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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151 - チャプター 160

636 チャプター

제151화

“무슨 일이야?”육강민은 오늘 하루 종일 사람을 상대하느라 진이 빠져 있었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난 이 자리조차, 바쁜 와중에 잠시 숨을 돌리러 나온 것에 불과했다.“서은주 씨가...”육강민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방 안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동시에 고개를 들었고, 직원은 말끝을 흐리며 머뭇거렸다.“그게… 진백현 씨의 아이를 임신한 것 같다고 합니다.”방주헌은 콜라를 들이켜다 말고 그대로 사레가 들렸다.“콜록!”뭐, 뭐라고?친구들의 시선이 일제히 육강민에게 쏠렸다.누가 봐도 제대로 바람맞은 얼굴이었다.**기자들의 관심이 전부 육가희와 진백현에게 쏠린 덕분에, 서은주는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녀는 사태가 이렇게까지 흘러갈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어처구니가 없어서 헛웃음까지 나올 지경이었다.“가희 씨 말씀대로라면, 아이 아빠가 당신 남자 친구일 수 있다는 건데. 이 상황, 어떻게 보십니까?”서은주는 급히 바닥에 떨어진 가방을 주우며, 이 혼란을 틈타 조용히 빠져나가려 했다.그때 육가희의 목소리가 다시 날카롭게 울렸다.“그럴 리 없어요. 백현 씨랑 약혼 상태이지만, 약혼녀를 정말로 싫어해서 손도 안 댔거든요!”순간, 주변이 술렁였고 믿기 힘들다는 반응이 쏟아졌다.“그리고 조금만 깊게 파헤쳐보면 저 여자가 강성에서 평판이 얼마나 안 좋은지 알 수 있을 거예요.”“아주 문란한 사생활을 즐기는 데, 뱃속의 애가 누구 애인지 누가 알겠어요.”서은주는 바닥에 떨어진 가방을 집어 들다가 말고, 고개를 돌렸다.당장에라도 하늘을 찌를 기세로 육가희가 턱을 빳빳이 쳐들고 있었다.“왜 그렇게 쳐다봐요? 내가 틀린 말 했어요? 백현 씨는 애초에 당신과 잠자리도 가진 적이 없잖아요.”육가희의 냉소에도 서은주는 가볍게 웃기만 했다.“그 점은 나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더러운 인간이랑 엮였다고 생각하면 솔직히 역겨웠을 거예요. 다만 그런 쓰레기를 소중히 여기는 누군가가 있을 줄 몰랐던 것뿐이죠.”진백현이 경성에서 처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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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화

호랑이 없는 산에서 왕 노릇 하던 육가희의 기세는 육강민이 등장하자마자 꺾여 버렸다.“경호원은 왜 부른 거지?”육강민이 그녀를 똑바로 내려다봤다.숨 막히는 압박감에 육가희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그, 그게…”말끝을 흐리던 그녀는 서은주를 가리켰다.“저 여자가 저를 욕했어요.”“이유가 뭔데?”육가희는 차마 답하지 못했고, 대신 구경꾼 중 한 명이 불난 집에 기름 붓듯 튀어나왔다.“서은주 씨가 가진 아이를 잡종이라고 했습니다.”순간, 육강민의 눈빛이 서늘하게 번뜩였다.그 살기에 육가희는 하마터면 다리가 풀릴 뻔했다.“우리 가문에서 그렇게 가르쳤냐?”육강민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그 자리에 있던 누구도 감히 육가희 편을 들지 못했다.그때, 또 다른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밖에 나가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규율을 잊고 저렇게 날뛰는 법이지.”목소리가 워낙 묵직하고 매력적이어서 서은주조차도 무심코 시선을 돌렸다. 단정하면서도 차분한 인상을 풍기는 검은 옷차림의 그 남자는 안경 너머로 눈빛이 깊게 내려앉아 있었다.난폭함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쉽게 범접할 수 없는 냉담한 아우라가 전신을 감쌌다.“육가희, 오늘 정말 재수가 없나 보네. 방주헌도 왔고, 거기다 좀처럼 얼굴 안 비치는 육씨 가문의 장남까지 나타났잖아.”육강민의 친형, 육씨 가문의 장남, 육남혁이었다.“육남혁은 대학교 교수님이라 원래 파티에는 잘 안 나온다던데. 오늘은 정말 이례적이네.”“솔직히 말해서, 이 집안 형제들 너무 잘생긴 거 아니야? 형은 지적이고 둘째는 보통 카리스마가 아니잖아.”육가희는 평소 보기 힘든 육남혁까지 등장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그녀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인사를 했다. “그간 안녕하셨어요?”육남혁은 안경을 살짝 밀어 올리며 웃었다.“나는 안녕하다만...”그는 시선을 돌려 육강민을 힐끗 봤다.“멀쩡한 창립 기념일을 네가 이렇게 만들어놨으니, 네 작은 아빤 아무래도 안녕하지 못할 것 같구나.”사람들의 시선이 다시 육강민에게로 쏠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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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화

