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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화

Author: 레몬과 향수
반쪽짜리 초상화는 곧장 배현준의 손에 들어갔다.

배현준은 그것을 들고 유지영을 찾아갔다. 유지영은 초상화를 받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얼굴 전체는 그려져 있지 않았지만, 눈매만으로도 담혜정과 매우 닮았다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상하리만치 정겨운 느낌이 마음 깊은 곳에서 밀려왔다.

“분명 큰오라버니예요.”

유지영은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나머지 반쪽은 어디 있습니까?”

배현준은 초상화가 손에 들어오게 된 경위를 차근차근 설명한 뒤 말을 이었다.

“곧바로 사람을 북신 양주로 보내겠다. 최대한 빨리 소식을 알아보도록 하지.”

“좋아요.”

유지영의 가슴은 더욱 벅차올랐다.

하루라도 빨리 큰오라버니를 찾을 수만 있다면 아버지의 한도 풀릴 것이고, 저승에 계신 어머니께서도 비로소 마음을 놓으실 터였다.

배현준은 그녀의 손을 감싸 쥐었다.

“이 초상화는 배준형이 당학에게 건넨 것이다. 지금 당학도 진퇴양난에 빠져있지. 진짜 유관성을 찾아내지 못하는 순간, 정군왕부는 언제든 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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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안을 거슬러   제508화

    수장이 정해졌다.출정은 사흘 뒤였다.저택으로 돌아온 경왕은 배현준을 보며 몇 번이나 머뭇거렸다. 당장이라도 따져 물을 듯하던 기세가 갑자기 한풀 꺾였다."네가 양성 장군이었다니, 어찌하여 진작 말하지 않은 게냐?"배현준은 진작에 평상복으로 갈아입은 채, 경왕을 힐끗 보고는 대꾸했다."전하께서 저를 버리지 않으셨다면, 제게 어찌 오늘 같은 성취가 있었겠습니까?"그 한마디에 말문이 막힌 경왕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눈앞의 아들을 어찌할 도리가 없었던 그는 허리를 굽히며 자리에 앉았다. 시종들을 모두 물린 뒤, 목소리를 낮추며 조심스레 물었다."과거에는 내가… 내가 잘못했다만, 우리 사이는 결국 부자지간 아니더냐. 나 역시 네가 잘되기를 바란다."배현준은 그 말에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경왕이 다시 입을 열었다."폐하께서 너를 이리도 공들여 키워주셨으니, 내게도 이제는 말 좀…."경왕은 말을 채 끝맺지 못하고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그는 긴장한 듯 마른침을 삼키며 기대에 찬 얼굴로 배현준을 바라보았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 속내를 훤히 알 수 있었다.배현준이 긴 다리를 뻗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경왕을 향해 쏘아붙였다."사흘 뒤 출정하기 전, 단 하나만 경고해 두겠습니다. 지영이와 뱃속의 아이가 털끝 만큼이라도 해를 입는다면, 제가 남겨둔 암위들이 경왕부를 피바다로 만들 것입니다. 단 한 사람도 살려두지 않을 겁니다."그는 대답을 듣지도 않은 채 미련 없이 걸음을 옮겼다.경왕은 목구멍까지 차오른 욕설을 억지로 삼켰다. 그의 안색은 점차 하얗게 질려갔다. 다른 사람이라면 그저 협박으로 들렸겠지만, 배현준이라면 참으로 그러고도 남을 위인이었다."내 명을 전하거라. 앞으로 방비원 사람들을 보거든 무조건 피해 다녀라! 감히 방비원 사람을 건드리는 자는, 짐짓 나와 척을 지려는 것으로 간주하겠다!"호위가 명을 받들었다.*"배현준이 양성 장군이라고?""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입니까?"정군왕부 사람들 역시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

