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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r: Miss-Er
last update Fecha de publicación: 2026-09-06 22:09:13

제6장 —"당연히 사실이죠." 엘린이 씁쓸하게 중얼거리며 데이브의 움켜쥔 손에서 자신의 손을 빼내려 애썼다. 하지만 억만장자의 단단한 손가락은 그녀의 통통한 손목을 더욱 세게 죄어왔다.

데이브는 경멸 어린 콧방귀를 뀌기 전, 엘린의 글썽이는 눈동자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의 입꼬리가 올라가며 날카로운 칼날처럼 그녀의 가슴을 찌르는 냉소적인 미소를 그려냈다.

"네 전 남친 말이 맞아, 엘린. 넌 전혀 매력적이지 않아."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마치 아무런 무게도 없다는 듯 차갑고 가벼웠다. 데이브는 살짝 힘을 주어 그녀의 손목을 놓아버리고는 욕조 벽에 몸을 기대었다.

"너를 내 정부로 삼았다고 해서 내가 너를 좋아한다는 뜻은 아니다. 너무 김칫국 마시지 마. 난 그저 1년 내내 시체 연기를 하느라 너무 쓸쓸했을 뿐이니까. 네 몸은 지루함을 달래기 위한 유희거리에 불과해."

첨벙!

엘린은 데이브의 뺨을 때리는 대신, 온 힘을 다해 젖은 수건을 따뜻한 물이 담긴 욕조 안으로 내던졌다. 거친 물보라가 튀어 올랐다. 머릿속에서 갑자기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아내느라 그녀의 가슴이 가쁘게 위아래로 흔들렸다. 마이클이 남긴 상처가 아직 다 아물지도 않았는데, 이제는 자신의 상사이기도 한 이陌생한 남자가 똑같은 상처를 짓밟으며 자존심을 짓뭉개고 있었다.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엘린은 다시 수건을 집어 들었다. 그동안 쌓인 모든 분노를 담아, 그녀는 데이브의 넓은 덧등을 거칠게 문지르기 시작했다. 어찌나 세게 밀었는지 억만장자의 파리한 피부가 순식간에 붉게 부어올랐다.

"이봐, 뚱보 양! 살살 좀 하지!" 간병인이 의도적으로 가한 쓰라림을 느끼며 데이브가 턱관절을 악물고 욕설을 내뱉었다. "나한테 화풀이라도 하겠다는 거야?!"

"화풀이하는 게 아니에요, 모레노 님. 그저 제 일을 프로답게 하고 있을 뿐입니다." 엘린이 데이브의 어깨 위에 수건을 한층 더 강하게 짓누르며 쏘아붙였다.

이 남자가 위험한 괴물이라는 사실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엘린의 자존심이 훨씬 더 크게 외치고 있었다.

"엘린? 안에서 누구랑 이야기하는 거야?"

덜컥!

욕실 문 넘어에서 들려오는 날카롭고 위압적인 목소리가 두 사람 사이의 긴장감을 순식간에 깨뜨렸다. 빅토리아였다.

엘린의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피가 일시에 솟구치는 듯했다. 그녀는 닫힌 문을 바라보다가, 공포로 휘둥그레진 눈으로 다시 데이브를 돌아보았다.

데이브는 훨씬 빠르게 반응했다. 눈동자의 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며 위협적인 아우라가 그를 다시 감쌌다. 그는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즉시 다가가 대리석 벽으로 엘린을 몰아붙인 뒤, 한 손으로 그녀의 목을 움켜쥐었다.

"연기 똑바로 해, 머청한 기집애." 데이브가 악마의 귓속말 같은 목소리로 엘린의 귓가에 속삭였다. 그의 악력에 힘이 들어가며 절대적인 경고를 건넸다. "그 계집애가 아주 작은 의심조차 하지 못하게 해. 안 그러면 이 게임이 끝나기도 전에 우리 둘 다 끝장일 테니까."

엘린은 완전히 질려버린 얼굴로 황급히 고개를 nod일 수밖에 없었다. 데이브가 목을 죄던 손을 누그러뜨리자마자, 억만장자는 놀라울 정도로 소리 없이 신속하게 움직여 욕조 구석에 놓인 목욕용 의자에 앉았다.

불과 몇 초 만에 데이브는 다시 변신했다. 그의 고개는 한쪽으로 살짝 기울어졌고, 두 눈은 벽의 한 점만을 응시했으며, 근육질의 몸 전체는 그 어떤 생기의 흔적도 없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완벽한 살아있는 시체로 돌아간 것이었다.

