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마친 강시원은 차에서 내렸다. 약해 보이지만 곧은 뒷모습이 이내 차가운 바람 속으로 사라졌다.“정말 판박이네, 고집 센 부안과 똑같군.”강용호는 어두운 눈빛을 내뿜으며 눈을 가늘게 떴다.“회장님, 아가씨가 몇 년 동안 모습을 감추고 있더니 돌아오자마자 바로 대표 자리를 달라고 하시네요. 정말 욕심이 대단하시네요.”장 비서가 억울한 듯 말했다.“창립자 딸이라고는 하지만 지금까지 회사를 이끌어 온 건 다 회장님 아닙니까? 그런데 말투마저 저렇게 원망하는 듯하다니... 정말 고마운 줄 모르는 사람이네요.”“쯧쯧, 그런 소리 하지 마라.”강용호가 못마땅한 듯 혼냈다.“시원이는 부안이가 세상에 남긴 유일한 자식이고 우리 강씨 가문 핏줄이야. 말조심해라.”“네...”장 비서가 고개를 숙였다.“영원 테크는 지금 엉망진창이야. 나도 얼른 떠넘기고 싶지만 아직 때가 아니야.”눈빛이 차가워진 강용호는 턱을 어루만지며 말했다.“적절한 시기가 되어 회사의 마지막 가치까지 다 빼앗은 뒤에는 시원이가 달라고 하지 않아도 알아서 넘겨줄 거야. 하지만 지금은 안 돼, 기원이가 핵심 경영진에 들어오면 내가 불편할 일이 많아져.”말이 끝나자마자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화면을 본 강용호는 기쁜 마음으로 바로 전화를 받았다.“성 대표님! 혹시 새 물건 들어온 건가요?”“그럼요, 좋은 물건 생겼는데 강 회장님께 당연히 알려드려야죠. 최근 들어온 비취 원석들이 컬러도 맑고 투명하며 반지르르 윤기까지 나요. 하나같이 최고급 상품들이에요.”“좋아요! 꼭 남겨둬요, 오늘 밤 바로 갈 테니!”“기다리고 있을게요.”전화를 끊은 강용호는 손을 비비며 눈을 반짝였다. 또다시 보석 도박에 빠진 모습이었다.장 비서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회장님, 오늘도 성 대표님 쪽으로 가실 건가요? 회장님, 조금 전서 대표님과 계약 쓰는 사이에도 채권자들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빚 16억 빨리 갚으라고요.”강용호는 짜증 섞인 듯 손을 휘저었다.“고작 16억 원 가지고 왜 그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