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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고서야 알았던 사랑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751 - チャプター 760

882 チャプター

제751화

오늘 저녁 식사는 지나윤이 W섬에 온 뒤 지난 2년 동안 먹은 밥 가운데 가장 푸짐한 한 끼처럼 느껴졌다.지나윤이 젓가락을 들자 맞은편의 유시진은 마치 먼저 한입 먹기를 기다리고 있는 듯 보였다.지나윤은 먼저 제육볶음을 한 점 집어 입에 넣었다.“어때?”눈앞의 유시진은 괜히 긴장한 얼굴이었고, 자기 요리가 지나윤 입맛에 맞지 않을까 봐 신경 쓰는 기색이 역력했다.그 모습에 지나윤은 왠지 웃음이 나올 뻔했지만 겨우 참았다.“요리 실력 엄청 늘었네.”빈말이 아니라 정말 솔직한 감상이었다.W섬에서 구할 수 있는 조미료는 A시에서 쓰던 것과 달랐고, 겉보기엔 비슷한 조리도구도 막상 사용해 보면 차이가 컸다.지나윤 역시 여기 와서 만든 음식은 예전과 맛이 다르다고 느끼고 있었다.유시진이 직접 만든 요리를 예전에도 먹어본 적은 있었지만, 오늘 식탁에 오른 음식은 그때보다 훨씬 맛있었다.지나윤에게 칭찬을 들은 유시진의 얼굴에는 드물게 환한 미소가 번졌다.그 웃음은 눈이 부실 만큼 해맑은 웃음이었다.“역시 사람 마음이 들어가면 헛수고는 없나 봐. 지난 2년 동안 연습한 게 괜히 한 건 아니네.”“응?”지나윤은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유시진을 바라봤다.하지만 거기까지만 말하고 더는 이어가지 않자 지나윤은 괜히 궁금해졌다.‘설마 내가 죽은 줄 알았던 지난 2년 동안, 매일 요리를 연습했던 걸까?’‘그런데 누굴 먹이려고?’유시진은 지나윤의 눈빛만 보고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챘지만 끝내 설명하지 않았다.지나윤이 죽은 줄 알았던 지난 2년 동안, 유시진은 매일 직접 요리를 만들고 그 음식을 들고 묘지에 찾아갔었다.그래서 요리 실력도 자연스럽게 늘었던 거였지만 그런 이야기를 굳이 꺼내고 싶지 않았다.자기가 기꺼이 감당했던 마음이 지나윤에게 짐이 되는 건 원하지 않았으니까.“맛있으면 많이 먹어.”유시진은 자연스럽게 지나윤 그릇 위에 반찬을 올려주자 지나윤은 말없이 밥을 먹었다.그러다 문득 과거 유시진과의 결혼 생활이 떠올랐다.그때 지나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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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2화

C국.지나윤은 개인 전용기를 타고 이곳에 왔다.살면서 다시는 C국 땅을 밟지 않을 줄 알았다.지나윤 옆에는 유시진이 서 있었고 남자의 품 에는 지우가 안겨 있었다.이 비행은 아마 지우에게 있어서 첫 비행이었다.비행 내내 한숨도 자지 않고 신이 나서 팔다리를 마구 흔들어댔다.유시진은 그런 지우와 계속 놀아주느라 바빴고, 덕분에 지나윤은 오히려 편하게 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한참을 놀던 지우는 이제 지쳤는지 유시진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 채 곤히 잠들어 있었다.침까지 한가득 흘려 멀쩡한 정장을 다 적셔놨지만 유시진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그 옆에서는 장우영 눈빛이 계속 흔들리고 있었다.비행기가 W섬에서 이륙하기 전, 장우영은 마침내 지나윤을 직접 봤다.처음에는 진짜 귀신을 본 줄 알았지만 대낮에 귀신이 나타날 리도 없었다.장우영은 눈치가 빠른 편이었기에, 곧 지나윤이 위장사망을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리고 그제야 왜 유시진이 갑자기 A시로 돌아가지 않고, W섬에 눌러앉으며 수행비서나 경호원도 필요가 없다고 했는지 이해했다.지나윤 위장사망 사건에 유태산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컸다.그렇지 않았다면 당시 비행기 사고 사망자 명단을 그렇게 완벽하게 꾸며내는 건 불가능했을 것이다.결국 두 사람은 인연이었다.유시진이 존이라는 이름으로 W섬에 접대차 왔다가 지나윤을 다시 만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장우영은 지나윤 위장사망보다도 더 놀란 일이 있었는데 바로 지나윤에게 아이가 있다는 사실이었다.지나윤은 지우가 어떻게 태어났는지 설명했다.신고혁과 하룻밤 실수로 생긴 아이라고.도한 장우영은 신고혁을 기억하고 있었다.여자를 엄청나게 밝히는 데다 지나윤에게도 흑심을 품었던 유명 변호사였다.비록 지우가 유시진의 친아들은 아니었지만 장우영의 눈에는 유시진이 아이를 무척 아끼는 게 보였다.그게 어떤 마음인지도 알 것 같았다.사랑하는 사람과 관련된 존재까지 품게 되는 마음.장우영 시선은 자꾸만 지나윤과 유시진, 그리고 지우 사이를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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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3화

