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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결혼을 지지해요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671 - チャプター 680

797 チャプター

제671화

김민준은 당황스러워 먼저 시계를 주워야 할지, 아니면 서현주의 전화를 먼저 끊어야 할지 몰랐다.소파에서 일어서려는데 전화기 너머에서 서현주의 목소리로 들려왔다.“민준 씨, 제가 자료를 몇 개 보내드렸는데 한 번 봐주시면 안 될까요?”김민준은 시계 쪽으로 걸어가면서 차갑게 말했다.“지금 현주 씨가 하는 행동이 스토킹에 가까운 거 몰라요?”서현주가 잠시 조용해지자 김민준은 비꼬듯이 말했다.“말해봐요. 갑자기 벙어리가 된 거예요?”서현주가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제가 스토킹하는 것 같으면 경찰에 신고하셔도 돼요.”김민준은 바닥에 떨어진 시계를 줍다가 서현주의 말을 듣는 순간 시계가 손에서 미끄러져 다시 바닥에 떨어졌다.김민준이 퉁명스럽게 말했다.“이만 끊어요.”서현주는 전화가 끊기기 전에 서둘러 말했다.“한번 확인해보세요.”김민준은 짜증 내면서 바닥에 떨어진 조각들을 정리해 쓰레기통에 던졌다.그는 정말 서현주의 문자를 보려던 게 아니었음을 맹세할 수 있었다.그저 동료가 보낸 문자를 확인하려고 화면을 눌렀는데 마침 서현주가 문자를 보내와서 두 번째 줄에 있던 문자가 자연스럽게 첫 줄로 올라와 그녀가 보낸 사진들을 보게 되었다.보고 싶지 않았지만 머릿속으로는 이미 서현주가 보낸 사진들을 분석하고 있었다.사진은 누렇고 어두웠는데 어렴풋이 사진에 비친 서현주의 손과 휴대폰이 보였다.김미준은 보지 말아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어쩐지 귀신에 홀린 듯 숨이 가빠지면서 하나하나 내려다보기 시작했다‘이영이를 의심하는 게 아니라 그냥 확인해보는 거야. 설령 봤다 하더라도 절대 이영이를 의심하지는 않을 거야. 딱 한 번만 보는 거야.’사진을 확대해서 보니 신탁 기금에 관한 자료였다. 그 위에는 유이영이 몇 년 전에 에렌국에 설립했다고 적혀 있었고, 수익자는 진강혁과 진채령이었다.낯선 이름에 사진을 계속 뒤로 넘겼는데 서현주가 또 문자를 보내왔다.진강혁과 진채령의 본명은 공유혁과 공유나로 몇 년 전에 이미 실종된 공우성의 동생들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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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2화

하필 이때, 서현주가 또다시 전화를 걸어왔다.김민준은 한참 망설이다가 겨우 전화를 받았다.처음에는 서로 말이 없다가 김민준이 먼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말해보세요.’전화기 너머에서는 갑자기 서현주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죄송해요. 통화가 연결된 줄 몰랐네요. 받지 않을 줄 알았는데.”김민준은 그녀의 능숙한 말투에 미간을 찌푸리긴 했지만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저한테 보내준 자료들... 진짜예요?”전화기 너머에서는 자동차 경적이 들려오더니 이어 서현주의 목소리가 들렸다.“믿지 못하겠으면 저랑 만나든가요. 인증받은 원본을 보여줄 테니까요.”김민준은 오랜 침묵에 빠졌다.다시 입을 열었을 때는 얼굴 근육이 잠시 일그러졌다.“현주 씨, 저를 속인 대가가 무엇인지 알고는 있어요?”서현주는 핸들을 돌리며 담담하게 말했다.“저를 믿지 못하는 데 전화는 왜 받은 거예요? 그날은 또 왜 저랑 병원에 간 거고요.”김민준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지금 운전 중인데 데리러 갈까요? 만나서 얘기해보실래요?”“그러죠.”김민준은 자신의 집 주소를 서현주에게 보내주었고, 알고 보니 서현주가 있는 곳과 차로 10분 정도 거리였다.두 사람은 차에서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김민준은 차에 올라탔을 때부터 표정이 안 좋았는데 인사도 없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자료는요?”서현주는 뒷좌석에 있던 자료 봉투를 건네면서 말했다.“직접 보세요.”김민준은 의사면서 손이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다. 자료 봉투를 묶은 끈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모습이 오히려 웃기기도 했다.김민준은 간신히 자료를 꺼내 창백한 얼굴로 빠르게 훑어보기 시작했다. 차 안에는 그가 자료 넘기는 소리만 가득했다.서현주가 옆에서 설명했다.“이건 공우성 씨 동생분들의 진짜 자료와 조작된 자료예요. 공유혁 씨와 공유나 씨는 조작된 신분으로 지금도 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다음 달쯤 졸업할 거고요.’서현주는 잠시 침묵하면서 김민준을 바라보았다.김민준은 눈살을 찌푸린 채 자료를 꽉 잡고 뚫어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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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3화

