共有

27화

作者: 양순이
last update 公開日: 2026-03-21 06:43:57

같은 시각, 도성에서 가장 웅장한 천장군의 저택.

내일 있을 입궐 준비로 저택은 대낮처럼 밝았다.

수십 명의 하녀가 매끄러운 비단과 눈이 멀 듯한 보석 상자를 나르며 분주히 움직였다. 그 화려함의 중심에, 천유희가 있었다.

그녀는 최고급 향유가 풀린 욕조에 몸을 담근 채, 시녀가 정성스레 다듬어주는 손톱을 무심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붉은 꽃물이 든 그녀의 손톱은 마치 방금 사냥을 마친 맹수의 발톱처럼 날카롭고 선명했다.

“……뭐라 하였느냐.”

유희의 낮은 목소리에 어깨를 주무르던 시녀의 손길이 덜컥 멈췄다.

“그게…… 태후 마마의 궁인의 처소에서 나온 소문이옵니다. 폐하께서 잠행 중에 이름도 모를 비천한 계집 하나를 가마에 태워 오셨다고…….”

챙그랑-!

유희가 손을 휘두르자, 욕조 가에 놓여 있던 수정 향수병이 바닥에 박살 났다. 시녀들이 사색이 되어 바닥에 엎드렸다.

유희는 젖은 몸을 일으켜 세웠다. 매끄러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리는 물방울이 차가운 분노로 번들거렸다.

보지 않
この本を無料で読み続ける
コードをスキャンしてアプリをダウンロード
ロックされたチャプター

最新チャプター

  • 환관의 비   57화

    태자 책봉의 막바지, 정전 앞마당에 베풀어진 연회장은 겉보기에는 화려하고도 평화로웠다.궁중 악사들이 타악을 울리고 무희들이 비단자락을 흩날렸으나, 연회장 한구석에는 묘한 긴장감이 도사리고 있었다.황후와 내명부의 실세인 천 귀인이 불참한 상석 아래로, 화려하게 치장한 다른 후궁들이 서열대로 늘어앉아 곁눈질로 서로를 견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리고 그 무리의 끄트머리.말석에 가까운 자리에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앉은 무 숙원, 미옥의 존재감은 그 화려함 속에서 유독 이질적이고도 위태로워 보였다.옥좌에 비스듬히 기대어 무료한 눈으로 후궁들과 무희들을 내려다보던 연호가 불쑥 손을 들어 올렸다.음악이 일순간 멎고, 수백 명의 시선이 일제히 황제에게 쏠렸다. 연호는 곁에 선 하륜에게서 건네받은 술잔을 입가에 축이며, 나직하고도 또렷하게 입을 열었다.“오늘 제국의 후계인 태자를 세웠으니, 이 기쁜 날 내명부에도 경사를 하나 더하고자 한다.”연호의 시선이 화려한 윗선의 후궁들을 모조리 지나쳐, 무리 끝에 앉은 미옥에게 곧장 가닿았다.“무 숙원(淑媛)을 정1품, 귀인(貴人)으로 봉하노라.”챙그랑-!누군가의 손에서 옥배가 굴러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화려했던 연회장에 찬물이 끼얹어진 듯 지독한 정적이 내려앉았다.황실에 이토록 큰 경사가 있을 때면, 으레 내명부 여인들의 품계를 차례로 한 단계씩 올려주는 것이 오랜 관례였다. 당연히 자신들의 서열이 오를 것이라 짐작하고 있던 윗선의 후궁들은, 그 모든 관례를 비웃듯 말석의 숙원을 단숨에 정1품으로 끌어올린 황제의 파격에 경악하여 입을 떡 벌렸다.당황한 대신들 틈에서 천씨 가문과 결탁한 예부상서가 파리해진 얼굴로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폐, 폐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황실의 지엄한 법도가 있사온데, 어찌 출신조차 불분명한 여인을 단숨에 내명부의 으뜸인 귀인의 자리에 올리려 하시옵니까!”“그러하옵니다, 폐하! 무 숙원은 성씨조차 없는 천한 신분이옵니다. 근본도 없는 여인을 귀인으로 삼으심은 조상들 보기에도