손씨 집안은 원래 카지노 사업으로 기반을 키운 집안이었다.겉으로는 번듯한 기업처럼 보였지만 뒤에서는 훨씬 더 음지에 가까운 일들도 손대고 있었다.불과 2년 사이, 이안영 지원 아래 손씨 집안 카지노는 C국 전역으로 빠르게 퍼져나갔다.동시에 이안영은 손씨 집안과 손잡고 LY그룹 내부에서 자신에게 반대하는 임원들을 하나씩 정리하기 시작했다.특히 이씨 집안과 관계가 있는 직원들은 집중적으로 밀려났다.좌천당할 사람은 좌천됐고 잘릴 사람은 가차 없이 해고됐다.순식간에 회사 내부 분위기는 얼어붙었다.핵심 인력도 대거 빠져나갔고 기업 기반 자체가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그런데도 이안영은 멈추지 않았다.두 달 전에는 공공교통, 학교, 기초 의료 시스템까지 전부 손씨 집안에 외주 형태로 넘겨버렸다.덕분에 단기간에 막대한 자본을 끌어모았지만 그 대가로 교통비와 물가, 의료비가 폭등했다.그렇게 평범한 시민들 삶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거기서 끝이 아니었고 이안영은 미래형 테크시티 프로젝트까지 강행했다.원래 서민 주거 보장용으로 배정돼 있던 부지를 강제로 회수한 뒤 재개발에 들어간 것이다.그리고 고객층은 부자들 전용 스마트 주거 단지였다.결국 이 모든 일이 마지막 도화선이 됐다.D시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터져 나왔고, 시민들은 집단으로 이씨 집안을 규탄하기 시작했다.유시진은 지나윤이 지금 C국 이씨 집안 상황을 가장 직관적으로 이해하길 바랐기에 직접 눈으로 보여주기로 한 것이었다.눈에 띄지 않는 세단은 혼란스러운 도심을 빠져나갔다.차 안에서 유시진은 잠든 지우를 품에 안고 있었다.온갖 생각으로 복잡한 지나윤과 달리, 유시진은 지우 얼굴만 바라봐도 저절로 웃음이 번졌다.“이해가 안 돼. 이안영은 대체 뭘 하려는 거야? 그리고 장관님은?”지나윤이 고개를 돌려 물었다.지나윤 입에서 나온 장관님은 친아버지를 뜻했다.하지만 지나윤은 단 한 번도 아버지라고 부른 적이 없었다.“이원호 장관님은 말이야. 1년 전에 이미 외교부 장관 자리에서 내려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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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4화

