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나를 버릴 때, 나는 세상을 가졌다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581 - チャプター 590

665 チャプター

제581화

‘잊지 마. 준서는 ‘오’ 씨야.’유하는 확신하지 못했다.하지만... 유하는 노트북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무릎 위에 내려놓은 손은 힘이 잔뜩 들어가 굳게 움켜쥐어져 있었고, 눈가가 조금 붉어져 있었다.‘준서는 분명 나한테 약속했어. 싸우지 않겠다고.’‘설마... 날 속인 건 아니겠지?’그때, 마음속 깊은 곳에서 다시 그 목소리가 고개를 들었다.‘준서는 ‘오’ 씨야. 오씨 가문 사람들은 전부 거짓말쟁이야!’“유하야?”소성란은 유하가 노트북 모니터만 바라본 채 멍하니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걸 보고, 손을 들어 집사에게 노트북을 치우라는 신호를 보냈다.유하가 정신을 차린 걸 확인한 뒤에야,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뭘 그렇게 골똘히 생각해? 내가 말 걸어도 대답도 없고. 이 일, 너는 어떻게 할 생각이니?”“저는 귀국하겠습니다.”유하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소성란은 미간을 찌푸리며 노트북을 손끝으로 두드렸다. 불쾌함이 묻어나는 목소리였다.“돌아가서 뭘 하려고? 내가 보기엔 그 골칫덩이 애, 인제 그만 신경 꺼도 되지 않니! 하루가 멀다고 사고만 치고, 사람 마음을 조금도 편하게 안 해! 이제 와서 무슨 짓을 했든, 오씨 가문 일은 오씨 가문이 알아서 해결하게 둬!”“고모할머니!”유하는 머리가 지끈거리는 듯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제가 직접 가서 봐야 해요. 준서한테 직접 듣고 싶어요. 정말로 그 일이 준서가 한 건지, 준서 입으로 말하는 걸 제가 직접 들어야겠어요.”소성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잠시의 침묵 끝에,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그럼, 너는 이 일이 준서가 한 짓이라고 믿지 않는다는 거니?”“저도... 잘 모르겠어요.”유하는 고개를 숙였다. 목소리는 확신이 없었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고집이 담겨 있었다.“하지만 적어도, 엄마로서 이런 순간에 곁에 있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그리고 고모할머니, 준서는 제게 약속했어요.”유하는 준서가 자신을 속였다고 믿고 싶지 않았다.책임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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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2화

Y국, 공항.이솔은 유하와 청산을 배웅하러 나왔다.이솔은 돌아갈 수 없었고, 돌아갈 엄두도 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걱정을 안 할 수도 없어서 결국 탑승구까지 따라왔다.그러고는 사람들 눈을 피해 유하를 한쪽 구석으로 끌어당겨, 목소리를 낮춘 채 마지막 당부를 했다.“유하야.”“돌아가면 꼭 침착하게, 조심해. 혹시라도, 진짜로 오승현을 만나게 되면... 오승현 자극하지 말고, 정면으로 부딪치지도 말고. 차분하게 이야기해. 제발 화나게 하지 마. 그 인간, 진짜 미친놈이야.”이번 준서의 일이 이렇게까지 커진 이상, 사실이 아니라 보긴 어려웠다.하지만 하필 이런 타이밍에 이런 일이 터졌다는 점 역시 분명히 이상했다.모두가 속으로는 알고 있었다. 그래도 가지 않을 수는 없었다.그래서 더더욱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응, 알아.”유하는 웃으며 이솔의 손을 가볍게 두드렸다.최근 너무 크고 잦은 자극을 받아서인지, 오히려 이런 결정적인 순간에는 유하가 한결 차분해져 있었다.“걱정 마. 병 오면 막고, 물 오면 길을 내면 되지. 어떻게든 길은 있어.”‘설마 이번에야말로 막다른 골목까지 몰리겠어?’‘예전에도 막다른 길은 다 헤쳐 나왔어.’‘이번에도 분명히 그럴 수 있어.’유하의 얼굴에 더는 두려움이 보이지 않고, 담담한 미소까지 떠오른 걸 보고서야 이솔은 조금 마음을 놓았다.그래도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한마디를 덧붙였다.“어쨌든, 내가 전에 말한 그 제안 있지. 생각해 보고 써먹고 싶어지면 바로 전화해. 같이 방법 생각해 보자.”그 말은 바로 그 ‘사냥 이야기’였다.사냥이니 뭐니 하는 그 황당한 제안.유하는 난처했다. 동의하기도 어렵고, 솔직히 말해 터무니없다고 느껴졌지만, 이솔의 얼굴이 너무 진지해서 더는 반박하지 않았다.대신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 볼게.”손을 흔들며 작별하려는 순간, 이솔은 갑자기 코끝이 시큰해졌는지 유하를 끌어안았다.목이 메인 채 말했다.“진짜 조심해야 해.”유하는 웃음을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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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3화

