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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681 - チャプター 690

797 チャプター

제681화

사실 연지훈은 담배를 자주 피우지 않았다. 오늘처럼 악몽에 시달릴 때면 아주 가끔 피우곤 했다.침대에 기대앉은 연지훈은 담배 연기를 길게 내뱉었고 날카로운 눈매에는 피곤함과 짜증이 섞여 있었다.같은 악몽을 벌써 몇 번째 반복하는 지 이제 셀 수도 없었다.꿈속의 연지훈은 항상 모래사장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닷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엔 한 여인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유골함을 품에 안고 있는 서현주였다.서현주는 연지훈의 옆자리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바람이라도 불면 날아갈 것처럼 몸이 앙상했다. 물가의 끝에 서현주가 자리를 잡았고, 발목도 오지 않는 수위였지만 연지훈은 서현주가 자칫하면 물에 빠질 것처럼 위험하게 보였다.그래서 서현주를 향해 걸으며 이렇게 말했다.“현주야,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위험해. 이리 와.”하지만 아무리 걸어도 서현주에게 다가갈 수 없었고 마치 계속 제자리걸음을 한 것 같았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고 영원히 서현주에게 닿을 수 없었다. 아무리 높게 외쳐도 서현주는 연지훈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듯했다.다급해진 연지훈이 서현주를 향해 뛰며 손을 뻗었고 동시에 큰 소리로 서현주의 이름을 불렀다.그러나 악몽은 늘 같은 시나리오를 따랐다. 유골함을 품에 안은 서현주는 단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곧장 바다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고 천천히 파도에 잠식되었다.연지훈은 목이 터지게 애원하고 온 힘을 다해 서현주를 말렸다.“서현주! 돌아와!”하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아무리 외치며 달려도 서현주가 바다에 빠지는 걸 막을 수 없었으며 서현주에게 닿지도 못했다.그렇게 서현주가 바다에 빠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면 숨이 멎고 심장이 찢기는 고통이 찾아왔다.그 고통에 허덕이다가 또 악몽에서 깨어버렸다. 연지훈은 이런 악몽을 벌써 몇 번이고 반복해서 꾸고 있었다.연지훈은 담뱃불을 재떨이에 꾹 눌러버리고 길게 숨을 뱉었다.서현주가 하경시를 떠난 뒤로부터 악몽이 또 시작되었다. 서현주를 재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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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2화

의식을 찾은 서현주는 한참 안요한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머리가 지끈거리고 어지러워 어쩔 수 없이 다시 두 눈을 꼭 감았다.한참 숨을 고른 서현주가 다시 눈을 떴다.그때, 손등에서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고, 서현주는 느리게 눈을 깜빡이며 안요한을 바라봤다.안요한은 침대 앞에 반쯤 무릎 꿇고 앉아 서현주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안요한의 예쁜 두 눈은 한순간도 서현주를 놓치지 않았다.서현주는 입술을 달싹이다 허약한 목소리로 말했다.“왜 꼴이 이래요?”안요한의 머리카락은 정돈되지 못해 까치집이 지었고, 수염이 거칠게 자랐으며 눈 밑으로 짙은 다크써클이 보였으며 두 눈엔 빨간 핏줄이 서 있었다. 입술은 트다 못해 핏기까지 보였는데 과거의 안요한과는 전혀 비교할 수도 없는 모습이었다.안요한은 서현주의 손을 꼭 잡고 조금 더 다가가며 물었다.“뭐라고?”너무 낮은 소리에 안요한이 알아듣지 못한 것이다.서현주는 고개를 살짝 저었다. 방금 했던 말을 반복할 만큼 힘이 남아있지 않기도 했다.안요한은 다정하지만 조금 목이 멘 목소리로 말했다.“불편한 곳 있으면 의사한테 꼭 말해.”서현주는 여전히 눈을 느리게 깜빡거렸다. 너무 피곤하게만 느껴져 눈을 깜빡이는 것도 힘이 들었다.그때 의사가 다가와 서현주에게 현재 본인의 몸 상태에 관해 설명했다. 그리고 서현주의 귓가에 대고 몇 개의 질문을 이었다.서현주는 너무 피곤했지만, 최선을 다해 의사에게 협조했다.대답을 마치고 의사는 한층 가벼운 마음으로 입을 열었다.“드디어 위험에서 벗어난 것 같습니다. 오늘 중으로 일 병실로 옮기고 며칠 더 경과를 지켜보도록 하죠.”서현주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고, 안요한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허리 숙여 감사 인사를 전했다.“정말 감사합니다.”서현주는 의사가 환한 미소로 안요한의 어깨를 두드리는 걸 보고 있었다.“이제 한시름 놨으니, 보호자도 좀 눈을 붙이세요. 벌써 며칠 동안 제대로 쉬지도 못했지 않나요?”옆자리 간호사도 말을 보탰다.“그러게요. 세 날 내내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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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3화