  • 피안을 거슬러   제507화

    하지만 북명연이 형벌을 견디지 못하고 무언가 실토할 것이 분명했다.그것도 하나의 골칫거리였다.다음 날.북명연은 과연 배준형이 준 독약의 성분과 해독제 약처방을 모조리 털어놓았고, 이는 배현준의 손에 들어갔다.단 하루 만에 배현준은 약처방에 따라 독약과 해독제를 만들었다. 사형수를 데려와 거듭 실험해 본 결과, 해독제에 무언가 빠져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평안이 물었다."세자, 북명연이 고의로 숨긴 것은 아닐까요?"배현준이 고개를 저었다."그럴 리 없다."그 지경까지 얻어맞았는데 숨길 필요가 없었다.하지만 약처방의 일부를 감춘 것은 딱 배준형이 할 법한 짓이었다. 배현준은 파렴치한 놈이라며 욕을 내뱉으면서도 이내 실소를 터뜨렸다.이틀 뒤.병부에서 군량과 병기 준비를 마치자, 조정에서 황제는 배현준을 수장으로 임명한다는 교지를 내렸다.소식이 전해지자 백관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이, 이건… 경세자가 수장을 맡다니, 농담이 지나치지 않소?""경세자가 예전과 달라졌다고는 하나, 전장은 장난을 치는 곳이 아니오."백관의 절반 이상이 황제에게 명을 거두어 달라고 청했다.정군왕이 앞장서서 반대했다."폐하, 배현준이 완력은 좀 있을지언정 전장에서는 모략이 중요한 법입니다. 부장 자리도 과분한 터인데 수장이라니 당치도 않사옵니다!""폐하, 부디 명을 거두어 주시옵소서!""통촉하여 주시옵소서!"대신들이 무리지어 바닥에 엎드렸다.황제는 노한 기색 없이 배현준을 쳐다보았다.그때 배현준은 여유롭게 등 뒤에서 은빛 반쪽 가면을 꺼내 얼굴에 썼다. 한 무관이 단박에 그것을 알아보고 소리쳤다."저건 양성장군의 가면이 아니오!""양성 장군은… 이 년 전에 자취를 감추었는데, 경세자가 어떻게....""이, 이 무슨…."누군가는 말조차 제대로 잇지 못했다.황제가 헛기침을 하며 입을 열었다."양성 장군이 바로 배현준이다. 수차례 전장에 나가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지. 이 년 전 서관 일대에서 승전고를 울린 뒤 경성으로 돌아왔고, 짐이 그

  • 피안을 거슬러   제506화

    유지영은 향 세 개를 피워 올린 뒤, 담담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외삼촌께서 외할머니의 이름을 빌려 저를 부르신 것이, 억지로 제게 죄를 뒤집어씌우기 위함이었습니까?"그녀의 태도가 지나치게 냉담했던 탓인지, 오히려 담성국은 의심스러웠다."나는 지영이를 믿는다."담씨 노부인이 유지영을 향해 손짓했다. 유지영이 다가가자 노부인은 그녀의 손을 맞잡았다."황성에 크고 작은 일이 얼마나 많은데, 지영이에게 그들 모녀를 해할 여유가 어디 있겠느냐. 손을 쓸 작정이었다면 어찌 지금까지 기다렸겠느냐?"담성국은 침묵했다."성국아, 네가 갓 부장으로 발탁되자마자 처자식이 연달아 변을 당했는데, 누군가 고의로 이간질한 것이란 생각은 못 해본 게냐. 지영이는 네 조카인데 어찌 가족을 의심할 수 있단 말이냐?"담씨 노부인은 유지영을 등 뒤로 감쌌다.그 모습에 담성국의 얼굴에 서려 있던 살기가 가시고, 당혹감과 의문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그는 다시 유지영을 바라보았다."정말 네가 아니란 말이냐?""당연히 지영이가 아니지!"담씨 노부인은 담성국을 매섭게 질타했다."필시 정군왕부 놈들에게 속은 게야. 너를 꼬드겨 유씨 가문을 치게 하려는 수작이란 말이다!"담성국은 반신반의했다.담씨 노부인은 유지영을 끌어당겼다."지영아, 네 외삼촌은 어리석은 사람이다. 할미가 좀 늙었어도 몸은 정정하니, 홀몸도 아닌데 앞으로는 담씨 가문에 오지 말거라."맞잡은 손에 점차 힘이 들어갔다.유지영의 미간이 미세하게 떨리며 마음속에 따스한 온기가 흘렀다. 담씨 가문 전체를 통틀어 오직 외조모만이 그녀의 편이었다.외조모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담씨 가문에 발조차 들이지 않았을 것이다."초상이 끝나면, 나는 시골 장원으로 내려가 조용히 여생을 보낼 참이다."이미 굳게 결심한 담씨 노부인은 손목에서 빛깔 좋은 양지옥 팔찌를 빼어 유지영의 손에 쥐여주었다."네 어미가 내 생신 선물로 구해다 준 것이다. 이제 할미가 네게 주마. 지영아, 부디 평안해야 한다."유지영의 눈시울이 붉