엘린이 겨우 숨을 돌리기도 전에, 욕실 문이 밖에서 열렸다.

"어… 빅토리아 사모님?" 엘린은 돌아서며 될 수 있는 한 자연스러운 놀라움을 연출하려 애썼다.

빅토리아가 욕실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이렇게 사적인 공간까지 난입한 이유는 너무나 명확했다. 의심에 휩싸여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빅토리아는 저택 안의 그 누구도, 자신이 직접 고용한 새 간병인조차 믿지 않았다.

빅토리아는 즉시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의 걸음걸이는 데이브의 휠체어로 곧장 향했다. 그녀는 몸을 숙여 남편의 얼굴을 아주 가까이서 들여다보았다. 그러고는 데이브의 눈앞에서 손을 왔다 갔다 흔들었다.

데이브의 눈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깜빡이지도, 시선을 돌리지도 않았다. 두 개의 블랙홀처럼 여전히 텅 비어 있었다.

하지만 빅토리아는 만족하지 않았다. 붉은 피처럼 길고 뾰족한 손톱이 다듬어진 손을 뻗어, 데이브의 맨팔을 세게 꼬집고 피부를 비틀어 붉게 멍이 들게 만들었다.

그 모습을 본 엘린은 빅토리아의 등 뒤에서 숨을 죽였다. 하지만 연기에 관한 한 데이브는 그야말로 진짜 괴물이었다. 그는 주먹을 쥐지도, 호흡의 리듬을 바꾸지도 않았으며, 얼굴 근육 하나조차 경련하지 않았다. 자신의 살 속 깊은 곳에 통증을 완전히 가둔 채 견뎌냈다.

"사모님… 무슨 일 있으세요? 왜 여기까지 들어오셨어요?" 엘린이 저택 주인의 거친 태도에 혼란스러워하는 것처럼, 떨리고 겁에 질린 목소리를 쥐어짜 내어 물었다.

빅토리아는 손을 거두고 엘린을 향해 돌아서며 날카롭고 의심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방금 안에서 무슨 소리를 들었어. 남자 목소리 같았는데. 엘린, 누구랑 얘기하고 있었던 거지?"

빅토리아가 한 걸음 다가서며 둘 사이의 거리를 좁혔다. 이어 손을 빠르게 움직여 손톱 끝으로 엘린의 턱관절을 잡아챘다.

"이 집에서 네 위치를 명심해, 엘린. 넌 내 소유물이야! 나한테 뭔가를 숨기려고 하지 마. 안 그러면 네 인생을 빚더미에서 도망치는 것보다 훨씬 더 비참하게 만들어 줄 수 있으니까."

엘린은 턱에 느껴지는 화끈거림을 느꼈지만, 머릿속으로는 빅토리아처럼 의심 많은 여자를 납득시킬 수 있는 가장 논리적인 핑계를 찾기 위해 빠르게 굴렸다.

"죄-죄송해요, 사모님." 엘린은 빅토리아의 자만심을 채워주기 위해 일부러 눈물을 흘리며 중얼거렸다. "아무하고도 얘기하지 않았어요. 휴대폰으로 동기부여 다이어트 팟캐스트를 듣고 있었을 뿐이에요. 사모님이 주신 유니폼이 너무 꽉 끼어서 기분이 참 안 좋았거든요. 저… 전 제 자신이 돼지처럼 느껴져요, 사모님. 그래서 좌절감을 풀려고 데이브 님의 몸을 너무 세게 닦아드리다가, 나도 모르게 혼잣말로 스스로를 꾸짖고 말았어요."

엘린의 체중에 관련된 이토록 허황되고 불쌍한 설명을 듣자, 엘린의 턱을 쥐고 있던 빅토리아의 악력이 풀리기 시작했다. 경멸과 우월감이 가득한 표정이 다시 이 상류층 여성의 아름다운 얼굴을 지배했다. 그녀는 이 뚱뚱한 여자에게 내기를 걸길 잘했다고 확신하며 비웃음을 터뜨렸다. 엘린은 자신을 속이기엔 너무 머청했다.

"한심하긴. 그러니까 네 몸집 크기를 스스로 잘 파악했어야지." 빅토리아는 마치 더러운 것이라도 만졌다는 듯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손을 닦으며 빈정거렸다.