‘나도 지금 미칠 것 같다고.’‘애 하나 돌보는 게 쉬운 줄 아나?’‘그 애가 하필이면 오준서인데!’남진은 속으로 절규하고 있었다.‘재윤이 입학시킬 때부터 내가 뭐랬어. 이 두 애를 같은 곳에 두면 반드시 사고 난다고 했잖아. 누나는 끝까지 안 믿더니!’‘아니지, 믿긴 했지. 그래서 일부러 이렇게 한 거잖아.’‘부수지 않으면 새로 세울 수 없다느니 뭐라니 하면서...’‘결국 호랑이를 잡기는커녕, 재윤이가 아예 병원에 누워서 깨어나지도 못 하고 있잖아...’남진은 병원에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을 때를 떠올리면 지금도 등골이 서늘했다.전화기를 쥔 채로 한동안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고, 머릿속이 텅 비어 버렸다.솔직히 말해, 지금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어쩌다 일이 이렇게까지 된 거지?’재윤이 입학한 뒤로 남진은 한동안 내내 불안에 시달렸지만, 재윤은 예상과 달리 특별히 이상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오히려 식사량도 늘었고, 집을 나가겠다고 떼쓰는 일도 사라졌다.그렇게 잘 지내던 아이가 어째서 갑자기 계단에서 떨어졌다는 건지... 거기에 이어서 준서가 밀었다는 소문까지 퍼졌다는 게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았다.준서는 끝까지 자신이 밀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막상 구체적인 상황을 물으면 말끝을 흐리며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그러다 끝내는 버럭 소리를 지르며 엄마를 찾기만 했다.‘이게 대체 무슨 꼴이야...’배남진은 키보드에서 손을 떼고, 욱신거리는 관자놀이를 눌렀다.그때 시야 끝에서 무언가가 날아오는 걸 포착하고는, 익숙하게 고개를 틀어 피했다.맞은편에서 날아온 장난감이었다.“난 몰라! 나쁜 어른들! 빨리 내 핸드폰 돌려줘! 나 우리 엄마한테 전화할 거야!”준서는 집 안을 뛰어다니며 장난감을 마구 던졌다.와장창-유리로 된 장식품이 바닥에 부딪혀 산산이 부서지는 소리가 뒤섞였다.남진의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제발 누가 좀 와 줘.’‘누구든 좋으니까 나 좀 살려 달라고...!’그런 생각이 막 떠오르자마자 도우미가 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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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4화

