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아이돌보다 소중한 그녀

Author: JANGO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18 10:02:27

체크인 시간이 시작되기 전.

료칸 정문에는 수려와 타쿠야가 나란히 서 있었다.

손님을 기다리며 수려는 몇 번이나 타쿠야를 힐끗 바라봤다.

‘말을 걸고 싶은데…….’

이상하게 어려웠다.

타쿠야에게는 묘하게 사람을 긴장하게 만드는 분위기가 있었다.

아이돌 시절 TV에서 봤을 때도 그랬고, 이렇게 가까이에서 마주한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수려가 몇 번이나 말을 걸까 고민하던 순간이었다.

“수려.”

타쿠야가 먼저 입을 열었다.

“응?”

“KKB…… 나 좋아했었어.”

수려의 눈이 커졌다.

“응? 갑자기 무슨 말이야?”

타쿠야가 피식 웃었다.

“활동하기 전부터 좋아했어. 사실 너를 만나는 게 내 목표였거든.”

“나를?”

“응.”

타쿠야는 잠시 수려를 바라봤다.

“그리고 결국 만났고…… 가수로서도 널 넘어섰지.”

“뛰어넘었다니…… 나를?”

수려가 손을 내저었다.

“아니야. 그건 아니지.”

“왜?”

“내가 어떻게 너한테…….”

“사람마다 잘하는 게 다른 거니까.”

타쿠야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그래도 내가 목표로 삼았던 사람을 넘어섰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었어.”

수려는 잠시 타쿠야를 바라봤다.

그리고 평소부터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

“그런데 너는 왜 여기서 일하고 있는 거야?”

타쿠야가 작게 웃었다.

“나, 다시 컴백한다.”

“뭐?”

수려의 눈이 동그래졌다.

“다시 아이돌로 돌아간다고?”

“응.”

“진짜?”

타쿠야가 웃음을 참지 못했다.

“부러워하는 것 봐.”

“…….”

“농담이야.”

“아, 진짜!”

수려가 가슴을 쓸어내렸다.

“깜짝 놀랐잖아.”

그러고는 잠시 생각하다가 진심으로 말했다.

“그래도 난 네가 진짜 돌아갔으면 좋겠는데.”

타쿠야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오래전부터…… 지키고 싶은 사람이 생겼어.”

타쿠야가 조용히 말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수려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게 누군데?”

타쿠야가 미소를 지었다.

“여기까지만.”

“뭐야.”

궁금했지만 수려는 더 묻지 않았다.

“알겠어.”

수려도 따라 웃었다.

잠시 후, 수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사실 나도 너 보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어.”

“내가?”

“응.”

수려는 진심이었다.

“작사, 작곡에 안무까지 직접 하고…… 빌보드 차트 10위권에 들어가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잖아.”

잠시 타쿠야를 바라봤다.

“특히 아시아인이 거기까지 올라가는 건 거의 기적이라고 생각했어.”

수려가 웃었다.

“그래서 예전부터 생각했어. 타고난 아이돌은 타쿠야가 아닐까 하고.”

타쿠야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고마워.”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

“그 말은…… 너한테만큼은 꼭 인정받고 싶었거든.”

그때였다.

삐익.

정적을 깨고 무전기가 울렸다.

[손님 도착했습니다.]

“손님 왔나 봐.”

수려가 무전기를 확인했다.

타쿠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오늘도 힘내보자.”

“응!”

두 사람은 나란히 정문을 향해 걸어갔다.

수려는 걸으면서도 자꾸 타쿠야를 곁눈질했다.

‘이 사람…….’

묘한 아우라가 있었다.

가만히 있어도 시선이 가는 사람.

사람 자체에서 빛이 나는 것 같았다.

‘나도 누군가가 봤을 때…… 저런 빛이 나는 사람일까?’

그러다 문득 조금 전 타쿠야의 말이 떠올랐다.

‘지키고 싶은 사람…….’

수려는 살짝 미간을 좁혔다.

‘대체 누구지?’


며칠 후.

편의점.

유코와 수려는 간단하게 먹을 식사를 고르고 있었다.

“아, 배고프다.”

유코가 도시락 하나를 집어 들었다.

“난 카츠메시가 제일 먹기 좋더라.”

