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이현은 이른 아침부터 조용히 움직이고 있었다.유리가 출근하자마자 식당 문을 닫고, 주방을 정리한 후 자신만의 작은 준비를 시작했다.테이블 하나. 흰 식탁보. 작은 유리화병에 담긴 자주색 미니 장미.그리고 기억을 꺼내 끓이기 위한 냄비 하나.“오늘은 내가, 처음으로 유리 없이 제대로 된 식탁을 차려보는 날이야.”그건 ‘기념일’이라서가 아니라,함께한 날들이 조금 더 나아가기 위한 한 걸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오후, 유리는 평소보다 조금 일찍 퇴근했다.문을 열었을 때 식당은 영업을 하지 않는 날처럼조용했고, 불빛 하나만 부엌 쪽을 따뜻하게 비추고 있었다.그리고 그 앞에, 이현이 앞치마를 두르고 서 있었다.“무슨 일이에요…?”“오늘, 우리 함께한 지 1년 되는 날이에요.”유리는 놀란 듯 그를 바라봤다.“기억했어요?”“당연하죠. 당신 국을 처음 먹고 나도 뭔가를 끓이고 싶다고 생각한 날이니까요.”그 말에 유리는 잠시 웃음을 삼켰다.“그래서 오늘은 그날 당신이 처음 내게 만들어준 미역국 내가 그걸 다시 끓여봤어요.”식탁 위엔 단정한 미역국 한 그릇과 달걀장조림, 따끈한 밥 한 공기.유리는 조심스레 국을 한 숟갈 떴다.“…맛있어요. 당신 버전은 당신처럼 부드럽고 단정하네요.”이현은 그 말을 듣고 차분히 웃었다.“이 국을 끓이면서 당신 생각 많이 했어요. 그리고… 이 말을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유리는 고개를 들었다.이현의 눈동자는 국물보다 더 따뜻한 빛을 머금고 있었다.“유리 씨.”“응.”“앞으로도… 내일도, 내년에도, 같은 국물 온도로 같이 살아갈 수 있을까요?”그 질문은 ‘결혼하자’라는 단어 없이도 더 깊고 다정하게 닿았다.유리는 말없이 숟가락을 내려놓고 손을 그의 손등에 올렸다.“당신이랑 살면, 국이 식을 틈이 없을 것 같아요. 매일 데워지니까.”“그럼… 같이 데워볼래요? 다음 계절도, 그다음 해도.”유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응. 당신이 끓이는 국이라면 나는 매일 먹을 수 있어요. 그게,
일요일 오전, 늦잠 대신 늦은 조식을 준비하던 유리는 이현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지금 근처에 형이랑 형수 와 있어요. 잠깐 얼굴 볼 수 있냐고 하시는데…”“언제요?”“지금요. 우연히 이 근처 왔다네요. 혹시 괜찮으면, 우리 식당에 불러도 될까요?”유리는 순간 멈칫했다.자신의 공간에 ‘그의 가족’을 초대한다는 것.그건 단순한 식사 이상의 의미였고, 자연스럽게 손끝이 살짝 굳었다.하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요. 식당에 준비할게요. 오늘은… 그저 따뜻한 밥상이면 되니까요.”이현은 유리를 도와 재료를 손질했고, 식당은 조용히, 단정하게 정리되었다.곧 문이 열리고, 낯익은 이현의 형과 형수가 들어섰다.“오랜만입니다.”유리는 조심스럽게 인사했고, 그들은 환한 미소로 맞이했다.“이현이가 자주 얘기했어요. 직접 뵙게 되어 정말 반가워요.”하지만 그 인사 속엔 자연스럽게 섞인 ‘관심’과 ‘관찰’의 시선이 있었다.유리는 웃으며 고개를 숙였지만, 속으로는 한 숟가락도 놓치지 않고 밥을 준비하는 기분이었다.식탁엔 맑은 미역국과 두부조림,표고버섯볶음, 그리고 들깨무침이 올려졌다.이현의 형은 국을 한 숟갈 뜨고는 살짝 눈썹을 치켜올렸다.“이 국… 참 조용한 맛이네요.”유리는 조심스럽게 웃었다.“오늘은 말보다는 기억에 남는 국을 만들고 싶었어요.”“성공이에요. 한입 먹고 이현이랑 아버지께서 나눠 먹던 국이 떠올랐어요.”이현은 옆에서 말했다.“유리는… 음식에 시간을 담는 사람이에요.그래서 같이 밥 먹으면 내 하루도 천천히 익는 느낌이 들어요.”그 말에 형수는 유리를 조용히 바라보았다.“이현이가, 누군가를 이렇게 말로 표현한 거 처음 봐요.”그 말 한마디에 유리는 묘하게 숨이 멎는 듯했다.식사가 끝난 후, 형과 형수가 자리를 떠나려 하자 이현은 유리의 손을 가만히 잡았다.형은 그 손을 보고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 아주 편안해 보여요. 잘 지내요. 그리고 다음엔 정말 손님처럼 올게요.”문이 닫히고,
