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세나는 도국의 문자만으로도 세상을 다 얻은 듯 가슴이 벅찼다.
마음을 전부 쏟아내고 싶었지만, 도국이 질려할까 봐 차마 감정을 담은 글은 쓰지 못하고 생각을 멈췄다. 그런데 메시지가 하나 더 도착했다.
[세나야, 지금 차에서 내려. 보고 싶으니까.]
세나의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끝이 정해진 관계라고 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도국이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해 주고 있었다.
너무 행복하고 짜릿해서 멤버들에게 들킬까 봐 급히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뒤를 따르는 고급 독일제 신형 검은색 SUV 한 대가 보였다. 사람이 사랑에 빠지면 이런 게 눈이 먼다는 걸까.
[오빠, 그럴게요!]
떨리는 손으로 답장을 보내자 온몸의 피가 뜨겁게 들끓었다. 무엇에 홀린 듯 바로 안전벨트를 푼 세나는 서태환에게 소리치며 손짓했다.
“팀장님! 저 여기서 내려
“윽······!”차준호는 짓눌리는 통증에 나지막한 신음을 토해내며 손으로 머리를 짚었다.관자놀이가 부서질 듯 지독한 두통이 몰려왔다. 그는 책 첫 장에 적힌 신하늘의 글귀를 보고, 또 다시 파고들 듯 읽어 내려갔다.12월 24일. 날짜를 되뇌는 순간, 기억이 거센 파도처럼 밀려들어 와 순식간에 또렷해졌다.크리스마스이브, 뜨겁게 서로를 안았던 그 밤. 눈빛을 미세하게 떨며 순수한 애정만을 품은 채 자신에게 다가오려 했던 신하늘의 얼굴이 떠올랐다.하지만 차준호는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차갑게 철벽을 쳐버렸었다.[신하늘, 참고로 나한테 고백 따위는 하지 마. 난 연애 안 해.]순간 하얗게 질려 깊은 상처를 입었던 그녀의 얼굴이 잔상처럼 뇌리를 스쳤다.사실 그 직후, 자신은 왜 그런 말을 뱉었는지 신하늘과 제대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목걸이를 걸어 주고 설명을 하려던 그때, 갑작스럽게 일이 터지는 바람에, 상처 입은 신하늘을 눈 오는 그날 돌려보내야 했다.그날이었다. 신하늘은 이 책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전해주고 싶어 가져왔지만, 차가운 거절에 차마 건네지도 못한 채 쓸쓸히 발걸음을 돌려야 했던 게 분명했다.그 쓰라린 전말이 비로소 완성되자, 차준호의 가슴이 찢어질 듯 쓰려 왔다. 머리를 쥐어뜯고 싶을 만큼 지독한 죄책감이 목구멍을 막아섰다.차준호는 이내 미간을 찌푸리며 책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그런데 왜 하필 오늘 이 책을 여기에 두고 간 거지?’설마.차준호의 눈빛이 무섭게 번뜩였다. 시선이 마지막 구절에 단단히 박혔다.[앞으로 다가오는 미래는 제가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습니다.]이건 절망에 빠진 사람
이아준은 입술을 차갑게 짓씹으며 휴대전화를 부서뜨릴 듯 움켜쥐었다.3월 1일, 엄연한 공휴일이었음에도 출근을 감행했던 터였다.원래 신하늘이 인천공항으로 떠나는 비행기 시각이 오후 5시였기에, 배웅이라도 해줄 생각으로 오후 스케줄을 전부 비워두었건만. 대체 오전에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회사에 처리해야 할 일은 많았지만, 사장실에 앉아 계속 김정규를 종용하며 신하늘에 대한 걱정을 늘어놓았다.“김 비서, 하늘이를 대체 어디서 놓친 건가?”차진철이든 김희주든 누군가 해코지를 할까 싶어, 그는 진즉 CH-컴퍼니 주차장과 로비에 전담 경호원들을 잔뜩 풀어놓았었다.“지하 주차장까지 채 내려가지도 못할 만큼 긴박한 상황이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이유야 어찌 되었든 신하늘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이아준은 두 주먹을 꽉 쥔 채 거친 한숨을 내뱉으며 미간을 찌푸렸다.“아, 미치겠네. 정말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 아니겠지?”신하늘이 잠시 한국을 떠나 있겠다는 말을 듣자마자 사람을 시켜 바로 티켓을 준비했던 차였다.특히 공장이 들어설 샌안토니오의 저택과 현지 경호팀까지 완벽하게 준비해 그녀의 안전을 보장하려 하였다.자신의 L-DS 파트에 고용하는 형식으로 비자 문제까지 깔끔하게 처리해 두었는데, 왜 신하늘이 사라진 것인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회사에 불순한 무리가 난입했던 건 확실해 보입니다. 입구에서 출입증이나 증빙 서류도 없이 기자 행세를 하던 자들이 경찰에 연행되었다고 합니다.”이아준이 파르르 떨리는 손가락으로 통증이 밀려오는 이마를 지그시 눌렀다.“이런 젠장! 정말 험한 일이라도 당한 거라면 큰일인데!”
