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시윤은 서정우를 안고 문가로 걸어갔다.서지혁과는 팔 하나 정도를 사이 두고 있는 거리였다.하시윤이 말했다.“제때 돌아왔네. 정우가 계속 아빠 얘기만 했어. 평소라면 이 시간쯤 아빠가 항상 옆에 있어야 한다고 하더라고.”서지혁은 서정우를 바라봤다.아이는 맞춰주는 듯 웃으며 말했다.“아빠가 진짜 보고 싶었어요. 아빠가 옆에 없으니까 엄마랑 저랑 엄청 무서웠어요.”서지혁이 미소를 지었다. 손으로 아이의 얼굴을 쓰다듬으려 했지만 젖고 차가워진 몸 때문에 손을 다시 내렸다.“아빠가 먼저 샤워하고 올게. 이따가 다시 같이 놀자.”말을 마친 그는 하시윤에게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몸을 돌렸다.사실 어젯밤의 일 이후 하시윤은 그를 마주하기가 약간 어색하고 불편했다.하지만 지금은 어색할 틈도, 불편할 틈도 없었다.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서정우를 안은 채 침대로 돌아왔다.밖에는 여전히 천둥과 번개가 요란하게 치고 있었다.서정우는 하시윤의 품에 웅크리며 물었다.“엄마, 무섭지 않아요?”하시윤은 창밖을 바라보았다.가정부가 커튼을 모두 내려 바깥 상황은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방금 서정우가 한 말을 떠올리며 맞춰 말했다.“나도 무서워.”서정우가 바로 몸을 돌려 그녀를 꼭 안았다.“엄마, 제가 지켜줄게요.”하시윤은 아이를 품에 꼭 끌어안고 말했다.“정말이야? 너무 고맙네.”거의 20분쯤 지났을 때, 서지혁이 위층으로 올라왔다.샤워를 마친 그는 잠옷을 입었는데 머리카락은 약간 젖어 있었다.하시윤은 그 모습을 본 순간, 어제 욕실에서의 장면이 떠올랐다.그때도 그의 머리에는 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몸을 바짝 붙이더니 시선을 오직 그녀에게만 고정했었다.하시윤은 곧 시선을 거두고 품에 있는 아이의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아빠 왔다. 얼른 아빠 품에 가봐.”서정우는 서지혁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아빠, 빨리 와요. 엄마도 무섭대요. 그러니까 엄마도 안아줘야 해요.”아이는 설명을 덧붙였다.“아빠가 안아주면 항상 안 무서워지곤 했어요. 그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