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나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환하게 웃으며 먼저 인사를 건넸다.“강지연, 안녕!”마치 조금 전 험담에 끼어들지 않았다는 태도였다.강지연은 그 자리에서 더는 따지려 하지도 않았고 그저 담담하게 시선을 거둔 채 그녀 앞을 지나쳐 나왔다.그날 강지연은 식당에서 또다시 이하나와 마주쳤다.이번에도 그녀가 먼저 다가오더니 마치 오래전부터 허물없이 지내온 사이처럼 자연스럽게 입을 열었다.“강지연, 왜 날 피하는 거야? 오늘 우리가 했던 말 오해한 거 아니지?”“너희가 무슨 말을 했는데?”강지연이 되묻자 이하나는 당황해하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하지만 이내 다시 환하게 웃으며 손을 뻗어 강지연의 손을 잡으려 했다.“강지연, 우리 그런 뜻은 아니었어. 그냥... 다들 예체능에 대한 편견이 있잖아. 우리도 널 걱정해서 그런 거야. 어차피 나랑 온하준도 대회에 나가니까 우리 같이 연습하고 원고도 같이 외우면 좋지 않을까 해서...”강지연은 그 손을 밀어내며 말했다.“고마워. 그럴 필요는 없어.”그 순간 이하나는 마치 강지연이 일부러 세게 밀기라도 한 것처럼 손목을 감싸 쥐며 짧은 비명을 질렀다.“악!”그녀의 눈시울은 순식간에 붉어졌고 이내 눈물까지 맺혀 있었다.이하나는 한층 더 가늘고 여린 목소리로 말했다.“강지연, 난 진심으로 너랑 친구가 되고 싶었어. 그런데 네가 싫다면 어쩔 수 없지. 앞으로는 귀찮게 안 할게...”강지연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장면이었다.이하나가 이 정도로 완벽하게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건 분명 누군가 보고 있다는 뜻이었고 아무도 보지 않는 곳이라면 이런 연기가 나올 리 없었다.강지연이 고개를 돌려보니 예상대로 바로 뒤에 온하준이 서 있었고 모든 장면을 지켜본 얼굴이었다.다음 순서도 뻔했다.‘하준아, 강지연 탓하지 마. 일부러 그런 게 아닐 거야. 내가 괜히... 다 내 잘못이야...’그녀의 머릿속에는 이하나가 다른 시공간에서 했던 말들이 또렷이 재생되고 있었다.그리고 이번에도 강지연의 짐작은 틀리지 않았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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