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회의장을 빠져나가던 소예지의 곁으로 구온이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그는 줄곧 소예지와 따로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엿보고 있던 참이었다. 마침 그녀가 고이한의 옆에 서 있는 모습을 본 구온은 예의를 갖춰 먼저 말을 건넸다.“고 대표님, 잠깐... 소 박사님을 잠시 모셔가도 괜찮을까요?”그 말에 소예지는 놀란 듯 고개를 돌렸고 고이한은 가볍게 웃으며 응했다.“물론이죠.”말투는 부드러웠지만 그의 눈빛은 순간 미묘하게 일렁였다.소예지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 뒤, 구온과 함께 통유리 창이 있는 창가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주변을 한 번 훑어본 구온은 목소리를 낮췄지만 어딘가 들뜬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말을 꺼냈다.“소예지 씨, 사실 2년 전에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프로젝트가 막 시작됐다는 소문을 들었을 때부터 누가 그 연구의 초기 멤버였는지 계속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설마 그게 소예지 씨일 줄은 정말 몰랐어요.”소예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그땐 아직 이론 기초 단계였지만 저는 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구온은 더 놀란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정말 대단합니다. 들은 얘기로는 당시 실험에서 마비된 원숭이를 다시 일어서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하던데요. 설마 그게...”그러나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소예지는 눈썹을 찌푸리며 단호하게 말을 끊었다.“그 얘긴 누가 해줬죠?”갑작스러운 질문에 구온은 잠시 멈칫하다가 조심스럽게 답했다.“고 대표님께서요.”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소예지는 숨이 턱 막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하지만 곧, 머릿속에서 모든 퍼즐이 맞춰졌다.그가 편정우를 먼저 찾아간 이유, MD 프로젝트를 군부와 공동으로 진행하면서도 핵심 이익을 포기하고 민간 수익만을 보유하겠다고 밝힌 이유, 그 모든 선택의 의도가 오늘 이 자리에서야 비로소 선명해졌다.고이한은 이미 오래전부터 그녀가 참여했던 과거의 실험 성과를 파악하고 있었고, 그 잠재력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편정우의 실험실을 설득하고 그녀를 반드시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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