“네. 잘 알겠습니다.”경찰은 서현주와 안요한에게 인사를 건네고 자리를 떠났다.이제 병실엔 두 사람만 남겨졌다.서현주가 먼저 김민준에 관해 물었다.“민준 씨는 어때요?”안요한은 의자를 옮겨 서현주의 옆자리에 앉았고 두 손을 꼭 잡고는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서현주를 눈에 담았다.“민준이는 너보다 상태가 좋았어. 이틀 전에 의식을 되찾았거든. 넌 중환자실에서 3일 꼬박 의식을 되찾지 못했고 그 사이 응급 수술만 두 번 받았어.”서현주는 말하려다가 다시 입을 꾹 다물었다.왠지 안요한의 목소리에서 분노가 느껴졌다.“다행이네요.”서현주는 안요한을 향해 물었다.“엄마랑 혜인이는요?”안요한은 조금 쌀쌀맞은 목소리로 말했다.“방금 메시지 보냈으니 지금 오는 길일 거야.”서현주는 안요한을 슬쩍 바라보았다. 비록 무표정이었지만 안요한의 표정이 조금 굳어 있는 게 느껴졌다.“3일 내내 곁을 지켰다고 들었어요. 제대로 쉬지도 못한 거 아니에요?”안요한은 고개를 끄덕일 뿐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이에 서현주가 조금 당황하며 말했다.“이젠 고비도 넘겼다고 했으니 안심하고 좀 쉬러 가요.”걱정스러워 뱉은 말이었지만 안요한의 표정이 눈에 띄게 더 굳어가는 게 보였다.그래서 그 이유를 물으려는데 안요한이 먼저 입을 열었다.“다른 사람 걱정만 하고 너 본인은 걱정이 안 돼?”서현주는 당황한 마음에 말문이 막혔다.“나는...”안요한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그리고 너 막 의식 되찾았는데 날 내쫓아야겠어?”서현주는 억울한 마음에 가슴이라도 퍽퍽 내리치고 싶어졌다.“그런 뜻이 아니잖아요. 많이 피곤해 보여서 쉬면 좋겠다는 생각에 그런 거예요. 내쫓다니요.”안요한은 그 말에 조금 표정이 풀렸다.“나 안 피곤해.”하지만 안요한 두 눈의 실핏줄은 숨겨지지 않았다. 서현주는 하려던 말을 꾹 참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안요한은 서현주를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말했다.“화물차 기사가 이상하다는 거지?”서현주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사고 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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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4화

