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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Penulis: 일설연우
봉구안은 필사적으로 반항했지만 마비산 때문에 온몸에 힘이 빠진 상태라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사내는 거대한 체구로 그녀를 감싸고 돌덩이처럼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귓가에 들려오는 그의 숨소리가 점점 더 거칠고 뜨거워지고 있었다.

한여름의 뜨거운 태양이 몸을 비추는 것처럼 덥고 불편하더니 점점 그녀의 몸도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봉구안은 필사적으로 고개를 옆으로 틀었으나 점점 시야가 흐릿해지고 있었다.

출구가 눈앞에 있는데 너무도 멀게 느껴졌다.

그녀가 거의 기절하기 직전에 머릿속에 갑자기 누군가의 모습이 떠올랐다.

눈처럼 하얀 의복을 차려입은 그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그녀를 부르고 있었다.

“구안아, 정신 차려….”

그 순간 봉구안은 눈을 부릅떴다.

그녀는 마지막 남은 힘으로 은침으로 자신의 혈자리를 찔러 정신이 돌아오게 했다.

하지만 그것 역시 임시 방편일 뿐, 해독약이 없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완전히 정신을 잃게 될 것이다.

이대로 폭군의 해독약이 되는 것일까.

그 순간 남자의 거친 순결이 그녀의 목덜미에 닿았다가 갑자기 축 늘어져 버렸다.

봉구안은 살짝 그를 밀쳐 보았다.

그의 몸에서 느껴지는 열기가 그녀를 불편하게 했다.

그는 점점 더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봉구안은 고개를 숙이고 그의 목덜미를 쳐다보았다.

사라졌던 은사가 또 나타나 있었다.

천수독은 냉성 독이라 열성 약을 만나면 서로 약성이 상호작용하여 독성이 배로 강해진다.

의지가 부족한 사람이었으면 진작에 피를 뿜으며 죽었을 것이다.

이대로 가다가 폭군의 목숨이 위태로웠다.

하지만 그녀 본인도 마비산에 당한 상태라 남 걱정할 처지가 아니었다.

소욱의 이마에서 굵은 땀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그의 복부는 뜨겁게 달아올랐지만 다른 부위는 얼음처럼 차가웠다.

얼음과 불의 기운이 그의 몸 안에서 상충하며 그는 괴로움에 시달리고 있었다.

소욱도 자신의 상태를 알아차렸다. 최음제의 작용으로 간신히 억눌렀던 천수독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다.

“해독을… 해다오!”

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갈린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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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men (3)
goodnovel comment avatar
강소영
이 놈을 꼭 살려야해? 미친놈도 날 살리려는 사람을 이렇게 죽이려하지 않을텐데 ..이건 뭐 인성도 개념도 다 말아드신 듯
goodnovel comment avatar
여현화
하.. 쌤통이다 고자나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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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정
2024. 12. 21. AM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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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83화

    어전 밖.소욱은 어두운 얼굴로 서 있었다.보정 대신들이 오양련을 본받아 죽음으로 봉구안을 압박하려 한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다.이런 수법은 실로 비열하기 그지없었다.그녀들이 무사히 나오는 모습을 보고서야, 소욱은 비로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몇몇 대신들은 소욱을 못 본 척 지나쳤지만, 호원아만은 복잡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남제의 황제까지 친히 서여국에 온 것은 아마도 황제가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남제를 돌아가지 않을까 염려했기 때문일 것이다.결국 이 점에 있어서는 서로 다를 것이 없었다.그들 모두 황제의 진심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정말이지 비참하기 짝이 없었다.이렇게 생각하니, 호원아는 오히려 담담해졌다.무엇보다 황제가 방금 전 그들에게 한 말은 한마디 한마디가 뼈아팠다.그녀들이 지키려 했던 것은 결국 단 하나의 세대일 뿐이었다.이는 마치 의원이 병을 치료할 때, 근본은 다스리지 않고 겉만 손보는 것과 다름없었다.방금 황제께서 들려주신 말씀을 떠올리면, 서여국이 강해지지 못하는 근본은 결국 내부에 있었다.남성들을 과도하게 억압한 탓에 남녀 간 반목이 심해져 결국 하나로 뭉치기 어려웠다.작은 위기만 닥쳐도 서여국은 조정부터 먼저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특히나 남성들이 반란을 일으켜 정권을 탈취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경우, 외부의 위기보다 내부의 내란이 먼저 터질 것이었다.이는 그녀의 외조모가 집권했을 때 궁궐 내 반란이 일어난 근본 원인이기도 했다.그러니 외부의 적을 물리치려면 먼저 내부를 안정시켜야 했다.호원아는 황제께서 하신 말씀을 마음속으로 다시금 되새겼다.그 말들은 따스한 봄바람처럼 그녀의 가슴속을 맑게 해주었다.……어전 안.소욱은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했지만, 마음속 불안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대신들이 너를 곤란하게 하였느냐?"그는 다 알고 있으면서도 일부러 그렇게 물었다.사실 그는 봉구안이 그 무례한 대신들을 어떻게 처벌할 생각인지 더 알고 싶었다.봉구안은 부드럽게 대답했다."이미 다 정리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82화