이어 데이브를 향해 다시 한번 시선을 던진 뒤, 엘린에게 고개를 돌렸다.

"됐어. 이 살아있는 시체나 마저 씻기고 옷 입혀. 내 시어머니, 그러니까 데이브 어머니가 방금 저택에 도착하셨어. 그 늙은이가 자기의 잘나고 쓸모없는 아들을 접견하고 싶어 하더군."

엘린은 살짝 흠칫했다. 데이브의 어머니가 오셨다고?

"똑똑히 들어, 엘린." 빅토리아가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그녀의 얼굴을 가리키며 경고했다. "그 늙은이가 여기서 네가 무슨 일을 하는지 물어보면, 넌 그저 약을 챙겨주고 식사 수발을 드는 것뿐이라고 대답해. 데이브를 간병하고, 씻기고, 수발드는 모든 일은 내가 전부 맡아서 하고 있다고 시어머니께 말해야 해. 알아들었어?"

빅토리아는 자신의 계획을 용이하게 추진하기 위해, 억만장자 시어머니 앞에서 헌신적이고 충실한 아내라는 이미지를 완벽하게 유지하고 싶어 했다.

"네, 사모님. 알겠습니다. 지시하신 대로 똑같이 말씀드릴게요." 엘린이 순종적으로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좋아. 얼른 끝내. 메인 거실에서 기다리마." 빅토리아가 차갑게 말한 뒤 돌아서서 욕실을 나갔고, 문을 쿵 소리 나게 닫았다.

복도에서 빅토리아의 발소리가 완전히 사라지자마자, 데이브는 즉시 몸을 일으켜 세웠다. 연기하는 동안 온 힘을 다해 억눌렀던 분노가 담긴 거친 숨소리가 새어 나왔다.

"제법 영리한 핑계였어, 뚱보 양." 데이브가 휠체어에서 일어나며 굵직하고 위험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는 엘린을 향해 걸어와, 그녀의 등이 차가운 대리석 세면대에 닿을 때까지 구석으로 몰아넣었다. "하마터면 이성을 잃고 그 저주받을 여자의 목을 꺾어버릴 뻔했잖아."

엘린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동안 참아왔던 눈물이 마침내 통통한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의 몸이 떨린 것은 데이브가 무서워서가 아니라, 한계에 다다른 피로감과 압박감 때문이었다.

"이게 재밌다고 생각하세요, 모레노 님?" 눈물을 참아내며 엘린의 목소리가 격렬하게 떨렸다. 그녀는 남은 힘을 쥐어짜 내어 데이브의 탄탄한 가슴을 밀쳐냈지만, 남자는 움직이지도 않았다. "후회돼요! 이런 미친 일을 승낙한 게 정말 후회된다고요!"

데이브가 눈을 가늘게 뜨며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후회한다고? 네게 필요한 그 모든 돈을 눈앞에 두고도?"

"그깟 돈 따위는 집어치워요!" 엘린이 방 밖에서 누군가 들을까 봐 낮은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녀는 목을 조르는 밧줄처럼 느껴지는 하녀 유니폼 옷자락을 움켜쥐었다. "전 그저 아픈 사람을 돌보고 아빠 빚을 갚으려고 여기 온 것뿐이라고요! 그런데 제가 얻은 게 뭐죠? 밖에서는 당신 아내의 식모이자 첩자 노릇을 해야 하고, 이 방 안에서는… 절 매력 없다고 부르는 당신 같은 조종꾼 악마에게 내 몸을 바쳐야 하잖아요!"

엘린은 손으로 눈물을 거칠게 닦아내고는, 마치 온몸을 뚫고 지나가는 듯한 깊은 고통을 담아 데이브를 바라보았다.

"이 관계… 이 금기된 계약… 이 모든 게 역겨워요. 모레노 님, 우린 침대 위에서 욕망을 가지고 장난치고 있는 게 아니에요. 우린 당신의 적들 앞에서 죽음과 역겨운 거짓말을 가지고 놀고 있는 거라고요. 지쳤어요…"

데이브는 잠시 침묵을 지켰다. 엘린의 연약한 모습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아주 찰나 동안 부드러워졌지만, 그의 자존심과 그가 짊어진 트라우마가 다시금 그 감정들을 빠르게 봉인해 버렸다.

그는 한 걸음 더 다가서서 엘린의 양 어깨를 강하게 움켜쥐고,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게 만들었다.