  • 환관의 비   56화

    책봉식의 번잡함이 한풀 꺾인 황제의 처소.무거운 조복(朝服)과 익선관을 벗어낸 연호의 얼굴은, 평소의 무표정이 무색할 만큼 나른하고 여유로운 기색이 완연했다.그의 시선이 제 수발을 드는 하륜의 정갈한 얼굴에 가닿았다. 평소라면 얼음장처럼 차갑게 굳어있을 사내의 낯빛에 묘한 온기와 생기가 돌고 있었다.마치 어젯밤, 누군가와 지독한 열기를 나누기라도 한 것처럼.연호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오늘따라 얼굴이 썩 보기 좋군. 남몰래 정분(情分)이라도 난 게냐?”짓궂은 농담에 하륜은 손의 움직임을 멈추고,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대꾸했다.“환관의 몸으로 어찌 감히 그런 불경한 마음을 품겠사옵니까.”“하. 누가 자네를 흔해 빠진 환관 따위로 보겠나.”연호가 탁자에 놓인 찻잔을 들어 올리며 가볍게 실소를 터뜨렸다.“게다가 환관이라 한들 궐 밖 사가에 번듯하게 처(妻)를 들이고 혼인을 하는 자들이 더러 있지 않은가. 뭐, 고자(鼓子)인 그들의 은밀한 밤 사정까지야 내가 알 바는 아니지만 말이다.”하륜의 눈동자가 일순간 가라앉았다.간밤, 미옥의 여린 살갗을 헤집고 헐떡이던 자신의 은밀한 사생활을 황제가 알 리 만무했다.꼬투리 잡힐 만한 흔적 따위는 결코 남기지 않았다고 자부했다. 허나, 등줄기를 타고 기분 나쁜 불안감이 스멀스멀 기어올랐다.‘행여 내가 놓친 것이 있던가. 아침나절 침향각을 찾았다 하더니, 미처 지워내지 못한 내 흔적을 기어이 눈치채었나.’찰나의 시간 동안 맹렬하게 경우의 수를 헤아리며 속이 타들어 가는 하륜과 달리, 속도 모르는 연호는 기분 좋게 차를 한 모금 넘기며 호탕하게 말을 이었다.“그러니 혹여라도 마음에 두는 여인이 있거든 망설이지 말고 내게 말하라. 설령 그게 궁 안이더라도 말이지. 자네가 원한다면 그깟 여인 한둘쯤이야, 내 기꺼이 내어줄 수 있으니.”여인 한둘쯤이야 기꺼이 내어주겠다.오만하기 짝이 없는 그 선언에 하륜은 굳게 닫혀 있던 숨을 아주 느리게 내쉬었다.‘그저 기분이 좋아 던져본 허언이군. 그런데 뭐

  • 환관의 비   55화

    “태후전의 차 상시께서, 마마를 뵙기를 청하시옵니다.”나인의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유희는 움켜쥐고 있던 치맛자락을 더욱 세게 말아 쥐었다. 수치심과 갈증이 뒤섞인 기묘한 전율이 척추를 타고 흘러내렸다.“……들이라.”문이 열리고, 소리도 없이 미끄러지듯 들어온 차 상시는 여느 때처럼 속을 알 수 없는 덤덤한 얼굴이었다.유희는 가느다란 열기가 섞인 숨을 내쉬며 그를 노려보았다.하지만 그녀를 마주한 차 상시의 눈가에는 음험하고 기괴한 조소가 매달려 있었다.“마마, 안색이 좋지 않으십니다. 소인이 드린 연고가…… 입에, 아니 몸에 맞지 않으셨던 모양입니다.”사내 특유의 탁함이 전혀 섞이지 않은, 소년처럼 가늘고 매끄러운 미성이었다. 도리어 그 나긋나긋한 음색이 유희의 등골을 오싹하게 긁어내렸다.그녀는 화끈거리는 아래를 감추려 다리에 힘을 주며 짐짓 위엄을 차리려 애썼다.“네놈이 준 연고가 이상하다. 상처는 나았으나…… 밤잠을 이룰 수가 없어. 대체 그 안에 무엇을 섞은 것이냐!”날카로운 질책에도 차 상시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오히려 허락도 없이 유희의 바로 앞까지 다가오더니, 바닥에 한쪽 무릎을 굽히고 앉았다.그 굽혀진 허리의 곡선이, 마치 먹잇감을 향해 튀어 나가기 직전의 사나운 승냥이처럼 위협적이었다.“상처가 나았으니 이제 새로운 살이 차오르고, 피가 뜨겁게 도는 것은 당연한 이치 아니겠사옵니까.”차 상시가 불쑥 손을 뻗어, 치맛자락 아래로 드러난 유희의 발목을 꽉 움켜쥐었다.“흣……!”일개 상시(常侍)의 불경한 손길이었으나, 사내의 차가운 체온이 닿는 순간 유희의 입에서는 저도 모르게 억눌린 교성이 튀어나왔다. 소름이 끼칠 만큼 노골적인 몸의 반응에 유희의 얼굴이 수치심으로 하얗게 질렸다.차 상시의 손아귀가 발목을 타고 아주 천천히, 치맛자락 안쪽을 향해 미끄러져 올라오기 시작했다.“무, 무엄하다……! 어딜 감히……!”유희가 파르르 떨며 발을 빼내려 했으나, 춘약의 열기에 절어버린 몸은 끔찍하게도 그 서늘한 손길을 애타게