유리는 평소보다 조금 일찍 눈을 떴다.햇살은 창틀 위에서 미끄러지듯 내려와 주방 바닥을 조용히 비추고 있었다.이현은 여전히 자고 있었고, 그의 숨소리는 잔잔한 물결처럼 방 안을 채우고 있었다.유리는 조용히 발끝으로 걸음을 옮겼다.바스락 소리 하나 나지 않게. 오늘 하루는 그를 위한 날이었다.주방에 들어선 그녀는 냉장고 안을 천천히 훑었다.당근, 달걀, 두부, 말린 표고, 다시마.모두 전날 밤 미리 손질해 둔 재료들이었다.“오늘은 밖에서 먹을 거니까, 국은 식어도 괜찮은 맛으로.”유리는 자신에게 속삭이듯 말했다.작은 냄비에 다시마 육수를 우려내고, 달걀은 포슬포슬하게 삶았다.두부는 정갈히 썰어 조금만 간을 맞춰 볶았다.그리고 보온병에 넣을 맑은 표고 다시국을 천천히, 아주 천천히 끓이기 시작했다.“당신이 내게 국을 끓여준 그날, 내 몸은 아팠지만 마음은 참 따뜻했어요.그래서 오늘, 그 감사를 닮은 하루를 주고 싶어요.”이현이 눈을 떴을 땐 식탁 위에 접힌 쪽지가 놓여 있었다.“오늘 하루, 당신은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돼요.나는 오늘 당신을 위한 식사를 준비한 사람이니까요.”그 아래엔 작은 하트 대신 스푼 하나가 그려져 있었다.이현은 웃음을 지었다.“이건 사랑의 표시 중에서도 제일 맛있는 형태네요.”정오 무렵, 유리는 작은 도시락 가방을 들고 이현의 손을 이끌었다.도심에서 멀지 않은 공원, 벚나무가 바람에 잎을 흩날리는 작은 언덕. 그 아래 돗자리를 펴고 앉았다.하늘은 맑았고, 나뭇잎 사이로 햇빛이 점처럼 내려왔다.유리는 도시락을 열었다.밥 위에 얹은 조그만 달걀장조림, 간장에 살짝 졸인 표고, 그리고 볶은 두부와 당근무침.그리고 마지막으로, 보온병에 담긴 국을 조심스레 따라냈다.이현은 그걸 가만히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이게… 지금껏 받아본 도시락 중에 가장 조용한 감정이네요.”“조용한 감정?”“응. 이건 ‘사랑해요’보다 더 조용한 말이에요. ‘오늘도 같이 있어줘서 고마워요’ 같은 말.”유리는 국을
함께 사는 지 이틀째 아침.유리는 언제나처럼 일찍 눈을 떴다.주방 창을 열자 아직 이른 빛이 부엌 타일 위로 조용히 내려앉았다.그 빛 속에서 유리는 커피를 내리고, 조용히 작은 냄비에 물을 올렸다.그런데 뒤에서 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벌써 일어났어요?”이현은 부스스한 머리로, 아직 덜 깨어난 눈으로 말했다.유리는 커피잔을 내밀며 미소 지었다.“이 집에선… 내가 먼저 일어나게 되네요.”“이 집엔 당신 리듬이 먼저 차 있더라고요.”식탁에 나란히 앉은 두 사람.이현은 습관처럼 신문 앱을 켜고 화면을 훑었고, 유리는 조용히 아침 국을 저었다.그 작은 움직임 속에서 아주 사소한 어긋남이 일었다.“이현 씨, 밥 먹을 땐 휴대폰 보지 마요.”이현은 순간 고개를 들었다.“아… 미안, 습관처럼 그만…”유리는 말없이 숟가락을 내려놓았다.침묵이 잠시 지나갔다.“나… 이상하게 아침 식사만큼은 좀… 조용히 같이 먹고 싶어요. 말 없어도, 그저 나란히 같이.”이현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런 줄 몰랐어요. 말해줘서 고마워요.”