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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9 화

Author: 양순이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6-18 09:08:01
"나으리……! 제발 나무 밑에 깔린 시신이라도 거두게 해 주시옵소서! 가족에게 뼛조각이라도 가져다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허! 어디 신성한 공사판에서 재수 없게 곡소리냐! 당장 저것들 치우지 못해!"

찰싹-!

매서운 채찍이 인부의 등을 무자비하게 후려쳤다. 비명조차 내지 못하고 쓰러진 사내의 곁으로, 다른 인부들이 달려들어 황급히 고개를 조아렸다.

동료의 억울한 죽음 앞에서도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주먹을 꽉 쥔 채 소리 없는 울분을 삼키는 것뿐이었다.

핏물이 뚝뚝 떨어지는 시신들은 거적때기도 아닌 거친 멍석에 둘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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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관의 비   300 화

    다음 날 아침. 눈부신 햇살이 스며드는 전각 안.미옥은 나른한 손길로 정무를 앞둔 연호의 허리띠를 매어주고 있었다. 연호는 말없이 턱을 괸 채, 제 앞의 미옥을 내려다보았다.어젯밤 초희가 쏟아낸 그 끔찍한 병증.포궁악창이라 했던가.연호의 입꼬리가 희미하게 비틀려 올라갔다. 우연치고는 지나치게 완벽한 타이밍이었다.‘네가 부린 수작이겠지. 그러니 셋이 함께하자는 얼토당토않은 말을 꺼냈겠지.’연호는 제 옷깃을 여미는 미옥의 턱을 느릿하게 쥐어 올렸다.‘궁에 나가 있던 그 시간 동안 무엇이 너를 이리 변하게 만든 거지? 아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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