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320화 치료

시윤이 다시 눈을 떴을 때 주위는 온통 흰색이었다.

이불도, 벽도 온통 하얗기만 했다.

눈앞의 상황에 놀란 시윤은 이내 두리번거리며 중얼거렸다.

“여기 어디야? 내 가족은? 내 아이는? 나 나갈래. 내보내 줘!”

“...”

유리 벽을 사이 두고 겁에 질린 시윤의 표정을 본 도준은 눈살을 찌푸리며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석훈이 그를 막아섰다.

“이건 필요한 치료 과정입니다. 사모님은 사회적 관계와 정신적인 억압 때문에 병세가 생긴 거라 반드시 새로운 환경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다시 의식을 되찾고 원래 사태로 돌아올 거예요. 그리고 제 말 고깝게 듣지 마세요. 민 사장님이 들어가면 사모님 상태만 더 악화할 겁니다.”

도준은 문고리를 꽉 잡았던 손을 스르르 풀더니 무기력하게 두리번대는 여자를 바라보며 감정을 삼켰다.

“얼마나 걸려요?”

“한 달 내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한 달이라는 말을 듣자 도준의 표정은 이내 어두워졌다.

“한 달이나 저기 있어야 한다고요?”

“보름 정도는 여기서 지내야 합니다. 나머지 보름은 상황에 따라 거의 회복한다면 가족을 만날 수 있어요. 병이 더 이상 악화하지 않으면 집에 돌아가도 되고요.”

석훈은 본인의 의술에 자신감을 보였다.

“사실 다른 의사라면 적어도 석 달은 걸립니다. 이건 충분이 빠른 겁니다.”

도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방 안에 쪼그리고 있는 여자를 빤히 응시했다. 심지어 감정을 억제하느라 목에는 핏줄이 불룩 튀어나와 있었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한 달만 고생하게 하고 병을 치료할 것인지, 아니면 바보가 되더라도 제 옆에 묶어둘 것인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때 등 뒤에서 갑자기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헐레벌떡 달려온 양현숙은 안에 있는 시윤을 본 순간 몸을 비틀거렸다.

“왜 윤이 가둬요?”

석훈은 이내 위로했다.

“양 여사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이것도 일종의 치료 수단입니다.”

곧이어 석훈은 시윤의 병세를 간단히 설명했다. 연유를 들은 양현숙은 끊임없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이게 다 내 탓이야. 내가 일찍 발견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