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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 화

Author: 양순이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6-18 09:08:01
늦은 밤, 사가로 돌아온 하륜은 등잔불 아래서 수류화정의 도면을 차갑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역시, 이상해."

하륜의 긴 손가락이 도면 위, 정자의 뒤편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구릉의 절벽 부근을 톡톡 두드렸다.

사방이 탁 트여 황제의 눈 역할을 할 이 거대한 정자에도 치명적인 맹점이 있었다. 바로 정자를 떠받칠 거대한 돌기단의 바로 밑바닥. 지붕의 처마와 축대의 각도 때문에 정자 안에서는 절대 내려다볼 수 없는 완벽한 사각지대였다.

“단순한 무지함인가…….”

전술 서책 몇 권을 읽었다 한들, 일개 계집의 알량한 지식으로는 공간의 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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