  • 환관의 비   54화

    침향각의 아침은 묘하게 들떠 있으면서도 무거웠다.미옥은 거울 앞에 앉아 빗질을 하면서도 자꾸만 제 목덜미를 쓸어내렸다.아무리 씻어내도, 제 안을 파고들던 하륜의 뜨거운 숨결과 체온이 살갗에 들러붙어 있는 것만 같았다.특히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것은, 제 안으로 처음 밀고 들어오던 순간 멈칫하던 하륜의 생경한 몸짓이었다.빗을 쥔 미옥의 손이 허공에서 멈췄다.‘무엇 때문이었을까…… 그 찰나의 망설임은.’혹시 주인님께서도 여인을 품어본 것이 처음이셨던 걸까.평생을 환관이라는 가면을 쓰고 지내오셨으니, 그간 다른 여인을 안았을 리 만무하지 않은가.하지만 미옥은 이내 씁쓸하게 고개를 저었다.곧이어 뒤이어진 맹렬하게 몰아치던, 지독하리만치 노련했던 허리놀림이 떠올랐기 때문이다.‘아니지. 처음이라면, 손가락 하나만으로 어찌 나를 그리 완벽하게 길들이셨겠어. 나의 벌거벗은 몸을 샅샅이 훑어보시던 수많은 밤에도, 어찌 그리 서늘하고 이성적이실 수 있었겠어.’그렇다면 그가, 제 안을 파고들다 숨을 삼키며 멈칫했던 이유는 단 하나뿐이었다.‘내가…… 다른 사내에게도 몸을 대는 여인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망설임이었겠지.’무엇인지는 모르나, 자신을 안은 것 또한 계획의 일부가 변경된 것 뿐이라는 생각까지 미치자, 미옥의 심장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자괴감에 휩싸여 파르르 입술을 깨물던, 바로 그때였다.“장명루는 어찌 되었나 보러 왔다.”예고도 없이 문이 열리며 연호가 불쑥 안으로 들어섰다“앗…… 폐, 폐하.”화들짝 놀란 미옥이 자리에서 일어나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하륜의 거친 악력이 닿았던 허리와 귓가가 불에 덴 듯 화끈거렸다.행여 다른 사내의 체향이 풍길까 싶어 꾹 쥐어 짠 미옥의 두 손이 하얗게 질린 채 파르르 떨려왔다.짐짓 굳은 얼굴로 그 미세한 떨림을 내려다보던 연호의 귓가가, 아주 옅은 붉은색으로 물들었다.‘……수줍어하는군.’평생 여인에게 다정히 다가가 본 적 없는 서툰 사내의 완벽한 착각이었다.갑작스러운 제 방문에 놀라 어찌할