"넌 이미 내 이야기 속으로 너무 깊이 들어왔어, 엘린. 이제 돌이킬 수 없어." 데이브가 그녀의 얼굴 가까이에서, 차가우면서도 소유욕이 담긴 목소리로 속삭였다. "이제 눈물 닦고, 옷 입혀주고, 네 가면을 써… 그리고 내 어머니를 맞이하는 걸 도와라. 우리 연극의 진짜 막이 방금 올랐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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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통한 여자의 금지된 열정   40

    제40장디에고의 불쾌한 밀착 아래에서 엘린은 숨을 죽였다. 남자의 뻔뻔한 손길이 그녀의 셔츠 단추를 서툴게 잡아채며 아웅다웅하기 시작하자, 그녀의 내면에서 강력한 아드레날린이 요동쳤다. 두려움은 사라지고, 완벽한 분노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남은 힘을 쥐어짜낸 엘린은 오른쪽 다리를 들어 올려 디에고의 발등을 향해 온 힘을 다해 힐로 짓밟아버렸다."아아악! 젠장!" 그가 거세게 비명을 질렀다.발끝을 찌르는 극심한 통증에 남자의 악력이 순간 단숨에 풀렸다.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엘린은 두 손으로 디에고의 가슴을 절박하게 밀쳐냈다. 풍만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온 필사적인 반동에, 통증으로 여전히 비틀거리던 청년은 균형을 잃고 말았다.쾅-!그의 몸이 뒤로 튕겨 나가며 건축학 책장에 거세게 부딪혔고, 두꺼운 책 몇 권이 바닥으로 어지럽게 떨어졌다."이 젠장할 년이, 엘린! 네가 감히?!" 아픈 발을 움켜쥔 디에고가 분노로 눈을 번뜩이며 침을 내뱉었다."다시는 내 몸에 손대지 마, 이 개자식아!" 떨리는 목소리로 엘린이 소리쳤다.그녀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았다. 즉시 돌아서서 목재 격리문을 거칠게 열어젖히고, 눈물이 뺨을 타고 걷잡을 수 없이 흘러내리는 채로 조용한 도서관 바깥을 향해 온 힘을 다해 달려 나갔다.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늘 다정하고 신뢰할 수 있다고 믿었던 디에고는 그저 잘생긴 얼굴 뒤에 자신의 몸을 욕탐하는 괴물에 불과했던 것이다.여자 화장실에 다다르자마자, 그녀는 칸막이 중 한 곳으로 빠르게 들어가 문을 쾅 닫고 떨리는 손으로 잠금장치를 걸었다. 그러고는 차가운 바닥으로 무너져 내려 무릎을 안은 채 절망적인 오열을 터뜨렸다."내 인생은 왜 이렇게 비참해야 하는 걸까?" 서럽게 울음을 터뜨리며 엘린은 흐트러진 셔츠를 바짝 움켜쥐었다. "내가 더럽혀졌다는 건 알아… 그 밀폐된 방 안에서 데이브 모레노의 은밀한 정부에 불과하다는 것도 알고 있어…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것까지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저런 쓰레기 같은 놈이 내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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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8장아침 햇살의 첫 줄기가 창문 유리 표면에 겨우 다다랐을 무렵, 엘린은 간호사 유니폼 정돈을 마쳤다. 오늘은 아침 8시에 일찍 수업이 있었다. 병실을 나서기 전, 그녀는 다시금 딱딱하게 누워 코마 상태의 남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데이브의 침대 곁으로 다가갔다.엘린은 상체를 살짝 숙여 이미 완벽하게 정돈되어 있던 데이브의 이불을 다듬어 주었다."도련님, 저 이제 대학에 다녀오겠습니다." 문 건너편의 그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도록 엘린이 나지막이 속삭였다.데이브에게서 말로 된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남자의 매 같은 눈이 1초간 살짝 열리더니, 어제 오후의 경고—'다른 남자에게 내숭 떨지 마라'—를 재확인시키는 듯한 날카로운 시선을 던졌다. 엘린은 그저 짧게 한숨을 내쉬고는 돌아서서 방을 나가는 수밖에 없었다.아래층으로 내려오자 저택의 분위기는 변함없이 차갑게 식어 있었다. 빅토리아는 고급스러운 식탁에 우아하게 앉아 오렌지 주스 한 잔과 토스트를 곁들여 아침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엘린의 발소리가 들리자 여인은 식사를 멈추고, 아름다운 얼굴에 깊게 새겨진 특유의 오만한 눈빛으로 고개를 들었다."빅토리아 사모님, 개인적인 일로 잠시 자리를 비워도 될지 허락을 구하고자 합니다." 엘린이 고개를 깊이 숙이며 공손한 태도로 말했다.빅토리아는 비단 수건으로 입술 모서리를 닦아낸 뒤, 게으른 한숨을 내쉬었다."내려오기 전에 저 살아있는 시체놈은 제대로 간호하고 온 거냐?" 빅토리아가 마치 성가신 짐덩이를 다루듯 퉁명스럽고 차갑게 물었다. "오늘 아침 비앙키 의사가 처방한 고농도 약을 저놈 입안에 이미 처넣었겠지?""네, 전부 준비해 두었습니다, 사모님." 엘린은 단 1초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거짓말을 했다. "여기 내려오기 전에 데이브 도련님의 모든 의료 처치를 완료했습니다.""그러는 게 좋을 거다. 어서 가고 지체하지 마라. 