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의 모든 챕터: 챕터 1261 - 챕터 1270

1366 챕터

제1261화

백진아는 손가락으로 그의 턱을 살짝 들어 올리며 능청스러운 말투로 말했다.“그래, 날 잘 모시면 추후 크게 상을 내리도록 하지!”연천능은 결국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는 그녀를 욕조 안으로 끌어당기며 물장난을 치기 시작했다.하지만 그는 너무 지쳐 있었다. 한 차례 정을 나누고 나자 더는 버티지 못한 채 침상으로 가 곯아떨어졌다.백진아는 코를 골며 잠든 그를 바라보다가 안쓰러운 듯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손을 뻗어 잔뜩 찌푸려진 그의 미간을 부드럽게 펴주었다.공간이 없는 건 정말 너무 불편했다!지금 공간은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그녀가 의념으로 들어가 보려 해도 응답이 없었고, 공간이라는 것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것만 같았다.하지만 삶은 계속 이어져야 했다. 병사가 오면 장수가 막고, 물이 오면 흙으로 막는 법이다. 백진아는 문제를 두려워하는 사람이 아니었다.게다가 지금 그녀는 황후였다. 예전보다 일을 처리하기도 훨씬 수월해졌다.일단 가장 시급한 것은 식량과 학당 문제였다.공간이 사라진 이상 계단식 논과 감자, 고구마, 옥수수 보급은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군사를 일으켜야 할 때 군량이 부족해질 것이었다.백 년의 대계는 교육이 근본이다. 백성들의 무지는 가르침을 통해 깨우쳐야 했다. 게다가 학당을 통해 사람들의 생각을 바로잡아 반역 같은 마음을 품지 않도록 해야 했다.하지만 백진아의 마음 한구석에는 늘 불안과 걱정이 자리하고 있었다.백진아는 의아한 듯 미간을 찌푸린 채 곰곰이 생각하다가 마침내 그 이유를 찾아냈다.바로 고지행 때문이었다.‘그는 아직 살아 있을까? 위험에서 벗어났을까? 혹시…’그리고 그녀는 이유니와 뢰십일 등도 떠올렸다. 그들 역시 아직 살아 있을까?그녀는 눈을 감고 그들이 살아 있기를, 그리고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도했다.비록 부처를 믿지는 않았지만, 이 순간만큼은 진심으로 기도했다.다음 날 아침 일찍 눈을 뜨자 연천능은 이미 일을 하러 떠난 뒤였다. 한 달이 넘도록 자리를 비운 탓에 쌓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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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2화

이 대인은 몰수한 집의 명단을 공손하게 백진아에게 바쳤다.“마마, 살펴보시옵소서.”현상이 앞으로 나와 명단을 받아 백진아에게 건넸다.백진아는 명단을 넘겨보며 말했다.“내가 찾는 집이 학당을 열 곳이라는 것을 이 대인도 알고 있을 것이네. 백성들에게 무료로 글과 산술을 가르칠 생각이네. 어른이든 아이든 누구나 학당에 다닐 수 있네.”이 대인이 말했다.“마마께서는 역시 현명하시옵니다. 이는 나라와 백성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되는 일입니다.”백진아는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자세한 계획서를 작성할 테니 믿을 만한 사람 몇 명을 찾아 계획을 보완하게. 앞으로 다른 지역에도 이와 같은 무료 학당을 세우게 될 것이네.”이 대인은 서둘러 대답했다.“예!”백진아는 명단 속 한 저택을 골랐다.“이곳으로 하지. 지금은 전쟁 중이라 국고가 부족한 상황이네. 그러니 비용은 내가 부담하겠네.”비록 그녀의 대부분 재산은 공간에 봉인되어 있었지만, 신의곡에서 매달 수익 배분금이 들어오고 있었다. 그중 일부만 사용해도 학당을 운영하기에는 충분했다.이 대인은 공손히 대답했다.“예!”백진아가 말했다.“그러니 학당의 장부 관리는 내 사람에게 맡기고 싶네.”이 대인은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물론이지요. 당연한 말씀입니다.”백진아는 한쪽에 서 있던 춘화를 바라보며 말했다.“자네는 예전부터 가게 장부를 관리했으니 이 일도 자네에게 맡기겠네.”춘화는 기쁜 마음에 급히 무릎을 꿇고 감사 인사를 올렸다.“마마, 감사드립니다. 노비가… 아니... 신첩, 반드시 마마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습니다!”‘자기 사람. 황후 마마께서 나를 자기 사람이라고 하셨어!’그녀는 황후 마마의 사람이니, 앞으로는 이 대인 앞에서나 두 의붓자식 앞에서도 더욱 당당해질 수 있었다.백진아는 배 위에서 연천능과 의논하며 작성했던 계획서를 꺼내 이 대인에게 건넸다.그리고 어음 천 냥을 춘화에게 건네며 말했다.“이것은 초기 운영 자금이네.”춘화는 두 손으로 어음을 받아 든 뒤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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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3화

