 고개를 살짝 비스듬히 기울인다. “다릅니다. 아주.” 그리고는 정면 얼굴을 보여준다. 젖었던 흰 천이 말라 가장자리가 회색인 둥근 얼룩을 만들어냈다. 꼭 눈물자국처럼 보인다. “아직 스승님의 발끝에도 이르지 못하였습니다.” 단호한 목소리에서 어머니에 대한 지극한 존경심이 묻어난다. “미안하네.” “네?” “내가 자네에게서 어머니를 빼앗았어.” 시끄러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말을 꺼낸 당사자부터 머릿속에 수많은 말이 맴돈다. 왜 대뜸 저 말을 꺼냈을까. 지율이 천천히 입을 뗐다. “이미 많이 쇠약하셨습니다.” “내가 쐐기를 박았지.” 지율의 입술이 우물거렸으나 차마 떼어지지는 않는다. 그걸 보던 현덕이 먼저 말을 꺼냈다. “나는 죽음을 몰고 다니기 위해 궁을 떠났어. 처음은 어머니였지. 흐으. 어머니께 또 다른 아들이 있는지 알았다면, 그리 쏟아내시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을 거야. 난 어머니의 죽음을 방조했다.” 지율은 반듯하게 앉아 꼼짝도 하지 않았다. 둥근 눈썹이

  • 철향   철향鐵響 四十四

    현덕은 목욕통에 앉아 겉을 깨끗이 하는 동안 몸 속은 온통 소리로 가득차 있다는 걸 느꼈다. 물소리와 공명하는 거문고 소리가 머리에서 발끝까지 흐르고 또 흐른다. 끝나지 않고 계속 맴돈다. 어머니께서는 제자의 연주에 흡족해하며 떠나셨을까? 난 어머니의 연주를 들어본 적이 없다. 생각 사이사이에 계속 단단한 음들이 끼어 든다. 어쩌면 지율의 연주는 죽은 자가 아닌 산 자를 위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네 마음을 위한 진혼곡이었겠지. 그리고 나를 위로한다. 장례는 사람이 죽어 시작되는 것이지만 산 자들을 위한 의식이다. 죽은 자의 귀에 이승의 아름다운 음악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몸을 닦고 옷을 갖춰 입고 돌아왔을 때 지율은 침상에 걸터 앉아 있었다. 눈이 없다는 것은 상당히 많은 표정을 감출 수 있는 거였다. 시선조차 없다. “좀 더 쉬지.” 현덕은 탁자 위에서 김을 모락모락 피워올리고 있는 만두와 계란탕을 바라보았다. 기탁이 두 그릇씩 준비해두었다. “이 녀석은 자기 몫은 챙겨 먹고 있는건가.” 궁에서의 버릇을 못버리고 혼잣말을 궁시렁대며 지율에게 다가갔다. 현덕의 주위로는 항상 궁인들이 있었고, 말을 삼킬 이유가 없었다. 그들이 알아서 주워섬겼다. 답이 필요 없는 말도 예사로이 내뱉곤 했다. 그렇게 웅얼거리며 이연에게 사서삼경을 읊어준 것도 있었다. “정말 태리님을 많이 닮으셨습니다.” 지율은 현덕이 팔을 내어주자 그것을 붙잡고 이끄는대로 걸으며 말을 걸었다. “어떤 부분이?” 다른 건 몰라도 얼굴은 아닐 것이다. 이 자는 보지 못한다. “혼잣말 하시는거요. 스승님도 홀로 오래 지내시다보니 제가 있어도 혼잣말을 많이 하셨습니다. 처음엔 하나하나 모두 답을 해드리다, 그럴 필요 없다는 것을 깨닫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 철향   철향鐵響 四十三

    오늘로 칠 일째다. 유배라고는 하나 도량에 몸담았기에 어머니는 화산에 묻혔다. 수많은 도사들이 어머니 가시는 길을 깨끗이 제령해주었다. 아름드리 향나무 아래 화산에서 저문 다른 도사들과 함께 묻혔다. 현덕은 울지 않았다. 이미 어머니를 품에 안고 보내드렸기에 울 이유가 없었다. 기탁이 옆에서 대신 곡을 해주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거문고 소리가 거의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지고지순하게 아름다워 오히려 거부감이 드는 소리이다. 생을 다한 어머니를 안고 있을 때 들었던 그 음악이다. 감정은 단 한 톨도 끼어드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듯 연주하지만 메마르진 않다. 한 음 한 음 치밀하게 계산된 소리이건만 딱딱하지 않고 완벽에 가까운 울림을 준다. 영롱하면서도 따스하고, 하늘을 뚫을듯 날카롭게 솟아오르다가도 깊은 물 속에서 끓어오르듯 격정적이다. 현덕은 향나무 등치에 기대고 앉아 단 한 음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눈을 감고 그렇게 듣고 있었다. 새벽 이슬에 빗방울이 더해지기 전까지는 그리하였다. 기탁이 조용히 다가와 우산을 건네주어 한참을 바라보다 받아들었다. 이제껏 끼니도 다과도 다 물렸건만 이것만은 왜 물리지 못하였을까. 접힌 우산의 몸통을 부여잡고 일어섰다. 바보같이 휘청거렸다. 나무기둥에 빈 손을 대고 잠시 서서 몸의 운행을 다스렸다. 피가 수월히 돌고 몸이 고루 따스해졌을 때 발걸음을 뗐다. 망설이지도 돌아가지도 않는다. 줄지어 늘어선 묘비 중 어머니의 묘비 앞에 앉은 그에게로 다가갔다. 영롱한 빗물이 어두운 소리가 튕겨지는 것을 막아내고 제 몸을 잘게 부서뜨리며 날아올랐다. 비산하는 물방울 중에는 그새 색이 변해 분홍빛으로 물든 것들이 있었다. 현덕은 검붉은 손끝에 시선을 두고 우산을 펼쳤다. 그만하라는 말이 혀끝까지 밀려 올라오지만 꾹 삼킨다. 어디 감히 내가 뭐라고, 어머

Higit pang Kabanata
Galugarin at basahin ang magagandang nobela
Libreng basahin ang magagandang nobela sa GoodNovel app. I-download ang mga librong gusto mo at basahin kahit saan at anumang oras.
Libreng basahin ang mga aklat sa app
I-scan ang code para mabasa sa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