육강민은 단호하게 말했다.“내 사생활을, 당신들한테 설명할 의무는 없습니다.”하지만 기자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그래도 오늘은 성세 그룹의 창립 기념일 아닙니까. 이런 상황에서 서은주 씨와 자리를 뜨시면, 주주들이 문제 삼을 수도 있고 회사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겠습니까?”육강민이 냉소를 흘렸다.“당신들을 초대한 이유는, 창립 기념일 행사를 취재하라는 거였지, 아이를 가진 여인의 사생활을 파헤치라고 부른 게 아닙니다. 서은주 씨가 성세 파티에 참석한 이상 내 손님이고 누구든 그녀를 다치게 할 수 없으며 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지킵니다.”너무나 정확하고 또렷하게 울려 퍼지는 육강민의 목소리에 서은주의 마음이 크게 흔들렸다.그녀는 고개를 숙여 자신을 꼭 붙잡고 있는 커다란 손을 내려다봤다.저도 모르게 자꾸만 의지하고 싶게 만드는 온기였다.육강민은 수많은 시선 속에서도 아무런 망설임 없이 그녀의 손을 잡고 자리를 떠났다.서은주는 호흡이 순간적으로 가빠졌다.육강민은 아이의 아빠가 누구인지조차 묻지 않았다.오직 그녀를 다치지 않게 하겠다는 생각뿐이었고, 세간의 시선 따위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이런 남자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현장에 남겨진 사람들은 모두 제자리에 얼어붙어 서로를 바라볼 뿐,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조차 몰랐다.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앉을 뻔한 육가희를 진백현이 황급히 부축했다. 그녀 머리 위에 있던 작은 왕관은 결국 바닥에 떨어졌다.바닥에서 뒹굴고 있는 왕관은 그녀처럼 처참해 보였다. 한편, 한주미는 육강민을 찾아 헤매다 서은주가 소동에 휘말렸단 소식을 듣고 급히 달려왔지만, 파티장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여전히 술잔이 오가고 웃음소리가 이어지고 있었다.재벌가에서는 임신으로 결혼을 압박하는 일은 너무나 흔했지만 진짜로 자리를 굳히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육강민이 서은주와 함께 휴게실로 갔다는 말에 한주미도 다시 서둘러 그쪽으로 향했다.임신이라니...머릿속이 복잡해졌다.자기 아들이 어떤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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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사실 육강민은 서은주와 함께 파티장을 나설 때부터 그녀 뱃속의 아이가 자신의 아이라는 가능성을 이미 떠올리고 있었다. 호텔에서의 그날 밤, 침대 시트에 남아 있던 선혈은 거짓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하지만 그녀의 입으로 직접 듣는 건 전혀 다른 문제였다.가슴속에 무언가가 뒤엉키고 있었다.복잡하고, 묘하게 무거운, 설명하기 힘든 감정이었다. 자기 핏줄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알 수 없는 흥분이 스치기도 했다.그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조차 몰랐다.늘 냉정하고 침착했던 육강민은 태어나 처음으로 허둥대고 있었다. 이 사실이 그에게 얼마나 큰 충격인지 알고 있었던 서은주는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아마… 온천에 갔을 때 실수로 생긴 것 같아요. 당신이 더 이상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고... 아직 얼마 되지 않아서, 지금 유산하는 게 가장 나을 것 같아요.”육강민의 눈이 가늘어졌다.“무슨 뜻이지?”“아이를 낳아서 당신에게 맡기고, 나는 아무 책임도 지지 않는 건, 엄마로서 할 수 없어요. 그렇다고 아빠 없는 아이로 만들고 싶지도 않고요.”서은주는 자신의 진짜 속내를 말하지 않았다.예전의 서씨 가문은 강성에서 손꼽히는 명문이었고, 그녀 역시 오가며 재벌가에서 여인이 아이를 몰래 낳아 남자를 옭아매는 걸 막기 위해 모자를 조용히 처리하는 일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육강민의 마음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녀의 계획을 드러낼 수는 없었다. “아이를 지우겠다는 거야?”육강민의 얼굴빛이 서서히 가라앉았다.