백진아는 아이를 달래더니 현상에게 선물을 가져오게 했다. 금으로 테를 두른 옥 목걸이였고, 아래에는 장수 자물쇠가 달려 있었다.비록 격식에 맞는 평범한 선물이었지만, 모두 최상품으로 만든 것이어서 값어치가 상당했다.추월은 서둘러 예를 올렸다.“감사합니다, 마마!”백진아는 그녀가 절하려는 것을 막으며 말했다.“이제 자네도 노비 신분이 아니니, 스스로를 노비라 하지 말게. 앞으로 춘화와 함께 내 왼팔과 오른팔이 되어주게. 어쩌면 앞으로 란천 대륙 최초의 여관이 될 수도 있네.”춘화와 추월의 눈이 동시에 빛났고, 이내 바닥에 무릎을 꿇고 감사 인사를 올렸다.백진아는 그녀들을 일으켜 세운 뒤 몇 가지 일을 당부했다. 그렇게 학당 설립 준비는 빠르고 힘차게 시작되었다.사흘째 되던 날, 뒤쪽 마차를 타고 오던 임대해 부자와 능란, 어성, 이유니의 할머니, 연청리, 독의 이해 등이 임강진에 도착했다.연천능은 특별히 전장에서 돌아와 사람들을 데리고 월국의 수도로 돌아갔다. 그리고 임대해와 어성에게 관직을 내리고, 호부와 공부에 명을 내려 조선소 건설을 준비하게 했다.임대해와 어성은 우선 공부에서 소형 범선을 시험 제작하며 대형 상선과 전투함을 연구했다. 남쪽 해안의 조선소가 완공되면 그곳으로 가서 배를 만들 예정이었다.연청리와 이해는 공주의 스승이 되었다. 그들은 태부의 자리를 맡아 황자와 공주에게 무술과 의술, 독술을 가르치게 되었다.물론 대외적으로는 자수와 무공을 가르친다고 했다. 게다가 연청리는 생김새가… 자수에 능한 아가씨처럼 아름답지 않은가?아직 연천능에게 황자가 없고 보아만 있었기에, 사실상 두 사람은 보아의 스승이었다.능란은 회춘당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고지행의 상황을 전하고, 신의곡 사람들이 바다로 나가 사람을 찾도록 했다.이유니의 할머니, 즉 능비비는 황궁으로 데려왔다. 황궁에는 비어 있는 저택이 많았기에 백진아는 적당한 곳 하나를 골라 그녀가 지내도록 했고, 궁녀 네 명을 붙여 시중들게 했다.능비비의 거처를 마련한 뒤,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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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4화

