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준의 의식은 차량이 두 번째로 크게 전복되던 순간에서 끊겼다. 머리가 유리창에 세게 부딪히는 동시에 시야가 붉게 번졌고,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김민준은 조심스럽게 몸을 움직여보려 했지만, 온몸 곳곳에서 통증이 밀려왔다. 그중에서도 머리가 가장 심했다.김민준은 복잡한 심경을 억누른 채, 힘없이 입을 열었다.“아직... 움직이기 힘듭니다.”의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내쉬었다.이곳 의사들은 학술대회나 세미나를 통해 자주 얼굴을 트는 편이었다. 젊고, 똑똑하며 실력까지 뛰어난 후배로 이름이 알려진 김민준과도 자주 인사를 주고받는 사이였다. 그런 김민준이 병상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보자, 주치의 역시 마음이 편치 않았다.주치의는 현재 상태와 부상 경과에 대해 차분하게 설명해 주었고, 그 설명은 김민준의 불안을 조금이나마 가라앉혀 주었다.김민준의 부상은 서현주에 비하면 훨씬 가벼운 편이었다. 열흘에서 보름 정도만 치료를 병행하면 퇴원할 수 있었다.김민준은 고개를 끄덕이는 대신 눈동자를 천천히 굴렸다.의사의 설명이 끝난 뒤, 이번엔 경찰이 나섰다.사고 당시의 기억은 많지 않았는데 사고가 발생한 순간부터 의식을 잃기까지 채 1분도 걸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도, 그 짧은 시간은 유난히 또렷하게 각인돼 있었다.경찰이 말했다.“화물차 운전자는 크게 다치지 않았고, 현재 경찰서로 연행된 상태입니다. 음주 운전을 인정했는데 김민준 씨는 혹시 추가로 하실 말씀이 있습니까?”김민준의 표정이 미세하게 굳어졌다.“음주 운전이요?”경찰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혈중알코올농도는 법적 기준인 0.3%를 훨씬 넘겼습니다.”상황을 설명하는 경찰도 조금 화가 난 표정이었다.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아 큰 사고를 일으켰고, 그 사고로 두 사람이 중상, 게다가 그중 한 명은 아직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인데, 정작 가해자는 상처 하나 없이 멀쩡하다는 사실이 못마땅한 듯했다.김민준은 어딘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사고 순간의 파편적인 장면들이, 서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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