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유빈은 순간 멍하니 소예지를 바라보다가, 이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도발적인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고는 다시 거울 쪽으로 몸을 돌리며 완벽하게 잘록한 허리선을 의도적으로 드러냈다.“혹시 아시는 분이신가요?”직원이 호기심 어린 얼굴로 물었다.“아니요.”박시온은 단칼에 잘라 말하더니 곧바로 소예지의 손을 끌며 덧붙였다.“가자. 더 볼 것도 없네.”웨딩드레스 피팅을 마친 뒤, 두 사람은 그대로 숍을 나섰다.문을 나서자마자 박시온은 더는 참지 못한 듯 입을 열었다.“이게 무슨 상황이야? 고이한이 심유빈한테 프로포즈라도 한 거야? 설마 둘이 결혼하는 건 아니겠지?”소예지는 별일 아니라는 듯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중요하지 않아. 시간도 남았는데 우리 커피나 마시러 가자.”카페에 자리를 잡고 앉자 박시온은 기다렸다는 듯 다시 물었다.“근데 너, 고이한 연구실 그만둔 거 아니었어? 앞으로 뭐 할 건데?”그리고 돌아온 대답은, 그녀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말이었다.“나, 다시 MD에 남기로 했어.”“뭐라고?!”박시온은 놀란 나머지 입을 벌린 채 소예지를 뚫어지게 바라봤다.“너 또 고이한 밑에서 일하게 된 거야? 그 인간이 도대체 뭘 어떻게 해서 널 붙잡은 거야?”소예지는 고개를 저으며 담담히 대답했다.“그런 거 아니야. 이번엔 연구 과제가 있어서 내가 자발적으로 남은 거야.”박시온은 소예지에게 분명 뭔가 사정이 있겠거니 짐작했는지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그녀가 하는 일이 기밀이 많은 연구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억지로 묻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다.“아, 맞다. 너랑 임현욱 씨는 어떻게 돼 가? 요즘 연락은 해?”살짝 짓궂은 눈빛으로 묻고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그 사람, 지금 해외에 있어. 연락은 거의 못 해.”소예지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너희 둘도 참. 한 사람은 과학에 인생 걸고 한 사람은 나라 위해 뛰어다니고. 나중에 결혼하면 애 낳을 시간도 없겠네.”박시온은 장난스럽게 농을 던졌다.소예지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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