تسجيل الدخول“내일 너희 아버지 회사 주가나 실시간으로 확인해 봐. 이 바닥에서 네 집안 이름, 두 번 다시 못 듣게 만들어 줄 테니까.”
지안의 낮게 가라앉은 음성이 장내를 압도했다.
바닥에 주저앉은 서린은 제 귀를 의심했다.
천지그룹 후계자의 입에서 나온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마음만 먹으면 정말로 제 집안을 이 바닥에서 완전히 지워버릴 수도 있는 지안의 경고였다.
서린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바닥을 짚은 채, 더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파티장 안의 그 누구도 선뜻 숨을 내쉬지 못했다.
탑클래스 가문들의 서슬 퍼런 기싸움이었다.
어설프게 끼어들었다간 제 집안까지 통째로 쓸려 나갈 판이었다.
지안은 겁에 질린 서린에게선 완전히 시선을 거두었다.
그러고는 핏이 완벽하게 떨어진 제 수트 자켓을 미련 없이 벗어 내렸다.<
파티장 밖은 한산했다.지안은 제 자켓에 파묻힌 별을 조수석에 태우고 문을 닫았다.운전석에 앉자마자 콘솔 박스 위의 스마트폰이 거칠게 울렸다.화면에 뜬 이름은 김 비서실장이었다.지안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수화기 너머로 익숙하면서도 긴박한 음성이 쏟아졌다.“지안 도련님, 실시간 뉴스 확인하셨습니까. 천지호텔 비자금 단독 기사가 터졌습니다. 출처는 과거 총지배인이었던 준휘 도련님실의 내부 문건입니다.”지안의 눈매가 차갑게 가라앉았다.문강륜이 던진 경고의 의미가 그제야 명확해졌다.“구속된 강서희 전 실장이 빼돌렸던 파일입니다. 문강륜 측에서 쥐고 있다가 지금 터뜨린 게 확실합니다. 방금 도련님 책임을 물어 긴급 이사회 소집 요구가 들어왔습니다.”강서희는 수감됐고 천준휘는 떠났지만, 그 공백을 문강륜이 치고 들어왔다.스마트폰 화면 위로 주가 폭락을 알리는 속보 알림이 연달아 밀려들었다.지안은 핸들을 쥔 손에 힘을 주며 전화를 끊었다.지안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조수석에 앉은 별의 하얗게 질린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다.지안은 굳은 손등의 핏줄을 감추며, 별을 향해 목소리를 낮췄다.최대한 동요를 지워낸 음성이었다.“별일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마.”“선배, 무슨 일 있는 거죠? 전화가 계속…”“집으로 가자. 가서 쉬어.”지안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조수석에 앉아
“내일 너희 아버지 회사 주가나 실시간으로 확인해 봐. 이 바닥에서 네 집안 이름, 두 번 다시 못 듣게 만들어 줄 테니까.”지안의 낮게 가라앉은 음성이 장내를 압도했다.바닥에 주저앉은 서린은 제 귀를 의심했다.천지그룹 후계자의 입에서 나온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마음만 먹으면 정말로 제 집안을 이 바닥에서 완전히 지워버릴 수도 있는 지안의 경고였다.서린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바닥을 짚은 채, 더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파티장 안의 그 누구도 선뜻 숨을 내쉬지 못했다.탑클래스 가문들의 서슬 퍼런 기싸움이었다.어설프게 끼어들었다간 제 집안까지 통째로 쓸려 나갈 판이었다.