안요한은 주먹에 힘을 불끈 주어 겨우 화를 억누르며 말을 이었다.“아예 조사를 접으라는 게 아니야. 네가 표적이 되었다면 너무 위험하니 당분간만 조심하자는 거야. 내가 도울 테니 넌 나서지 마.”서현주가 고개를 돌려 안요한을 바라보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누군가 교통사고를 꾸며낼 정도로 무서운 일을 꾸미고 있다면 난 더더욱 요한 씨가 나 대신 이 길을 걷는 걸 바라지 않아요. 내 일은 내가 할 거예요.”“이럴 땐 또 너만 생각하는 거야?”안요한은 헛웃음을 내쉬었다.“넌 눈을 뜨자마자부터 김민준에 관해 묻고, 혜인이랑 아주머니, 나를 챙겨도 본인을 챙기지 않았잖아.”“서현주.”“넌 너 자신을 챙길 필요가 있어. 더는 이렇게 위험한 일을 해서는 안 돼.”서현주는 아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나도 날 챙겨요. 하지만, 이 일은 내가 반드시...”그때, 안요한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더니 차갑게 굳은 얼굴로 말했다.“내가 돕겠다고 했잖아. 난 절대 빈말하지 않아. 네가 말만 하면 내가 뭐든 해주겠다고.”“네가 널 챙긴다면 이렇게 위험한 상황에서 고집스레 조사를 이어가려 하지 않을 거야.”안요한의 말에 서현주는 살짝 인상을 구겼다.“요한 씨, 이번 일은 나에게 있어 정말 남다른 의미가 있어요. 그래서 내가 직접 해야만...”그러다가 서현주는 사레가 들렸는지 연신 기침을 해댔다. 창백해진 얼굴은 이어지는 기침에 붉게 홍조가 생겼다.“콜록콜록...”안요한의 표정이 더 굳어졌다.“이런데도 계속 조사를 해야겠어?”서현주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하지만 기침이 멈추지 않았고, 서현주는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생기가 넘치던 얼굴이 교통사고를 겪고 무기력해진 것만 봐도 안요한은 마음이 아팠다.그래서 허리 숙여 서현주의 상태를 확인하며 다급하게 말했다.“어디가 아픈 거야? 의사 부를게.”서현주는 있는 힘껏 안요한의 손목을 잡고 고개를 저었다.“의, 의사 부르지 마요.”서현주는 한참 숨을 고르다가 말을 이었다.“날 걱정하는 요한 씨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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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5화

서현주는 고통을 숨기지 못했고, 얼굴마저 창백해졌다.예능 프로그램에서 뭐라고 떠들던 무표정이든 연지훈은, 서현주의 기침 소리에 단번에 자리에서 일어나 서현주의 등을 쓸어내렸다.“천천히 호흡해.”그리고 인상을 찌푸린 채로 말했다.“의사 부를까?”서현주는 갈비 쪽을 움켜쥐고 한참이나 끙끙거렸다.연지훈이 너무 가깝게 다가온 탓에 중저음 목소리가 서현주의 귓가에 울렸고, 서현주는 거의 연지훈의 품에 안긴 꼴이 되었다.서현주는 연지훈과 지나치게 가까워진 거리에 마음이 불편해졌다.“이제 괜찮아요.”그리고 자신의 등 뒤로 향한 연지훈의 손길을 떼어내며 말했다.“걱정하지 말고, 자리로 돌아가요.”연지훈은 떼어진 본인의 손을 내려다보며 표정을 굳혔다.서현주는 온몸이 아팠고 겨우 두 마디를 뱉고는 다시 기침을 이어갔다.멈추지 못하고 계속 기침을 하고 있는데 연지훈의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연지훈은 다시 서현주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알겠으니까 일단 말하지 말고, 좀 누워.”그리고 연지훈은 다른 한 손을 뻗어 서현주의 왼쪽 어깨를 감싸 쥐어 눕히려 했다.연지훈의 손길을 불편해하는 서현주는 연지훈의 말을 곧이곧대로 이어가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조금 버둥거리며 말했다.“부축하지 마요. 혼자 할 수 있어요.”연지훈은 다시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나 서현주가 버둥거리며 더 다치기라도 할까 봐 바로 손의 힘을 풀었다.그런데 손을 떼는 순간, 서현주는 갑자기 온몸의 힘이 풀렸고, 상반신이 제멋대로 뒤로 넘어가 버렸다.연지훈은 깜짝 놀라 서둘러 서현주를 온몸으로 받아냈다. 그리고 얼떨결에 침대에 걸터앉아 서현주를 내려다보게 되었다.서현주는 가까워진 연지훈을 보며 마음이 다급해졌다.“빨리...”연지훈은 낮은 소리로 서현주를 다그쳤다.“지금이 그럴 때야?”서현주는 이를 꽉 깨물었다.“지금...”“두 사람, 지금 뭐 하는 거야?”병실 문이 벌컥 열리더니 강혜인이 깜짝 놀란 얼굴로 침대 위 두 사람을 바라봤다. 서현주는 표정을 굳힌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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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6화

