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의 모든 챕터: 챕터 691 - 챕터 700

797 챕터

제691화

안요한은 금세 표정이 풀렸고 활짝 미소를 지었다. 그러다가 다시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네가 날 속여서 그런 거잖아.”서현주는 고개를 갸웃거렸다.“내가 뭘 속였는데요?”안요한이 바짝 다가오며 말했다.“연지훈이랑 거리 두기로 나랑 약속했었잖아. 난 믿고 있었다고.”서현주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그럼 아예 멀리 떨어져 지낼까요?”안요한이 낮은 목소리로 경고하듯 말했다.“두 번은 안 봐줘.”그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의식이 없던 서현주의 곁을 3일 내내 지켜준 안요한이 응당 받아낼 수 있는 약속이었다.이에 서현주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사실 아까부터 안요한 맨투맨 주머니에 볼록 튀어나온 물체가 조금 거슬렸는데, 서현주의 시선에 안요한이 주머니에서 향초를 꺼냈다.안요한은 향초를 서현주의 눈앞에 살랑살랑 흔들었는데 시중에서 판매되는 향초와는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판매되는 향초는 화려한 색감이나 알록달록 예쁜 장식품으로 꾸며져 있었지만 이건 브라운 계열의 색감을 제외하고 별다른 장식이 없는 아주 소박한 제품이었다.서현주는 그 향을 킁킁 맡으며 물었다.“약초 향이에요?”안요한은 미소를 머금은 채로 향초를 옆 테이블에 내려두고 라이터로 향초에 불을 붙였다.“유명한 한약사를 찾아 편히 잠에 들 수 있는 향으로 부탁했어. 한약사가 그러는데 이 향을 맡으면 잠도 잘 자고 몸 회복에도 좋을 거래.”서현주는 조금 목이 메어왔다.“아까 악몽을 꾸긴 했는데... 대체 언제 사러 간 거예요?”안요한은 더 활짝 미소를 지었다.“현주야, 내가 이렇게나 널 아껴.”“오전에 시간 날 때 다녀왔어. 돈 많이 주고 새치기해서 오후에 받았지.”대화하는 사이, 병실엔 한약 향이 가득 퍼졌다.약초 향은 너무 세지 않았고 바짝 곤두선 신경을 느슨하게 이완해 주는 것 같았다.안요한은 이런 서현주를 지그시 바라보며 말했다.“어때? 너한테 아주 안성맞춤인 선물이지?”“그러네요. 정말 고마워요.”그러나 안요한은 이런 서현주를 못마땅하게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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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2화

안요한은 서현주의 옆자리를 차지하고 서현주의 머리에 칭칭 둘린 붕대를 말없이 바라보았다.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은 아주 조심스러웠으며 서현주가 조금이라도 아플까 노심초사했다.그러나 애틋한 분위기는 길게 가지 못했다. 안요한이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서현주에게 바짝 다가가더니 어깨로 서현주의 몸을 톡톡 건드렸다.“악몽 때문에 무서워 잠이 들 수 없다면, 얼마든지 이 태평양 같은 어깨를 빌려줄게. 내 품에 안겨서 얼마든지 울어도 돼.”서현주는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표정을 짓다가 안요한을 휙 내쳤다.“머리를 다친 건 내가 아니라 요한 씨인가 보죠?”안요한은 밀쳐지면 밀쳐지는 대로 밀려났다가 다시 고개를 휙 돌려 서현주를 바라봤다.갑자기 진지해진 안요한에 서현주는 당황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아무 사람이나 내 품에서 울 수 있는 게 아니야.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소중히 여겨야 할 거야.”너무 진지한 얼굴로 이런 대사를 하니 농담도 농담처럼 느껴지지 않았다.서현주는 멈칫하다가 피식 웃음이 터졌고, 안요한을 톡 밀어내며 깔깔 웃음을 터뜨렸다.“뭐 웹 소설이라도 보고 온 거예요?”“바로 웹 드라마 촬영 들어가도 되겠는걸요? 요한 씨는 처음 사랑에 빠진 대표님 역할이 딱 맞네요. 하하하...”서현주는 웃음을 멈추지 못했고 다친 갈비뼈가 또 따끔따끔 아파지기 시작했다.그러다가 서현주는 웃음마저 뚝 멈추고 창백해진 얼굴로 낮게 신음을 뱉었다.안요한은 인상을 팍 찌푸리고 넘어지려는 서현주를 부축했다.“천천히 기대.”서현주는 침대에 몸을 기대고 두 눈을 꼭 감았다. 그렇게 한참 휴식을 취하다가 조금 진정이 되자 주먹을 말아쥐고 안요한의 어깨를 툭 하고 내리쳤다.“그만 좀 웃겨요.”안요한은 바로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내가 잘못했어.”서현주는 편한 자세를 취하고 안요한과 티비를 보며 도란도란 얘기를 주고받았다. 어느새 약초 향이 병실을 가득 채우고, 정말 그 효과를 보이는 듯 시간이 11시 30분이 되자 서현주는 다시 잠이 쏟아졌다.서현주는 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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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3화

