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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9화 사랑하는 여보

종이 위의 글씨체를 본 시윤은 일순 멍해졌다.

“아빠? 아빠 편지잖아?”

승우는 시윤에게 편지를 들키는 상상을 수도 없이 해왔지만 그게 하필 이런 혼란 속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비밀이 곧 들킨다는 공포가 덮쳐와 승우는 얼굴이 하얗게 지린 채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심지어 그대로 굳어버려 빼앗아 와야 한다는 것조차 잊어버렸다.

민혁은 안에 든 편지를 본 순간 상대를 오해했다는 머쓱함에 헛웃음을 지었다.

“하하, 정말 편지었네. 그러게 진작 말하지 그랬어요.”

하지만 민혁이 이내 놓아주었음에도 승우는 그 자리에 굳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윤아, 내 말 들어 봐...”

그 순간 불안한 예감이 닥친 시윤은 눈살을 구겼다.

“아빠가 엄마한테 주는 편지가 왜 오빠한테 있어?”

“그게 그러니까...”

더 이상 숨길 수 없다는 걸 인지한 승우는 눈을 질끈 감으며 씁쓸함을 삼켰다.

“이건 아버지가 뛰어내린 날 집에 두고 갔던 편지야. 내가 그동안 숨겼어.”

“왜?”

아버지가 뛰어내린 것과 관련이 있다는 말에 시윤은 고민도 없이 편지를 확인했다.

하지만 몇 줄을 읽고 나서 숨이 턱 막혀왔다.

[사랑하는 여보.]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을 이렇게 편지로 전하네. 요 며칠 나에 관한 뉴스 많이 봤을 거야. 당신이 그 말 다 믿지 않을 거라는 거 알아. 내 명예를 회복하려고 애타하는 것도 알아.

그런데 정말 부끄럽지만 나 정말 그런 쓰레기 같은 인간이야. 술에 취해 내 제자인 공은채한테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어. 나도 알아, 술은 그저 내가 지은 죄에 대한 핑계에 불과하다는 거. 이런 걸 핑계라고 대는 게 얼마나 비겁한 행동인지도. 나 변명하려는 거 아니야. 그저 당신이 사실을 알았으면 해서 그래.

당신한테 모두 털어놓은 뒤 자수하고 교수 자리에서도 물러나려고 했어. 그런데 공은채가 아직 어려서 나한테 품지 말아야 하는 마음을 품은 것 같아. 제 목숨으로 우리 혼인에 끼어들려고 해. 어린 생명이 내 잘못 때문에 꺼져가는 걸 볼 수 없어서 설득하려고도 하고 포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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