고지행과 이유니가 아직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들은 순간, 백진아는 마음속을 짓누르던 큰 돌 하나가 단번에 내려앉는 기분이 들었고, 몸도 한결 가벼워졌다.연천능은 그녀를 끌어안고 조용히 물었다.“이제 마음이 놓였느냐?”백진아는 그의 가슴에 기대어 고개를 끄덕였다.“이제야 마음이 좀 편해졌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정말 평생 죄책감에 시달렸을 거예요.”“난 곧 떠나야 한다. 좋은 기분을 좀 표현해 주지 않겠느냐?”연천능은 침을 삼켰다. 손도 쓰고 입도 움직였지만, 정작 원하는 것은 하지 못한 상태였다.백진아는 살짝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저한테 숨긴 일이 없는지 먼저 잘 생각해 보세요.”연천능의 마음이 살짝 철렁 내려앉았다.‘설마 정패운의 일을 알고 있는 건가?’하지만 그는 겉으로는 태연하게 고개를 저었다.“없다!”백진아는 차갑게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정말 없다고요? 다친 것 아닙니까? 그것도 꽤 심하게.”‘흥! 나를 속이려고? 공간의 자동 스캔 기능이 없다고 아무것도 모를 거라고 생각한 건가?’연천능은 이마를 짚으며 씁쓸하게 웃었다.“상처는 많이 나았다. 이제 괜찮다. 네가 걱정할까 봐 숨기려고 했다.”그는 백진아가 공간의 도움 없이는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었다.백진아는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옷도 벗지 못하고 있잖습니까? 게다가 약 냄새까지 진동하는데... 다 맡았어요.”“진아야…”연천능은 사고를 친 강아지처럼 그녀에게 몸을 비볐다.“아직도 옷을 벗지 않을 셈입니까?”백진아가 눈매를 살짝 움직이자 요염한 기운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그것을 본 연천능의 마음속 작은 불씨는 순식간에 활활 타올랐다.연천능은 옷깃을 풀며 그녀에게 슬쩍 눈빛을 보냈다.“난 그저… 말하는 걸 잊었을 뿐이다. 일부러 숨긴 게 아니야.”“말해보세요. 어떻게 다친 것입니까?”백진아는 그의 붕대를 손가락으로 살짝 눌렀다.“아이고! 아프구나, 아파!”연천능은 일부러 과장되게 아픈 척했다. 그녀의 화를 풀어주기 위해서였다.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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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5화

백진아는 그의 상처에 붕대를 감아주며 말했다.“지금 어떻게 호로산 절벽 위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생각 중입니다.”연천능은 눈썹을 치켜올렸다.“올라간다고?”그는 오약설의 거대한 새를 떠올렸고, 백진아의 공간에 있던 덩굴도 생각났다.백진아는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공명등을 아십니까? 연은요?”연천능은 곧바로 그녀의 의도를 눈치챘고, 이내 눈빛이 밝아졌다.“네 말은 큰 공명등과 거대한 연을 만들자는 것이냐?”백진아는 그의 허리 옆으로 손을 뻗어 붕대를 가져오며, 그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 말했다.“폐하는 역시 현명하시네요! 조금 있다가 대략적인 설계도를 그려드릴 테니 사람을 시켜 연구해 보세요.”그녀가 허리를 굽히고 고개를 숙이자 아름다운 자태가 연천능의 눈앞에 어른거렸다.연천능이 어떻게 태연할 수 있겠는가?그는 코끝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고, 곧 코피가 흘러내렸다.하지만 백진아의 머릿속에는 온통 열기구와 글라이더 생각뿐이었다. 그녀는 그의 모습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재빨리 붕대를 단단히 고정했다.“옷부터 입으세요!”그녀는 그 말만 남기고 곧바로 책상으로 돌아가 설계도를 그리기 시작했다.하지만 굶주린 늑대 같은 연천능의 시선은 여전히 그녀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뜨겁기 그지없었다.그의 모습은 어딘가 어수룩해 보이는 것이, 지금 코피를 흘리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는 듯했다. 그러다 코 밑이 간질거리는 느낌에 손으로 만져보니 정말 코피가 나고 있었다.‘아!’연천능은 며칠 동안 권모술수와 목숨을 건 싸움에 정신이 팔려 황후와 정을 나눌 시간조차 없었다.그는 손수건을 꺼내 코피를 닦고 천천히 옷을 입기 시작했다.옷을 다 입었을 때쯤 백진아도 간단한 열기구 설계도를 완성했다.그녀는 몇몇 관광지에서 열기구를 타본 적이 있었고, 글라이더도 체험해 본 적이 있어 원리와 기본 구조를 알고 있었다. 거기에 교과서에서 배운 지식까지 더하면 어느 정도 재현할 수 있을 것 같았다.연천능은 다가와 뒤에서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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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6화