서현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의사에게 설명했다.“요즘 악몽을 자주 꿔서 친구가 불면에 좋은 약초로 챙겨줬어요. 한의사한테 제 상태를 전하고 치료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성분으로 준비했다고 했어요.”의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질문을 하지 않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병실을 나섰다.의사가 떠나고 서현주는 향초를 손에 쥐고 찬찬히 살폈다.밤새 향을 태웠지만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그 향이 너무 강한 편은 아니었다. 그래서 병실을 찾은 의사와 간호사의 반감이 그리 크지 않았던 것 같았다.간호인은 서현주가 다 먹은 식기를 치우며 말했다.“대표님, 이 향초는 그 남자 친구분이... 아니 안요한 씨가 선물한 거죠?”서현주는 조금 당황했지만, 미소를 유지하며 말했다.“네. 맞아요. 그런데 남자 친구는 아니에요.”그 말에 간호인은 조금 놀랐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그리고 향초에 관한 얘기를 이어갔다.“저도 이 향을 맡고 있으니 한결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아요.”간호인은 조금 부끄러운 얼굴로 다시 말을 이었다.“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어디에서 구매했는지 여쭤봐 주실 수 있을까요? 저도 하나 구매해서 어머니께 선물하고 싶네요. 요즘 통 잠을 못 주무시거든요.”서현주는 대수롭지 않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다음에 오면 물어볼게요.”똑똑.노크 소리에 서현주가 고개를 들어 상대를 확인했다.의사들이 병실을 나설 때 문을 닫지 않은 건지 병실 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그리고 정장을 차려입은 연지훈이 차가운 얼굴로 서현주를 바라보고 있었다.연지훈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들어가도 될까?”서현주는 시간을 확인했다. 아침 9시 30분을 조금 넘어가는 시간이었는데 문제는 오늘이 주말이 아닌 출근일이라는 점이었다.그래도 일단은 침착하게 대답했다.“네. 들어오세요.”연지훈이 안으로 들어서고 그제야 양손 가득 영양제를 들고 있는 게 보였다.테이블은 그리 큰 편이 아니었고, 물컵과 향초가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기에 연지훈은 영양제를 어디에 내려두면 좋을지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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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4화