    보정 대신들은 모두 선제의 심복이었다.조정의 중심을 떠받치는 기둥과도 같은 존재들이었다.그녀들은 각기 나이도 달랐지만 모두가 충성심에 가득 차 있었다."황제 폐하를 뵙기를 청합니다!"봉구안은 어전의 용상에 앉아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그녀의 눈빛에는 단호함이 깃들어 있었다.전각 밖에 서 있는 대신들의 그림자를 바라보며, 그녀의 눈빛엔 흔들림 없는 결의와 함께 어딘가 서글픈 빛이 섞여 있었다."들여보내라."곧이어 몇몇 대신들이 차례차례 안으로 들어왔다.그중 가장 눈에 띄는 이는 중상을 입어 들것에 실려 온 호원아였다.봉구안은 손에 들고 있던 상소문을 내려놓고, 대신들을 한 차례 훑어보았다."무슨 일인가."호원아가 고른 숨을 내쉬며 말했다."폐하, 신은 이미 오 대인께서 왜 목숨을 끊으셨는지 알아냈습니다."호원아의 숨소리는 안정되어 있었다.상처는 심각해 보였으나 내상은 그리 깊지 않은 듯했다.이어 다른 대신들이 입을 모았다."오 대인은 서여국의 사직을 지키고자, 자신의 죽음으로 황제 폐하께 이 나라에 남아주기를 바랐던 것입니다!"봉구안은 말없이 그들의 말을 들었다.그 눈빛은 한없이 고요했다.호원아는 힘겹게 몸을 일으켜 봉구안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신은 죄인입니다. 신이 이 지경이 된 것도, 황제 폐하를 지키려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다른 대신들도 호원아가 처벌당할까 염려하여 급히 거들었다."폐하, 호 장군 또한 오 대인과 다름없이 모두 서여국을 위한 뜻이었나이다!""폐하, 만일 폐하께서 서여국을 떠나신다면, 신들 또한 오 대인처럼 목숨을 끊을 것입니다!""그렇습니다. 신들은 죽을 각오로 지금 폐하 앞에 나아왔나이다!"그녀들은 하나같이 비수를 꺼내어 자신의 가슴께를 겨눴다.하지만 봉구안은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고, 담담히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그녀의 눈빛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보아하니 너희는 미리 짜고 짐을 협박하려는 것이로구나."호원아는 서둘러 부인했다."어찌 감히 황제 폐하를 협박하겠나이까. 그런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81화