  • 환관의 비   53화

    농밀했던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하륜은 제 처소로 돌아와 창가에 기대어 서 있었다.땀에 젖어 흐트러진 망건을 풀어 내리고, 반쯤 감긴 눈으로 창밖의 달을 바라보는 사내의 입술 끝이 아주 살짝 올라가 있었다.‘이래서 사내들이 그토록 춘정(春情)에 목을 매는 것이었나.’처음으로 여인을, 미옥을 제 아래에 두고 온전히 품어본 충격은 지독할 만큼 맹렬했다.아직도 콧가에 그녀의 비릿하고 달콤한 살 냄새가 맴도는 듯했다.파르르 떨리던 여린 내벽이 제 것을 꽉 조여 물던 감각을 떠올리자, 이내 가라앉았던 아랫도리가 다시금 뻐근하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어쩌나, 미옥아. 나는 이제 매일 밤 네가 없으면 미쳐버릴 것 같은데.’항상 어둠 속에서 하륜의 등 뒤를 지키던 묵직한 그림자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낸 것은 그때였다.망국의 무사이자, 어린 하륜을 단련시켜 이 지옥 같은 황궁으로 밀어 넣었던 유일한 심복.사혁이었다.“어쩐지…… 좋아 보이십니다.”“나쁠 것도 없지. 하나씩 완성되어 가고 있는 것이 보이는데.”냉혹한 말이었지만, 목소리에는 이상하게도 물기가 배어 있었다.붉어져 있는 뺨, 흐트러진 옷 매무새.가만히 하륜의 모양새를 지켜보던 사혁이 다시 입을 열었다.“순정도 주고, 처음도 주시고…… 그것도 계획의 일부입니까?”쿵.처소 안의 공기가 일순간 굳어졌다.“……사혁.”“그것이 정녕…… 복수를 위한 지략이라면, 일이 틀어지는 제 새끼조차 순간 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계획의 일부가 아니라면.”하륜의 목소리가 신음처럼 낮게 긁혔다.“어찌할 작정이냐, 사혁. 내 칼날이 향해야 할 적에게 가기 전에…… 그 아이에게 먼저 꽂혀버렸다면.”당사자에게는 차마 말로 뱉지 못한 고백이었다.하지만 그 애틋한 고백 앞에서도 사혁의 눈빛에는 일말의 동요조차 없었다.도리어 춘정에 허우적대는 주군의 환상을 깨부수려는 듯, 무감하고 건조한 질책이 돌아왔다.“너무 앞서나가십니다.”“…….”“남녀의 정이란 먹고 버려지기도 하는 것인데.”“미옥은 나를

  • 환관의 비   52화

    “윽…….”단단하게 억눌렀던 신음이 터지며, 단번에 밀고 들어가려던 하륜의 허리가 찰나의 순간 삐끗 어긋났다.매끄럽게 궤도를 타고 들어가는 대신, 좁고 뜨거운 살점이 빈틈없이 옭아매는 생경한 압박감.몸이 송두리째 녹아내릴 듯한 맹렬한 자극에 하륜은 저도 모르게 숨을 삼키며 멈칫했다.수없이 머릿속으로 그려보았던 이론 따위는, 처음 겪어보는 열기 앞에서 단숨에 타버린 지 오래였다.‘이토록…… 지독하게 뜨거웠단 말인가.’하륜의 멈칫거림에, 당황한 미옥이 살며시 고개를 들어 그를 올려다본 순간이었다.숨이 턱 막혔다.늘 서늘하고 정갈하던 주인의 얼굴이, 짙은 정욕에 물들어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단정하게 동여맸던 망건이 미세하게 흐트러져 내리고, 땀방울이 맺힌 턱선 위로 반쯤 감긴 두 눈이 오롯이 미옥을 내려다보고 있었다.평소의 그 냉철하던 안광은 흔적조차 없었다. 오직 눈앞의 여인을 온전히 헤집어 삼키고 싶다는, 눅진하고도 노골적인 색기만이 뚝뚝 떨어지는 눈빛이었다.‘저런 표정을…… 지으실 수 있는 분이었던가.’너무도 낯설고, 소름 끼치도록 관능적인 사내의 얼굴.그 색향에 미옥은 숨을 쉬는 것조차 잊어버렸다. 단전에서부터 뭉클한 전율이 등줄기를 타고 오르며, 그녀의 여린 내벽이 하륜의 거대한 상징을 본능적으로 꽉 조여 물었다.“……하아.”여인이 저를 탐욕스럽게 물고 늘어지는 순간.거친 숨을 토해낸 하륜의 턱관절이 무섭게 도드라졌다. 짧았던 머뭇거림은 그것으로 끝이었다.이번에는 주저함도, 어긋남도 없었다.하륜은 미옥의 좁은 내벽을 단숨에 자비 없이 끝까지 밀고 들어갔다.“아앗! 하아, 읏……!”끝을 모르고 깊숙이 파고드는 거대한 부피감에 미옥이 자지러지며 허리를 튕겼다. 하륜은 펄떡이는 미옥의 허리를 단단히 옭아매며, 곧바로 묵직하고도 맹렬한 허리놀림을 시작했다.처음의 헤맴이 온데간데없었다. 어디를 어떻게 찔러야 이 여인이 제 밑에서 정신을 놓는지 수 년을 맞춰온 사람처럼 본능적이고 정교했다.“아, 아윽! 주인, 님…… 하으!”

続きを読む
無料で面白い小説を探して読んでみましょう
GoodNovel アプリで人気小説に無料で!お好きな本をダウンロードして、いつでもどこでも読みましょう!
アプリで無料で本を読む
コードをスキャンしてアプリで読む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