서현주는 고개를 끄덕였고 바로 입을 꾹 다물었다.연지훈도 먼저 대화를 주도하지 않았고, 간호인이 떠난 병실은 어색하고 차가운 분위기가 이어졌다.그래서 서현주는 티비에 시선을 고정했다. 연지훈이 말을 걸지 않을 거로 생각했지만 연지훈이 갑자기 뜬금없는 소리를 했다.“친구라면 안요한을 말하는 거지? 전에 나한테 안요한이 남자 친구라고 했잖아.”서현주는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문 앞에서 들었어요?”연지훈 앞에서 두 사람은 연인으로 행동했었다. 그게 벌써 몇 달 전의 일이다 보니 서현주는 기억마저 가물가물했는데 연지훈이 지금, 이 타이밍에 허를 찌를 줄은 몰랐다.연지훈은 대답을 기다렸고 서현주는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연지훈의 이런 질문은 선을 넘고 있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연지훈은 대답이 중요하지 않은 듯 더 이상 재촉하지 않았다.다시 티비로 시선을 돌린 서현주 몰래 연지훈이 살짝 입꼬리를 올렸다. 너무 빠르게 보이다가 사라진 미소에 서현주는 자신이 잘못 본 것으로 생각했다.30분은 빠르게 지나갔고 연지훈은 시간을 확인하더니 자리에서 일어서 작별 인사를 건넸다.서현주도 예의를 갖춰 대답했다.“네. 조심히 가세요.”병실을 떠나기 전 연지훈이 말을 보탰다.“어떤 음식은 푹 고아서 먹으면 몸에 좋아. 어머님께 드리면 좋아하실 거야.”서현주는 티가 나게 인상을 찌푸렸다. 연지훈이 지나치게 선을 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네네. 알겠어요.”연지훈이 떠나고 밖에서 기다리던 간호인이 바로 안으로 돌아왔다.간호인은 테이블에 가득 쌓인 값비싼 영양제와 음식들을 보며 부러운 얼굴로 말했다.“다 몸에 아주 좋은 귀한 재료들이네요. 대표님, 꼭 제때 챙겨 드세요.”서현주는 심드렁한 얼굴로 박스를 바라보았고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챙겨가세요.”연지훈이 선물한 거라 그리 마음이 가지 않았다.간호인이 선물을 무척 마음에 들어 하는 게 느껴졌으니 바로 알겠다고 대답할 줄 알았으나 간호인은 뒤로 한 걸음 물러서며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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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5화

엄진경은 도시락을 들고 병실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먼저 서현주의 얼굴을 살피다가 테이블 가득 놓인 선물 박스로 시선을 돌렸다.“다 좋은 물건들이네.”엄진경은 연씨 가문에서 오랜 세월 도우미 일을 했으니 좋은 제품임을 단번에 알아봤다. 그리고 기억을 더듬어 몇몇 브랜드를 떠올리며 속으로 대충 가격을 추정했다.“누가 선물 한 거야?”엄진경이 물었지만, 서현주는 변호사가 보내오는 문자에 정신이 팔렸었다.[말씀대로 이번 교통사고는 이상한 점이 많습니다. 계속 조사해 볼까요?]서현주는 그제야 고개를 들어 대수롭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연지훈이 선물한 거예요.”“얼씨구.”엄진경은 그 말에 바로 선물에서 손을 뗐다. 그러자 박스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둔탁한 소리가 났다.너무 오랜만에 연지훈이라는 이름을 들은 탓에 엄진경은 손끝이 떨려왔다.그래서 불안한 얼굴로 서현주를 향해 말을 이었다.“그 연지훈 맞지? 벌써 몇 해 동안 얼굴도 못 보고 지낸 거 아니었어? 그 사람이 여긴 왜 온 건데? 선물은 또 왜 이렇게 많이 챙겨왔고...”엄진경은 연지훈과 연씨 가문이 서현주에게 어떤 식으로 대했는지 모두 알고 있었기에 속에서 천불이 났다.어쩌면 5년 시간이 흐르고 창업에 성공한 서현주를 연지훈이 다시 욕심내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서현주는 고개를 숙인 채로 먼저 변호사에게 답장했다.[계속 알아보세요.]서현주는 변호사더러 화물차 기사 가족들의 은행 계좌나 개인 명의로 된 부동산을 알아보라고 했다. 그러나 최근 거액 입금이나 출금은 보이지 않았으며 이상한 점은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었다.사고 당시 기사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마침 음주 운전 수치를 넘겼고 이어지는 수사에도 별다른 결과가 없었다. 그래서 서현주는 정말 우연인 건지, 본인이 착각한 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하지만 누군가 일부러 꾸며낸 일이라 할지라도 서현주는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마지막 답장을 하고 서현주가 고개를 들어 평온한 얼굴로 엄진경을 바라봤다.“이 물건들 이웃들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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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6화