바깥에서의 네 사사로운 일이 저 개자식을 간호하는 시간표를 방해하게 두지 마." 빅토리아가 손을 휘저으며 엘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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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7장크레이비어 씨와의 비밀 접견은 완벽하게 성사되었다. 레이먼드의 불법 사업을 뒤흔들 핵심 축이 될 대규모 협력 계약서에는 이미 서명이 마쳐진 상태였다. 건이 끝나자마자 데이브는 모레노 저택으로 서둘러 복귀했다. 그는 정문을 이용하지 않고, 옛 서재 벽 뒤에 숨겨진 비밀 통로를 지나 자신의 방으로 곧장 연결되는 길을 선택했다. 그 비밀 통로는 일 년 내내 빅토리아나 레이먼드의 의심을 사지 않고 안전하게 안팎을 오갈 수 있게 해준 은밀한 경로였다.비밀문이 소리 없이 슬라이딩하며 닫히자, 데이브는 방 안의 어둠 속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매 같은 그의 눈에 가장 먼저 포착된 것은 방 한구석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엘린의 형체였다. 미간을 찌푸린 채 두꺼운 책 더미에 둘러싸여 노트북 키보드를 분주하게 두드리는 여인은 지극히 집중해 있었다. 방 주인이 돌아왔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할 정도였다.데이브는 여유롭게 다가가 잘생긴 얼굴의 반쪽을 가리고 있던 은가면을 벗어 침대 협탁 위에 놓아두었다. 나른한 동작으로 엘린의 바로 옆 빈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은 그는, 턱을 괴고 여인의 진지한 측면 얼굴을 가만히 응시했다."지극히 몰두해 있군." 데이브의 깊은 남성미 넘치는 목소리가 방 안의 정적을 불시에 깨뜨렸다.엘린은 놀라 깜짝 놀라며 손에 쥐고 있던 펜을 놓칠 뻔했다. 서둘러 고개를 돌리자 데이브의 잘생긴 얼굴이 자신의 얼굴과 겨우 수 센티미터 거리에 다가와 있었다."네? 도련님... 벌써 돌아오셨어요?" 놀란 탓에 약간 가빠진 숨을 내쉬며 엘린이 물었다.데이브는 시선을 떼지 않은 채 그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대학 과제부터 마저 끝내. 그러고 나서 내 어깨 좀 마사지해라. 오늘 회의 때문에 전신이 뻣뻣하군.""네, 도련님. 거의 다 끝났어요." 엘린이 공손하게 답했다.데이브가 진심으로 피곤해 보이는 것을 본 엘린은 손길을 서둘렀다. 과제 문서를 서둘러 저장하고 노트북을 조심스럽게 닫았다. 이내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는 데이브가 기대어 앉아 있는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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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6장데이브가 떠난 뒤 병실 안에는 짙은 정적이 남겨졌다. 엘린은 다리가 약간 풀린 채 후들거리는 걸음으로 욕실로 향했다. 세면대 거울 앞에 서서, 그녀는 가만히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남자가 떠나기 직전 탐욕스럽게 퍼부었던 키스로 인해 입술은 붉게 부풀어 올라 있었고, 얼얼한 얼룩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엘린은 손가락 끝으로 입술을 살며시 터치한 뒤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어째서 그이의 소유욕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걸까…?" 거울 속 자신의 피곤한 눈을 응시하며 엘린이 속으로 나지막이 읊조렸다. "매일같이 날 만져대고… 마치 하루도 쉬는 날이 없는 것처럼. 코마 상태인 척 연기하는 동안 일 년 내내 억눌러왔던 것 때문일까?"엘린은 고개를 저으며, 너무나 강렬했던 밀착감의 기억을 털어내려 애썼다. 데이브의 손길 뒤에 숨겨진 이유를 찾아봤자 자신의 마음을 허황된 기대 속에 자빠뜨릴 뿐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팅!휴대전화의 알림음 소리에 그녀는 정신을 차렸다. 엘린은 방으로 돌아와 작업대 위에 놓인 기기를 집어 들었다. 오늘 오후에 막 저장했던 번호로부터 위챗 메시지가 들어와 있었다.디에고: [안녕, 엘린. 집에 잘 들어갔어? 마침 오늘 밤 시간이 비는데, 나랑 저녁 같이 먹으러 나갈래? 캠퍼스 근처에 정말 괜찮은 곳이 있거든.]엘린은 주저하는 마음으로 화면을 바라보았다. 내심 자신을 신경 써주는 친구가 생겼다는 사실에 작은 기쁨이 피어올랐다. 간절히 나가고 싶었다. 저택 바깥의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또래 여느 또래들과 다름없이 평범하게 수다를 떨고 싶었다.하지만 여전히 방 안의 벽에 메아리치는 듯한 데이브의 엄중한 경고가 그녀에게 지독한 현실을 일깨워주었다.'데이브가 알아챈다면 분명 큰일이 날 거야.' 남자의 분노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엘린은 덜컥 두려움이 밀려왔다.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엘린은 어쩔 수 없이 거절의 메시지를 적어 내릴 수밖에 없었다.엘린: [안녕, 디에고. 정말 미안한데 오늘 밤은 못 나갈 것 같아. 몸이