서현주가 연지훈을 향해 말했다.“이만 나가주세요.”연지훈은 고개를 숙여 서현주에게 말했다.“어디 아픈 덴 없어?”서현주는 고개를 돌려 연지훈을 쳐다보지도 않았다.“이만 나가주시라고요.”연지훈은 잠시 그 자리에 서서 서현주를 바라보았다.‘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서현주가 입을 꾹 다물고 쳐다보지도 않자 연지훈은 바로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병실 문이 닫히고 강혜인이 서둘러 서현주 옆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서현주의 표정을 살피며 조심스레 물었다.“아까 연지훈이랑 뭘 하고 있었던 거야?”서현주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오해야. 넘어지려던 날 부축했을 뿐이야. 너흰 그 순간을 본 거고.”강혜인은 혀를 쯧 하고 찼다.‘부축하면 부축하는 거지, 그렇게 꼭 껴안을 필요가 있나?’하지만 강혜인은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진 못했다.고개를 돌리니 서현주의 물컵이 비어 있었고 강혜인이 서현주를 향해 말했다.“목이 마르진 않아? 물 따라줄까?”서현주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안요한의 표정을 떠올리며 물었다.“요한 씨는 어디 갔어?”강혜인은 그래도 물컵에 물을 따라주며 낮은 소리로 서현주의 질문에 답했다.“혹시 요한 씨랑 다퉜어?”서현주는 눈을 깜빡거렸다.“어떻게 알았어? 요한 씨가 말해준 거야?”강혜인은 병실 문을 슬쩍 살피다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아까 내가 막 도착했을 때부터 요한 씨 표정이 아주 안 좋았어. 게다가 병실 밖에 앉아 있고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 것부터 예상했지.”서현주는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다투긴 했어.”“왜? 요한 씨가 너한테 실수라도 했어? 요한 씨도 참, 너 지금 이렇게 아픈데 너랑 다툴 수 있는 거야?”강혜인은 이유를 물어보는 대신 이렇게 말했다.“너 괴롭혔으면 내가 복수해 줄게.”서현주는 입술을 매만지며 고개를 저었다.“아니. 괴롭힌 거 아니야.”강혜인이 고개를 숙여 서현주의 표정을 살폈다.“그럼, 왜 다툰 건데?”사실 강혜인도 안요한이 서현주를 괴롭혔을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 서현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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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7화

서현주는 갑자기 귓불이 빨개졌다.“뭐라는 거야. 내가 언제 그런 걸 물었어?”강혜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충 대답했다.“그래그래.”“...”그때, 강혜인이 또 바짝 다가오며 말했다.“요한 씨를 위해서 하는 말은 아니고, 너랑 요한 씨 사이가 회복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하는 말인데. 너 의식 없는 동안 내가 회사 일을 떠맡게 됐잖아. 회사 일 때문에 난 병원에서 네 곁을 지킬 수 없었어. 아주머니는 몸도 안 좋으신데 아주머니마저 쓰러지실까 봐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고. 그러다 보니 병원엔 요한 씨 홀로 남아서 네 곁을 지켰어.”서현주는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고 말없이 강혜인을 바라봤다.“너 깨어나고 요한 씨 모습 봤지? 평소 요한 씨랑 다르게 많이 수척해졌잖아. 그게 3일 내내 병원을 떠나지 않아서 그런 거야.”강혜인은 점점 할 말이 늘어났다.“나도 요한 씨가 이렇게까지 할 거라고 예상도 못 했어. 그런데 3일 동안 잠도 안 자고 씻지도 못하고 그렇게 지내더라. 아까 입고 온 옷도 3일 만에 갈아입은 거야. 너 깨고 돌아가서 씻고 수염도 정리하고 옷도 다시 깔끔하게 입고 온 걸 봐.”서현주는 마음속에 큰 돌멩이라도 끼얹은 듯 불편해졌다.“게다가 우리가 병원에 도착했을 땐, 네가 이미 중환자실에 있었어. 요한 씨가 누워있는 널 보며 눈물을 흘리는데, 나도 요한 씨 우는 모습 처음 봐.”서현주는 대체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몰랐다. 무겁던 마음은 어느새 콩닥콩닥 뛰기 시작하고 기분은 점점 복잡해져 인상마저 찌푸렸다.그러나 강혜인은 말을 멈추지 않았다.“요한 씨는 정말 진심으로 널 걱정하고 있어. 그러니까 다정하게 말 좀 걸어. 네 뜻을 굽히지 않더라도 좀 친절하게 말하라고. 그동안, 네 곁에서 고생 많이 했으니까.”서현주는 한참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그리고 다른 한편, 하유 그룹 서현주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사실은 숨길 수가 없었다. 서현주가 의식을 잃은 첫날부터 크고 작은 매체에서 이 사실을 앞다투어 보고했다.외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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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8화