지안은 겁에 질린 서린에게선 완전히 시선을 거두었다.그러고는 핏이 완벽하게 떨어진 제 수트 자켓을 미련 없이 벗어 내렸다.“선배…?”갑작스러운 행동에 별이 눈을 동그랗게 뜨자, 지안은 대답 대신 커다란 자켓을 별의 어깨 위로 조심스럽게 덮어주었다.와인으로 얼룩져 엉망이 된 드레스는 물론, 다른 이들의 시선까지 전부 차단하겠다는 듯이.남자의 온기와 묵직한 체향이 가득 배어 있는 자켓이 온몸을 감싸자, 내내 불안하게 떨리던 별의 가슴이 서서히 진정되기 시작했다.별은 제 위에서 느껴지는 지안의 일정한 심장 고동을 느끼며 슬그머니 그의 셔츠 자락을 쥐었다.그 작은 움직임을 놓치지 않은 지안의 눈매가 부드럽게 풀린 것도 한순간이었다.“…”강륜의 시선이 별의 어깨에 걸쳐진 지안의 자켓, 그리고 별의 손끝에 머물렀다.지안을
보롬이 들고 있던 샴페인 잔을 테이블에 쾅 소리 나게 내려놓으며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눈에 불을 켠 보롬의 기세에 서린의 주위에 있던 여자들이 슬그머니 뒤로 물러섰다.“언니 눈엔 대기업 타이틀 안 달고 있으면 다 급이 낮아 보여요? 우물 안 개구리도 아니고 하이클래스 타령은 무슨. 어디서 되도 않는 안목으로 남의 옷을 평가질이야? 언니가 입은 그 번쩍거리는 드레스보다 별이가 입은 게 훨씬 고급스럽고 비싸니까 그 입 좀 다무시죠?”“뭐, 뭐라고? 강보롬 너 지금…!”서린이 악에 받쳐 비명을 질렀지만 보롬은 콧방귀도 뀌지 않았다.대신 와인에 젖은 별의 드레스를 느긋하게 훑어보았다.얼핏 심플해 보이지만, 아는 사람만 알아보는 현대적인 감성의 하이엔드 브랜드 한정판이었다.‘구할 능력도 안 되면서 눈만 높아가지고.’화려하게 치장만 할 줄 알았지, 진짜 세련된 가치는 알아보지도 못하는 서린의 무식함이 그저 가소로울 뿐이었다.반면 서린은 제 자존심인 값비싼 드레스마저 보롬에게 하찮게 부정당하자 속이 뒤집히는 것 같았다.보롬이 어이없다는 듯 비죽 웃으며 서린의 앞으로 성큼 다가섰다.순간 서린의 안색이 험악해졌지만, 그보다 빠르게 초롬과 율이 보롬의 양옆을 가로막아 섰다.두 남자가 뿜어내는 묵직한 위압감에 서린이 헉 소리를 삼키며 주춤 물러섰다.안 그래도 보롬의 기세에 밀리던 서린은 두 대기업 후계자가 대놓고 압박해 오자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감히 건드릴 수 없는 벽을 마주한 기분이었다.확실한 지원군까지 등 뒤에 둔 보롬이 더욱 기세등등하게 턱을 치켜들었다.
“그때 우진이 뒤에 숨어있지 말고, 내가 먼저 파트너 있냐고 물어볼 걸 그랬네요. 3년 내내 후회했거든요.”귀를 파고드는 낮고 선명한 음성에 별이는 숨을 쉬는 것조차 잊어버렸다.장난이라기엔 강륜의 눈동자가 너무 깊었고, 그 안에 담긴 열기가 지나치게 뜨거웠다.예상치 못한 고백의 무게에 별이의 뽀얀 얼굴이 순식간에 터질 듯이 붉어졌다.“어… 저, 그게…”당황한 별이가 시선을 어디다 둘지 몰라 연신 드레스 자락만 만지작거렸다.그런 별이를 내려다보는 강륜의 입가에 짙은 미소가 걸렸다.3년 전과 똑같이 곤란해하는 그 버릇마저 미치도록 자극적이었다.강륜이 한 걸음 더 좁혀 들어오려는 찰나, 뒤에서 톡 쏘는 익숙한 목소리가 날카롭게 파고들었다.“어라? 거기 문성그룹 대단하신 장남분 아니세요?”두 사람의 시선이 동시에 돌아갔다.화려한 샴페인 잔을 들고 한쪽 턱을 치켜든 채 다가오는 사람, 보롬이었다.그리고 그 뒤를 특유의 여유로운 비소를 머금은 채 따라오는 채 율이 보였다.보롬은 별이의 빨개진 얼굴을 슥 훑고는, 곧장 강륜의 앞을 가로막아 서며 눈을 가늘게 떴다.“3년 전이나 지금이나 기고만장한 자세는 여전하시네. 우리 별이한테 무슨 볼일이 있으셔서 그렇게 바짝 붙어 계실까?”“보롬아…”별이가 당황해서 보롬의 옷소매를 슬쩍 잡아당겼다.강륜은 제 할 말 거침없이 다 하는 보롬의 까칠한 성질머
