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오후가 되어 학교 수업이 끝날 무렵, 17, 18살쯤 되어 보이는 남학생이 우연히 그 근처를 지나갔다.흥분한 사람들이 내뱉는 욕설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내용이 다 들릴 정도로 소리가 컸다.남학생은 공장 바깥 철문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사람들 사이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눈앞의 광경을 확인한 아이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아마 평생 잊지 못할 장면이었다. 수많은 사람에게 손가락질을 받으며 욕을 먹고 있는 여자는 바로 자신의 어머니 김수원이었다.“뻔뻔해!”“사생아라는 사실까지 속였잖아!”“...”남학생은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알아차린 듯 비틀거리며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곧바로 몸을 돌려 전력으로 달려갔다.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밀리던 김수원이 무심코 뒤를 돌아보다 아들의 뒷모습을 발견했다. 얼굴이 종이처럼 하얗게 질리면서 눈에는 다급함이 가득했다.“아들아! 잠깐만! 엄마 말 좀 들어 봐! 비켜, 다들 비켜!”김수원은 멀어지는 아들의 등을 향해 목이 터져라 외쳤다. 하지만 주변의 고함에 목소리는 묻혔고, 사람들 한가운데 갇힌 채 빠져나갈 수도 없었다.수많은 기자와 카메라가 오기홍과 김수원의 얼굴을 향했다. 두 사람은 이제 모든 이의 비난 한가운데 서 있었다.조금 떨어진 곳에서 그 광경을 바라보던 해인은 천천히 시선을 거뒀다.‘자업자득이야.’공장의 실질적인 권한을 되찾으려던 일이 이렇게 많은 사람과 사건까지 얽히게 될 줄은 몰랐다.해인이 공장 밖으로 걸어가려고 하는데, 누군가 해인을 알아보고 급히 따라왔다.“대표님, 오기홍은 공장장을 맡을 사람이 아닙니다. 자리에서 잘라 주세요! 저런 사람 밑에서는 더 일하고 싶지 않습니다!”“맞습니다, 대표님. 저런 사람이 공장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겠습니까? 공장장 자리에서만 잘라 주시면 앞으로 대표님 결정은 다 따르겠습니다.”눈앞의 익숙한 얼굴들을 보면서, 해인은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애매한 기분이 들었다.예전에는 오기홍을 따라 해인과 가장 심하게 맞서고, 앞장서서 해인의 결정을 의심했던
오기홍은 오랫동안 높은 자리에 서 있었다. 하지만 단단해 보이는 벽도 균열이 생기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었다.오기홍은 그동안 직원들이 하종민에게 품었던 신뢰를 등에 업고 자리를 지켜 왔다. 그런데 그 모든 기반이 거짓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오기홍이 믿을 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깨닫자 신뢰는 한꺼번에 무너졌다. 사람들은 세상을 떠난 하종민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졌다.격분한 직원들이 오기홍을 겹겹이 둘러쌌다.오기홍은 얼굴이 굳어진 채 뭔가 해명하려고 했지만, 수많은 사람이 동시에 따져 묻는 데다 명확한 증거까지 나온 상태라 어떤 말로도 빠져나가기 어려웠다.소란이 이어지는 사이에 한숙미를 태운 구급차는 공장을 빠져나갔다.해인은 한숙미가 안전하게 병원까지 갈 수 있도록 자기 사람 한 명을 일부러 구급차에 동행하도록 했다.오기홍은 남은 직원들에게 붙잡힌 채 계속 해명을 요구받았다.어느새 불륜의 또 다른 당사자인 김수원까지 사람들이 데려왔다.아침 일찍 한숙미가 공장에서 오기홍과 자신의 일을 폭로했다는 소식을 들은 뒤, 김수원은 계속 문을 잠그고 집 안에 없는 척 숨어 있었다.