백진아는 순간 당황했지만, 곧 정신을 차린 듯,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가서 살펴봐야겠습니다. 연청리와 이해도 데리고 가야겠어요!”연청리는 무술에 능했고, 이해는 독의였다. 게다가 현대 의학까지 접목한 의사였으니, 문제를 해결하기가 훨씬 수월할 것이다.백진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현상에게 연청리와 이해를 불러오라고 지시했다.그때 무진이 다시 보고했다.“호국공이 호로구의 무너진 돌무더기를 폭파하고 쳐들어왔습니다!”연천능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그는 냉정하게 명령했다.“정비하고 출발한다!”그는 설계도를 집어 들어 백진아에게 말했다.“가지!”연천능은 사람을 시켜 설계도를 공부로 보내 시제품을 만들게 했고, 백진아는 현상과 몇 명의 시녀를 남겨 보아를 보호하게 했다. 그리고 연청리, 이해와 함께 군대를 따라 호로산으로 향했다.일행은 말에 올라 밤낮없이 길을 달렸고, 하루가 조금 넘어서야 호로산에 도착했다.그곳은 이미 지옥으로 변해 있었다. 전쟁의 불길이 사방에서 타올랐고, 살벌한 함성이 하늘을 찢을 듯 울려 퍼졌다.공기 속에는 연기와 피비린내, 타버린 살 냄새가 뒤섞여 있었다. 사람을 두렵고 처참하게 만드는 냄새였다.연천능은 사람들을 데리고 최전선으로 지원하러 갔고, 백진아와 연청리, 이해는 곧장 군영으로 향했다.군영에는 이미 많은 사람이 죽어 있었고, 시신들은 큰 구덩이에 모아 태우고 있었다.백진아는 오래전부터 군영에 일련의 위생 수칙을 정해 두었다. 생수를 마시지 말 것, 아무 곳에나 대소변을 보지 말 것, 식사 전후 반드시 손을 씻을 것. 그래서 그녀는 전염병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생각했다.능란지가 그들을 보고 빠르게 다가왔다. 그는 예를 올리려 하며 말했다.“황후 마마를 뵙…”백진아는 손을 내밀어 그를 막았다.“예는 됐다. 상황부터 말해 보거라.”능란지가 말했다.“독이거나, 고독입니다.”그들은 곧 몸을 돌려 환자 구역으로 향했다. 회춘당의 의원들과 군의들이 모두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백진아는 갑옷 위에 방역복을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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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7화

그럼 결국 호흡을 통해 전파되는 것이었다.비록 모두 마스크나 얼굴 가리개를 착용해 호흡과 침을 통한 전파를 막고 있었지만, 물을 마시거나 식사할 때만큼은 반드시 마스크를 벗어야 했다.고독이 공기 중에 퍼져 있었던 것이다!그렇다면 대체 어떤 방법으로 고독을 뿌린 것일까?백진아는 작은 언덕 위에 서서 사방을 둘러보았다.“찍찍!”적염이 달려와 그녀의 품으로 뛰어들었다.백진아는 적염을 안고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계속 주변을 살폈다.그러다 문득 그녀의 시선이 서북쪽의 한 산봉우리에 멈췄다.군영은 비교적 낮은 지대에 자리 잡고 있었다. 마치 작은 분지처럼 사방이 산비탈과 산봉우리로 둘러싸여 있었고, 서북쪽에만 하나의 틈이 나 있었다.마침 이 계절에는 바람이 그 틈을 통해 불어 들어오고 있었다.사방의 산들이 바람을 막고 있었기에, 안으로 들어온 바람은 작은 분지 안을 맴돌 뿐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했다.만약 바람이 불 때 그 틈에 고독을 뿌린다면, 고독은 바람을 타고 들어와 결국 분지 바닥에 쌓이게 될 터였다.백진아는 즉시 명령을 내렸다.“군영을 남쪽으로 이동시켜라. 남쪽의 공기가 잘 통하는 높은 지대로 완전히 철수하거라.”그리고 적염과 뢰십, 몇 명의 암위를 데리고 숲과 관목에 몸을 숨긴 채 그 틈을 향해 빠르게 이동했다.산이 보인다고 해서 곧바로 도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몇 사람은 경공을 펼치며 달렸지만, 반 시진이 지나서야 틈 양쪽의 산봉우리에 도착할 수 있었다.백진아는 가볍게 나무 위에 내려앉아 망원경으로 두 산봉우리를 살폈다.역시 예상대로였다.수십 명의 복장이 통일된 사내들이 긴 삽 같은 물건을 들고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향해 무언가를 뿌리고 있었다.처음에는 흰 가루처럼 보였지만, 바람이 불자 곧 눈앞에서 사라져 버렸다.백진아가 손짓하자 모두 재빨리 유리한 위치를 잡고 활과 쇠뇌를 겨누었다.‘슉! 슉! 슉!’화살이 허공을 가르는 소리가 울린 뒤, 몇 차례 비명이 터져 나왔다.그들의 쇠뇌 화살에는 모두 맹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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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8화