  • 피안을 거슬러   제505화

    "뭐라고?"정군왕과 배준형은 동시에 멈칫했다.낯빛이 잿빛으로 변한 담성국이 배준형을 바라보았다."세자께선 진정 이것이 우연이라 생각하십니까?"배준형이 손끝을 꽉 쥐었다."배현준과 유지영 짓입니다!""또 그 두 인간 짓이냐, 그야말로 안하무인이 따로 없구나!"정군왕은 길길이 날뛰며 방 안을 서성거렸다. 마음속에 초조함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갔다."머지않아 두 사람 다 출정해야 하는데, 수장은 십중팔구 유정남이 맡을 것이다. 유관성의 독이 아직 다 치유되지 않았으니, 절대 순순히 물러서지 않을 터인데."담성국이 다시 입을 열었다."오늘 아침 배현준이 안씨 저택에서 북신의 육공주와 그 호위를 데려갔습니다. 듣자 하니, 그 호위는 어젯밤에 중독을 치료했다더군요."배준형은 입술을 꽉 깨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확실히 북명연에게 서신을 보내 화친은 함정이니 반드시 명언을 곁에 두라고 경고했었다. 아울러 약처방 하나를 바치며, 명언을 쥐고 흔들어야만 북명연이 양나라에서 버틸 힘을 확보할 수 있다고 일러주었다.북명연 역시 그 말대로 명언에게 독을 먹였다.해독제에 관해서라면 배준형도 그 처방을 알고 있었다.명언을 쥐고 흔들면 유지영과 유국공이 타협할 것이라 여겼건만, 유국공이 도리어 말을 바꾸어 신분을 인정하지 않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시국이 불투명했기에, 배준형도 굳이 서둘러 해명하지는 않았다."세자, 만약 유관성이 죽기라도 한다면, 유정남의 성격상 우리 두 사람은 살아서 황성에 돌아오지 못할 것입니다."담성국이 말했다.배준형이 눈썹을 치켜올렸다."유관성이 죽지 않는다 해도, 유정남은 여전히 우리를 놔두지 않을 겁니다."유씨 가문 이방의 꼴만 봐도 알 수 있었다.유정남이 눈곱만큼이라도 정을 베풀던가?담씨 가문에서는 두 사람이 죽어 나갔고, 숙태비는 궁에 불려 들어갔으며, 배준형과 담성국은 곧 전장으로 나서야 했다. 누가 보아도 수세에 몰려 반격할 힘조차 없는 상황이었다."이러니저러니 해도 폐하께서 노망이 나신 게지. 친아

