تسجيل الدخول“오늘은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해.” 서율의 등 뒤로 커튼이 닿았다. “침실까지 안 간다면서요.” “응.” 태혁은 거실 조명을 낮췄다. 그게 전부였다. 규칙을 설명하지도 않았다. 어디에 손을 두라는 말도 없었다. 며칠 동안 끊겼던 만큼 오늘은 말보다 행동이 빨랐다. 서율이 먼저 그의 셔츠 깃을 잡았다. “그럼 여기서 해요.” 태혁의 시선이 내려왔다. “나중에 딴소리 하지 마.” “안 해요.” 그 한마디가 끝나기도 전에 태혁이 그녀를 끌어당겼다. 입술이 겹쳤다. 처음부터 깊었다. “읏….” 서율이 그의 셔츠를 움켜쥐었다. 태혁은 입술을 떼지 않은 채 그녀를 커튼 앞에서 돌려 세웠다. 등 뒤에 벽이 닿았다. 도망갈 수 없어서가 아니었다. 그럴 생각 자체가 들지 않을 만큼 가까웠다. 태혁의 입술이 턱선을 지나 아래로 내려갔다. “아… 태혁 씨.” 목 가까이에 뜨거운 감각이 닿았다. 서율이 그의 어깨를 밀었다가 오히려 목 뒤로 팔을 감았다. 태혁이 바로 알아챘다. “미는 거야, 당기는 거야.” “당기는 거.” 대답이 끝나자 다시 입술이 닿았다. 이번에는 서율도 물러서지 않았다. 태혁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 하나. 더 내려가려던 손을 태혁이 잡았다. 서율이 그를 봤다. “왜요.” “내가 할게.” 그가 서율의 손을 옆으로 내려놓았다. 대신 자신의 손이 그녀의 허리에서 천천히 위로 올라왔다. 옷 위로 지나가는 손길인데도 서율의 몸이 먼저 반응했다. “흐읏….” 태혁이 바로 멈추지 않았다. 손길의 속도만 낮췄다. “아까는 그렇게 자신 있더니.” “누구 때문에 이러는데요.” “나 때문에.” “알면 좀….” 말이 끊겼다. 태혁의 입술이 목 아래에 닿았다.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같은 곳을 반복하지도 않았다. 쇄골 가까이를 지나 조금씩 위치가 달라질 때마다 서율의 손끝이 그의 등에 힘을 줬다. “아… 잠깐.” 태혁이 즉시 고개를 들었다. 서율이 눈을 감은 채 말했다. “멈추라
“우리 하던 거.” 태혁이 낮게 말했다. “계속하자.” 서율은 그를 올려다보다 웃었다. “기억은 해요?” “뭘.” “어디까지 했는지.” “확인해 볼래?” 짧은 대답과 함께 태혁이 가까워졌다. 서율이 먼저 그의 셔츠 앞을 잡았다. “이번에는 전화 오면 진짜 화낼 거예요.” “그래서 껐잖아.” “누가 찾아오면?” “문 안 열어.” “회사에서 급한 일 생기면?” 태혁이 서율의 손목을 잡았다. “은서율.” “왜요.” “지금부터 회사 얘기 금지.” 서율이 웃음을 터뜨렸다. “대표가 할 말이에요?” “집에서는 남편이니까.” 그 말이 끝나자 입술이 닿았다. 며칠 동안 둘 사이를 가로막았던 것들이 한꺼번에 사라진 기분이었다. 영상도. 연락도. 확인해야 할 이름도 없었다. 서율은 그의 목을 감싸며 조금 더 가까이 붙었다. “음….” 이번에는 태혁이 먼저 떨어졌다. 서율이 눈을 떴다. “왜 멈춰요?” “급하네.” “며칠 기다렸잖아요.” “그래서.” 태혁의 손이 그녀의 허리선을 따라 천천히 움직였다. “오늘은 내가 안 급하려고.” 서율의 입술이 살짝 벌어졌다. “또 기다리게 하려고?” “싫어?” “그 말도 금지.” 태혁의 눈썹이 올라갔다. “뭐?” “싫냐고 묻는 거.” 서율이 그의 셔츠 단추 하나를 풀었다. “싫으면 말할 테니까.” 한 개 더. “당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해요.” 태혁이 그녀의 손을 내려다봤다. “그 말.” “왜요.” “며칠 전에도 했던 것 같은데.” “그때 못 끝냈잖아요.” 서율이 마지막으로 그를 당겼다. “그러니까 오늘 끝내요.” 이번에는 태혁이 웃지 않았다. 대신 그녀의 손을 잡아 셔츠에서 떼어냈다. “좋아.” 짧았다. 그걸로 충분했다. 태혁이 서율을 소파에 앉혔다. 그리고 자신은 바로 다가가지 않았다. 서율이 눈을 가늘게 떴다. “또 뭐 해요?” “당신이 방금 말했잖아.” “뭘.”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태혁은 소파 맞은편에