그런데, 노인의 채찍에는 독만 묻어 있는 것이 아니었다. 채찍 곳곳에 날카로운 가시까지 달려 있어, 한 번 쓸리기만 해도 살점이 뜯겨 나가고, 동시에 독까지 퍼질 터였다.정말 잔혹하고 악독하기 그지없었다!뢰십은 다른 적들과 싸우고 있다가 이 광경을 보고 크게 외쳤다.“마마, 조심하십시오!”백진아는 마치 줄넘기를 하듯 가볍게 몸을 띄워 채찍을 피했다. 그리고 손을 휘두르며 큰 소리로 외쳤다.“독 가루다!”노인은 깜짝 놀라 황급히 숨을 참았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독 가루는 눈과 코를 통해 스며들었고, 곧 뼛속까지 파고드는 듯한 작열하는 고통이 밀려왔다.노인의 속에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비열한 계집! 이런 음흉한 수를 쓰다니!”그는 눈을 감은 채 미친 듯이 채찍을 휘둘렀다.백진아는 날아오르는 제비처럼 발끝을 가볍게 디디고 허공으로 솟구쳤다. 그리고 높은 곳에서 손을 뻗어 몸을 가렵게 만드는 가루를 뿌렸다.“뻔뻔하기는! 여기서 고독을 뿌린 주제에 누굴 음흉하다고 하는 것이냐!”“악!”노인은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어서! 저 여자가 바로 백진아다! 너희 아가씨를 위해 저년을 죽여라! 출세도 하고 부자가 될 수 있다!”백진아는 방역복을 입고 보호안경과 마스크까지 착용하고 있었기에 얼굴을 전혀 알아볼 수 없었다.하지만 그녀가 정말 백진아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은 저 사람들이 자신을 구하러 오도록 만드는 것이 급했다.그러나 남은 사람들은 선뜻 움직이지 못했다.‘백진아는 황후 아닌가? 그런데 말투가 왜 저렇게 거칠지? 욕까지 하다니?’하지만 상황이 여기까지 온 이상, 잘못 죽이는 한이 있더라도 놓칠 수는 없었다.몇 사람은 온 힘을 다해 뢰일의 방해를 뚫고 백진아를 향해 달려왔다.노인은 그 틈을 타 큰 나무에 몸을 기대고 숨을 골랐다. 그리고 급히 해독제를 삼킨 뒤, 미친 듯이 가려운 몸을 긁어댔다.하지만 눈이 타들어 가는 듯 아파 앞을 볼 수 없었던 그는, 머리 위에 적염이 나타난 사실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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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9화