  • 피안을 거슬러   제504화

    경왕부의 임 태비는 마지못해 짐을 챙겼다. 경왕을 찾아가 몇 번이나 하소연하고 온갖 수를 다 써보았지만, 경왕으로서도 뾰족한 수가 없었다."난데없이 무슨 꿈을 꿨다는 게냐! 필시 사람을 고의로 괴롭히려는 수작이다!"임 태비는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격하게 욕설을 퍼부었다.서 태후는 선황께서 꿈에 나타나 태비들을 입궁시켜 함께 경전을 필사하고 나라를 위해 기도하라는 계시를 내렸다고 대외적으로 선포했다.중요한 것은 양나라 황제가 그 말을 굳게 믿었다는 사실이다.그러니 감히 의문을 제기하는 자가 있을 리 만무했다."세자비가 나서서 통사정을 해준다면 어떻게든 방도가 있지 않겠느냐?"임 태비는 서 태후의 얼굴을 마주하기가 죽기보다 싫었다. 차라리 경왕부의 좁은 불당에 연금되는 편이 나았다.경왕이 머쓱하게 대답했다."폐하께서 이미 교지를 내리셨습니다. 어머니께서 가시지 않겠다고 버틸 명분이 없습니다."더 이상 매달려봐야 소용없다는 것을 깨달은 임 태비는 어쩔 수 없이 궁에서 보낸 마차에 올랐다.이 일은 경왕부라는 잔잔한 호수에 작은 돌멩이 하나가 던져진 것과 같았다. 잠시 파문이 일었을 뿐 이내 평온을 되찾았다.경왕부의 살림은 여전히 조원금이 맡고 있었다. 여씨 등은 기가 단단히 눌려 감히 허튼수작을 부릴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덕분에 유지영은 골치 아픈 일을 크게 덜었다."오라버니 쪽은 어찌 되었느냐?"유지영이 물었다.운민은 고개를 저었다.그때 문밖에서 평안이 황급히 달려와 보고했다."세자비 마마, 세자께서 이미 북신의 육공주를 잡아 옥에 가두셨습니다. 큰공자께서는 어젯밤 독 기운이 발작했으나, 다행히 제때 해독제를 써서 억눌렀습니다."그 말을 듣고 유지영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평안이 말을 이었다."세자비 마마, 소인이 궁에서 돌아오는 길에 정군왕부를 지나치다 들은 소식입니다. 정군왕 세자비에게 변고가 생겼다고 합니다. 백성들 사이에서는 정군왕 세자가 살기를 타고나서, 불과 넉 달 만에 정실과 평처가 모두 제 명에

  • 피안을 거슬러   제503화

    유지영은 천천히 다가가 허리를 굽히고 쪼그려 앉았다. 손수건을 꺼내 북명연의 얼굴에 묻은 핏자국을 가볍게 닦아내며 나직하게 말했다."고작 호위무사 하나일 뿐인데, 공주에게 그리 대단한 자도 아니지 않습니까. 공주부에 거느린 남총만 서른 명이 넘는데 어찌 그 자를 놓아주지 않는 겁니까?"북명연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나를 협박하는 것 말고 네가 뭘 할 수 있는데?"유지영이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 얼굴에는 조금의 조급함도 비치지 않았다.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혔다.북명연이 돌연 입을 열었다."해독제를 주마. 대신 나를 여기서 내보내 다오.""그건 안 됩니다."유지영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단칼에 거절했다."양나라와 북신의 전쟁이 코앞입니다. 공주 같은 핵심 인물을 어찌 풀어줄 수 있겠습니까?""그렇다면 너도 헛수고하지 마라."북명연이 고개를 돌리며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유지영은 손수건을 북명연의 얼굴에 내던지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배준형도 해독제를 미끼로 나와 협상하려 들더군요. 나는 단지 두 사람 중 누구와 거래하는 것이 더 나은지 저울질하고 있었을 뿐입니다."배준형이라는 이름은 과연 북명연을 자극했다. 그녀가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그럴 리 없어. 허튼수작 부리지 마.""어리석군요!"운민이 코웃음을 치며 욕설을 내뱉었다."배준형은 지금 하루가 멀다고 세자비 마마께 협력하자며 매달리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유관성이라는 이름을 벗어던지고 정통 핏줄을 회복하여 큰 뜻을 품으려 안달이 났단 말입니다."북명연의 얼굴에 미세한 동요가 일었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그녀가 상체를 일으켜 세워 유지영을 바라보았다."협상을 하려거든 응당 대가를 치러야지. 네가 본궁을 찾아온 걸 보면 틀림없이 해독제를 바라는 것일 테니.""아무도 방해하지 못할 곳으로 거처를 옮겨 연금하는 건 어떻습니까?"유지영이 물었다.북명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거절하려 했다. 하지만 온몸의 상처에 더해, 신방에 갇혀 매일 만두 반 개로 연명하며 시도