유시진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을 뿐 그 이상의 설명은 하지 않았다.차는 이씨 집안 저택 주변을 한 바퀴 천천히 돌더니 다시 산길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지나윤은 줄곧 턱을 괴고 창밖만 바라봤다.마음이 상당히 복잡했다.이미 이씨 집안은 자기와 아무 관계도 없는 곳이었으니 원래라면 그 사람들과 관련된 일에 끼어들 이유도 없었다.또한 지나윤은 유시진이 자신에게 이원호를 구해낼 생각이 있는지, 아니면 LY그룹을 이안영 손에서 되찾고 싶은지 물어볼 줄 알았다.하지만 유시진은 아무것도 묻지 않았고 오히려 그래서 지나윤은 고마웠다.괜한 부담을 떠안게 하지 않았으니까.그때 지우가 잠에서 깼다.원래 이맘때 아이들은 잠에서 깨면 쉽게 칭얼댔다.평소 윤아선 아주머니도 지우를 한참 안고 달래야 했고, 그래도 울음을 멈추지 않을 때가 많았다.심지어 지나윤이 직접 안아줘도 지우 기분이 좋을 때나 얌전했다.컨디션이 안 좋은 날에는 오히려 지나윤 품에서 더 크게 울곤 했으나 이번에는 달랐다.울기는커녕 유시진의 얼굴을 보며 헤헤 웃고 있었다.지우가 웃는 모습을 본 유시진도 저절로 따라 웃었다.“우리 지우 푹 잤어?”“와아...”“울지도 않고 정말 기특하네.”“아바바바...”촉촉하게 반짝이는 지우 눈망울을 바라보던 유시진은 결국 참지 못하고 지우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그러자 지우는 더 신이 난 듯 팔다리를 마구 흔들었다.지나윤은 고개를 돌려 유시진이 지우를 꼭 끌어안고 있는 모습을 바라봤다.지우가 유시진을 유난히 좋아한다는 건 누가 봐도 알 수 있었다.그 모습을 보다가 문득 지나윤의 머릿속에 이상한 생각이 스쳤다.‘이게 혹시 자연스럽게 핏줄이 땡겨서 생기는 이끌림 같은 걸까?’차는 한참 더 달리다가 천천히 멈춰 섰다.“여긴 어디야?”지나윤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유시진이 자기와 지우를 데리고 식사하러 가려는 건 어느 정도 예상했다.또한 유시진 성격이라면 당연히 최고급 호텔 레스토랑 같은 곳을 예약했을 줄 알았는데 눈앞 가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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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5화

지나윤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이제 완전히 같은편이 되어버린 저 부자에게 더 말 섞고 싶지도 않았다.지나윤이 메뉴를 고르고 있을 때였다.멀지 않은 곳에서 바닥을 닦고 있는 청소 직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저 사람은...”기억이 틀리지 않는다면 저 중년 여자는 예전에 지나윤이 오현준에게 불려가 이경성 유언장을 들으러 갔던 날 본 적 있는 사람이었다.그날 이씨 집안 친척들이 우르르 모여 있었는데, 지나윤은 원래 그 사람들의 얼굴을 거의 기억하지 못했다.다만 그중 한 중년 여자가 유독 지나윤에게 막말을 퍼부었던 탓에 얼굴만큼은 남아 있었다.그런데 지금 그 여자가 이 식당에서 청소 일을 하고 있자 지나윤은 조금 의아했다.기억이 맞다면 그 여자도 이경성 유산을 어느 정도 받았을 텐데, 이렇게까지 몰락할 이유가 없었다.하지만 지나윤은 남의 사정에 큰 관심이 없었기에 별말 없이 시선을 거뒀다.맞은편에서는 유시진이 지우와 놀아주고 있었다.한 살짜리 아이는 아직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무슨 뜻인지 대부분 눈치로 알아맞혀야 했다.지나윤 역시 평소엔 그렇게 지우를 돌봤다.하지만 틀리기라도 하면 지우는 금세 답답해했고, 그러다 결국 울음을 터뜨리곤 했다.그런데 참으로 이상했다.지나윤은 어느새 유시진과 지우를 가만히 관찰하고 있었는데 유시진은 지우 뜻을 한 번도 틀리지 않았다.두 사람은 마치 서로 마음이 통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아바... 빠빠... 아바바바...”지우는 아직 발음도 제대로 못 했지만 작은 입으로 끊임없이 재잘거렸다.그리고 ‘아빠’라는 소리만 들릴 때마다 유시진 얼굴에는 숨길 수 없는 행복한 웃음이 번졌다.지나윤은 물을 한 모금 마셨다.따뜻한 물이라 그런 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가슴 한쪽이 묘하게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었다.잠시 뒤 음식이 나왔다.지우가 사진만 보고 고른 이유식 세트는 사실 평범한 메뉴였다.유아용 만둣국, 채소전, 그리고 소고기를 으깬 면.다만 플레이팅이 전부 뽀로로 모양으로 꾸며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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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6화