신하늘, 그 이름 석 자가 등장하는 순간 차준호의 눈빛이 더욱 시퍼렇게 날을 세웠다.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신하늘이라는 존재를 잔인한 도마 위에 올려두고 어떻게든 뜯어발기려 들 것이 분명했다. 정면 돌파만이 유일한 정답이었기에, 그는 사방에서 쏟아지는 질문에 하나하나 정성껏, 그러나 차갑게 응수했다.[최기범 씨와 신하늘 씨가 같은 공간에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회사 대표로서 게임 출시에 우려나 걱정은 없으셨습니까?]누가 보아도 기묘하고 눈길을 끌 만한 조합이기는 했다.차준호는 입술 끝을 기묘하게 비틀며 속에서 무섭게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눌렀다.“전혀 없었습니다. 우리 회사의 매우 유능한 직원 중 하나이며, 이번 프로젝트 개발에 결정적인 공헌을 한 핵심 인재입니다.”최기범은 온전히 신하늘의 편에 서 준 사람이라고 이미 수차례 선을 그었음에도, 본능적인 먹잇감을 노리는 기자들은 말귀를 알아듣지 못한 채 불쾌한 질문만을 집요하게 반복했다.[신하늘 씨는 이번 총선 출마가 확실시된 상황입니까? 그렇다면 대표님께서는 그녀를 위해 어디까지 지원사격을 해주실 생각이신가요?][신하늘 씨는 언제 프레스룸으로 오실 예정입니까?]질문들이 연신 칼날처럼 번뜩이며 장내의 공기를 베어냈다.‘왜 아직도 안 내려오는 건가.’차준호가 아는 신하늘이라면 이런 정면승부의 자리에 당당하게 나타나고도 남을 여자였다.공격을 하나하나 받아쳐 내면서도, 차준호의 시선은 집요하리만치 프레스룸 입구만을 향했다.사방에서 사냥꾼처럼 몰려드는 마이크보다, 지금 이 자리에 신하늘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그 혹독한 사실이 차준호의 심장을 가장 바짝바짝 타들어 가게 만들고 있었다.***수백억 원의 사운을 건 신작 게임이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되었
[지난해 12월 31일, 강원도 모 병원에서 차준호와 강소희 목격! 해당 병원 간호사 진술 확보][배우 강소희, 알고 보니 임신? 모 산부인과 진료 정황 포착······ 설마 차준호의 아이?][3월 1일 거대한 스캔들의 주인공 강소희! 임신 중에 블록버스터 계약? 산부인과 방문은 단순 진료인가][파문] 희대의 악녀는 신하늘 아닌 차준호? 천하의 바람둥이 CH-컴퍼니 대표의 두 얼굴][1월 1일 강소희와 차준호, 그날의 진실은 무엇인가······ 대중의 궁금증 폭발!]3월 1일 오전 10시.개발 기간 2년, 총사업비 250억 원. 차준호가 야심차게 출시한 신작 게임이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되던 바로 그 순간.나는 깊게 숨을 내쉬며, 차준호를 삼킨 채 굳게 닫힌 엘리베이터 문 앞에서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강소희의 이름과 함께 터져 나온 메가톤급 폭탄은 순식간에 회사 전체의 공기마저 기괴하게 변질시키고 있었다. 하필이면 세상의 모든 시선이 집중되는 오늘이라니.CH-컴퍼니의 명운을 짊어진 차준호의 가슴에 잔인한 칼날을 노골적으로 밀어 넣고, K-컬처를 이끄는 대세 여배우 강소희의 인생마저 한순간에 매장하려는 음모는 참아줄 수가 없었다.김희주는 정말 최악의 악마이자,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인간이었다.고개를 돌리니 사무실 어디서나 나를 향한 안타까운 시선들이 느껴졌다. 그 날카로운 눈길 하나하나가 내 뼈마디를 파고드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끝내 모르는 척 연기를 이어가야 했다. 희미하게 미소를 지어 보이며 차분하게 책상 위를 정리했다.“어휴, 신 과장님. 이거 다 별것도 아닌 루머 가지고 김희주가 과장님 괴롭히려고 퍼뜨린 걸 거예요.”나정아가 슬며시 곁으로 다가오며 초조하게 내 눈치를 살폈다. 차준호가 나와의 관계를 공식적으로 밝힌 이상, 이 루머의 진위와 상