엄진경의 표정은 더 어두워졌다.“정말 효과가 있긴 한 거야? 약초 함부로 쓰면 위험하지 않겠어?”서현주가 반박하려는데 안요한의 목소리가 병실 밖에서 들려왔다.“괜찮아요. 경력만 50년이 넘는 유망한 한의사한테서 받아온 거예요.”안요한이 다가와 서현주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이 한의원, 내년까지 예약이 잡혀있을 정도로 손님이 많아요. 그건 걱정하지 말고 효과가 좋다면 또 구해올게요.”엄진경은 바로 미소를 지었다.“요한이가 애썼네.”서현주와 안요한은 서로를 잠시 바라보았고, 서현주는 남은 곰국을 천천히 비웠다.“어제 잠은 잘 잤어?”비록 어젯밤 아무 일도 없었지만, 서현주는 그 말이 조금 부끄럽게 느껴졌다.“네. 향초 덕분이에요.”안요한의 얼굴이 한층 밝아졌다.엄진경은 서현주를 힐끔 살피다가 말했다.“현주, 네가 의식이 없는 동안 엄마도 너무 무서웠어. 요한이 곁에 있어 줘서 나도 버틸 수 있었던 거야.”서현주가 아무 말이 없자 엄진경이 서현주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현주야, 3일 동안 요한이가 네 곁을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지켜줬는데 감사 인사는 제대로 했어?”서현주는 고개를 들어 안요한을 바라봤고, 안요한은 알듯 모를 듯한 미소를 지었다.그러자 엄진경이 재촉했다.“현주 너 앞으로 요한이한테 잘해. 너도 챙기고 나도 챙기고, 요한이가 많이 수고했어.”서현주는 국그릇을 내려두고 목을 가다듬었다.안요한은 정말 고맙다는 인사를 기다리는 듯 잠자코 옆에 있었다.그래서 서현주는 입술을 매만지다 천천히 말했다.“고마웠어요.”안요한이 기다렸다는 듯 말했다.“알면 잘해.”그 모습을 보며 엄진경도 미소를 지었다.서현주는 속으로 혀를 차며 다시 밥을 먹기 시작했다. 엄진경은 안요한더러 자리에 앉으라고 말했다.“요한아, 밥은 먹었어? 곰국 좀 가져왔는데 너도 한 그릇 할래? 곰국이 몸에 좋다잖아.”“마침, 배고프네요.”안요한이 자리에 앉더니 엄진경이 따라준 곰국을 한 술 크게 입에 넣었다. 엄진경은 이런 안요한을 보며 만족스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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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7화

불과 어제 겨우 서현주와 화해를 했기에 안요한은 찝찝한 마음을 농담처럼 꺼냈다.“벌써 병실을 찾아온 손님이 있는 거야? 저렇게 좋은 선물을 보내오다니, 역시 서 대표야.”서현주는 뜨끔해서 숟가락을 든 손을 뚝 멈추고 안요한을 바라봤다.그리고 안요한이 말을 꺼낸 의중이 뭔지 잠시 고민했다.안요한은 미소를 짓고 있었고 충분히 농담으로 보이는 상황이었다.하지만 서현주는 선물을 보낸 사람과, 그 사람으로 인해 안요한과 다툼이 있었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안요한의 말이 비꼬는 것처럼 느껴졌다.그래서 안요한의 표정도 뭔가 찝찝하게 느껴졌다. 한참 고민하다가 서현주가 입을 열었다.“마음에 드는 제품이 있다면 가져가도 좋아요.”안요한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왜 가져가겠어? 빠른 회복을 위해 네가 챙겨 먹어야지.”그때, 엄진경은 오묘한 분위기를 미처 눈치채지 못하고 솔직하게 말해 버리고 말았다.“연지훈이 선물한 거라 현주도 원치 않아 하는 선물이야. 네가 좋다면 챙겨가도 돼. 어차피 이웃들한테 돌리려고 했어.”엄진경은 그제야 안요한의 안색이 확 어두워지는 걸 발견했다.“연지훈이 선물한 거라고?”서현주는 입안의 음식을 삼키며 대답했다.“맞아요.”서현주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넘어가려고 했으나 안요한의 표정은 여전히 어두웠다. 엄진경이 옆자리에 있었기에 화도 내지 못하고 있었다.“나보다 연지훈이 더 먼저 다녀간 거야?”엄진경은 안요한의 표정을 살피다가 당황한 얼굴로 서현주를 바라봤다.서현주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선물만 두고 바로 갔어요.”안요한은 입맛이 뚝 떨어졌고 굳은 얼굴로 서현주를 바라봤다.서현주는 한숨을 내쉬며 수저를 내려두었다.“애초에 나도 받고 싶지 않았어요. 요한 씨가 가져가지 않으면 어차피 다른 사람한테 주려고 했다고요.”안요한의 표정이 조금 풀리는 걸 보며 서현주가 말을 이었다.“그냥 요한 씨한테 다 줄 테니까 알아서 해요.”안요한은 그제야 만족스러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내가 왜 연지훈 물건을 가져?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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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8화