  • 피안을 거슬러   제7화

    “언니, 설마 이미 경왕 세자와 혼약을 정한 건 아니죠?”그때 갑자기 다가온 유선주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물었다.“어젯밤에 주향이 언니 침소에서 사내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했는데, 그 사람이 경왕 세자인가요?”말이 끝나자마자 싸늘한 정적이 감돌았다.유선주는 재빨리 입을 틀어막으며 순진무구한 눈빛으로 유지영을 바라보았다.“언니, 일부러 말한 건 아니에요. 실수였어요. 하지만 언니도 참 어리석네요. 어찌 홧김에 경왕 세자 같은 분과 그런….”짝!유지영은 결국 참지 못하고 유선주의 뺨을 때렸다.주변이 다시 고요해졌다.이내

  • 피안을 거슬러   제6화

    수구 이야기가 나오자 사람들은 일제히 유지영을 바라보았다. 나무 그늘 아래 서서 예식을 구경하던 배준형도 말이다. 유지영은 담담히 붉은 수구를 한 손에 쥔 채로 무대 위에 섰다.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모든 것이 훤히 보였다.그저 구경만 할 생각으로 몰려온 어중이떠중이들도 적지 않았기에, 이를 본 외숙모 한씨가 차갑게 굳은 얼굴로 꾸짖었다.“혼약이 있거나 신분에 맞지 않는 자가 함부로 뛰어들었다가는 중벌을 면치 못할 것이오!”말을 마친 한씨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유지영을 바라보았다.“지영아, 지금 후회해도 늦지 않아.”

  • 피안을 거슬러   제5화

    주향은 비명을 지르더니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져 버렸다.나머지 셋은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는지 당황한 채 무릎을 꿇고 빌었다.“부관, 저들의 입을 틀어막고 모조리 끌어내세요!”유지영은 저 꼴을 보는 것만으로도 속이 뒤집혔다.‘배은망덕한 것들 같으니!’장 부관은 하는 수 없이 하인들을 불러 넷을 모두 끌어내게 하고 중개 어멈을 부르라고 일렀다.유지영은 그것마저 귀찮다는 듯 손을 휘휘 저었다.“중개인은 필요 없으니 이만 나가 보세요.”게다가 시간도 늦었으니, 내일 성년례가 끝난 뒤 차차 처리할 생각이었다.그렇게

  • 피안을 거슬러   제4화

    측문으로 나와 마차에 오른 둘은 거리를 따라 서북쪽으로 향하다가 골목을 지나 취선루에 도착했다.홍주는 아연실색한 얼굴로 문앞에서 잘록한 허리를 씰룩이며 호객하는 여인들을 바라보았다.“아… 아가씨, 저희가 올 곳이… 아닌 것 같은데요.”유지영은 이곳에서 만날 사람이 있었다. 이틀 전에 그가 왔다는 소식은 이미 전해 들었다. 전생에 그녀가 배준형과 혼약을 정한 뒤, 그는 찾아오지 않고 사람을 시켜 커다란 야명주만 선물로 보내고는 홀연히 사라졌다.만약 배현준이 도와준다면 앞으로 반드시 그 은혜를 갚을 생각이었다.유지영은 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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