하지만 흥분한 직원들이 아예 김수원의 집까지 찾아가서 문을 강제로 열고 끌어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김수원은 이미 사람들에게 불륜녀라는 욕을 듣고 있었다. 끌려오는 동안 머리는 흐트러지고 옷도 군데군데 찢어져 있었다.화를 참지 못한 누군가가 큰 소리로 욕했다. “너희 둘이 사람들 몰래 공장 안에서 불륜을 저질러 놓고 하종민 공장장한테 미안하지도 않아?”“맞아! 어떻게 이런 짓을 해? 너희가 이러고도 여기서 계속 살 수 있을 것 같아?”“어쩐지 내가 몇 번이나 오기홍이 김수원 집에서 나오는 걸 봤어.” “그때는 진짜 모자를 챙겨 주러 다니는 줄 알고 인사까지 했는데, 뒤에서 이런 짓을 하고 있었다니. 퉤! 뻔뻔하기도 하지!”“...”거센 욕설이 쏟아지자 김수원의 표정도 싸늘하게 굳어졌다.김수원이 억울하다는 듯 받아쳤다. “그래서 뭐? 하종민이 죽은 지 몇
그제야 오기홍도 불륜 증거가 들킬 뻔했다는 충격에서 조금씩 정신을 차렸다.오기홍은 다시 걱정 많은 남편의 얼굴로 돌아갔다. 미간을 찌푸린 채 한숙미를 바라보는 모습은 구급차를 따라 병원에 갈 생각인 듯했다.“당신 괜찮아? 미안해. 내가 아까 너무 세게 밀었어. 일부러 그런 건 아니야. 아버지가 남긴 시계를 당신이 망가뜨릴까 봐 겁나서 그랬어. 그래서...”오기홍은 구급차에 올라타며 구급대원들에게 재촉했다. “제가 남편이고 보호자입니다! 빨리 출발해 주세요! 아내가 많이 다친 것 같아요. 너무 걱정이 됩니다!”그 모습을 차갑게 지켜보던 해인은 사람들 뒤쪽 어두운 곳으로 시선을 보냈다.체격이 큰 경호원 한 명이 해인의 눈짓을 알아보고 앞으로 나왔다.유호에게 지원받은 사람들 가운데 하나였다. 군 복무를 마친 뒤 경호 일을 하는 사람으로 실력이 상당하다고 들었다.키가 적어도 187센티미터는 되어 보이는 남자가 앞에 서자, 그 자체로 강한 위압감이 느껴졌다.경호원은 빠르게 구급차 옆으로 다가가 손을 뻗더니 오기홍을 그대로 끌어내렸다.처음 보는 남자였고 기자의 옷차림도 아니었다. 당황한 오기홍이 물었다. “당신 누구야? 지금 뭐 하는 거야?”경호원은 태연하게 답했다. “지나가다 못 볼 꼴을 봐서 정의 구현 좀 하려고요.”지금 오기홍까지 병원에 따라가게 두면 한숙미의 안전을 장담하기 어려웠다.경호원이 가볍게 손을 움직이자, 오기홍이 다시 손목에 채우려던 시계가 너무도 쉽게 빠져나왔다.경호원은 아무렇지 않은 듯이 시계를 던졌다. 뒤집힌 시계 뒷면의 글자가 사람들 눈앞에 그대로 드러났다.GD&SW.수원&기홍.시계에 새겨진 글자와 조금 전 한숙미가 한 말을 연결하자 진실은 너무도 선명했다.사람들 사이가 곧바로 술렁이기 시작했다.“세상에, 한숙미 말이 진짜였어! 오기홍 공장장이 정말 김수원이랑 바람을 피운 거야! 저 시계가 증거잖아. 아까 왜 그렇게 숨기려고 했는지 알겠네!”“기가 막히네. 오기홍이 인간이야? 예전에 하종민 공장장이랑 같이
공장 직원들은 나이가 많아 오랜 신뢰 때문에 쉽게 흔들릴 수 있어도, 현장에 있던 기자들은 매일 사회 사건을 취재하는 사람들이었다. 별별 사람과 상황을 다 겪어 본 이들이었다.기자들도 해인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느낀 듯 의미심장한 표정을 주고받았다.그때 한숙미가 사람들 앞에서 또 다른 증거를 꺼냈다.“오기홍 손목에 찬 시계는 김수원이 준 연인 사이의 선물이야. 시계 뒷면에 두 사람 이름의 영문 이니셜이 새겨져 있어.”“이것까지 보고도 아무 사이가 아니라고 하면 나도 더 할 말이 없어.”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오기홍의 손목으로 향했다.찔리는 게 있었는지 오기홍은 본능적으로 시계를 찬 손을 등 뒤로 숨겼다. 아주 작은 행동이었지만 기자들은 그 반응을 놓치지 않았다.한숙미도 그냥 넘기지 않았다. 앞으로 달려가 오기홍의 손목을 붙잡고 시계를 벗기려고 했다.오기홍은 당연히 버텼다. 손을 빼내려고 하면서 다급하게 말했다. “당신 이러지 마. 이 시계가 나한테 얼마나 중요한지 알잖아. 돌아가신 아버지가 남긴 유일한 유품이야. 망가지면 안 돼.”