    오양련의 죽음은 호원아에게 있어 실로 참담한 충격이었다.보정 대신들 중에서도 그녀들과의 사이는 가장 돈독했기 때문이다.무엇보다 이 일은 너무나 갑작스럽게 벌어져 호원아는 아무런 대비조차 하지 못했다.시녀가 조심스레 답했다."소녀가 알기로는 오 대인께서 독약을 복용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다고 합니다."호원아는 믿지 않았다.멀쩡히 잘 지내던 오 대인이 어째서 자결한단 말인가?"누군가 오 대인을 해친 게 틀림없다! 이 일을 폐하께서는 아시느냐?"시녀는 고개를 끄덕였다."오 대인께서 변을 당하셨을 때 폐하께서 오양부에 계셨습니다."호원아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몸에 상처를 입은 탓에 직접 나서 철저히 조사할 수 없는 자신이 원망스러웠다.오양련의 죽음은 호원아만을 놀라게 한 것이 아니었다.조정 전체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다음 날 조정 회의 때 신하들이 거론하는 대부분의 사안은 오양련에 관한 것이었다.삼대에 걸쳐 충성을 바친 노대신. 공이 없어도 고생한 바가 있으니 마땅히 추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일부는 호원아가 습격당하고, 오양련이 이해할 수 없는 죽음을 맞은 것이 모두 적국 간첩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순식간에 조정엔 불안이 가득 찼다.용상 위에서 봉구안은 무표정한 얼굴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짐도 이 비보를 듣고 깊은 슬픔을 느꼈다.”"오양련이 생전에 근면성실하고 충성스럽게 직무를 다했음을 생각하여, 특별히 문충후로 추서하고 태묘에 배향하게 하노라."신하들은 일제히 조심히 예를 올렸다."예, 폐하!"궁 밖.오양부.오양련은 이미 관에 안치되어 있었고, 문무백관들은 차례로 와서 조의를 표했다.집안 식구들은 모두 삼베옷을 입고 통곡했다.장례식 날 보정 대신들도 눈물을 흘리며 애통해했다.심지어 호원아도 중상을 입은 몸을 이끌고, 마지막으로 오양련을 배웅하러 찾아왔다.그녀의 절망에는 거짓이 없었다.오양련마저 떠나고 나면, 그들 중 누구도 더는 황제를 붙잡아 둘 방법이 없었다.이제 정말로 차선책으로 봉장미를 불러들여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80화

    의원이 도착했을 때, 오양련은 이미 독으로 숨을 거둔 뒤였다. 오양부의 하인들은 모두 무릎을 꿇은 채 울부짖기 시작하였다."대인…!"봉구안은 시선을 침착하게 침상 위로 내렸다. 오양련은 그곳에 누운 채, 단호하게 생을 마감했다. 목숨을 걸고 간언하는 것. 오양련의 이런 선택은 봉구안에게 큰 짐이 되었다."후장하라." 봉구안은 담담히 말한 뒤 몸을 일으켰다. 뒤이어 들려오는 울음소리에도 그녀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문밖에 서 있던 소욱이 다가와 봉구안을 부드럽게 부축했다. 그의 품은 단단하고, 조심스러웠다. 오양련의 죽음은 마치 커다란 돌이 호수에 떨어져 퍼지는 물결 같았다. 한동안 요동쳤지만 결국은 다시 고요해질 터였다. 소욱에게 오양련의 생사는 중요치 않았다. 그가 신경 쓰는 것은 오직 봉구안이었다. 그녀의 얼굴빛은 유독 좋지 않았다."일단 궁으로 돌아가자." 소욱은 조용히 그녀를 대신해 결정을 내렸다.마차 안. 봉구안은 드물게 아무 말이 없었다. 소욱도 그런 그녀를 방해하지 않았다. 그저 그녀 곁에 조용히 있어주었다. 필요할 때 기대어 쉴 수 있도록…궁에 돌아온 두 사람은 함께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소욱은 봉구안의 어깨를 조심스레 끌어당겨 자신의 어깨에 기대게 했다."그건 그 여자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네 잘못 아니야." 소욱은 걱정했다. 혹여 봉구안이 오양련의 관직을 박탈한 것이 그녀의 죽음으로 이어졌다고, 스스로 자책할까 두려웠다.그러나 봉구안의 눈빛은 단단했다. 오히려 차갑고 무정해 보일 정도로. 그녀는 바닥의 돌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낮고 깊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들은 모두 제가 남기를 바라기에, 이런 미련한 선택을 했을 뿐입니다.."소욱은 그녀를 껴안는 손에 힘을 조금 더 주었다. 그의 눈빛은 어둡고, 읽히지 않았다."네가 머무르느냐 떠나느냐, 그걸 누가 강요할 수 있겠느냐. 구안아, 우리 조속히 여길 떠나자. 남제로 돌아가자."그는 걱정했다. 여기에 오래 머물수록, 봉구안의 마음이 흔들릴까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79화

