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곁에 수빈 씨의 사정을 헤아려 줄 사람이 하나쯤은 있어야 합니다. 모든 걸 혼자 떠안고 버티기만 하면 너무 힘들잖아요.”손끝이 잠시 멈칫했지만 최수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심종연이 좋은 마음으로 하는 말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일들이 그녀를 쉽게 다른 사람에게 기대지 못하게 만들었다.특히 주민혁에게서 상처를 받은 이후로는, 스스로를 단단히 감싸며 다시 다치지 않으려 애써 왔다.“어쩌면 주민혁 씨 때문일지도 모르죠. 수빈 씨가 저를 오해하고, 심지어 편견까지 갖게 된 건.”심종연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솔직함이 담겨 있었다.“밖에서는 늘 저랑 민혁 씨가 경쟁 관계라고 하니까요. 아마 제가 수빈 씨에게 다가가는 것도 다른 의도가 있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래도 한마디는 해 두고 싶어요. 우리가 알고 지낸 시간 동안, 수빈 씨가 천공의 일을 막 시작했을 때부터 이후에 어려움을 겪을 때까지... 저는 단 한 번도 수빈 씨에게 불리한 일을 한 적이 없습니다.제가 도왔던 일들은 모두 진심이었어요.”최수빈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 눈빛이 어딘가 복잡했다.심종연의 말이 사실이라는 건 그녀도 알고 있었다.천공이 막 설립됐을 때 자금이 끊기며 위기에 처했을 때도, 가장 먼저 투자를 제안한 사람이 심종연이었다. 게다가 몇몇 중요한 고객과의 연결까지 직접 도와줬다.이후 그녀가 주민혁과 이혼했을 때도, 심종연은 한 번도 그녀가 어려운 처지에 놓인 틈을 타 이용하려 들지 않았다.그 모든 일을, 최수빈은 지금까지 잊지 않고 있었다.하지만 마찬가지로, 예전에 심종연과 주선웅이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술에 약이 섞였던 일도 떠올랐다.그때 주민혁은 그 일이 그들의 짓이라고 말했었다.더욱 복잡해진 마음에 최수빈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모두와 거리를 두려는 마음은 잠시 내려놓고 주변 사람들을 받아들여 보셨으면 합니다.”심종연의 시선은 진지했다. 그 안에는 어떠한 강요의 뜻도 없었다.“당장 어떤 결정을 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다만 스스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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