서현주의 휠체어는 전동 휠체어로 본인이 직접 조작할 수 있었고 연지훈이 대신 밀어줄 필요가 전혀 없었다.하지만 연지훈은 그걸 알면서도 고집스레 휠체어 손잡이를 잡았다.서현주가 몇 번이고 말렸지만 연지훈은 말을 듣지 않았고, 서현주는 스스로 조작하기엔 아직 몸이 많이 아팠기에 결국 연지훈의 도움받기로 했다.그렇게 서현주는 연지훈과 함께 병실을 나섰고 병원 안뜰로 향했다. 어두운 밤하늘엔 몇몇 별이 반짝거렸고, 안뜰의 나무는 나뭇잎이 무성했으며 분위기가 조금 으슬으슬했다.다행히도 산책길엔 가로등이 있었고 나무 아래 대화하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아주 무서운 편은 아니었다.서현주는 나무 아래 벤치에 있는 안요한을 단번에 알아보았다.여전히 주머니에 두 손을 꽂고 나무에 등을 기댄 채로 잠이 든 건지 아니면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지 하는 행동을 취했다.서현주는 안요한을 복잡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연지훈은 서현주의 시선을 따라 안요한을 발견했고, 표정이 한층 굳어졌다.“어디로 가고 싶어?”서현주는 연지훈이 말을 걸자, 깜짝 놀라버렸다. 그리고 입술을 매만지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만약 안요한을 만나러 가겠다고 한다면 연지훈이 그쪽으로 바래다주지 않을 것 같았다. 그리고 서현주도 삼자대면을 원하지는 않았다.연지훈은 서현주의 대답을 가만히 기다렸다.서현주가 잠시 고민하는 사이 안요한이 갑자기 고개를 돌리더니 멀지 않은 곳에서 서현주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서현주가 기억하는 안요한의 예쁜 두 눈은 어둠 속에서 잠겨 감정이 읽히지 않았다. 다만 안요한의 시선이 본인을 향하고 있다는 것만 알 수 있었다.조금 두려워진 서현주는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그때, 연지훈이 먼저 말을 걸었다.“저기로 갈래?”안요한은 여전히 서현주를 바라보고 있었고 서현주는 고개를 숙인 채 떨리는 마음을 숨겼다.“부탁할게요.”그러나 연지훈이 그쪽으로 방향을 틀자마자 안요한이 벤치에서 일어섰다.안요한의 표정은 여전히 읽히지 않았지만, 안요한이 집요하게 본인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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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9화