서현주는 그의 무릎 위에 있던 자료를 다시 챙기면서 말했다.“이 자료들을 믿지 못하겠으면 직접 확인해보세요. 저는 얼마든지 기다려줄 수 있어요.”김민준은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서현주가 그를 힐끔 보면서 말했다.“요약하자면 공우성 씨는 동생들이 유학을 갔으면 했고, 그럴만한 능력이 없어서 유이영 씨의 조건을 들어주는 대신 일부러 오진하기로 한 거죠. 그리고 우지윤 씨를 강제로 붙잡아놓고 피아노곡을 써달라고 한 거고요.”“알았어요.”김민준의 목소리는 끔찍할 정도로 허스키했다.그는 사실 조사해볼 필요도 없었다.유이영이 에렌국에 설립한 신탁 기금은 애초에 그가 사람을 소개해줘서 설립한 거였기 때문이다.그는 유이영이 구체적으로 뭘 하려는지 잘 몰랐지만 유이영의 부탁이라면 반드시 들어주곤 했다.김민준은 험악한 표정으로 입술을 꽉 깨문 채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짜증이 가득한 것이 평소에 깔끔해 보이던 그도 어쩔 수 없이 초조한 모습이었다.서현주는 아무리 마음을 독하게 먹어도 이 순간에 김민준에게 자극될만한 말을 꺼내지 못했다.그래서 결국 침묵하기로 했다.김민준은 앞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머릿속에 유이영의 예전 모습을 떠올렸다.김민준은 어릴 때부터 유이영과 함께 자라왔다. 그는 유이영보다 몇 살 더 많았는데 어릴 때는 언제나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유이영이 싫었다. 매번 화를 내며 따라오지 말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유이영은 겁에 질려 울음을 터뜨리면서도 계속 오빠라고 부르면서 따라다녔다.김민준은 그녀가 자신을 오빠라고 부르는 것이 싫었다. 그 누구의 오빠도 되고 싶지 않았고, 혼자서 사랑을 듬뿍 받고 싶었다. 부모님은 둘째 계획을 상의하던 중 그가 너무 난리를 쳐서 포기할 정도였다.그 후로 키우던 강아지가 차에 치여 죽었을 때도 울지 않았는데 오히려 뒤에 있던 유이영이 마치 자기 강아지인 것처럼 울음을 터뜨렸다. 김민준은 바로 그때 오빠라는 호칭을 받아들이게 되었고, 그 이후로 두 사람은 계속 붙어 다녔다.중요한 장소에 가면 유이영이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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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4화