“배설아 씨!”유하는 이를 악물고 병상 옆에 서 있는 여자를 노려보았다.“뭘 그렇게 노려?”병실에서는 흡연이 금지되어 있었다.설아는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손가락 사이에 끼운 채, 코끝에 가져가 가볍게 냄새를 맡았다.몸에 꽂힌 시선을 느꼈음에도 눈길조차 들지 않고, 느릿느릿 말했다.“오늘 내 아이가 이렇게 누워 있게 된 건... 전부 네 그 착한 아들 덕분이야. 여기서 나 노려볼 시간에 내 아들 어떻게 책임질 건지나 제대로 생각해 봐.”유하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재윤의 안정을 해칠까 봐, 바로 반박하지 않고 의사를 붙잡아 병실 밖으로 나왔다.우선 재윤의 현재 상태부터 정확히 알아야 했다.의사는 안경테를 밀어 올리며 설명했다.“외상 자체는 심각한 편은 아닙니다. 좌측 종아리와 좌측 팔에 경미한 골절이 있고요. 아이 나이가 어려서 잘 회복하면 회복 속도도 빠를 겁니다.”“문제는 머리 쪽입니다. 떨어질 때 머리를 부딪혀서 현재로서는 두개강 내에 출혈이 조금 있고, 그게 뇌신경을 압박하면서 의식이 돌아오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그럼 그 출혈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수술해야 하나요?”머리에 손상이 있다는 말을 듣는 순간, 유하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일단은 보존 치료로 갑니다.”의사는 차분하게 말했다.“현재로서는 소량 출혈로 판단되고, 아이 나이가 워낙 어려서 수술은 권하지 않습니다. 우선 약물치료를 하면서 경과를 지켜보고, 장기간 의식이 돌아오지 않을 때 수술을 고려하게 됩니다.”“이건 보호자의 의견이기도 하고요.”‘배설아의 의견이라고?’유하는 미간을 찌푸렸다.그리고 다시 몇 번이고 확인하듯 질문했다.지금 상황에서는 약물로 보존 치료를 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답을 거듭 듣고서야, 더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하지만 의사의 다음 말에, 유하의 표정은 다시 굳어졌다.“말이 나와서 그런데요, 아이 떨어진 층수가 그렇게 높지도 않았습니다. 아이 체구가 조금만 더 있었어도, 이 높이에서는 크게 다치지 않았을 수도 있어요. 골절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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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5화

배씨 가문 본가, 거실.탁!준서는 소파 위에 한쪽 발을 올린 채, 자기 얼굴을 만지던 연우의 손을 거칠게 쳐냈다.그리고 손에 들고 있던 장난감을 바닥에 힘껏 내던졌다.“저리 가! 거짓말쟁이!”연우는 그대로 얼어붙은 채 서 있었다.손에 들린 게임기를 꽉 움켜쥐고, 몇 초가 흐른 뒤에야 상처받은 얼굴로 준서를 바라봤다.“준서... 이모가 거짓말쟁이라고?”“맞아!”준서는 연우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소리쳤다.“이모 때문에 엄마가 나를 안 보잖아! 나 이모랑 그런 쓰레기 게임 안 해! 나 엄마가 좋아! 엄마 보고 싶어! 엄마!”준서는 소파에서 뛰어내려 남진에게 달려갔다.남진 무릎 위에 올려져 있던 노트북을 밀쳐 바닥으로 떨어뜨리고, 남진의 옷자락을 움켜쥔 채 악을 쓰듯 외쳤다.“내 핸드폰 돌려줘! 나 엄마 만나야 해!”“네 엄마, 안 와.”그 한마디에 거실의 공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그 자리에 굳어 서 있던 연우가 천천히 몸을 돌렸다.입꼬리는 살짝 올라가 있었지만, 얼굴에는 아무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다.차갑게, 또박또박 말을 이었다.“너 몰랐어? 네 엄마, 이미 한국에 왔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병원으로 가서 재윤이 보러 갔지.”“너 버리고 간 거야. 안 와. 안 온다고.”“준서 너, 아직도 모르겠어?”“네 엄마는 널 사랑하지 않아. 말 잘 듣고, 얌전하고, 착한 재윤이만 사랑하지.”“사람을 계단에서 밀어 떨어뜨리고, 문제투성이에, 제멋대로인 너 같은 나쁜 애를 어떻게 사랑하겠어?”“오직 이모만이 널 사랑해.”“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여전히 널 믿고, 절대 널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나뿐이야.”“나만!”연우는 거의 이성을 잃기 직전이었다.요즘 들어 오씨 가문 문제 때문에 준서에게 예전처럼 쉽게 다가갈 수 없었는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늘 자기 손안에 있던 준서가 조금씩 통제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연우를 미치게 만들고 있었다.연우는 그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다 소유하 때문이야.’“하연우! 그만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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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6화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불필요한 예의도, 거추장스러운 인사치레도 없었다.청산은 성큼성큼 다가가 영문도 모른 채 서 있던 남진을 옆으로 거칠게 밀쳐냈다.곧바로 몸을 낮춰 쪼그려 앉은 청산은 아이와 눈높이를 맞췄다. 동작은 조심스럽고 느렸다. 그는 아이의 뺨을 타고 흐르던 눈물을 손등으로 부드럽게 닦아냈다. 미소는 온화했고, 목소리는 낮고 안정적이면서도 단단했다. 동시에 이상하리만큼 부드럽고 차분했다.“안녕, 준서. 나는 준서 엄마가 아주 신뢰하고, 오래 알고 지낸 아저씨야. 엄마가 먼저 와서 너를 좀 봐 달라고 했어.”잠시 말을 멈춘 뒤, 담담하게 덧붙였다.“아저씨는 성이 ‘임’ 씨야.”그리고 아이가 알아듣기 쉽게 말했다.“청산 아저씨라고 이름으로 불러도 돼.”...병원 비상 통로.두꺼운 문이 닫히는 소리와 동시에 유하가 거칠게 잡아당기는 힘이 더해졌다. 설아의 등이 ‘쿵’ 하는 소리를 내며 벽에 부딪혔고, 짧은 신음이 새어 나왔다.“쯧, 좀 살살하지.”유하는 설아가 아픈지 어떤지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설아의 어깨를 눌러 벽에 밀어붙인 채, 병실 안에서 본 비정상적으로 마른 재윤의 모습과 의사의 말을 떠올리며 이를 악물었다.“재윤이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어머, 이거 참 신기하네.”설아는 좀처럼 보기 힘든, 살기가 서린 유하의 시선과 정면으로 마주했다. 잠시 그 눈을 들여다보더니 코웃음을 쳤다.“주객전도도 정도가 있지. 지금 우리가 얘기해야 할 건, 네 아이가 내 아이한테 무슨 짓을 했냐는 거 아니야?”“말이 잘 안 통하면, 네 자식은 법정으로 가서 빨간 줄 하나 남길 거고. 평생 따라다니는 오점이 생기겠지.”자기 아이는 병상에 누운 채 의식조차 없는데, 설아는 여전히 아무렇지 않은 어조로 유하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마치 흥정하듯이.‘이게... 거래가 되는 일이야?’유하의 손이 설아의 어깨 위에서 서서히 힘을 더해 갔다.“야, 손 놔.”설아는 유하의 손을 툭 쳐내더니,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개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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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7화