유시진 말 속에 담긴 신고혁에 대한 불만을 눈치챈 지나윤은 괜히 헛기침했다.“신고혁도... 가끔은 도와주긴 해...”가능하다면 이 이야기는 더 이어가고 싶지 않았다.애초에 지우가 신고혁 아이라는 설정 자체가 거짓이었다.괜히 말을 길게 하다가 허점이라도 잡힐까 봐 지나윤은 신경이 곤두섰다.“신고혁은 예전 A시에 있을 때부터 여자관계가 복잡했어. 설령 네 아이가 있다고 해도 책임감 있는 남자는 아니야.”그렇게 유시진은 아주 진지한 얼굴로 신고혁을 비판하기 시작했다.그 시각 W섬.야근 중이던 신고혁은 사무실에서 연달아 재채기 두 번을 했다.“누가 뒤에서 욕하나? 난 지금 이렇게 개처럼 일하고 있는데...”C국 D시.패딜리 식당 안.유시진은 점점 더 열을 올리며 말을 이어가더니 결국 본론을 꺼냈다.“난 신고혁이 지우 아빠로는 안 맞는다고 생각해.”그 말을 듣자 지나윤은 결국 웃음이 터졌다.앞에서 그렇게 길게 밑밥을 깔더니 결국 하고 싶은 말은 이거였던 것이다.“신고혁이 안 맞으면 너는 맞고?”“적어도 신고혁보단 내가 훨씬 잘할 자신 있어.”유시진은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지나윤을 바라봤다.그 확신에 찬 눈빛을 보고도 아무렇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었다.그러자 지나윤은 작게 웃었다.“유시진, 네가 언제부터 남의 아이 키우는 걸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됐어?”지나윤은 일부러 그렇게 말했다.이 정도면 유시진이 분명 기분 나빠할 거라고 생각했다.세상 어느 남자가 남의 아이를 기꺼이 키우고 싶어 하겠는가?하물며 유시진 같은 사람이라면 더더욱 싫어할 것이 분명했다.하지만 예상과 달리 유시진은 화를 내지 않았다.오히려 웃으며 지우 작은 코를 손끝으로 살짝 건드렸다.“지우는 남의 아이가 아니잖아.”유시진 목소리는 물처럼 부드러웠지만 눈빛만큼은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네 아이잖아.”그 한마디에 지나윤은 괜히 숨이 막혔다.버티기 힘들어진 지나윤은 급히 고개를 숙인 채 밥만 퍼먹었다.당황한 기색이 너무 뚜렷했는지 유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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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7화

“유시진 너 진짜 할 일 없어?”“누가 그래?”유시진은 품 안의 지우를 내려다보며 웃었다.“나 지금 애 보느라 엄청 바쁜데.”결국 유시진은 지나윤 말대로 얌전히 식사를 했지만 지우가 졸려 하는 상태라 오래 앉아 있진 않았다.면 한 그릇만 간단히 시켜 가장 빠르게 먹어 치웠다.“가자.”“어디?”“집.”유시진은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지나윤 품에 있던 지우를 자연스럽게 받아 안았다.지우는 아직 완전히 잠든 건 아니었지만 기운이 없어 보였다.한 살짜리 아이는 신생아 때처럼 가볍지 않았다.평소 지나윤 혼자 안고 다니면 꽤 힘들었는데, 오늘은 유시진이 계속 안고 있어서 훨씬 수월했다.패밀리 식당을 나서는 순간, 주변 사람들 눈에는 세 사람 모습이 꼭 행복한 가족처럼 보였다.원래 지나윤은 그대로 차에 타려 했으나 무심코 시선을 돌린 골목 안쪽에서 이상한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덩치 큰 남자 둘이 서 있었다.그리고 그 남자들에게 막혀 있는 사람은 조금 전 식당에서 청소하던 이씨 집안 출신 중년 여자였다.상황만 봐도 딱 사채업자들이 빚 독촉하러 온 분위기였다.사실 중년 여자 혼자였다면 지나윤은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하지만 그 여자 옆에는 어린 여자아이 하나가 함께 있었고, 초등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까지 있었다.게다가 이미 맞은 건지 얼굴에 상처까지 나 있었다.“돈 안 갚으면 얘 바로 팔아버릴 거야.”남자 하나가 아이를 거칠게 끌어올리려던 순간, 갑자기 누군가 뒤에서 놈 등을 세게 걷어찼다.곧이어 골목 안에서는 요란한 소리가 터져 나왔다.쿵쿵, 쨍그랑하는 소리와 함께 비명과 욕설이 뒤엉켜 울려 퍼졌다.잠시 후, 장우영이 골목 안에서 걸어 나왔다.정장 재킷은 벗겨져 있었고, 안쪽 흰 셔츠는 싸움 때문에 흐트러져 있는 데다가 군데군데 피까지 묻어 있었다.골목 입구에 서 있던 지나윤은 멍한 얼굴이 됐다.장우영이 싸우는 모습을 보는 건 처음이었다.“와...”지나윤은 고개를 돌려 유시진을 바라봤는데 남자는 여전히 잠든 지우를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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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8화