서현주는 갑자기 훌쩍거리는 소리에 놀란 표정으로 김민준을 바라보았다.김민준은 팔꿈치를 무릎 위에 얹은 채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떨리는 어깨와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눈물이 보였다.서현주는 멍하니 바라보다가 차에 있던 휴지를 몇 장 뽑아 건넸다.“닦아요.”김민준은 그 휴지로 눈물을 대충 닦았다.서현주는 이 몇 장으로는 부족할 것 같아 휴지 한 통을 통째로 건넸다.김민준이 거절하면서 말했다.“괜찮아요.”그는 분명 울먹거리고 있었지만 점차 진정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서현주는 뻘쭘한 마음에 마른기침을 했다.김민준은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음을 다잡고 몸을 똑바로 세우더니 한숨을 내쉬었다.“저를 병원에 데려다주세요. 우지윤 씨 할머니 상태를 다시 확인해봐야겠어요.”서현주는 알겠다고 했다.김민준의 집은 우지윤 할머니 병원과 차로 반 시간 거리였다.두 사람은 가는 길 내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차 안은 조용하다 못해 밖에서 나는 자동차 경적만 들렸다.운전한 지 5분쯤 지났을 때, 서현주의 휴대폰이 울렸다.안요한한테서 걸려온 전화라 서현주는 옆에 있는 김민준을 신경 쓰지 않고 바로 전화를 받았다.“무슨 일이에요?”안요한은 불만 섞인 말투로 말했다.“비서님께서 오늘 일정이 없다고 하던데 지금 어디야?”서현주가 말했다.“아직 이영 씨 사건을 처리 중이니까 할 말 있으면 빨리해요. 운전 중이라 오래 통화 못할 것 같으니까요.”“체. 이번 한 번만 봐줄게.”안요한이 말했다.“난 벌써 내가 싫증 나서 다른 남자 찾으러 간 줄 알았잖아.”서현주는 김민준이 쳐다보는 걸 느끼고 약간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예요.”“됐어. 방해 안 할게. 일찍 돌아와. 올 때 꼭 나한테 얘기하고. 내가 밥해줄 테니까.”서현주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좋아요.”안요한은 자신만만하게 콧노래를 부르며 전화를 끊었다.김민준은 자기랑 상관없는 남의 사생활이라 다시 시선을 거두었다.거의 10분쯤 지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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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5화

앞으로 튕겨 나가자 서현주는 이를 꽉 깨물고 계속해서 가속페달을 밟았다.화물차는 갑자기 속도를 내더니 서현주 옆으로 다가왔다.서현주는 안 좋은 예감이 들어 천천히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고 이 도로에서 벗어나려고 했다.퍽!거대한 충격음과 함께 왼쪽 차창 유리와 앞 유리에 여러 갈래의 금이 가버렸고, 중심을 잃은 서현주는 오른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머릿속이 백지장처럼 비어버린 서현주는 뒤에서 이명까지 들렸다.순간 차가 전복되면서 바닥에서 구르기 시작한 두 사람은 몸을 제어할 수조차 없었다. 에어백이 터져 나와서 충격이 조금 가시긴 했지만 두 사람은 결국 의식을 잃고 말았다.의식을 잃기 직전 온몸에 힘이 빠져버린 서현주는 어렴풋이 화물차 운전기사가 차에서 내려 다가오는 모습을 보았다.“오늘 성동 화평 대로에서 심각한 교통사고가 발생했습니다. 15톤에 달하는 화물차가 승용차를 들이받아 차 안에 있던 두 사람은 결국 의식을 잃은 채 병원에 이송되어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상황은...”안요한의 집.강혜인은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꼬고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있었다.“요한 씨, 이래도 되는 거예요?”그녀는 안요한과 서현주의 통화를 듣고나서 처음에는 딱히 불만이 없었는데 두세 시간이 지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자 마침내 화를 참지 못했다.안요한은 옆에 있는 1인용 소파에 앉아 게임을 하고 있었다.“뭐가요?”강혜인이 비난하듯이 말했다.“배고픈데 밥을 안 해주잖아요. 현주가 와야 밥을 먹을 수 있는 거예요? 그러면 저는 요한 씨 친구 아니에요?”안요한이 웃으면서 말했다.“친구가 아니긴요. 제가 배달 음식을 시켜줬잖아요.”“배달 음식이랑 집밥이 같아요?”안요한이 태연하게 말했다.“그러면 어쩔 수 없죠. 민석 씨한테 해달라고 하든가요.”강혜인은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다른 사람 얘기는 왜 꺼내는데요.”강혜인은 한쪽 다리를 소파 위에 올려놓다가 발뒤꿈치가 리모컨을 잘못 눌러서 TV 채널이 바뀌고 말았다.강혜인은 처음에 눈치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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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6화