“다가오지 마!”설아가 멈춰 서는 걸 확인한 뒤에야 유하는 길게 숨을 내쉬었다. 한 손으로는 칼을 치켜든 채, 다른 한 손으로 벽을 짚으며 몸을 비틀거리듯 천천히 일어섰다.이 칼은 오는 길에 유하가 태건에게서 몰래 챙긴 것이었다.어쩔 수 없었다. 지난번 그 일을 겪고 나서, 유하는 배설아라는 사람이 얼마나 미친 인간인지 똑똑히 알게 됐다. 아무 대비도 없이 이 여자와 단둘이 있는 건, 스스로 목숨을 내놓는 짓이나 다름없었다. ‘내가 미쳤다고.’“너, 콜록... 콜록...”유하는 한동안 기침을 하고 나서야 겨우 말을 이었다.“진정해요. 우리... 얘기 좀 합시다.”“후후.”설아가 차갑게 웃었다.“난 이제 얘기하기 싫은데. 네가 아까 그거, 그대로 한 대 맞아 주면 생각해 볼게.”유하는 욱신거리는 목덜미를 짚어 보며 설아의 뒷말은 못 들은 척했다. 목소리는 거칠게 잠겨 있었다.“당신이 뭘 생각하는지 전혀 이해가 안 됩니다. 두 아이 사이가 안 좋다는 걸 알면서도 일부러 같은 데로 보낸 거잖아요.”“그리고... 저는 준서를 알아요. 그런 짓을 할 애가 절대 아닙니다.”잠시 숨을 고른 뒤, 분명한 어조로 덧붙였다.“그리고 배설아 씨, 굳이 당신이 저희를 고소하지 않아도 됩니다. 제가 먼저 당신을 고소할 겁니다. 아동 학대 혐의로요.”“아동 학대?”설아가 감정 없이 되물었다.“네. 아니면 어떻게 설명하실 건데요? 재윤이가 그렇게 말라 있는걸요. 아이를 당신한테 맡기기 전까지만 해도, 제가 키울 땐 얼굴도 혈색이 돌고 살도 좀 붙어 있었어요. 그런데 당신은...”쾅!말이 끝나기도 전에 핸드폰이 바닥에 부딪히며 산산이 부서지는 소리가 통로 안에 울려 퍼졌다. 설아가 던진 것이었다.이어서 차갑게 유하를 노려보며 말했다.“그런 말까지 지껄일 자격이 네가 있어? 너는 예전부터 재윤이를 얼마나 속여 왔는데?”“내 말은 안 듣게 만들고, 내가 해 준 밥은 거들떠보지도 않게 하고, 매일 집 나가서 엄마 찾겠다고 울어대게 만든 게 누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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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화