점심 무렵, 이현은 식탁보를 세탁기에서 꺼내 널면서 살짝 당황한 얼굴로 말했다.“이거…드라이 전용이었네요?”유리는 놀란 눈으로 달려왔다.식탁보 한 귀퉁이가 살짝 줄어들어 있었다.“괜찮아요. 어차피 삶아서 쓸 거였어요.”“근데 당신 이거 고르느라 되게 오래 걸렸잖아요.”“그렇죠. 근데, 같이 사는 사람 실수쯤은 미역 불리듯 잊혀져야죠.”그 말에 이현은 가만히 유리를 바라봤다.“당신 진짜 요리로만 말하는 사람 같아요.”“나는 그냥… 음식이랑 사랑하는 방식이 비슷한가 봐요. 끓일 땐 뜨겁고, 식으면 다시 데우고.”해질 무렵, 이현은 유리를 작은 동네 마트로 데리고 갔다.“오늘 저녁은 내가 요리할게요.”“불안하네요.”“그래서 반찬은 사올 거예요. 내가 할 수 있는 건 밥 짓기와 국 데우기까지.”그 말에 유리는 웃음을 터뜨렸다.저녁. 작은 식탁 위엔 마트표 반찬 두세 가지,따끈한 쌀밥, 그리고 유리
그날 아침, 식당은 잠시 쉬는 날이었다.이현이 커피 두 잔을 들고 유리의 집 앞에 도착했을 때,문을 연 유리는 이미 앞치마를 두른 채였다.“아직 식당 쉬는 날인데요?”“오늘은 이삿날 전 체크리스트 정리하는 날이에요.”“우리 아직 이사도 안 했는데요?”“그러니까 미리 해야죠. 당신, 이런 거 서툴잖아요.” 이현은 웃으며 커피를 건넸다.“그래서 내가 오늘 커피 담당이에요. 요리 말고, 카페 남자.”오전 햇살이 부엌 바닥에 길게 스며들었다.유리는 바닥에 앉아 노트를 펼쳤고, 그 위엔 가지런한 글씨로 목록이 적혀 있었다.공동 식탁 작은 조리대 하나 더 조명은 따뜻한 톤아침 빛 잘 드는 창가 이현은 그 목록을 보며 말했다.“이건 마치 ‘우리 식탁의 기초 설계도’ 같네요.”“맞아요. 그 식탁 위에 국 그릇만 놓는 게 아니라, 우리 하루도 올릴 거니까요.”이삿짐을 싸기 전, 두 사람은 각자의 공간을 천천히 정리하기 시작했다.유리는 조리도구를 하나씩 꺼내며 손때 묻은 냄비를 닦았고,이현은 책장 속 오래된 책들 사이에서 유리와 처음 나눈 쪽지를 발견했다.“이 국은, 오늘 당신을 위해 끓였어요.”그 짧은 문장은 여전히 오래된 감정을 조심히 담고 있었다.“이건… 가져가도 되죠?”이현이 묻자 유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당신의 첫 국이었으니까요. 우리 둘만의 시작.”오후엔 함께 사용할 새 냄비와 식탁보를 보러 나섰다.작은 상점 안, 유리는 흰 바탕에 은은한 자주색 줄이 그어진 식탁보를 들었다.“이거 어때요? 너무 화려하지 않고, 조금 부드럽고.”“당신 같아요.”이현의 대답에 유리는 잠시 식탁보를 내려놓았다.“나… 가끔 당신 말투 때문에 심장이 두근거려요.”“그럼 자주 말해야겠네요. 매일 아침 심장 데우는 걸로.”해질 무렵, 두 사람은 새 집 계약서를 받아들고 천천히 집을 둘러보았다.작은 거실, 하얀 벽, 그리고 남쪽으로 향한 주방 창.그 창 아래, 유리는 말했다.“여기 조리대 놓고, 이 옆엔 작은 식탁 놓을 수 있겠
“오늘은, 내가 먼저 끓일게요.”이현이 그렇게 말한 건 금요일 아침, 유리가 머리를 묶으며 주방 창을 열던 순간이었다.유리는 놀란 듯 고개를 돌렸다.“정말요?”“응. 이번엔 내 차례니까.”그 말이 어딘가 귀여워서, 어딘가 믿음직해서, 유리는 잠시 웃음을 삼켰다.이현의 요리 방식은 조금 서툴고, 아주 조심스러웠다.된장을 푸는 손목의 각도도, 감자를 써는 속도도, 모든 게 조심조심.하지만 그 동작 하나하나가 ‘잘하려고 한다’가 아니라‘당신한테 다치지 않게 하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보였다.그걸 유리는 알아봤다.“파는 맨 마지막에 넣어야 해요.”“응. 지금 넣으면 향이 다 날아간다면서요?”“맞아요. 요즘엔 당신, 진짜 내 말 잘 기억하네요.”이현은 작게 웃었다.“그게 다, 내가 당신을 잘 기억하고 싶어서 그래요.”그 말에 유리는 숟가락을 멈췄다.