지나윤은 차에서 내려 눈앞 건물을 올려다봤는데 하늘 끝까지 닿을 듯 솟아 있는 초고층 빌딩이었다.지나윤은 C국 사정에 아주 밝은 편은 아니었지만, 이곳이 D시에서도 최고급 입지라는 정도는 알고 있었다.“설마 여기 집 산 거야?”지나윤은 고개를 돌려 유시진을 바라보자 남자는 굳이 대답하지 않았다.하지만 옅게 번진 미소만으로도 이미 답은 충분했다.“들어가자.”지나윤은 유시진 뒤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집은 17층이었고, 한 층에 한 세대만 있는 구조였다.지나윤은 당연히 집 안 인테리어도 유시진 취향일 거라 생각했다.차갑고 절제된 느낌의 저채도 컬러, 고급스럽지만 어딘가 서늘한 분위기.유시진이 원래 그런 스타일을 좋아했으니까.그런데 문이 열리는 순간 지나윤은 그대로 멈춰 섰다.순간 집을 잘못 찾아온 줄 알았다.“들어와.”유시진은 잠든 지우를 안은 채 안으로 들어갔고 지나윤도 뒤따라 들어오며 주변을 둘러봤다.얼굴에는 가득 놀란 기색이 번졌다.집 안은 거의 작은 키즈카페 수준이었다.벽 곳곳에는 귀여운 캐릭터 낙서가 있었고, 미끄럼틀과 그네, 볼풀장까지 설치돼 있었다. “이거... 급하게 준비한 거야?”지나윤 질문에 유시진은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응. 시간이 좀 부족했어.”W섬에서 지나윤이 살아 있다는 걸 알게 된 뒤, 유시진은 바로 사람을 시켜 이 집을 샀다.원래 집 자체는 유시진 취향대로 꾸며진 상태였다.저채도 톤의 고급스럽고 차분한 인테리어였지만 그런 분위기를 지우가 좋아할 리 없었다.그래서 유시진은 사람들을 시켜 밤새 집 안을 완전히 바꿔놓았다.“내가 여기서 살 거라고 확신했던 거네.”지나윤은 씁쓸하게 웃었다.정말 자기 속을 훤히 들여다본 사람 같았다.이 집은 누가 봐도 지나윤과 지우를 위해 준비된 공간이었다.처음부터 유시진은 지나윤이 지금 이씨 집안을 그냥 외면하지 못할 거라고, 그리고 결국 D시에 남게 될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던 것이다.그래서 이 집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지나윤은 유시진을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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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9화