“네 아이가 뭘 숨기고 있는지, 그리고 네 남편이 네 몰래 무슨 짓을 해 왔는지... 알고는 있어?”설아의 비웃듯 차갑고 건조한 목소리가 병원 안, 어둡고 밀폐된 비상 통로에 울려 퍼졌다.유하는 그대로 얼어붙었다.‘뭐...?’설아는 웃었다. 자기 뺨 위에서 점점 더 선명해지는 손자국을 손끝으로 문지르며, 동공 깊숙이 타오르는 분노를 숨기지도 않은 채 갑자기 입을 열었다.“궁금해? 내가 다 알려 줄까? 네가 보고 있는 세상이 얼마나 가짜인지, 껍질 하나하나 다 벗겨 줄게. 내가 너 도와주는 거야.”설아는 웃음을 터뜨렸다.“너 말이야, 진짜 너무 불쌍하거든. 하하하하하하!!!”유하는 반사적으로 한 걸음 물러섰다. 등이 차가운 벽에 부딪혔다. 칼을 쥔 손이 통제되지 않은 채 떨리기 시작했다.아무것도 듣지 않았는데도, 공포는 이미 먼저 와 있었다.‘믿지 마. 배설아는 날 증오해. 저 여자의 말은 전부 거짓말이야...’‘정말 아무런 이상도 못 느꼈던 걸까?’‘그동안 그렇게 많은 어긋남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나?’‘게다가... 오씨 가문 사람들은 전부 사기꾼이잖아.’‘오씨 가문이 날 속인 게 이번이 처음이었나?’‘대체 몇 번이나 속였지?’‘나는 정말... 오씨 가문의 모든 거짓말을 다 알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유하의 숨이 가빠졌다.‘그래도 내 아이는 나를 속이지 않아.’‘준서는 약속했어.’‘준서는...’유하는 억지로 정신을 붙잡았다. 등줄기를 타고 식은땀이 흘렀지만, 칼을 쥔 손은 서서히 떨림을 멈췄다. 흔들리던 시선이 다시 단단해졌다.“저는 제 아이를 믿습니다.”유하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분명했다.“준서는 그런 짓을 할 아이가 아닙니다. 준서는 저한테 약속했어요.”설아의 웃음소리가 서서히 잦아들었다.설아는 고개를 살짝 기울인 채 유하를 한참 동안 바라봤다. 분노가 가시지는 않았지만, 그 눈동자 깊은 곳에 묘한 놀라움이 스쳤다. 그리고 호기심이 피어올랐다.‘이미 수도 없이 속아본 인간이... 어떻게 다시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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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9화