[그럼 이번에는 제 이야기를 들으시죠.] 태혁은 바로 윤도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연결되자마자 물었다. “결혼식 영상 유출한 이유부터 말해.” 윤도진도 더 돌리지 않았다. “정도현 씨가 가지고 있던 CAMERA 04 원본을 확인시키려고 했습니다.” “그걸 위해 우리 결혼식 영상을 뿌려?” “잘못된 방식이었다는 건 인정합니다.” 서율이 끼어들었다. “잘못됐다는 말로 끝날 일은 아니죠.” “알고 있습니다.” “전체 영상도 가지고 있어요?” “제가 가진 사본은 하나입니다.” “지금 삭제하세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알겠습니다.” 서율은 단호했다. “우리 앞에서 확인할 거예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태혁이 바로 말을 이었다. “그리고 CAMERA 04.” “그것도 넘기겠습니다.” “GUIDELINE_0는.” 윤도진의 대답이 잠시 늦었다. “그건 제가 박재현 씨에게 맡겼던 물건입니다.” 서율과 태혁이 동시에 금고를 봤다. “왜 박재현한테요?” “결혼식이 끝난 뒤 대표님께 전달해달라고 했습니다.” 태혁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난 받은 기억이 없는데.” 그때 박재현이 말했다. “잠깐만요.” 통화에 연결돼 있던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대표님. 결혼식 다음 날 제가 촬영 원본 전달드렸던 검은 케이스 기억하십니까?” 서율이 먼저 떠올렸다. “금고에 있는 거.” 태혁이 곧장 금고를 열었다. 아래쪽에 보관해두었던 검은 케이스. 첫 번째 결혼식 촬영 원본과 사진을 받았던 물건이었다. 두 사람이 직접 받아. 직접 금고에 넣었다. 태혁이 케이스를 꺼냈다. “이거?” “네.” 박재현이 말했다. “윤도진 씨가 맡긴 물건도 그 안에 같이 넣었습니다.” 서율이 케이스를 열었다. 메모리 카드와 원본 저장장치 아래. 완충재를 들어내자 얇은 공간이 드러났다. “여기였네.” 최근 누군가 집에 들어온 것이 아니었다. 금고를 연 사람도 없었다. 결혼식 다음 날 받은 물건 속에 이미 들어 있었고. 두
“영상에서 봉투 받은 사람.” 정도현의 말이 이어졌다. “그 사람이 은서율 씨 사진을 제게 처음 보낸 사람입니다.” 서율이 바로 물었다. “누구예요?” “이름부터 말씀드리기 전에 직접 확인하셔야 할 게 있습니다.” 태혁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또 뭘 확인하라는 거지.” “CAMERA 04 원본입니다.” “지금 당신한테 있어?” “네.” 짧은 대답이었다. 서율이 미간을 좁혔다. “그럼 처음부터 보내면 됐잖아요.” “그랬으면 믿으셨겠습니까?” 정도현은 담담했다. “박재현 씨 계정으로 백업이 만들어졌고, 결혼식에는 박재현 씨 팀을 사칭한 남자가 들어왔습니다. 그 상태에서 제가 갑자기 나타나 특정 하객을 지목했다면.” 태혁이 말을 끊었다. “그래서 우리 결혼식 영상을 유출했어?” 침묵. 이번에는 대답이 바로 나오지 않았다. “17초 영상.” 태혁이 다시 물었다. “당신이 올린 거냐고.” “네.” 서율의 표정이 굳었다. 지금까지 가장 명확한 대답이었다. “왜 남의 결혼식 영상을 마음대로 공개해요?” “그 부분은 변명하지 않겠습니다.” “변명으로 끝날 일도 아니고요.” “알고 있습니다.” 정도현이 말했다. “다만 전체 영상을 공개할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습니다.” “그걸 믿으라고요?” “그래서 원본을 드리려는 겁니다.” 태혁이 짧게 말했다. “보내.” “지금 보내겠습니다.” 통화가 유지된 채 파일 하나가 도착했다. CAMERA04_ORIGINAL 재생 시간. 02:16:08 두 시간이 넘었다. 서율이 재생 버튼을 눌렀다. 결혼식 시작 전이었다. 고정된 화면 안으로 사람들이 들어왔다. 그런데 카메라 중심에는 신랑과 신부가 설 자리가 없었다. 하객석 뒤쪽. 정확히 그곳만 향하고 있었다. 태혁이 재생 속도를 높였다. “여기서부터 보십시오.” 정도현이 말했다. 화면 시간이 빠르게 넘어갔다. 그리고 한 사람이 들어왔다. 449화에서 봤던 하객. 검은 정장 남자에게 흰 봉투를 받았던