지나윤이 유시진과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건 처음인 것 같았다.“사람이 일을 꾸미고 결과는 하늘이 정한다고 하잖아. 물론 사람 힘으로 운명을 이긴다는 말도 있고.”유시진은 잠시 생각하다가 천천히 말을 이었다.“근데 난 개인적으로 운명 같은 건 안 믿어.”유시진 눈빛은 담담했지만 확고했다.“그걸 믿는 순간, 결국 운명한테 진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하거든.”지나윤은 유시진 진지한 대답을 듣고 작게 웃었다.그리고 샴페인을 한 모금 마셨다.“근데 이씨 집안은 믿어.”“이경성 어르신 말하는 거야?”유시진은 조심스럽게 물었다.예전 이경성 개인 저택에서 지나윤을 처음 마주했을 때부터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지나윤은 분명 이씨 집안 진짜 손녀였지만 다른 집안으로 보내진 데에는 단순한 이유 이상의 뭔가가 있었다.결과론적으로 이경성이 지나윤을 싫어했던 것이다.“그분만 그런 게 아니야. 이씨 집안 전체가 다 그래.”지나윤은 샴페인 잔 속을 바라봤다.투명한 액체 안에서 기포가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었고, 지나윤 시선은 마치 오래전 기억 속으로 여행하는 듯했다.이씨 집안은 원래 대대로 점술로 이름을 키운 집안이었다.신기하게도 하나같이 운명을 믿었고, 운명은 정말 그 사람들을 배신하지 않았다.사업은 계속 번창했고 부는 3대째 이어졌다.이경성 그 대에 들어와서는 A시 S구에 정착해 폭죽 사업으로 크게 성공했다.그리고 지나윤이 태어나던 날, 채윤화는 난산 끝에 겨우 아이를 낳았다.그때 오랫동안 이경성 곁에서 점을 봐주던 황 도령이 말했다.이 아이는 태생부터 흉조를 타고났다고.이씨 집안을 망하게 할 운명이며, 심하면 집안 자체를 망하게 할 팔자라고.그래서 지나윤은 태어난 그날 거의 이경성 손에 죽을 뻔했다.다행히 부모 덕분에 목숨만큼은 지켜냈지만 이원호도, 채윤화도 누구 하나 이경성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이씨 집안 모든 것은 이경성이 일군 것이었고, 지금 그 사람들이 누리는 삶도 전부 이경성 덕분이었으니까.그래서 이씨 집안 누구도 감히 이경성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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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0화

“내가 중학교 1학년이었나? 그때 큰일이 났었어... 그리고 그 일 때문에 너랑 만나게 된 거야.”계속 샴페인 잔만 바라보던 지나윤은 처음으로 고개를 돌려 유시진과 눈을 마주했다.그해, 지나윤 할머니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고, 아직도 그 일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할머니는 이경성과 크게 다툰 직후 갑작스럽게 돌아갔다.그러나 이경성이 할머니 죽음을 고의 상해라는 이름으로 자기에게 뒤집어씌울 줄은 상상도 못 했다.당시 이씨 집안 폭죽 사업은 점점 기울고 있었고, 이경성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겠다며 다른 업계 진출을 준비 중이었다.그리고 사업 실패의 원인을 전부 집안의 재앙 탓으로 돌렸고, 그 재앙이 바로 지나윤이었다.결국 지나윤은 할머니를 제대로 애도할 시간조차 없이 할머니를 고의로 다치게 했다는 이유로 소년원에 보내졌다.그때 지나윤은 울면서 억울하다고, 제발 아니라고 믿어달라고 애원했지만 누구 하나 지나윤 편에 서주지 않았다.친부모인 이원호와 채윤화조차도 말이다.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두 사람은 이경성처럼 노골적으로 지나윤을 미워하진 않았다.하지만 지나윤을 바라보는 눈빛 안에는 단 한 번도 가족의 따뜻함이 없었다.그렇게 지나윤은 이유도 모른 채 소년원으로 보내졌다.A시 소년원은 돈과 권력이 있으면 안에서도 군림할 수 있는 곳이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이씨 집안은 단 한 번도 지나윤 뒤를 봐준 적이 없었고, 그래서 지나윤은 들어간 지 일주일 만에 독방에 갇혔다.만약 그때 유시진이 매일 사탕 하나씩 던져주지 않았다면. 지나윤은 정말 그 안에서 미쳐버렸을지도 몰랐다.유시진은 지나윤보다 먼저 소년원에서 나갔다.그리고 유시진 보호가 사라지자 지나윤은 더 많이 맞았다.하지만 예전과 달리 지나윤 마음은 더 이상 텅 비어 있지 않았다.유시진이 있었으니까 살아남아야 했고 소년원을 나가야 했다.그렇게 해서 바깥세상에서 다시 유시진을 찾아야 했다.이씨 집안은 결국 지나윤을 소년원에 완전히 버려두지는 않고 나중에 다시 데려갔지만 휴대폰은 빼앗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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