그러고는 푸딩 하나를 더 집었다.

“이것도 사야지.”

수려가 피식 웃었다.

“유코는 진짜 먹는 걸 좋아하네.”

“먹는 게 얼마나 중요한데.”

유코가 웃으며 계산대로 향하던 순간이었다.

진열대 옆에 놓인 신문 한 부가 눈에 들어왔다.

유코의 발걸음이 멈췄다.

“……응?”

신문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표정이 굳었다.

[익스트림 리더 타쿠야, 열애설로 소속사와 갈등]

유코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신문지가 바스락거리며 구겨졌다.

기사에는 타쿠야가 고등학생 시절부터 한 여성과 교제해왔으며, 오랫동안 결혼을 전제로 만남을 이어왔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열애 사실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알려지면서 소속사와 갈등이 시작됐고, 계약 위반에 따른 거액의 위약금 문제까지 불거졌다는 내용이었다.

유코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완전히 사라졌다.

“……타쿠야.”

수려가 뒤늦게 그녀를 바라봤다.

“왜 그래?”

유코는 대답하지 않았다.

곧바로 휴대폰을 꺼냈다.

“당장 타쿠야한테 연락해 봐요.”

“응?”

“당장!”

유코가 타쿠야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르르르…….

하지만 곧 기계음이 흘러나왔다.

[현재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전화도 안 받아.”

수려가 불안한 표정으로 물었다.

“무슨 일이야?”

유코는 휴대폰을 내려다봤다.

“지금 당장 찾아야 돼.”

그제야 수려도 신문을 집어 들었다.

기사를 빠르게 읽어 내려가던 수려의 눈이 점점 커졌다.

그러다 한 문장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오래전부터 지키고 싶은 사람이 생겼어.’

“……설마.”

수려의 표정이 굳었다.

타쿠야가 말했던 그 사람이…….

기사에 나온 여자일까?

수려는 신문을 내려놓았다.

“료칸으로 가자.”

“응.”

유코는 대답과 동시에 편의점 밖으로 뛰어나갔다.

수려도 황급히 뒤따라 나섰다.

그런데 뛰어가는 유코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순간.

수려는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저렇게까지 다급해할 일인가……?’

단순히 타쿠야가 걱정돼서 저러는 것 같지는 않았다.

유코에게는 수려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았다.

‘설마…….’

하지만 수려는 그 생각을 애써 지웠다.

“유코!”

수려는 그녀를 따라 힘껏 뛰었다.

료칸에서 타쿠야를 만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atest chapter

  • 학폭 누명 쓴 아이돌 료칸 나카이가 되었습니다   여론은 만들어졌다

    “수려상! 이것 좀 봐요!”프런트에서 들려온 유코의 다급한 목소리에 수려가 고개를 돌렸다.유코는 컴퓨터 앞에 서 있었다. 화면에는 료칸 공식 홈페이지의 예약 문의 게시판과 후기란이 떠 있었다.수려가 무심코 다가갔다.그리고 화면을 확인하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게시판 곳곳에 비슷한 내용의 글이 반복해서 올라와 있었다.〈여기 미성년자랑 놀아난 직원 있다면서요? 애 있는 집은 절대 예약하지 마세요.〉〈진짜예요? 사진도 있다던데 왜 아무 조치도 없나요?〉〈이런 곳에 가족 여행을 어떻게 보내요?〉댓글은 실시간으로 늘어나고 있었다.수려는 화면을 한참 바라보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이거…… 언제부터 이랬어요?”“어젯밤부터인 것 같아요. 오늘 아침에 예약 문의도 세 건이나 취소됐어요.”유코의 목소리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수려는 마우스를 잡고 게시판을 아래로 내렸다.끝이 없었다.비슷한 문장.비슷한 표현.그리고 이상할 정도로 몰려 있는 작성 시간.그 순간, 수려의 머릿속에 재준의 말이 떠올랐다.‘곧 뉴스가 나올 거야.’수려의 얼굴이 굳었다.“……시작됐구나.”그때 프런트 쪽으로 오카미상이 다가왔다.오카미상은 말없이 화면을 바라봤다.잠시 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생각보다 빠르네요.”“심각한가요?”수려의 목소리가 작게 떨렸다.오카미상은 고개를 저었다.“한사무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에요.”“…….”“누군가 일부러 일을 키우고 있어요.”오카미상은 게시판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했다.“이 정도면 혼자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그러다 수려를 돌아봤다.“혹시 주변에 컴퓨터를 잘 다루는 사람은 없나요?”수려는 잠시도 고민하지 않았다.‘준성.’어릴 때부터 컴퓨터 앞에만 앉으면 시간 가는 줄 몰랐던 친구.특히 인터넷 보안이나 프로그램 분석에 관해서라면 수려가 아는 사람 중 준성을 따라갈 사람은 거의 없었다.“한 명 있어요.”수려가 휴대전화를 꺼냈다.“연락해 볼게요.”수려는 곧바로 준성에게 전화