그때, 뉴스 속보가 눈에 들어오고 화면은 교통사고로 전복이 된 차량을 확대하여 보여줬다.교통사고 당사자의 인적 사항 보호를 위해 차량 번호는 모자이크 처리가 되었지만, 안요한은 표정이 굳은 채로 그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리고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화면을 통해 부서진 차량 내부를 들여다보았다.서현주는 미니멀리즘이라 차량이든 집 인테리어든 거추장스러운 장신구를 굳이 하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차량 내부도 깔끔하기 그지없었다.유일한 장신구라 할 수 있는 건 안요한이 선물 한 강아지 인형이었는데 백미러에 걸어둔 게 전부였다.그 인형은 안요한이 해외 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발견해 구매했었다. 입을 벌린 채 헉헉거리는 표정과 네 다리를 한껏 뻗은 모습이 천진난만하다 못해 조금 멍청해 보이는 캐릭터였다.안요한은 바로 그러한 점이 마음에 들어 고민도 하지 않고 구매를 했는데, 귀국 후엔 서현주가 매일 볼 수 있는 곳에 걸어두라고 졸랐었다. 안요한을 이기지 못한 서현주는 어쩔 수 없이 차량 백미러에 걸어두었다.그렇게 벌써 3, 4년이 지나도록 인형은 아직도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안요한의 표정이 평소와 다르게 굳어지는 걸 보며 강혜인도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왜 그래요? 전화라도 걸어보는 게 어때요?”안요한은 말없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강혜인은 벌써 핸드폰을 꺼내 들었고 불안한 마음을 애써 진정하며 말했다.“내가 현주한테 전화해 볼게요.”“네... 빨리 걸어봐요.”안요한의 목소리는 조금 가라앉았다.이런 안요한의 모습은 처음이라 강혜인은 더 긴장되었고, 손바닥에도 땀이 맺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서둘러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네. 지금 걸고 있어요.”안요한은 다시 뉴스 속보로 시선을 돌렸다.운전석의 차창은 아예 산산조각이 났고 부서진 조각들은 무서울 정도로 날카로운 형태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원래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차 안으로, 유리 조각에 걸려 애처롭게 있는 강아지 인형이 눈에 들어왔다.브라운 색의 강아지 인형에는 빨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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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7화

“여보세요? 강혜인 씨, 듣고 계신가요?”강혜인이 힘겹게 목소리를 내었다.“네. 지금 바로 병원으로 가겠습니다.”“의사들도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너무 성급히 이동하지 마시고 조심히 오세요.”안요한은 1분 1초가 지옥이었다. 심장부터 찾아온 고통은 독이 퍼지듯 온몸으로 퍼져 머리까지 지끈지끈 아파졌다. 게다가 누군가 숨통을 옥죄고 있는 듯 숨이 쉬어지지 않아 당장이라도 죽을 것만 같았다.안요한의 머릿속엔 피 묻은 강아지 인형과 날카롭게 부서진 유리 조각으로 가득 찼다.안요한은 액셀을 거칠게 밟고 핸들을 틀었다. 몇 대의 차량을 연달아 추월하는 바람에 차체가 크게 흔들렸고, 두 사람의 몸도 이리저리 쏠렸다.강혜인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안요한이 얼마나 마음이 아플지 예상이 갔지만 마음이 아픈 건 강혜인도 마찬가지였다.“얼마나 더 걸려요?”안요한이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10분이면 돼요.”병원에 서둘러 도착하자 서현주가 응급 수술을 마치고 마침 중환자실로 옮겨졌다고 했다.유리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안요한은 서현주를 바라보았다.병상 위에 누운 서현주는 숨만 붙어 있는 사람처럼 미동도 없었다. 온몸에는 각종 관이 꽂혀 있었고, 머리에는 붕대가 칭칭 감겨 있었다. 코와 입을 덮은 산소마스크 안쪽에는 서현주가 내쉰 숨이 엷은 김으로 맺혔고, 옆에서 규칙적으로 울리는 의료기기 수치만이 서현주가 아직 살아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었다.반나절도 채 지나지 않았을 뿐인데, 서현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가족과 친구들 사이에서 식사하고 있던 사람이, 이제는 아무런 기척도 없이 누워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강혜인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눈시울이 뜨거워졌고 결국 참지 못하고 눈물을 와르르 쏟아냈다.안요한은 두 손바닥을 유리 벽에 붙인 채, 병상에 누운 서현주를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바라보고 있었다.안요한은 찢어질 듯한 고통을 느꼈는데 이 아픈 고통이 대체 어디에서부터 출발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서현주를 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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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8화

