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윽, 정다름!”유준서의 괴이한 말투에 정다름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그녀의 손가락은 어느샌가 그의 입속에 들어가 있었다.의료용 장갑을 끼고 있었지만 정다름은 깜짝 놀랐다.급히 몸을 바로 세워 자신의 손을 빼던 정다름은 의자 위에서 중심을 잃고 비틀거렸다.의자에서 떨어지려던 순간 강한 힘이 느껴지는 팔이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 유준서는 그녀를 한 손으로 안아 내려놓았다.정다름은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시더니 이내 그를 세게 밀어내며 물러섰다. 그리고 목구멍까지 올라온 비명이 새어나가지 않게 이를 악물었다.그러나 그녀의 얼굴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왜 그렇게 놀라서 피하는 거야?”낯빛이 완전히 어두워진 유준서가 이를 악물며 물었다.황급히 피하는 그녀의 모습에 유준서는 본인이 더러운 물건이라도 된 것 같았다!정다름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긴장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했다.하지만 그녀는 유준서가 화를 낼까 봐 더 두려웠다. 그에게 마음이 있어 일부러 그에게 안겼을 거라고 생각할까 봐 두려웠고, 그녀를 역겨워할까 봐 그녀를 내쫓을까 봐 두려웠다.정다름은 애써 마음을 가다듬으며 더욱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죄송합니다, 대표님. 방금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했습니다. 약은 다 발랐으니 다른 시키실 일 더 없으시면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그녀는 허둥지둥 돌아서다 하마터면 벽에 부딪힐 뻔했다.돌아가겠다는 그녀의 말을 듣자마자 유준서는 급히 심하게 기침하며 허약한 목소리로 말했다.“나 배고파. 죽 끓여줘.”그의 말에 정다름은 발걸음을 멈췄다.“가사도우미 업체에 전화해서 바로 사람 보내라고 하겠습니다.”“네가 해.”유준서의 거친 목소리에 정다름은 멈칫하더니 몸을 돌려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봤다.그러자 유준서는 비아냥거리며 말했다.“정 비서, 설마 보름 출장 갔다 왔다고 본업을 잊은 건 아니지?”“아닙니다. 대표님의 개인 비서로 대표님의 일상생활을 돌보는 것이 제 업무입니다. 지금 바로 준비하겠습니다.”말하며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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