[NEXT TARGET : EUN SEO-YUL.] 서율은 날짜부터 확인했다. 자신이 태혁을 만나기 전. PLAY를 알기도 전이었다. “이때 나를 알고 있었어요?” “아니.” 태혁의 대답은 단호했다. “이름도 처음 봐.” “그럼 이 사람은 어떻게 알았는데요?” 태혁의 시선이 사진 속 은색 시계에 머물렀다. “정도현.” 서율이 고개를 들었다. “정도현?” “PLAY 초기에 외부 설계를 맡았던 사람이야.” 태혁은 기억을 더듬었다. 당시 정도현은 태혁에게 새로운 형태의 비공개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취향을 정해주는 서비스가 아니라. 사용자가 자신의 선택과 경계를 직접 확인하도록 만드는 시스템. 그 설명이 PLAY의 시작이었다. “1907호에서 만난 것도 기억났어요?” “지금.” 태혁이 화면을 가리켰다. “저 노트 보고.” 검은 노트. 정도현은 미팅 마지막에 그것을 태혁에게 건넸다. 규칙을 적으라고 했다. 누가 시켜서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라면. 스스로 어디까지 선택할 수 있는지 기록해보라고. 서율이 물었다. “그게 지금 우리 금고에 있는 노트예요?” “아니.” 태혁이 바로 대답했다. “저건 그날 돌려줬어.” 서율의 표정이 달라졌다. 그렇다면 두 사람이 지금 보관하고 있는 검은 노트와는 별개였다. “정도현은 지금 어디 있어요?” 태혁이 한서인에게 이름을 보냈다. “찾아.” 답은 예상보다 빨랐다. “대표님. 정도현 씨, 국내에 있습니다.” “연락처.” “그런데 하나 확인하셔야 할 게 있습니다.” 한서인이 자료를 전송했다. 정도현은 PLAY 프로젝트에서 오래 일하지 않았다. 1907호 미팅 이후 불과 석 달. 계약 종료. 그 뒤 관련 업계를 떠났다. 서율이 물었다. “왜 그만뒀대요?” “기록상 자진 종료입니다.” “연락은 돼?” “현재 번호 확인 중입니다.” 통화가 끝났다. 서율은 다시 NEXT TARGET 문장을 봤다. “이 사람을 만나면 알겠네요.” “뭘.” “왜 내 이
[모든 플레이는 이곳에서 시작되었다.] 서율이 화면을 내렸다. 끝이었다. “이게 전부예요?” 태혁이 다른 폴더를 확인했다. 01_PLAY. 02_SEOYUL. 아직 열지 않은 두 개가 남아 있었다. “이번엔 이거.” 서율이 01_PLAY를 선택했다. 파일은 하나였다. START_LOG 열자 날짜와 시간이 나열됐다. 첫 기록은 GUIDELINE_0 생성일과 같았다. 그리고 그 아래. [C.T.H. TARGET REGISTERED.] [CHA TAE-HYEOK.] [STATUS : WAITING.] 서율이 빠르게 다음 기록으로 내렸다. 몇 달간 아무 변화도 없었다. 그러다 어느 날. 상태가 바뀌었다. [SECOND USER REQUIRED.] [MATCHING START.] 태혁이 말했다. “두 번째 사용자.” 서율은 이미 다음 줄을 보고 있었다. [TARGET SEARCH : ACTIVE.] “설마.” 손이 빨라졌다. 검색 기록. 조건값. 접속 이력. 그리고 마지막에 한 이름이 나타났다. [SECOND USER SELECTED.] [EUN SEO-YUL.] 서율이 그대로 굳었다. “나네.” 태혁의 표정도 단번에 굳었다. “날짜 봐.” 서율이 확인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날보다 전이었다. PLAY를 처음 사용한 날보다도 전. “말이 안 되잖아요.” 그녀가 노트북을 가까이 당겼다. “내가 PLAY를 쓰기도 전에 어떻게 나를 골라요?” 태혁이 파일 속성을 확인했다. 수정된 흔적은 없었다. 적어도 지금 보이는 기록만으로는 날짜가 뒤늦게 덧붙여진 것 같지 않았다. 서율이 바로 02_SEOYUL 폴더를 열었다. 이번에는 파일이 세 개였다. PROFILE ACCESS FIRST_CONTACT 태혁이 먼저 말했다. “프로필.” 파일이 열렸다. 이름. 은서율. 그리고 몇 줄의 기본 정보. 하지만 이상한 건 그 아래였다. [PLAY RESPONSE PREDIC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