경찰은 빨간 눈가와 목이 멘 목소리의 안요한과 강혜인을 보고는 최대한 친절한 말투로 상황을 설명했다. 단어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골라 설명했고, 표정에는 걱정이 가득했다. 말을 모두 전하고는 환자의 쾌유를 바란다는 인사까지 덧붙였다.이상할 것 없는 상황이었지만 두 사람은 묘한 위화감을 느꼈다.왜 하필 유이영을 뒷조사하던 시점에 교통사고가 생긴 건지, 그 둘의 연관성을 아예 지우기엔 찝찝한 구석이 한둘이 아니었다.강혜인은 여전히 눈물을 멈추지 못했지만, 서현주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아 하는 안요한의 마음을 알고 있었기에 먼저 이렇게 말을 꺼냈다.“제가 경찰서에 다녀올 테니 요한 씨가 여기 현주 곁에 있을래요?”안요한이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아니, 그럴 필요 없어요. 다른 직원한테 부탁하면 돼요.”강혜인은 안요한에게 아래 직원이 있는지 의아해했는데 멀지 않은 벤치에서 갑자기 한 젊은 남자가 걸어오는 게 보였다. 평범한 티에 청바지 차림의 남성은 사람들 무리에서도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그 사람은 안요한 곁으로 다가와 몇 마디 주고받았고, 깜짝 놀란 표정을 하기도 잠시, 서현주의 병실을 힐끔 바라보다가 곧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그리고 참지 못하고 말을 보탰다.“그 사람이지요?”안요한이 고개를 끄덕이자 남자는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었다.“꼭 괜찮아지실 겁니다.”안요한은 고맙다는 말을 전했고 그 남자는 바로 경찰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저 사람은 누구예요?”강혜인의 질문에 안요한은 대충 둘러댔다.“그냥 친구예요.”강혜인은 말없이 입술을 매만졌다. 안요한의 머릿속이 얼마나 혼란스러운지, 굳이 묻지 않아도 느껴졌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직원’ 이라던 사람이, 어느새 ‘친구’가 되어 있었으니까.강혜인의 머릿속은 온갖 생각으로 뒤엉켜 있었다. 그러다 문득, 인간은 감당하지 못할 감정을 느낄 때, 뇌가 자신을 보호하려고 이런저런 생각들을 마구 떠올리게 만든다는 말이 떠올랐다.그렇게 한참 생각에 잠겨 있던 강혜인이 고개를 들자 안요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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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9화