    오양련은 봉구안 마음속에 일어난 작은 흔들림을 정확히 꿰뚫어보았다. 그것은 다른 누구도 알아채지 못한 부분이었다."폐하께서는 어릴 때부터 남제의 평범한 여인들과는 달랐습니다. 폐하야말로 서여국을 위해 태어난 분이십니다. 폐하도 느끼셨을 것입니다. 남제는 여자에게 너무 가혹합니다. 폐하께서 아무리 뛰어나셔도, 혼자 힘으로 바꿀 수 없는 현실입니다."오양련은 말을 이으며 한숨을 삼켰다."폐하, 한 번 생각해보셨습니까? 만약 폐하께서 딸을 낳는다면 서여국에서는 황제가 될 수 있지만, 남제에서는 아무리 총애를 받더라도 결국 한 지아비를 위해 살아야 하는 운명을 피할 수 없습니다. 남제에서는 폐하처럼 여장부가 되는 여인은 극히 드뭅니다. 지금의 남제 황제야 총명하고 현명하지만, 후대의 군주들은 어떻겠습니까? 폐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를 위해서라도 다시 생각해주십시오."그러나 봉구안은 오양련이 만들어놓은 감정의 덫에 빠지지 않았다. 그녀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 듯했다."자네는 오직 여성의 입장에서만 생각한 것 같구나. 생각해보아라. 만약 짐이 아들을 낳는다면, 서여국에서는 그 아이가 공주와 다를 바 없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오양련은 잠시 말이 막혀버렸다. 이윽고, 쉰 목소리로 힘겹게 답했다."폐하, 서여국에서는 그래도 남성이 출세할 길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남제에서는 여성이..."그녀는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그렇습니다. 서여국이나 남제나, 결국은 한쪽이 억눌리는 구조죠. 신은 지금껏 세 분의 황제를 모셨습니다. 그렇기에 그 누구보다도 더 서여국의 약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감히 서여국이 남제보다 낫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오양련은 깊게 고개를 숙였다."폐하, 신이 폐하를 붙잡으려 한 이유는 서여국이 강하기 때문이 아니라, 너무나 위태롭기 때문입니다. 폐하와 폐하의 아이가 서여국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서여국이 폐하를 필요로 하는 것입니다."봉구안의 얼굴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서여국엔 백성도 많다. 그러니 그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78화

    호원아가 습격을 당하자, 오양련은 소욱이 군을 이끌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말에 봉구안은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오양련을 바라보았다."짐이 보기엔, 황부보다 자네가 더 적합할 것 같은데.""성을 지키는 데는 자네가 더 낫지 않겠느냐."오양련의 눈빛이 잠시 미묘하게 흔들렸다. 하지만 곧 차분하게 허리를 굽혔다."폐하, 신 오양련 기꺼이 가겠습니다!"오양련은 아주 깔끔하게 명을 받아들이며, 아무런 허점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봉구안은 처음부터 그녀를 진짜 전장으로 보낼 생각은 없었다. 봉구안은 짙은 어둠을 머금은 눈으로 의미심장하게 말했다."팔순을 넘긴 경이 어찌 이런 무거운 일을 맡겠는가. 서여국 관례에 따르면, 일흔다섯이 넘으면 관직을 사퇴하고 은거해야 한다던데. 차라리 이 기회에 관직에서 물러나, 여생을 평안히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겠구나."오양련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폐하, 신은 아직..."봉구안은 목소리를 낮추어 단호히 말했다. "짐이 마지막으로 주는 기회다."봉구안은 소동과 호원아의 사건이 전부 오양련과 무관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봉구안은 이미 오래전부터 오양부를 몰래 감시하고 있었다. 오늘 호원아가 궁을 나간 후 가장 먼저 간 곳도, 바로 오양부였다. 증거는 없지만 의심되는 자는 바로 오양련이었다.오양련은 얼어붙은 듯 봉구안을 바라보다,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폐하, 정말로 신이 필요 없으시단 말씀이십니까?"소욱이 차가운 눈빛을 던지며 단호히 말했다. "오 대인, 폐하가 말씀하지 않았는가. 이제 물러서야 할 때가 온 거겠지."봉구안 역시 냉정한 얼굴로, 단 한 치의 흔들림도 보이지 않았다.오양련은 모든 희망이 끊어진 걸 깨닫고, 싸늘히 마음을 내려놓았다. 그녀가 이 모든 수고를 다 바친 것도, 서여국과 서씨 가문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결국 돌아온 것은 폐위와 냉정한 명령뿐이었다."신은 그럼 오늘부로 물러가겠습니다..."돌아가는 길에 소욱은 봉구안의 손을 꼭 잡았다."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77화