어떻게 이 남자와 나의 삶엔 단 한 순간도 편하게 넘어가는 법이 없을까.언론의 집요한 추적과 자극적인 기사라면 이미 지난 몇 달간 숱하게 겪어온 터였다.수많은 카메라 플래시와 대중의 억측 속에서 내 심장은 이미 단단한 돌처럼 무뎌지고 단련되었을 거라 믿었건만, 귓가를 난폭하게 때리는 심박수는 여전히 통제할 수 없을 만큼 가빠지고 있었다.평온한 일상을 허락하지 않는 잔인한 운명이 또 어떤 패를 던진 걸까.“허 실장, 무슨 일이야?”차준호의 나지막하고 서늘한 물음이 정적을 깨고 떨어졌다. 순간, 23층 복도 전체를 채우고 있던 어수선한 소음이 거짓말처럼 싹 가라앉았고, 상황을 지켜보던 개발실 직원들은 일제히 숨을 죽인 채 발걸음을 멈추어 섰다.“······혹시 게임 쪽에 문제라도 생긴 건가?”최기범 역시 평소의 여유는 온데간데없이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한 채 쭈뼛거리던 그때, 허기찬이 식은땀으로 흠뻑 젖은 얼굴로 고개를 마구 흔들었다.전 세계 동시 서비스 개시를 불과 몇 분 앞둔, 말 그대로 일촉즉발의 순간. 모여든 이들의 날카롭고 불안한 시선이 모조리 허기찬의 헐떡이는 입 끝으로 쏠렸다.“강소희 씨 때문에 지금 언론이 난리가 났습니다! 대표님, 피하십시오! 절대 지금 프레스룸에 나가시면 안 됩니다!”허기찬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그 짧은 호칭 하나가 공기를 갈라놓는 순간, 내 머릿속은 차갑게 식어 내렸다.하필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는 이 찬란하고 거대한 순간에, 꼭 강소희라는 이름으로 차준호의 발목을 잡아채야 했을까.차준호 역시 눈썹 하나 찡그리지 않고 그게 뭐 별거냐는 듯 덤덤한 표정을 지어 보였으나, 옆에 서 있던 최기
둘만의 고요가 가라앉은 시간.나는 차분하게 차준호의 깊은 눈동자를 응시했다.그는 본래 자신의 가장 깊은 진심은 절대 드러내지 않는 남자였다.그에 관한 결정적인 이야기들을 매번 타인의 입을 통해 들어야 했던 나로서는, 오늘 밤 그가 과연 얼마나 솔직한 속내를 꺼내놓을지 깊은 의구심이 들었다.“신하늘, 선거는 나갈 거야?”처음부터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 그의 단정한 입술 사이로 흘러나왔다. 정작 내 마음조차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데.“사실 아직 결정 전이에요. 대표님은······ 제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요?”질문이 끝나기 무섭게, 차준호는 내 머리칼을 천천히 쓸어 넘기며 눈부시게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나는 안 나갔으면 좋겠어. 정치, 그거 아무나 하는 거 아니니까. 붙어도 걱정이고, 떨어져도 후폭풍이 클 거야. 일단 회사는 그만두는 건가?”사실 나 역시 평생 정치가를 꿈꿔본 적은 없었다. 도의를 저버린 행동과 말을 한 김희주에게 철퇴를 내리는 것이 유일한 목표였으니, 이미 절반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었다.차준호의 말에 일리가 없지 않았기에, 나는 고개를 나지막이 끄덕였다.“참고는 할게요. 그리고······ 회사는 그만둘 생각이에요.”“왜? 좋아하는 일이잖아.”“일단은 좀 쉬고 싶어요. 전 누구 때문에 1월 1일부터 너무 힘들었거든요.”차준호는 싱겁게 웃어 보이더니, 순순히 인정하듯 고개를 끄덕였다.“고생시킨 건 사실이니 할 말이 없군.