  • 학폭 누명 쓴 아이돌 료칸 나카이가 되었습니다   혼자가 아니야

    웅크린 채 절망에 빠져 있던 수려에게 누군가가 다가왔다.타쿠야, 유코, 그리고 아베였다.타쿠야가 수려 앞에 쪼그려 앉았다.“왜 이러고 있어?”수려는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러다 겨우 입을 열었다.“나…… 갈 곳이 없어.”“그게 무슨 뜻이야?”“난 이제 한국에도, 일본에도…… 내가 있을 곳이 없어.”수려의 목소리가 떨렸다.타쿠야가 수려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말했다.“있을 곳이 왜 없어.”그리고 수려의 어깨를 잡았다.“수려가 있을 곳은 여기야.”“…….”“우린 너 믿어. 아베도, 유코도, 그리고 나도.”유코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아까는 미안했어요.”수려가 고개를 들었다.“소문을 듣고…… 혹시나 했어요. 하지만 역시 수려상은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유코는 수려의 눈을 바라봤다.“눈을 보면 알 수 있잖아요.”아베도 한마디 거들었다.“나는 그딴 소문, 처음부터 안 믿었어.”아베가 손을 내밀었다.“그러니까 일어나.”수려는 잠시 그 손을 바라봤다.그리고 망설이다가 손을 잡았다.웅크려 있던 수려를 타쿠야와 아베, 유코가 함께 일으켜 세웠다.‘그래…… 이번엔 혼자가 아니야.’그 생각이 조금씩 가슴속으로 스며들었다.혼자라고 생각했다.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아니었다.적어도 지금 이곳에는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수려는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았다.“오카미상, 계세요?”아베가 방문을 향해 말했다.잠시 후 문이 열리고 오카미상이 모습을 드러냈다.“안 그래도 기다리고 있었어요.”오카미상은 수려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많이 속상하죠, 수려상.”수려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였다.“유명하게 살다 보면 원하지 않는 구설수에 휘말릴 때가 있어요. 타쿠야도 예전에 그랬고요.”오카미상이 부드럽게 웃었다.“하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필요는 없잖아요.”“…….”“해결 방법은 우리 함께 찾아봐요.”그때 뒤쪽에서 발소리가 들렸다.모토무라와 신스케였다.두 사람 역

  • 학폭 누명 쓴 아이돌 료칸 나카이가 되었습니다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

    다음 날 아침, 수려가 레스토랑에 들어서자 시끌벅적하던 대화가 거짓말처럼 뚝 끊겼다.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향했다가 이내 하나둘 피하는 것을 보며 수려는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평소라면 자연스럽게 옆자리에 앉던 동료들도 슬쩍 자리를 옮겼고, 눈이 마주치면 어색하게 웃거나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잠시 후, 사람들 사이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한수려, 쟤 소문 진짜예요?”“모르지.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사람 속은 어떻게 알아.”“여기 앉기 전에 가자.”당황한 수려가 소리쳤다.“다들 왜 이래? 그런 황당한 소문을 다들 믿는 거야?”하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업무가 시작된 뒤에도 분위기는 달라지지 않았다.결국 수려는 유코상에게 다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아직도 그 소문 때문이에요?”유코상은 잠시 수려를 바라보다가 말했다.“나도 수려상을 믿고 싶어.”“저 정말 그런 일 안 했어요.”“알아.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하지만 유코상의 목소리에는 망설임이 묻어 있었다.점심시간이 되어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수려가 식당에 들어서자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를 비웠고, 결국 수려는 혼자 남아 조용히 식사를 해야 했다.그 모습을 바라보던 재준은 속으로 통쾌해했다.‘그래. 한수려는 일본에서도 이래야지.’사람들은 생각보다 쉽게 소문을 믿었다.수려가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이미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의심이 자리 잡고 있었다.‘이번에도 내가 이겼어.’그날 저녁, 업무가 끝난 뒤에도 수려는 기숙사로 돌아가지 않았다.료칸 뒤편의 작은 정원에 혼자 앉아 무릎을 끌어안은 채 흐느끼고 있었다.재준은 우연히 그 모습을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수려는 한참 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혼잣말처럼 작게 중얼거렸다.“……나는 잘 살면 안 되는 존재인가.”“누군가 그렇다고 하면 그게 사실이 되는 건가.”한국에서 느꼈던 절망을 일본에 와서 다시 느끼고 있었다.그 순간, 재준은 수려를 보며 한 번도 느껴 보지 못했던 감정과 마주했다.동정이었다.