    오양련의 나이 든 눈동자 속에 번뜩이는 영민함이 빛났다. 그녀는 호원아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아까 장군께서도 말씀하셨지요. 황제 폐하께서는 모든 일을 빈틈없이 준비하시는 분이라고. 그런데 단순히 성을 수비하는 것이라면, 굳이 장군을 보내야 했을까요? 분명히 더 적합한 인물이 있는데, 왜 하필 장군입니까? 저는 의심스럽습니다."오양련은 말을 멈추며, 신중하게 단어를 고르는 듯 잠시 생각에 잠겼다.호원아는 마음이 급해져 조심스럽게 물었다. "무엇을 의심하신다는 말씀입니까?"오양련은 다시 고개를 들어, 싸늘하고 깊은 눈빛을 띠며 말했다. "저는... 이번 일로 인해, 폐하께서 경계를 품으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폐하께서 병력을 분산시켜, 훗날 떠나시기 위한 준비를 하고 계신 것일지도 모릅니다."호원아의 눈이 커졌다. "정말입니까?"오양련은 확신에 찬 표정이었다. 삼대에 걸쳐 조정을 섬긴 그녀였다. 비록 전쟁터에는 나서지 못했지만, 권력 다툼과 인간 심리에 관해서만큼은 누구보다 예리했다.특히, 방금 호원아가 전한 바에 따르면, 황제 폐하께서 싸우지 말고 지키기만 하라 하셨고, 또 북연군이 물러나길 기다리라고 명하셨다. 이는 황제 폐하께서 이미 퇴로를 마련하고 있다는 뜻이 분명했다.그런 상황에서 왜 굳이 가장 믿을 만한 호원아를 멀리 국경으로 보내려 했겠는가.호원아는 오양련의 분석을 따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정말 가능성이 있음을 깨달았다. 황제 폐하께서는 서여국을 떠나실 결심을 하셨고, 자신들과 같은 반대 세력의 견제를 피하기 위해 일부 병력을 외곽으로 이동시키려는 계획일 터였다.호원아는 이내 초조해졌다. "오 대인, 그럼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저는 이미 황제 폐하께 내일 아침 출발하겠다고 약속드린 상황입니다."오양련 역시 마음이 복잡했다. 하지만 이내 결심한 듯, 눈빛이 매섭게 가라앉았다. "호 장군, 부득이하게 장군을 힘들게 해야겠군요."호원아는 오양련의 눈빛 속에서 결연한 각오를 읽었다. 그리고 흔들림 없이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76화