그 말을 듣자 한숙미는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오기홍은 역시 겉만 번듯한 위선자였다. 거짓말이 숨 쉬듯 자연스러웠다.이제는 이런 거짓말까지 지어내다니. 돌아가신 아버지가 들었다면 무덤에서라도 일어나 따지고 싶을 만한 이야기였다.한숙미가 차갑게 비웃었다. “우리 시아버님 돌아가신 지 거의 20년 됐잖아. 20년 된 시계치고는 참 새것 같네.”한 사람은 시계를 뺏으려고 하고 다른 한 사람은 손목을 등 뒤로 숨기며 버텼다. 실랑이가 거칠어지던 끝에 줄이 끊어지면서 시계가 손목에서 떨어졌다.한숙미가 재빨리 시계를 낚아채서 손안에 움켜쥐었다.시계를 뒤집어 뒷면을 사람들에게 보여 주려고 했다.그때 오기홍이 달려들어 한숙미를 거칠게 밀치고 시계를 다시 빼앗았다.밀려난 한숙미는 중심을 잃고 휘청이다 그대로 벽에 세게 부딪혔다.둔탁한 소리와 함께 뒤통수가 먼저 벽에 닿았다. 대비할 틈도 없었던 탓에 강한 통증이
“여보, 이제 그만해!”“맞아!” 누군가 오기홍 편을 들기 시작했다. “남편이 저렇게까지 당신 챙겨 주는데 왜 은혜를 원수로 갚아? 몇십 년 동안 남편 돈으로 살았잖아!”“내가 보기엔... 하종민 공장장님의 아내분이 예쁘고, 혼자서도 아들 잘 키운 게 질투가 나서 그러는 거 아니야?”여론은 완전히 한쪽으로 기울었다. 한숙미는 있는 힘껏 주먹을 휘둘렀는데, 푹신한 솜방석에 박힌 것 같은 허탈함을 느꼈다.사람은 한번 믿기 시작한 생각을 쉽게 바꾸지 않는다. 한숙미는 해명하고 싶었지만, 모두 오기홍의 말에 휩쓸려 어떤 설명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 상태였다.곁에서 지켜보던 해인은 차갑게 웃었다.지난 몇 달 동안 오기홍과 부딪힐 때마다 이런 위선적인 태도 때문에 해인도 번번이 곤란을 겪었다. 너무 익숙한 방식이었다.해인은 일부러 구경꾼처럼 가볍게 끼어들었다. “오기홍 공장장과 하종민 공장장님의 아내분이 정말 아무 관계도 아닌지 확인하는 건 어렵지 않지 않나요? 그 아이와 친자 확인을 하면 되잖아요.”“영상이 전부 조작이라고 하셨지만 그 주장도 말뿐이죠. 공장장님이 아니라고 하신다고 전부 사실이 되는 건 아니니까요.” “전문 기관에 영상 감정을 맡기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요.”그제야 오기홍은 사람들 사이에 서 있는 해인을 발견했다. 미간을 찌푸린 오기홍은 뭔가를 깨달은 듯 표정이 확 변했다.“설마... 강 대표님이...”한숙미가 혼자 이런 수를 생각해 냈을 리 없다고 오기홍은 판단했다. 20년 넘게 참아 왔던 사람이 갑자기 김수원과의 일을 세상에 터뜨릴 이유가 없었다. 딸 수아까지 생각한다면 더더욱 이렇게까지 일을 키우지 않았을 것이라고 믿었다.‘누가 옆에서 부추긴 거야.’그제야 오기홍의 머릿속에 해인이 떠올랐다.‘분명 강해인이 한숙미를 움직인 거야.’‘수아 엄마 혼자서는 이런 일을 벌일 배짱이 없어.’‘내 평판을 무너뜨리고 공장 의사결정권을 되찾으려고 이 일을 터뜨린 거지.’조금 전 자신이 해인에게 전화해 도움까지 청
사람들 맨 뒤에 서 있는 한숙미를 본 해인은 눈으로 조용히 물었다. ‘괜찮으세요?’한숙미는 창백한 얼굴로 힘없이 웃었다.평생을 함께한 남편에게 배신을 당했는데 괜찮을 리 없었다.하지만 다시 생각하면 오히려 이번 일이 한숙미에게는 잔인한 현실을 깨닫게 해 준 계기이기도 했다.예전에는 아무리 미워도 자신이 오기홍과 가정을 이루고 딸까지 낳았으니, 수십 년 부부로 산 정만큼은 남아 있을 거라고 믿었다. 그래서 계속 참았고, 모르는 척하며 넘어갔다.이제야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것처럼 비로소 깨달았다. 자신이 애틋하게 붙들고 있던 그 정은 오기홍에게 아무 가치도 없었다.수십 년 동안 가족을 위해 희생한 세월은 차라리 남에게 베푼 것보다 못했다. 오기홍은 아내를 헐뜯으면서도 죄책감조차 느끼지 않았다. 결국 한숙미가 믿어 왔던 부부의 정은 혼자만의 착각이었다.사람들 사이에서 누군가 한숙미를 발견하고 큰 소리로 외쳤다.“공장장님 아내분도 오셨어요!”그 말이 떨어지자 공장 직원들이 일제히 주변을 둘러보다 한숙미에게 시선을 모았다. 