  • 학폭 누명 쓴 아이돌 료칸 나카이가 되었습니다   또 다른 거짓말

    “사실…… 나 수려 아버지를 알아.”아베의 말에 수려는 그대로 굳어버렸다.“우리 아버지를……?”“응.”아베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수려 아버지는 네가 여기서 지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어.”“……정말?”연락조차 되지 않는 아버지였다.그런 아버지의 소식을 아베가 알고 있다는 사실에 수려는 쉽게 믿을 수가 없었다.“그것만 일단 알아둬.”아베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덧붙였다.“지금은 내가 전부 말할 수 없는 입장이야. 그건 이해해줬으면 좋겠어.”“나도 연락이 안 되는 아버지를…… 아베가 알고 있다고?”수려는 한동안 아베를 바라봤다.수많은 질문이 머릿속을 스쳤지만, 결국 아무것도 묻지 못했다.“……알겠어.”수려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오키나와에서 돌아온 다음 날 아침.료칸으로 돌아온 수려에게 재준이 말을 걸었다.“오키나와는 잘 다녀왔어?”수려가 재준을 바라봤다.“왜?”“그냥. 갔다 왔으니까 물어본 거야.”“잘 다녀왔어.”“그래?”재준이 가볍게 웃었다.“재밌었나 보네.”수려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었다.“……무슨 뜻이야?”“아무 뜻 없어.”재준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돌아섰다.하지만 입가에 걸린 미소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그래…… 실컷 즐겼겠지.’재준은 더 이상 수려에게 직접 손을 대지 않을 생각이었다.이번에는 다른 방법을 쓰기로 했다.수려가 믿고 있는 사람들을 하나씩 흔드는 것.그리고 결국 수려 곁에 아무도 남지 않게 만드는 것.며칠이 지나자 수려는 이상한 기분을 느끼기 시작했다.료칸 사람들의 시선이 전과 달랐다.눈이 마주치면 슬쩍 피했고, 자신이 지나가면 나누던 대화를 멈췄다.처음에는 기분 탓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또 하루가 지나자 확신할 수 있었다.무언가 있었다.‘……뭐지?’수려는 결국 유코를 붙잡았다.“유코상.”“응?”“혹시…… 무슨 일 있어요?”유코가 잠시 수려의 표정을 살폈다.“왜 그렇게 생각해?”“사람들이 자꾸 저를 이상하게 보는 것 같아서요.”

