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문영은 서인준의 말을 듣더니 얼굴을 굳혔다.“인준아.”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한숨을 쉬었다.“그렇게 말하는 거 아니야.”그녀는 말을 이어갔다.“정우 몸이 오늘 유난히 안 좋았잖니. 누가 안았어도 그랬을 거야. 연정이 잘못은 아니야.”그러다 문득 생각난 듯 하시윤을 바라봤다.“전에 너도 밥 너무 급하게 먹이다가 정우 토했었잖아.”“맞아요.”하시윤은 재빨리 그녀의 말을 끊었다.“그날 심연정 씨가 연락받고 다음 날 와서는 저한테 아이 돌볼 때는 세심해야 한다고 조언했었죠. 방심하면 안 된다고요.”그녀는 심연정을 똑바로 바라보더니 말을 덧붙였다.“그랬었지요?”심연정의 얼굴은 금세 붉어졌다가 하얗게 질렸다.그날은 한효진 앞에서 일부러 하시윤을 곤란하게 만들려던 말이었다.그게 이제 부메랑처럼 자신에게 돌아올 줄은 몰랐다.서인준은 냉소를 흘렸다.“아, 그런 일도 있었어요?”그는 비아냥거리듯 낮게 말했다.“대단하네요. 그런 말까지 해놓고 어떻게 이렇게 태연하죠?”그때 서지혁이 무표정으로 걸음을 옮겼다.예전 하시윤을 나무랐을 때와 똑같은 얼굴이었다.단지 이번에는 이름이 달랐다.“연정아, 나랑 잠깐 얘기 좀 하자.”성문영이 본능적으로 따라가려 했지만 서지혁은 돌아보지도 않은 채 말했다.“엄마, 정우는 엄마가 봐주세요.”그 한마디에 성문영의 발걸음이 멈췄다.큰아들이 어떤 성격인지, 특히 정우 문제면 절대 타협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그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성문영은 조심스럽게 말했다.“지혁아, 너무 연정이 몰아붙이지 마. 연정이도 그동안 정우 돌보느라 얼마나 애썼는지 우리 다 알잖아...”그러나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문이 닫히는 소리가 방 안에 울렸다.“쿵.”성문영은 입을 다물고 한숨을 내쉬었다.그녀는 하시윤 품에 안긴 정우를 바라보며 다가가 손으로 아이의 볼을 쓰다듬었다.“우리 정우, 이제 괜찮아? 어디 또 불편한 데는 없지?”정우는 고개를 저었다.토하고 나니 한결 개운해진 듯 얼굴이 훨씬 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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