김민준의 의식은 차량이 두 번째로 크게 전복되던 순간에서 끊겼다. 머리가 유리창에 세게 부딪히는 동시에 시야가 붉게 번졌고,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김민준은 조심스럽게 몸을 움직여보려 했지만, 온몸 곳곳에서 통증이 밀려왔다. 그중에서도 머리가 가장 심했다.김민준은 복잡한 심경을 억누른 채, 힘없이 입을 열었다.“아직... 움직이기 힘듭니다.”의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내쉬었다.이곳 의사들은 학술대회나 세미나를 통해 자주 얼굴을 트는 편이었다. 젊고, 똑똑하며 실력까지 뛰어난 후배로 이름이 알려진 김민준과도 자주 인사를 주고받는 사이였다. 그런 김민준이 병상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보자, 주치의 역시 마음이 편치 않았다.주치의는 현재 상태와 부상 경과에 대해 차분하게 설명해 주었고, 그 설명은 김민준의 불안을 조금이나마 가라앉혀 주었다.김민준의 부상은 서현주에 비하면 훨씬 가벼운 편이었다. 열흘에서 보름 정도만 치료를 병행하면 퇴원할 수 있었다.김민준은 고개를 끄덕이는 대신 눈동자를 천천히 굴렸다.의사의 설명이 끝난 뒤, 이번엔 경찰이 나섰다.사고 당시의 기억은 많지 않았는데 사고가 발생한 순간부터 의식을 잃기까지 채 1분도 걸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도, 그 짧은 시간은 유난히 또렷하게 각인돼 있었다.경찰이 말했다.“화물차 운전자는 크게 다치지 않았고, 현재 경찰서로 연행된 상태입니다. 음주 운전을 인정했는데 김민준 씨는 혹시 추가로 하실 말씀이 있습니까?”김민준의 표정이 미세하게 굳어졌다.“음주 운전이요?”경찰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혈중알코올농도는 법적 기준인 0.3%를 훨씬 넘겼습니다.”상황을 설명하는 경찰도 조금 화가 난 표정이었다.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아 큰 사고를 일으켰고, 그 사고로 두 사람이 중상, 게다가 그중 한 명은 아직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인데, 정작 가해자는 상처 하나 없이 멀쩡하다는 사실이 못마땅한 듯했다.김민준은 어딘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사고 순간의 파편적인 장면들이, 서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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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0화

김민준은 대충 말을 얼버무렸다.“그냥 평범한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나도 이런 상황이 생길 거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안요한이 질문을 이어갔다.“무슨 대화?”김민준은 안요한과 상관이 없는 일이라 딱 잘라 떼려고 했으나 안요한이 바로 말을 이어갔다.“공우성과 관련된 일이지?”김민준은 조금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현주 씨가 너한테도 말했었어?”안요한은 얼굴을 쓸어내리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아까 네가 화물차 기사가 이상하다고 했잖아. 그럼 당연히 이쪽으로도 생각할 수 있지 않겠어?”그러자 김민준의 표정이 바로 차갑게 굳었다.“확실한 증거도 없으면서 아무거나 갖다 붙이지 마.”김민준은 유이영이 증거를 없애기 위해 살인까지 작당할 사람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안요한은 한동안 말없이 김민준을 바라보았지만, 김민준은 표정을 풀지 않았다. 그러자, 더는 김민준으로부터 얻어낼 정보가 없다는 판단이 생겼고 바로 미련 없이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또한 서현주가 아직 의식을 되찾지 못했기에 병실을 오래 비워두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었기 때문이었다.강혜인은 어제 그 젊은 남자를 발견했다. 안요한과 그 사람은 병원 구석에서 낮은 목소리로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강혜인은 두 사람을 신경 쓸 여력이 남아있지 않았다. 하루가 지나도록 서현주는 여전히 위태로운 상황이었고 엄진경도 눈물로 밤을 꼬박 새우고 있었다. 강혜인은 이러다가 엄진경마저 쓰러질지 걱정이 되어 먼저 집으로 돌려보냈다.그때, 안요한이 다가왔고 강혜인이 물었다.“경찰 조사 결과는 나왔어요?”안요한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아직 이상은 없다네요.”강혜인은 인상을 팍 찌푸렸다.“정말 우연일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안요한은 그 말에 대답 대신 몸을 돌려 병실의 서현주를 바라봤다.서현주는 꼬박 하루 동안 잠만 잤고, 의사와 간호사를 제외하고 면담은 금지되어 있었다.하유 그룹에도 할 일이 산더미였는데 서현주가 이렇게 되고 모든 결정권은 강혜인에게 있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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