  • 학폭 누명 쓴 아이돌 료칸 나카이가 되었습니다   오키나와의 밤

    오키나와의 밤무대가 끝난 밤 10시.술이 어느 정도 들어가자 사람들은 삼삼오오 흩어지기 시작했다.수려와 타쿠야는 로비 한쪽에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조금 떨어진 곳에는 유코와 아베가 마주 앉아 있었다.유코가 한참 동안 아베를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아베상은 사람들과 잘 안 어울리는 것 같아요.”“제가 원래 말을 많이 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요.”“혹시…… 저도 불편해요?”“아니요.”아베가 고개를 저었다.“유코상은 편해요. 겉모습보다 그 사람 자체를 먼저 보는 것 같아서.”“그런가?”“그리고…… 부러워요.”아베가 무심코 내뱉은 말에 유코가 고개를 갸웃했다.“뭐가요?”“자신을 숨기지 않는 거.”아베는 순간 말을 멈췄다.“……그냥 부럽다는 뜻이에요.”괜히 속내를 들킨 것 같았다.아베가 얼른 화제를 돌렸다.“타쿠야상은 유코상한테 잘해주죠?”유코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수려상도 아베상한테 잘해주잖아요.”아베가 수려 쪽을 바라봤다.수려는 타쿠야와 이야기를 나누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그 모습을 바라보는 아베의 표정이 부드러워졌다.“네. 수려는…… 제가 어떤 사람이든 편하게 대해줘요.”유코가 그 말을 가만히 듣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수려상한테는 아직 말 안 했죠.”아베의 어깨가 움찔했다.“……알고 있었어요?”“그냥…… 어느 순간 알겠더라고요.”유코가 잔을 만지작거리며 말을 이었다.“더 늦기 전에 말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잠시 말을 멈춘 유코가 아베를 바라봤다.“수려상이 더 깊이 빠지기 전에.”아베가 씁쓸하게 웃었다.“알아요. 저도.”“그런데……?”아베의 시선이 다시 수려에게 향했다.“조금만 더…….”목소리가 낮아졌다.“조금만 더 이 행복을 누리고 싶어요.”아베가 잔을 내려다봤다.“모두가 이기적이라고 해도.”짧은 침묵이 흘렀다.“처음이거든요.”아베가 힘없이 웃었다.“이런 마음도…… 이런 시간도.”유코는 더 이상 다그치지 않았다.대신 아베의 손을 가만히 감쌌다.

  • 학폭 누명 쓴 아이돌 료칸 나카이가 되었습니다   한일 정상급 아이돌, 한 무대에 서다

    오키나와 호텔 연회장 / 오후 6시호텔 연회장.다다미 위에 스텝들이 삼삼오오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모두 유카타 차림이었다. 평소 료칸에서 입던 것과는 조금 달랐다. 색감도 화려했고, 저마다 고른 무늬도 제각각이었다.수려는 자신의 앞에 놓인 가이세키 요리를 바라봤다.작은 상 위에 회, 구이, 조림, 식사와 국, 디저트까지 정갈하게 차려져 있었다.‘료칸에서 손님들에게 내어드리던 가이세키를, 내가 손님 입장에서 먹게 되네.’수려가 피식 웃었다.‘이런 서비스는 H호텔에서도 한번 접목해볼 만한데…….’옆에서 모토무라가 눈을 반짝였다.“드디어 내가 이걸 먹어본다!”“너 가이세키 처음이야?”“응. 매번 대접만 했지, 먹어볼 기회는 없었거든.”모토무라는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음식을 바라봤다.“손님들은 나 모르게 이런 행복을 즐기고 있었구나.”“뭐야, 그게.”수려가 웃음을 터뜨렸다.그때였다.코즈키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자!!! 오늘은 달빛 료칸의 최고 인기 가수, 코즈키의 특별 공연을 시작하겠습니다!”“또 시작이네.”누군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곧이어 오키나와 전통 음악이 흘러나왔다.조리팀 후배들이 뒤에서 손을 흔들며 분위기를 띄웠다.“히야사사! 아이야!”코즈키가 흥겹게 노래를 시작하자 연회장 분위기가 순식간에 달아올랐다.빠른 리듬 위로 삼선(三線)의 경쾌한 소리가 얹혔다.코즈키가 어깨를 들썩이며 발을 구르자 옆에 있던 사람들도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었다.“히야사사!”후렴이 나올 때마다 연회장 절반이 함께 소리쳤다.코즈키는 즉석에서 가사까지 바꿔 불렀다.“코즈키가 우마레따~!”억지로 끼워 넣은 가사에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졌다.“역시 코즈키 선배!”코즈키는 노래를 이어가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농담을 던졌다.“나 결혼은 세 번이나 한 남자야. 인생 경험이 많다는 거지.”“그걸 왜 지금 자랑해!”또다시 웃음이 터졌다.마지막 소절에서 코즈키가 마이크를 하늘로 치켜들자, 근처에 있던 몇몇이 젓가락으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