회사로 돌아온 뒤에도 일은 손에 잡히지 않았다.창밖을 내다보는 강륜의 시선 끝에는 줄곧 한별이 걸려 있었다.어떻게 해야 저 오만한 천지안의 옆에서 별이를 떼어놓을 수 있을지, 어떻게 해야 온전히 제 손에 쥐게 될지. 머릿속이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생각을 끊어낸 건 타이밍 좋게 울린 연락이었다.KKM 방송국장 아들, 며칠 후에 있을 하우진의 생일파티 초대장.며칠후강륜은 가볍게 넥타이를 매만지며 파티장으로 향했다.파티장은 하우진의 화려한 인맥들로 이미 발 디딜 틈이 없었다.초롬해달, 신호유니, 율보롬을 비롯해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사람들이 가득했다.“어머, 문강륜 씨 맞죠? 오늘 오신다는 얘기 들었어요.”“강륜 씨, 이따 저랑 샴페인 한잔해요.”화려하게 꾸민 여자들이 끊임없이 다가와 강륜에게 말을 걸고 눈길을 보냈다.하지만 강륜은 건조하게 미소만 지어 보일 뿐, 대충 고개만 끄덕이며 받아넘겼다.그 어떤 화려함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강륜의 시선은 오직 한 곳, 파티장 입구만을 향해 있었다.그때, 입구 쪽이 술렁이기 시작했다.사람들의 시선을 모으며 걸어 들어오는 두 사람.갓 퇴원해 아직 조금 창백한 얼굴의 별이, 그리고 그 곁을 완벽하게 에스코트하며 서 있는천지안이었다.순간, 강륜은 숨을 멈췄다.뇌리를 강하게 스치고 지나가는 기묘한 감각.완전히 다른 장소, 다른 인파 속이었지만 문을 열고 들어오는 두 사람을 본 순간, 3년 전 그날의 풍경이 그대로 겹쳐 들었다. 지독한 데자뷰였다.주변의 소음이 순식간에 아득해졌
“네가 왜 거기에 있지?”지안의 낮고 서늘한 목소리가 강륜의 귓가를 때렸다.강륜은 순간 몸이 굳었다.지안의 시선이 마치 제 속을 빤히 들여다보는 것 같아 덜컥 당황스러웠다.방금 전 별이를 보며 제어할 수 없이 날뛰었던 심장 소리를, 혹시 지안이 눈치챈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엄습했다.3년 전처럼, 또다시 별이에게 쏠린 제 시선을 들킬까 봐 초조해졌다.하지만 이내 주머니 속 손에 힘이 들어갔다.이번만큼은 순순히 물러서고 싶지 않았다.지안을 완전히 끌어내리겠다는 목적 뒤로, 한별이라는 여자를 저 오만한 놈에게 다시는 빼앗기고 싶지 않다는 욕망이 고개를 들었다.강륜은 억지로 표정을 지워내며 느리게 고개를 돌렸다.지안을 향한 눈빛에는 조금의 동요도 남겨두지 않았다.“질문이 이상하네, 천지안.”강륜은 주머니에서 손을 빼며 침대에서 한 걸음 물러섰다.하지만 시선은 지안을 똑바로 받아쳐 냈다.“생명의 은인이 병문안 온 게, 그렇게 눈을 부릅뜰 일인가?”아닌 듯 긴 듯한 아슬아슬한 도발이었다.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팽팽한 공기에 별이가 의아한 듯 두 남자를 번갈아 바라보았다.지안의 턱끝이 딱딱하게 굳어졌다.강륜의 입에서 나온 은인이라는 단어가 지안의 신경을 거칠게 긁어내렸다.“맞잖아. 3년 전 그날, 내가 너랑 같이 물속에 뛰어든 건 한별 씨도 기억하고 있던데. 아니라고 부정이라도 하게?”강륜이 던진 팩트에 지안의 시선이 별이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