바라보는 눈에는 묘한 거리감이 섞여 있었고, 손가락질을 하거나 낮은 목소리로 수군대는 사람도 있었다.오기홍의 말에 넘어가서 이미 한숙미를 의심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기자들도 한숙미가 나타났다는 걸 알고 곧바로 몰려왔다.“오기홍 공장장님의 배우자가 맞으십니까? 남편분은 부인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이십니까? 병원에서 실제 진단을 받으신 적이 있습니까?”“지난 20 몇 년 동안 전업주부로 지내셨다고 들었습니다. 그전에는 연구팀을 이끄신 경력도 있다고 하는데요.” “남편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된 지금, 가족을 위해 일을 그만둔 것을 후회하십니까?”수많은 카메라 렌즈가 한꺼번에 한숙미를 향했다. 평생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 모습을 드러낸 적도, 얼굴 가까이 카메라가 들이닥친 적도 없었다. 모두 오기홍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한숙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오기홍이 빠르게 다가왔다. 뜻
해인은 말문이 막혔다.오늘의 유호는 그날의 단정한 군복 차림과는 전혀 다른 인상이었다. 해인 앞에 있는 유호는 검은 셔츠의 단추를 풀어 헤친 상태였고, 언뜻 드러나는 가슴 근육의 선이 거친 생기를 더했다.해인이 앉은 자리에서는 그 모습이 또렷하게 보였다.‘음... 한유호... 몸은 정말 좋네...’유호가 고개를 살짝 돌리며 별생각 없는 듯 물었다.“손은 왜 다쳤어?”해인은 멈칫했다. 고개를 숙이고서야 언제 그랬는지 모를 새, 유리컵에 베인 손바닥에서 선혈이 번져 나온 것을 알아챘다.입술을 살짝 다문 해인은 손등을 위로
해인은 뒤로 밀리면서 중심을 잃었다.태겸은 뒤쪽에서 급히 끼어들었고, 그때의 반동으로 깨진 유리컵의 날이 해인의 손바닥을 파고들었다.손끝에서 전해지는 통증이 너무나 선명해서 해인은 미간을 찌푸렸다.예주 앞을 가로막고 선 태겸이 난처한 표정으로 해인을 바라봤다.“이게 뭐 하는 거야? 예주는 내가 부른 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어?”그 말을 듣자 해인은 쥐고 있던 컵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눈가가 젖은 채 태겸을 향해 말했다.“내가 난리야? 고태겸, 하예주가 방금 무슨 말을 했는지 한 번이라도 들어볼 생각은 있어?”
말을 꺼낸 사람은 윤준이었다.태겸의 오래된 친구였고, 오늘 이 자리를 만든 당사자이기도 했다.윤준이 웃으며 말했다.“무슨 일이 있든 오늘만큼은 잠깐 접어 둬. 오늘은 내 여자친구 생일이잖아. 내 체면 좀 세워줘.”곧바로 맞장구가 이어졌다.“맞아. 태겸이 마음속엔 늘 해인 씨밖에 없는 거 다들 알잖아. 둘 사이가 얼마나 좋은데. 해인 씨랑 조금만 삐걱해도, 나중에 태겸이 술 취하면 친구들 붙잡고 난리 나는 거 다들 봤잖아.”“야, 그런 소리 하지 마. 태겸이 언제 울어. 술병 안고 ‘여보, 사랑해’만 반복하지.”“...”
예주의 눈동자 깊은 곳에서 미묘한 빛이 스쳤다.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오빠가 해인 언니한테 너무 잘해 주는 거죠. 언니가 그걸 몰라주는 거예요.”그 말에 태겸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예주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아까 그 진주 목걸이 말이에요...”태겸은 대답하지 않고 해인 옆자리에 앉았다.곧 첫 번째 경매 물품이 무대 위에 올려졌다.진주 목걸이였다.윤기 좋은 진주들이 조명 아래에서 은은한 빛을 내고 있었다.해인은 한눈에 마음이 갔다.시작가는 4억 원. 해인은 망설임 없이 패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