게다가 그 오십 명은 하나같이 손에 화약을 들고 있었다.비록 백진아가 공간의 첨단 기술로 만든 폭탄들에 비하면 훨씬 크고 투박해 보였지만, 살상력만큼은 결코 뒤지지 않았다.백진아는 하늘을 원망하고 싶은 심정이었다.폭탄을 사용한 뒤 공간이 봉인되더니, 이제는 상대가 폭탄으로 자신을 상대하고 있었다.도대체 어디로 피하란 말인가?적들은 백진아 일행을 함정에 걸린 사냥감처럼 여기며 몹시 오만하게 굴었다.“하하하! 역시 패운 아가씨는 참 똑똑하셔. 분명 누군가 이곳을 조사하러 올 거라는 걸 알고 계셨지!”“우리 경천뢰가 얼마나 대단한지 제대로 맛보게 해 주자고!”그들은 화접을 꺼내 손에 든 폭탄의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물론 자신들이 폭발에 휘말리지 않도록 백진아 일행과는 충분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하지만 그렇다고 백진아 일행이 가만히 앉아 폭탄이 터지기만을 기다릴 리 없었다.그럴 리가 있겠는가?‘슉슉슉!’소매 속에 숨겨 두었던 쇠뇌와 암기가 비처럼 쏟아져 나갔다.적들은 안색을 굳히며 재빨리 큰 나무와 바위 뒤로 몸을 숨겼다.바로 이때가 적염의 차례였다.적염은 작은 볼을 한껏 부풀리더니, 커다란 바위 뒤에 숨어 있던 세 사람을 향해 불길을 내뿜었다.“악!”“쾅! 쾅! 쾅!”비명은 연달아 터져 나온 폭발음에 묻혀 버렸다.모래와 자갈이 사방으로 튀었고, 사람들은 모두 바닥에 몸을 낮추며 숨을 곳을 찾았다.백진아는 즉시 손을 휘둘렀다.그리고 뢰십 일행을 이끌고 폭발로 생긴 혼란을 틈타 빠져나갔다.적의 우두머리는 부서진 돌무더기 속에서 기어 나왔다.그는 주변 지형을 한 번 훑어보더니 곧 냉소를 지었다.“놈들은 도망칠 수 없다. 너희는 왼쪽으로 돌아 포위하고, 너희는 오른쪽으로 돌아라. 추격한다!”그리하여 남은 사십여 명은 두 무리로 나뉘어 숲속으로 뛰어들었다.적염은 잠시 망설이다가 그중 한 무리를 뒤쫓아 갔다.그리고 어느 순간 그들 뒤에 나타나,“후!”하고 불덩이를 내뿜었다.곧바로 폭발이 일어났고, 몇 명은 죽고 몇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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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0화

적들은 빠르게 백진아에게 접근했다. 이미 충분히 거리를 좁힌 상태였기에, 불을 뿜는 작은 원숭이 따위는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어차피 자신들이 폭발에 휘말리더라도 백진아 역시 살아남을 수 없을 테니까!하지만 백진아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입가에 미소를 띠며 말했다.“나는 염라대왕과 친척 관계다. 그가 너희를 술안주로 삼고 싶다고 하더구나!”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녀는 우두머리를 향해 검을 찔러 들어갔다.우두머리는 곧바로 검을 휘둘러 막아냈고, 두 사람은 절벽 끝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기 시작했다.그때 다른 적 하나가 틈을 타 폭탄의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빨리 피하십시오! 폭탄을 던지겠습니다!”우두머리는 연기가 피어오르는 폭탄을 보고 욕설을 내뱉었다.“이 멍청한 놈! 당장 꺼라!”백진아는 그림자처럼 우두머리에게 달라붙어 싸웠다. 상대가 우두머리를 의식해 폭탄을 함부로 던지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하지만 상황은 그녀의 예상과 달랐다.폭탄을 든 자는 오직 백진아를 죽여 정패운에게 공을 세우겠다는 생각뿐이었다.그는 몇 걸음 뒤로 물러나더니 폭탄을 그대로 던져 버렸다.순간 백진아의 머릿속에서 ‘웅—’ 하는 소리가 울렸다.마치 온몸의 피가 한꺼번에 머리로 쏠리는 기분이었다.‘끝났다!’그녀는 싸우던 우두머리와 눈이 마주쳤다.그리고 두 사람은 말 한마디 없이 동시에 휴전을 선택했다.살아야 했기 때문이다.두 사람은 곧바로 날아오는 폭탄을 향해 움직였다.백진아는 발끝으로 땅을 차고 몸을 날렸다.그리고 공을 차듯 날아오는 폭탄을 걷어찼다.“쾅!”몇 번의 비명과 함께 상대 세 명이 그대로 목숨을 잃었다.하지만 남은 두 사람은 동료의 죽음 따위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그들 역시 공을 세우겠다는 광기에 사로잡혀 있었다.두 사람은 옆에서 불타고 있던 나무에 폭탄의 도화선을 갖다 댄 뒤, 백진아와 우두머리가 있는 방향으로 던지려 했다.하지만 폭탄이 날아오기 전, 적염이 나타났다.그리고 그들의 머리를 향해 화염방사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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