  • 통통한 여자의 금지된 열정   35

    제35장열기의 잔재가 짙게 깔린 조용함 속에서 한 시간이 흘렀다. 엘린은 약간 떨리는 손가락으로 흐트러진 플란넬 셔츠의 단추를 다시 채우며 침대 옆에 서 있었다. 매트리스 위에는 데이브가 한쪽 팔로 머리를 받친 채 누워, 깊고 해독하기 어려운 눈빛으로 엘린의 작은 움직임 하나하나를 지켜보고 있었다.지난 한 시간 동안 데이브는 그 이상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저 그녀의 통통한 몸을 구석으로 몰아넣고, 마치 자신의 보호자를 잃지 않으려는 아이처럼 탐욕스러운 밀착감으로 엘린의 신선한 가슴에 얼굴을 묻고 빨아들였을 뿐이었다. 하지만 엘린에게는 그 모든 손길이 사실 가슴에 새겨지는 새로운 상처처럼 느껴졌다.엘린은 깊은 침묵에 빠져 있었다. 뜨거웠던 시간이 가라앉은 이후로 그녀는 단 한마디도 내뱉지 않았다. 그리고 그 침묵은 데이브의 마음을 거슬리게 만들기 시작한 듯했다."무슨 일 있어?" 데이브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낮고 쉰 남성미 넘치는 목소리가 방 안의 정적을 깨뜨렸다. "아까부터 말이 없네."엘린은 살짝 놀라 움찔하더니, 데이브의 매 같은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한 채 서둘러 고개를 저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도련님. 그저 온종일 캠퍼스에 있느라 조금 피곤해서 그래요."엘린은 침대 끝에 놓인 이불을 정리하는 척하며 몸을 돌렸다. 그녀의 머릿속에서는 감정의 폭풍이 격렬하게 몰아치고 있었다.'내가 왜 이렇게 어리석은 걸까?' 가슴을 바짝 죄어오는 답답함을 느끼며 엘린은 속으로 자책했다. '왜 그가 다가올 때마다 내 방어벽은 완벽하게 무너져 버리는 걸까? 왜 상황에 쓸려 넘어가면서 그 사람의 여자가 될 수 있다는 미친 희망을 품게 되는 거지? 그건 완벽하게 불가능한 일이야, 엘린!'그녀는 데이브의 온기가 일시적으로 갉아먹었던 이성을 되찾으려 깊은 숨을 내쉬었다.'현실을 직시해, 엘린. 너희 두 사람은 신분부터가 달라. 사회적 지위는 하늘과 땅 차이이고, 나이 차이조차 엄청나지. 데이브는 천재 CEO이자 무자비한 비즈니스 거물이야. 저렇게 완벽한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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