‘이 상황에서 내가 뭘 더 말할 수 있지?’‘이런 판에서는... 칼을 쥔 사람이 왕이야.’‘하물며 그 칼을 쥔 게 미친 인간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고.’유하는 벽에 등을 붙인 채, 천천히 두 손을 들어 올렸다. 이를 악물고, 모든 감정을 삼켰다.“말해 봐.”...배씨 가문 본가, 거실.“그러면요, 아저씨는 정말로 우리 엄마를 아는 거예요? 엄마가 아저씨를 보내신 거고요? 그런데... 엄마는 왜 직접 안 오셨어요?”준서는 아직도 살짝 붉은 눈을 깜빡이며 눈앞의 청산 아저씨를 의심스러운 시선으로 올려다보고 있었다. 엄마와 아주 친하다고 자신을 소개한 이 아저씨가 쉽게 믿기엔 어딘가 낯설었다.“알고 있어.”“그리고 네 말이 맞아.”“...”청산은 하나하나, 성급해하지 않고 차분히 대답했다.“배재윤 그 아이가 많이 다쳐서, 네 엄마가 먼저 병원에 가셔야 했어. 그런데 준서를 혼자 두는 게 마음에 걸리셨던 거야.”“그래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인 청산 아저씨, 그러니까 나한테 준서랑 같이 있어 달라고 부탁하신 거지. 엄마는 조금만 있으면 바로 오실 거야.”준서를 안심시키기 위해, 청산은 핸드폰을 꺼냈다. 그리고 유하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 주었다. 대학 시절의 사진이었다.준서는 그제야 조금 믿는 눈치였다. 하지만 곧 또 다른 의문이 떠오른 듯 목소리가 가라앉았다.“그런데... 엄마는 왜 먼저 저를 안 찾아오셨어요? 저를 안 믿는 거예요? 저는 정말로 배재윤을 밀지 않았어요.”“그럴 리가...”청산은 미소를 지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이번 일은 좀 복잡해. 준서를 위해서라도 엄마는 병원에 먼저 갈 수밖에 없었어. 재윤이 상태를 직접 보고 싶었거든. 그리고 있지, 아저씨나 다른 사람 말 듣는 것보다... 엄마가 오면 직접 물어보는 게 더 좋지 않을까??”준서는 고개를 기울인 채 잠시 생각하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어요. 엄마 오면 제가 직접 물어볼게요.”“그래. 참 착하네.”청산은 웃으며 자연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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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0화

밤은 이미 도시 밑바닥까지 완전히 내려앉아 있었다.병원 비상 통로는 그보다 더 짙은 어둠에 잠겨 있었고, 오직 비상구 표지판만이 형광빛 초록색으로 깜빡이며 공간을 겨우 드러내고 있었다.희미한 녹색 빛 아래에서 두 여자가 있었다. 한 명은 서 있고, 한 명은 벽에 기대앉아 있었다.아무도 말하지 않았다.언제 떨어졌는지 모를 칼은 바닥에 놓여 있었고, 어둠 속에는 거칠고 무거운 숨소리만이 울렸다.잠시 후, 서 있던 설아가 비틀거리듯 몸을 낮춰 천천히 쪼그려 앉았다.설아의 웃음기 어린 얼굴이 형광빛에 비치자, 현실감 없는 섬뜩함이 떠올랐다.설아는 바닥에 주저앉아 고개를 떨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유하의 어깨에 한 손을 얹었다.그리고 낮게 웃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였다.“이게 전부야. 전부 진실인데... 어때, 깜짝 놀랐어?”“두 아이를 같은 학교, 같은 반에 넣자고 한 건 네 남편, 오승현의 생각이었어.”설아는 마치 오래된 기억을 떠올리듯 천천히 말을 이었다.“그때 오승현이 뭐라고 했더라? ‘부수지 않으면 새로 세울 수 없다’라고 했지. 재윤이 병을 그렇게 조심조심 보호만 해 봐야 더 약해질 뿐이라고.”“차라리 한 번에 끝내자고 했어. 더 강하게 감정을 자극해서, 재윤이가 과거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들자고.”“더 강한 감정이 뭔지 알아?”설아는 고개를 기울이며 웃었다.“피로 물든 진실보다도, 감정적인 배신이 훨씬 깊게 남을 때가 있어. 더 선명하고, 더 잊히지 않지.”“솔직히 말해서, 오승현은 이쪽으로는 정말 능숙했어. 망설임도 없고, 이미 이런 상황이 익숙한 사람처럼.”잠시 숨을 고른 뒤, 설아는 다시 말을 이었다.“아, 맞다. 준서도 꽤 똑똑한 아이더라. 준서가 자기 입으로 그러더라? 재윤이랑 친구가 되고 싶다고. 재윤의 그 약한 껍데기를 깨 주고 싶다고. 자기가 도와주겠다고...설아는 몸을 더 숙여, 유하의 귀 바로 옆에서 웃으며 속삭였다.“그 배신자가 되겠다고 말이야.”그 순간, 유하는 더 이상 참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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