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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보다 소중한 그녀2

Author: JANGO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19 12:31:59

출근 시간.

료칸에 도착한 수려는 정문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타쿠야가 있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평소처럼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타쿠야!”

“응?”

타쿠야가 돌아봤다.

수려가 달려갔다.

“너 여기 있어도 돼? 기자들도 몰릴 거고, 팬들도 엄청 몰릴 텐데.”

타쿠야가 태연하게 웃었다.

“그게 뭐?”

“뭐가 뭐야! 기자들이 널 잡아먹을 거라고! 회사에서도 계약 위반으로 걸면 어떡하려고!”

타쿠야는 잠시 수려를 바라보다 웃었다.

“걱정 마. 나야, 타쿠야잖아.”

“그게 무슨 말이야?”

“이게 나야.”

타쿠야가 어깨를 으쓱했다.

“팬들도 내가 이런 사람이라는 거 알고 좋아해 줬고.”

그리고 담담하게 덧붙였다.

“언젠가는 이날이 올 줄 알고 있었어. 그러니까 안 숨어. 도망도 안 가.”

타쿠야가 료칸을 바라봤다.

“그냥 당당하게 있을 거야.”

수려는 한동안 말없이 타쿠야를 바라봤다.

‘뭐지······.’

자신이 모든 것을 잃었을 때와 너무 달랐다.

자신은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느꼈다. 사람들의 시선 하나하나가 무서웠다. 숨고 싶었다.

그런데 타쿠야는 웃고 있었다.

‘사랑의 힘인가, 아니면 태어날 때부터 강심장으로 태어난 건가?’

그때 오카미상이 직원들을 불러 모았다.

“자자! 다들 오늘도 손님들이 푹 쉬고 갈 수 있도록 준비 잘 부탁해요.”

직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수려는 오카미상을 바라봤다.

‘이미 알고 계신 건가? 신문에 날 정도라면 모를 리가 없을 텐데.’

그런데도 오카미상은 아무렇지 않았다.

큰일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그 모습을 보며, 수려는 문득 궁금해졌다.

타쿠야의 저 담담함도 어쩌면 이 사람에게서 물려받은 게 아닐까.

그 순간, 밖에서 차량 소리가 들렸다.

한 대.

두 대.

세 대.

료칸 주차장으로 차량이 끊임없이 밀려들었다.

수려가 창밖을 바라봤다.

기자, 카메라, 팬들.

순식간에 백 명 가까이 몰려들며 료칸 앞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타쿠야상 어디 있어요?”

“인터뷰 부탁드립니다!”

“타쿠야!”

수려가 당황했다.

그런데 오카미상은 전혀 흔들리지 않고 천천히 현관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사람들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여러분, 오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웅성거리던 소리가 잦아들었다.

“다만 저희 료칸은 지금 체크인하시는 손님들이 계십니다. 다른 손님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후문 쪽에서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카미상이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인터뷰 시간은 충분히 드릴게요. 차를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따뜻한 차도 준비해 주세요.”

“네.”

“멀리서 와 주셨는데 불편하게 해 드려서 죄송합니다.”

기자들의 표정이 조금씩 풀렸다.

“감사합니다.”

“역시 료칸답네.”

“차까지 준대.”

수려는 그 모습을 바라봤다.

‘······대단하다.’

상황이 아무리 커져도 상대방을 먼저 배려한다.

그게 오카미상이구나.

잠시 후, 료칸 문이 열리고 타쿠야가 나왔다.

기자들이 일제히 앞으로 몰렸다.

“타쿠야상!”

“질문 하나만 부탁드립니다!”

“익스트림의 리더로서 다시 돌아올 예정이 있습니까?”

“결혼으로 인한 회사와의 계약 불화설이 사실입니까?”

“현재 열애 중인 분이 일반인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맞습니까?”

질문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타쿠야는 잠시 사람들을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다 대답드리겠습니다.”

주변이 순간 조용해졌다.

“오래전부터 지키고 싶은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아이돌이라는 직업 특성상 공개할 수 없었습니다.”

타쿠야는 담담했다.

“하지만 이제는 아이돌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있고 싶지 않습니다.”

카메라 셔터 소리가 연달아 터졌다.

“지금까지 제 인생이 팬들과 함께한 인생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사랑하는 사람과 추억을 만들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웅성거림이 커졌다.

“익스트림과 모든 팬분들께 죄송합니다.”

타쿠야가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저는 다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회사와의 문제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곧 결과가 나올 예정입니다.”

잠시 숨을 고른 타쿠야가 고개를 들었다.

“감사합니다.”

그때 한 기자가 소리쳤다.

“타쿠야 씨! 한마디만 확실하게 해 주시죠! 그럼 연예계로 다시 돌아오지 않겠다는 말입니까?”

료칸 안으로 들어가려던 타쿠야가 멈췄다.

잠시 뒤, 고개를 돌리고 웃었다.

“네. 미련 없습니다.”

“······!”

순간 플래시가 폭발하듯 터졌다.

팬들 사이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타쿠야!”

“가지 마세요!”

“전 결혼해도 평생 기다릴 거예요!”

타쿠야는 한동안 팬들을 바라보다 깊이 고개를 숙였다.

“지금까지 정말 고마웠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수려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우와······ 멋지다.’

진심이었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려놓으면서도 저렇게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니.

그때 뒤쪽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수려가 돌아봤다.

유코였다.

“왜 울어?”

유코는 대답 없이 눈물을 닦으며 타쿠야를 바라보고 있었다.

수려의 눈이 가늘어졌다.

‘······설마.’

‘타쿠야의 열애 상대가 유코?’

‘하······ 어쩐지. 이 료칸 뭔가 이상하다 했어.’

수려가 유코에게 다가갔다.

“좋겠다. 저렇게 멋진 사람이 남자친구라서.”

유코의 눈에서 다시 눈물이 흘렀다.

“응······ 헤어지려고 생각했는데, 타쿠야가 너무 멋있어서 못 헤어지겠어.”

유코가 눈물을 닦으며 웃었다.

“평생 나 이기적인 여자라고 할까 봐.”

잠시 타쿠야를 바라본 유코가 작게 웃었다.

“평생 감동할 거, 오늘로 다 한 것 같아.”

수려는 말없이 유코를 바라봤다.

‘역시······.’

그때 타쿠야가 직원들에게 다가왔다.

불과 몇 분 전까지 수많은 카메라와 팬들 앞에 서 있던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평온한 얼굴이었다.

“뭐 해? 체크인 준비해야지.”

“으······ 응.”

수려가 얼떨떨하게 대답했다.

타쿠야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수려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다 문득 자신의 과거가 떠올랐다.

모든 것을 잃었던 그날.

자신은 무너졌다.

사람들의 시선이 무서웠고, 기사 한 줄에도 가슴이 내려앉았다.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타쿠야는 달랐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가진 것을 내려놓았고,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다.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될 수 있을까?’

“수려.”

타쿠야가 돌아봤다.

“응?”

“손님 온다.”

“아! 하잇!”

수려가 황급히 움직였다.

타쿠야가 피식 웃었다.

“오늘도 힘내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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