식탁은 늘 그렇듯 단정했고, 국 그릇은 오늘도 같은 자리에 놓였다.이현이 국을 내오고, 유리가 밥을 푸고, 두 사람이 마주 앉았다.그리고 같은 타이밍에 숟가락을 들었다.그 일치감이 마치 오래 연습한 연주처럼 느껴졌다.“요즘엔 말이죠.”이현이 조용히 말했다.“국을 끓이면서 당신 생각을 해요. 내가 오늘 당신에게 어떤 하루를 줄 수 있을까,당신이 어제 좀 피곤했으니까 조금 더 부드러운 맛이 좋지 않을까…”유리는 숟가락을 들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나도 요즘엔 그래요. 국을 끓일 때, 이 사람이 오늘 이걸 먹고 웃었으면 좋겠다 그 생각 하나로 불 조절해요.”두 사람은 웃었다.그리고 동시에 국을 한 입 떠넣었다.식사를 마친 후, 이현이 조용히 설거지를 마쳤다.그 뒤에서 유리는 작은 찬장을 열고 하얀 손수건을 꺼냈다.그 손수건엔 지난번 자신이 이현을 위해 끓였던 미역국의 레시피가 손글씨로 적혀 있었다.“이거…”이현이 놀란 듯 바라보자 유리는 말했다.“우리의 첫 국, 기억하자는 의미로 써봤어요. 앞으로 언제든 다시 끓일 수 있도록.”그 글씨는 깔끔했고, 곳곳에 하트 대신
아침 공기가 아직 서늘한데도 유리의 이마엔 땀방울이 맺혔다.주방에서 채소 써는 소리가 경쾌하게 퍼져나가지만, 그녀의 마음은 어쩐지 분주하고 어지러웠다.칼끝으로 리듬을 타는 손놀림은 점점 빨라졌고, 심장이 그것보다 먼저 뛰고 있다는 걸 그녀는 누구보다 잘 느끼고 있었다.‘설마 오늘은 안 오겠지. 아니, 저 진상님도 적당히 해야지… 설마 또?’그렇게 속으로 중얼거리고 있을 때, 골목 바깥에서 웅성거림이 몰려들었다.평소보다 훨씬 큰 소음에 유리는 머리를 홱 돌려 주방 창으로 달려갔다.그리고 그 순간,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새벽 공기를 뚫고 부엌 창문 틈으로 겨우 스며드는 첫 햇살에, 유리는 눈을 찡그리며 눈꺼풀을 억지로 들어 올렸다.손끝에 아직 따뜻함이 채 가시지 않은 빗자루의 감촉이 남아 있었고, 어젯밤 그 황당한 남자의 얼굴이 자꾸 머릿속을 떠올랐다.‘미친놈인가…’스스로 중얼거리고, 또 중얼거렸지만, 그때 느꼈던 묘한 울렁임은 부정할 수 없었다.단순히 분노에서였을까? 아니면, 낯선 사람의 강렬한 눈빛이, 생각보다 오래 가슴 한가운데 남아 있었던 걸까.유리는 스스로를 향해 얼굴을 찌푸리며 부엌으로 향했다.익숙한 동작으로 칼을 쥐
S그룹 본사 최상층 회장실, 그 문 앞 복도에는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셰프들이 나란히 서 있었다.흰 셰프복에 단정한 모자, 은빛이 번쩍이는 조리도구, 완벽히 플레이팅된 요리가 놓인 쟁반을 양손으로 받쳐 든 모습은 그 자체로 일종의 퍼레이드 같았다.하지만 그들의 얼굴에는 긴장과 초조함이 엉켜 있었고, 뺨에는 굳은 미소가 어색하게 걸려 있었다.복도를 채운 공기는 마치 숨조차 삼키기 두려운 듯 묵직했고, 안쪽에서 새어나오는 소리, 포크와 나이프가 접시 위를 긁는 미묘한 소리와 낮고 단호한 남자의 목소리는 그 공기를 더욱 팽
밤공기가 차갑게 식어가는데도,유리는 어딘가 온몸이 달아오른 듯 잠시 가게 문 앞에 멈춰 서서바람에 흔들리는 간판 소리를 들으며 혼자 속삭였다.“…나… 이러면 안 되는데.”유리는 오늘따라 평소보다 더 분주히 움직였다.주방 안을 바삐 오가며 냄비 뚜껑을 열어보고, 칼을 쥔 손끝을 재촉했지만,그럴수록 마음 한편은 더 조급하게 요동치는 느낌이었다.주방 창가로 스며드는 한 줄기 햇살에 눈이 시리도록 부딪힐 때마다,그 골목 어귀로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그 사람의 모습이 떠올랐다.‘오늘은 안 올 거야. 그럴 리 없지. 근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