사람들의 입을 통해 끊임없이 유령처럼 떠돌던 이름의 실체.신하늘, 신 비서. 차준호는 누워 있는 내내 의식의 수면 아래에서 울리던 그 이름이 내심 신경 쓰였다.하지만 드디어 눈앞에 나타난 실체를 마주한 순간, 관자놀이가 끊어질 듯 욱신거리며 지독한 두통이 밀려왔다.그녀의 이름 세 글자가 왜 이토록 심장 가장 깊은 곳을 거슬리게 긁어내리는 걸까. 기묘한 일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졸졸 쫓아다녀 철벽만 치기 바빴던 강소희랑 같이 사고가 났다니. 하지만 아무런 감정의 동요도, 한 톨의 아쉬움도 일지 않았다.대신 눈앞의 신하늘
기자를 상대하는 동안 나 자신도 성장하고 있었다.카메라 앞에서 당당해지고, 브리핑하거나 질문에 응답하는 순간에도 능숙 능란해져 있었다.차분한 척, 완벽한 듯, 긴장감이 첫날보다는 옅어졌다. 사람은 역시 학습의 동물이라고 무슨 아나운서가 된 양 나는 그리 기자들을 상대했다. -차준호 대표님이 대화가 가능하다던데. 확실히 강소희와 사귀는 사이가 맞는지 확인하셨습니까? 답변 부탁드립니다!“차준호 대표님께서는 일체 사생활에 대하여 언급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회사 측에서도 이번 사건은 아는 바가 없습니다.”-언제 CH에서는 공식
종일 정신 없다가 이제는 머리가 하얗게 비어버린 것 같았다.커피에 의지해온 탓일까. 카페인의 날카로운 자극이 현기증을 부추겼다.그가 왜 하필 기억을 잃은 걸까.3년치 기억만 사라지다니. 비극 같으면서도 우습게 느껴졌다.빌어먹게도 나는 잊혀진 존재가 되어버린 것 아닌가.카메라 군단이 다시 몰려들었다. 간신히 버티던 나는 기계적인 목소리로 답변했다.그런데 병실 안에서 흘러나오는 고미주와 강진욱의 대화에 일순 어깨가 흠칫거려졌다.[강 박사님, 차 대표는 언제 일반 병동으로 이동하나요?][네, 최종 검사가 끝나는 대로 오늘
이아준은 통화 도중, 수면 위로 떠오르는 신하늘과 도국과의 옛 기억 속에 깊게 잠겼다.화려한 마천루가 즐비한 강남의 이면, 세종동 서쪽 끝자락에는 시간이 멈춘 듯한 빈민가가 있었다. 그곳에 위치한 ‘하늘 보육원’은 세 사람의 유년이 뿌리내린 곳이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고 나이도 제각각이었지만, 그들은 서로에게 유일한 세계이자 가족이었다.이아준은 태어나자마자 차가운 보육원 앞마당에 버려진 신세였다. 그러나 운명은 잔인하고도 변덕스러웠다. 뒤늦게 그가 국내 최고 재벌가인 L그룹의 잃어버린 혈통임이 드러났고, 하루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