    오양련은 크게 충격을 받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남제 황제가 서여국까지 올 거라곤 상상조차 못 했다. 게다가 그는 서여국 황제의 황부가 되어 있었다.오양련은 서둘러 하인에게 명령했다. "어서 호원아 장군을 불러와라!"반 시진 후, 호원아가 도착했다. 소황부의 진짜 정체를 들은 그녀 또한 깜짝 놀랐다. 그러나 곧 깨달음이 찾아왔다."만약 소황부가 남제 황제가 아니라면 황제 폐하께서는 새로이 마음을 둘 사람이 생긴 셈이니, 남제로 돌아가려는 뜻도 사라졌을 겁니다. 우리가 미처 이 부분을 생각하지 못했네요."오양련도 뒤늦게 정신이 번쩍 들었다."그래서였군요. 그래서! 폐하께서 남제 황제를 데리고 서여국까지 온 이유가 바로 그거였습니다. 깊은 정이 오고 갔으니, 황제 폐하를 잡아둘 방법이 없었던 거죠."호원아는 크게 낙담했다."황제 폐하가 남기를 원하지 않는 건 물론이고, 남제 황제 역시 폐하를 절대 놓아주지 않을 겁니다. 우리가 아무리 계책을 세워도, 부부의 굳건한 의지에는 당해낼 수 없겠지요."오양련은 깊은 탄식을 내쉬었다."이걸 어쩌면 좋단 말인가. 정말 이렇게 눈 뜨고 황제 폐하를 남제로 돌려보내야 하는 건가? 폐하께서는 서씨 가문, 선황제 폐하의 마지막 피붙이인데..."호원아는 심란한 마음을 달래지 못했다. 이 순간엔 어떤 방법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녀는 오양련을 다독였다."오 대인, 아직 성급하게 걱정하진 맙시다. 길이 막혀도 물은 흐르는 법, 분명 다른 방도가 있을 겁니다. 북연 군대는 아직 소주와 정국에 얽매여 있으니, 황제 폐하도 당장 서여국을 떠나진 않을 것입니다."오양련은 그 말에 조금이나마 마음을 진정시켰다."두 가지 방안을 동시에 준비해야 합니다. 하나는 황제 폐하를 설득해 남도록 하는 것. 다른 하나는 혹시를 대비해 서씨 가문의 다른 혈통, 예컨대 봉장미를 찾아야 합니다. 어찌 되었든, 서씨 가문의 나라를 남에게 넘겨줄 순 없습니다."호원아도 그녀와 생각이 같았다. 그녀는 선황제의 은혜를 잊지 않았고, 목숨을 걸고라

  • 폭군의 장군 황후   제1175화

    단정은 소욱의 지시에 따라 체포된 것이었다. 소욱은 단정이 아직 서여국에 남아 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은밀히 사람을 보내 추적하게 했다. 그리고 뜻밖에도, 그가 바로 오양부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황제께서 직접 명한 일이라, 오양련도 막을 수 없었다. 게다가, 오양련 자신조차 처지가 위태로웠다.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단정이 붙잡힌 건 모두 소동 사건 때문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다음 차례는 아마 자신이 될 터였다. 그래서 오양련은 속수무책으로 단정이 끌려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단정은 궁으로 끌려와, 봉구안을 대면했다. 하지만 그의 태도에는 전혀 죄책감이 없었다. 봉구안은 용좌에 앉아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내려다보았다."네 잘못을 너는 알고 있느냐."단정은 고집스럽게 입을 열었다."이건 제 뜻이 아닙니다.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이 저지른 일이죠. 저는 단지 사실을 말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폐하께서 저더러 형님과의 일을 비밀로 하라고 말씀하신 적도 없었지 않습니까."그야말로 강변이었다. 봉구안의 표정은 한층 더 싸늘해졌다."끌어내라. 삼십 대의 형벌을 내려라."단정은 순간 머리털이 쭈뼛 섰다. 삼십 대? 너무 심하잖아? 자기가 뭘 그렇게 큰 잘못을 했다고? 하지만 항변할 틈도 없이, 단정은 호위들에게 끌려나갔다.삼십 대. 살이 터지고 피가 튀는 고통이었다. 그럼에도 단정은 끝까지 이를 악물고, 비명 한 번 지르지 않았다. 끝내 정신을 잃고 쓰러질 때까지 말이다."폐하, 계속 진행할까요?" 오백이 안으로 들어와 조심스럽게 물었다.봉구안의 눈빛은 얼음처럼 매서웠다. "물을 끼얹어 깨우고, 계속하라!"소욱은 처마 밑에 서서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나 속이 후련하지는 않았다. 사랑하니까 더 엄하게 다스리는 것이었다. 모든 게 다 단회욱 때문이었다. 봉구안은 오래전부터 단정을 친동생처럼 여기고 있었다. 그녀가 진노한 것은 단정의 철없음 때문이었다.조금 후 단정의 옷은 피로 물들었고, 형벌이 끝났다. 봉구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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