안요한은 서현주를 바라보다가 힘이 빠진 듯 축 늘어지더니 뒤통수를 긁적였다.서현주는 마침 메시지를 확인하다가 이어지는 안요한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안요한은 서현주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더니 낮은 소리로 말했다.“내가 어떤 마음인지 넌 정말 몰라?”그러나 안요한이 입을 여는 순간, 서현주의 핸드폰이 거의 동시에 울렸다.서현주는 강혜인이 보내온 업무 메시지에 정신이 팔려 이번에도 미처 알아듣지 못했다.서현주가 핸드폰을 받아들며 안요한을 향해 말했다.“무슨 말인지 제대로 못 들었어요. 잠시만 있다가 다시 얘기해요.”안요한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겨우 용기를 내어 다가갔는데 또다시 입 밖으로 낼 자신이 없었다.서현주는 강혜인과 회사 업무에 대한 통화를 했다. 서현주가 병원에 있는 동안 토끼단은 점점 입소문을 타고 인기 급상승을 했고 가장 핫한 게임 중 하나가 되었다.강혜인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앰배서더를 찾아 인기를 굳히려고 했다.게임 앰배서더는 아주 중요한 홍보 수단이었다. 하유 그룹에서 출시했던 여러 게임도 앰배서더를 찾았는데 서현주도 꽤 관심을 보였다. 강혜인은 홍보팀에서 어울리는 연예인 리스트를 뽑아 다시 회의를 진행해 보자고 얘기했다.통화를 종료하고 서현주는 또 여러 메시지에 답장했다. 그리고 겨우 고개를 들어 안요한을 바라봤다.“아, 아까 못 들었는데 무슨 얘기를 했던 거예요?”안요한은 조금 표정이 굳어져 있었다.“현주야, 너 나한테 너무하는 거 아니야?”서현주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회사 연락은 좀 봐줘요.”안요한은 김이 샌 얼굴이었다.“어휴. 아직 환자이니 내가 봐준다.”서현주는 입꼬리를 씩 올렸다.“어이쿠, 감사하네요. 안 대표님.”안요한도 피식 웃음이 터졌다.점심부터 오후가 되도록 안요한은 말한 대로 병실을 떠나지 않았다. 간호인이 자리를 비우고 마침 마실 물이 떨어지자, 그제야 자리에서 일어섰고, 보온병을 들고 밖으로 나섰다.저녁 7시가 넘어선 시간이었는데, 물을 가득 담아 돌아서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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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9화