마음이 편해 보이는 연지훈과는 달리 서현주는 가시방석이 따로 없었다.짧은 몇 분 사이에도 몇 번이고 연지훈더러 이만 집으로 돌아가라 재촉했다.그러나 연지훈은 매번 그 요청을 당당하게 거절했다. 그러다가 핸드폰마저 내려두고 서현주를 향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내가 여기에 있는 게 싫은 거야?”직설적인 질문에 서현주는 그렇다고 답하기도 뭣했다. 하지만 아니라고 대답하면 연지훈이 이곳에 남아주길 바란다고 여지를 주는 것 같기도 했다.그래서 서현주는 아예 침대에 누워 이불을 턱끝까지 올렸다.“난 이만 쉴 거예요.”연지훈은 서현주를 잠시 바라보다가 말없이 병실을 나섰다.서현주는 연지훈이 떠난 걸 확인하고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베개 아래 핸드폰을 꺼냈다.그리고 안요한에게 문자를 남겼다.[오늘 밤에 올 거예요?]십여 분이 지나도록 안요한은 답장이 없었다.안요한이 화가 난 걸 알고 있었기에 서현주는 마음이 다급해졌다.5년 동안 두 사람은 크게 다툰 적이 없었다. 말다툼을 한 것도 다섯 손가락 안으로 꼽혔다.오늘 같은 상황은 처음이라는 의미였다.연락도 받지 않고 메시지 답장도 없는 걸 보아 안요한이 단단히 화가 난 것 같았다.서현주는 어쩔 줄을 몰라 핸드폰만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1이 사라지지 않는 대화창을 바라보다가 인상을 팍 찌푸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서현주는 핸드폰을 내려두고 침대에 누워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았다.그러다가 간호인이 안으로 들어서는 소리에 서현주가 고개를 휙 돌렸다.하지만 이번에도 서현주가 바라던 사람이 아니었다.서현주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이만 퇴근하세요. 저도 이제 쉬려고요.”간호인은 따뜻한 물을 침대 옆 테이블에 내려두며 말했다.“그럼 저는 이만 퇴근해 보겠습니다. 무슨 일이 있으면 24시간 언제든 연락을 주세요. 제가 거주하는 곳이 병원이랑 가까운 편이라 바로 올 수 있어요.”서현주는 고개를 끄덕이고 간호인에게 인사를 건넸다.병실을 나서기 전 간호인은 병실 조명을 모두 꺼두었고, 병실은 티비 소리를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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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0화

꿈속에서 서현주는 운전하고 있었고 아마도 옆자리 사람과 무언가 얘기를 하는 것 같았다.좌 수석은 연기가 낀 것처럼 뿌옇게 보였고, 상대를 알아볼 수도 없었다.꿈속의 서현주는 점점 가까워지는 화물차를 눈치채지 못했다.하지만 곧 이게 현실이 아닌 꿈속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되었고, 무서운 감정이 스멀스멀 찾아왔다.화물차가 차량을 들이박는 순간, 서현주는 두 눈을 꼭 감고 싶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그때, 좌 수석에 낀 연기가 걷히고 상대가 눈에 들어왔다.옆자리의 사람은 김민준이 아닌 연하나였다.서현주는 온몸에 소름이 돋고 몸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큰 소리로 외치고 싶어도 입 밖으로 한마디도 꺼낼 수 없었다.연하나는 활짝 웃고 있었고 꿈속의 서현주도 연하나를 향해 다정하게 웃어주고 있었다.펑!교통사고가 재현되고 서현주는 머리가 핑하고 어지러워졌다.겨우 꿈에서 깬 서현주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티비는 여전히 틀어진 상태였고 나지막하게 사람들의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서현주는 본인이 아직 피바다 속에 있는 것만 같았고, 손을 들어 이마를 만지자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핸드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하니 잠에 든 지 겨우 30분밖에 지나지 않았고 현재 시각은 밤 10시 30분이었다.한참 침묵하던 서현주는 얼굴을 두 손에 파묻었다.그러나 두 손이 계속 덜덜 떨려오고 온몸이 다시 부서지듯 아파졌다.그때, 노크 소리가 들려오고 서현주는 한참 숨을 고르다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이모님, 뭐 두고 간 게 있으세요?”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이 없었고 서현주는 자꾸 악몽이 떠올라 몸이 으슬으슬 떨려왔다.등엔 식은땀이 흐르고 정신을 하나도 차리지 못하고 있는데 갑자기 안요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현주야.”서현주는 고개를 번쩍 들었고 티비에서 번지는 불빛으로 안요한의 얼굴을 확인했다.여전히 무표정인 안요한은 인상까지 찌푸려 더 차갑게 느껴졌다.서현주는 조금 당황한 얼굴로 물었다.“왜 왔어요?”안요한은 병실 조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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