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경범의 얼굴은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고 온몸엔 상처가 가득했다.전부 다 예전부터 생긴 상처들로 보아 이건 분명 이시언에게 당한 고문 흔적이었다.하지만 하경범이 죽은 채 발견된 건, 진서준에게도 꽤나 충격이었다.“설마 이놈들이 하경범을 하씨 가문에 보내려던 중이었나?”진서준은 나름대로 추측했다.“그렇다면 이시언도 이미 잡혔겠네.”이 일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을 떠올리자 진서준의 얼굴이 어두워졌다.“아무래도 안씨 가문에 직접 가야겠어.”...같은 시각, 하씨 가문 저택에 시체가 한 구 들여왔다.하씨 가문 식구들이 시체를 보는 순간, 전부 표정이 확 바뀌었다.“경범아!”한 귀부인이 시체를 보더니 그 자리에서 기절하고 말았다.“거기 누구 없어? 얼른 미경을 병원에 데려가.”중년 남자가 급히 소리치자 곧이어 여자 경호원 두 명이 달려와 쓰러진 여자를 들고 나갔다.“경범아, 내 아들 경범아!”아들의 끔찍한 죽음을 확인한 중년 남자는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졌다.이 중년 남자는 바로 하경범의 아버지 하인학이었다.하경범이 갑자기 죽음을 맞이한 지금, 아들을 끔찍하게 아끼던 하인학으로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이었다.“누가 한 짓이야? 어떤 개자식이 우리 아들을 이렇게 만든 거야? 그놈 가족을 전부 몰살할 거야.”하인학은 분노에 이성을 잃었다.“문 앞에 이 시체를 가져다 놓은 놈은 대체 누구야?”하인학은 저택 대문을 지키던 경호원을 노려봤다.“가주님, 저희도 그게 누군지 모릅니다. 아까 CCTV를 돌려봤는데 온몸을 검은 트렌치코트로 감싼 인물이 시체만 놓고 갔습니다.”경호원 대장이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너희는 왜 그렇게 무능해? 할 줄 아는 게 뭐야?”하인학은 욕설을 퍼부으며 분노를 터뜨렸다.“아버지, 여기 메모리 카드가 하나 있어요.”눈썰미 좋은 하경준이 메모리 카드를 주워들었다.“설마 여기 형이 죽는 장면이 찍힌 건 아니겠죠?”이 말에 하씨 가문 사람들 얼굴이 확 굳어졌다.요즘 미친 놈들이 사람 죽이는 범죄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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