연지훈은 그 말에 피식 웃음을 터뜨렸고 차가운 시선으로 안요한을 바라봤다.“서현주 남자 친구라고요?”안요한은 나이도 잊고 어린아이처럼 소유욕을 드러냈다. 서현주와의 애정 관계를 보이면서 연지훈을 떨쳐낼 생각이었다.“대체 몇 번이나 물어보는 겁니까? 척 봐도 그렇게 느껴지지 않아요?”연지훈은 덤덤하게 대답했다.“글쎄. 난 잘 모르겠던데요?”연지훈은 본인의 마음을 숨기지도 않았고, 안요한을 향해 노골적으로 도발하기 시작했다. 그걸 느낀 안요한은 점점 속이 부글거렸다.하지만 아무리 화가 나도 연지훈 앞에서 그걸 드러낼 수는 없었다.“연 대표님은 나이를 먹더니 귀랑 눈이 어두워졌나 봐요? 아무래도 젊은 사람이랑은 이제 다르겠죠.”연지훈은 서현주보다 나이가 5살이 많았고, 올해로 29살이었다. 나이가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안요한과 서현주에 비해 나이가 많았다.연지훈은 본인의 나이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나이만 따지고 보면 안요한과 서현주가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아직 어린 안요한의 얼굴을 보며 괜스레 질투심이 들었다.그래도 연지훈은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가만히 보니 요한 씨는 연기를 참 잘해요.”안요한이 인상을 팍 찌푸렸고 대답하기도 전에 연지훈이 말을 이었다.“내가 알기론 현주와 결코 연인 사이가 아니던데요? 가짜 애인 행세를 했다고 들었어요.”안요한의 표정이 확 굳어졌고 연지훈이 계속 폭탄을 터뜨렸다.“연기에 푹 빠져 현실 구별이 되지 않나 봐요? 감히 무슨 사이라고 날 막아서는 거죠?”안요한은 안색이 어두웠지만 여전히 침착한 태도를 유지했다.“누가 그래요?”“내가 어떻게 알았는지가 중요한가요? 그 결과가 중요한 거지.”안요한은 몰래 이를 꽉 깨물었다.가짜 커플 행세를 한 건 서현주와 본인을 제외하면 아는 사람이 없었다. 강혜인과 엄진경도 모르는 사실이었다.그리고 지금 연지훈의 모습을 보니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진 않았다.안요한은 대충 짐작하며 떨리는 마음을 다잡았다.“그렇다고 해서 달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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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0화

연지훈은 친구라는 말이 귀에 꽂혔다.안요한은 본인이 서현주와 더 가까운 사이라는 걸 과시하고 있었고 호의로 선물 같은 걸 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아니요. 그러실 필요 없어요. 만약 선물한다면 현주에게서 직접 전해 받길 원합니다. 현주의 친구라면 더 이상 현주의 개인적인 일에 개입하지 마시죠.”안요한은 그런 말을 듣고도 화를 내기는커녕 입꼬리를 올렸다.“아직 연 대표님이 모르는 사실이 있는데, 현주가 직접 준비한 거니 저랑 같이 가시죠.”그리고 안요한이 길을 안내했다.연지훈은 이런 안요한을 슬쩍 보다가 안요한을 휙 지나쳐 앞장을 섰다.벌써 몇 번이고 다녀갔으니, 안요한의 안내 따윈 필요 없다는 오만한 태도였다.안요한은 연지훈의 뒤를 바짝 쫓았고 또 조금 앞서서 걸었다.병실 앞에 멈춰 선 안요한이 연지훈의 앞을 막아섰다. 그리고 먼저 병실 안으로 들어서더니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현주야, 연 대표님 오셨는데 들어오시라고 할까?”서현주는 안요한의 뜬금없는 행동에 의아한 기분이 들었다. 그 뒤로 정말 연지훈이 보였기에 이 상황이 더 이상하게 느껴졌다.평소의 안요한이라면 연지훈이라는 이름만으로 표정을 굳힐 텐데 지금은 활짝 웃는 얼굴로 연지훈의 등장을 소개하고 있었다.‘또 무슨 꿍꿍이지?’안요한은 정말 평소와는 다른 얼굴이었고 이에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그러자 안요한이 재촉했다.“현주야, 손님이 기다리고 있잖아.”서현주는 얼떨결에 대답했다.“그럼, 안으로 들어오라고 해요.”연지훈이 병실에 들어서고 안요한의 행동은 더 예상을 벗어났다.서현주의 앞에서 연지훈에게 안부를 묻고 소파에 앉으라고 안내하더니, 또 마실 물까지 따라줬다.서현주는 안요한이 미친 건 아닌지 의심이 되었다.착잡한 서현주와는 달리 연지훈은 전혀 개의치 않아 했다. 아침에 가져온 보약 상자를 확인하고는 서현주를 향해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몸은 좀 괜찮아?”서현주는 떨떠름해서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때, 서현주의 몸 위로 그림자가 졌다. 안요한이 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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