“아이를 더 가질 생각 없다고 말한 건 당신이잖아요.”서은주가 되물었고 육남혁은 동생을 힐끗 바라봤다.“육강민, 정말 그렇게 말했어?”육강민은 고개를 끄덕이자, 육남혁은 짧게 탄식했다. “쓰레기네.”이렇게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육지성은 웃음이 터질 뻔한 걸 간신히 참았다.육강민은 컵을 내려놓고 서은주 앞으로 다가갔다.“아이를 원하지 않는 거야?”그의 기세는 숨이 막힐 정도였고, 그 눈빛은 사람의 속을 꿰뚫어 보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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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내가 너무 급했구나.”한주미는 웃으며 말했다.임신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일이었기에, 한주미는 더 묻지 않았고, 서은주가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걸 확인한 뒤에야, 옆에 서 있는 두 아들을 바라봤다.“너희 둘도 있었니?”아까 들어올 때, 아예 안 보이신 건가?그냥 공기 취급이었다.“어머니, 드릴 말씀이 있어요.”육강민이 입을 열었다.“말해봐.”한주미는 아까 너무 급히 들어오느라 흐트러진 드레스 자락을 정리하고 있었다.“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할 것 같아요.”육남혁이 미리 경고했다.“웬만한 일들을 다 겪었는데 놀라울 게 뭐가 있겠어?”육강민이 헛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은주가 임신했는데, 제 아이고 결혼할 생각입니다.”서은주는 미간을 찌푸렸다.아직 그녀는 확답을 주지 않았는데 말이다.그녀는 자리에 굳은 채, 아들과 서은주를 번갈아 바라보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급기야 가슴을 부여잡으며 육남혁에게 기댔다.“남혁아… 어쩌면 좋니?”“큰 풍파 다 겪으신 분이시니 견디셔야 해요.”육남혁은 담담하게 말했다.“아직 며느리 맞을 준비가 안 돼서 좀 당황스럽구나.”**리조트를 나설 때는 이미 밤 열 시가 훌쩍 넘은 뒤였다.“배고프지 않아? 뭐라도 먹으러 갈까?”육강민이 운전하며 물었다.“입맛이 없어요.”서은주는 고개를 저었다.그녀는 진실을 털어놓은 뒤의 수많은 가능성을 떠올려봤지만, 그가 이렇게 단번에 아이를 낳겠다며 결혼이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꺼낼 거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 했다.여전히 현실감이 없었고, 꿈속에 있는 것 같았다.“입덧 때문에 속 안 좋아?”육강민의 목소리는 너무나 다정했다.“언제부터 이렇게 힘들었던 거야?”“강성에 있을 때부터요.”“그럼, 그때 이미 임신한 걸 알고 아이 얘기를 꺼낸 거고?”서은주는 낮게 “네.”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솔직히 난 아이를 더 가질 생각은 없었어.”육강민이 자기 속마음을 털어놓았다.“민찬이는 겉으로는 밝아 보여도, 많이 예민하거든. 괜히 상처받을까 봐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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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서은주는 곧바로 육강민을 따라나서지 않았다.육강민 홀로 집에 돌아오자, 한주미가 다급하게 달려 나왔다.“은주는 어쩌고 혼자 온 거야? ”“생각할 게 많다고 하더라고요.”“그럼 넌 왜 온 거야?”한주미는 미간을 찌푸렸다.“너도 거기로 들어가서 돌봐야지.”“…”“임신까지 했다면서 왜 들어오려 하지 않는 거야?”지팡이를 짚은 육씨 가문의 어르신, 박명숙이 미간을 찌푸리며 묻자, 육남혁이 가볍게 웃으며 답했다.“아이 가질 생각 없다는 말을 들었는데, 어느 누가 안정감을 느끼겠어요? 임산부는 감정 기복도 심한데 선뜻 따라나서지 못하는 게 정상이죠.” “완전 쓰레기네.”구석에 앉아 있던 육진국마저도 인정사정없이 아들을 나무랐다.육강민은 그렇게 꼼짝없이 반 시간 넘게 혼쭐이 나서야, 육민찬의 방으로 갈 수 있었다.녀석은 이미 깊이 잠들어 있었고 팔다리를 쭉 뻗고 대자로 누운 채, 동그란 배가 살짝 드러나 있었다.육강민은 이불을 다시 덮어주고, 한참 동안 아이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방을 나왔다.단체 채팅방.방주헌이 육강민을 태그했다.[형, 기자가 이모가 웃으면서 호텔을 나오는 모습을 찍었대. 지금 경성 바닥에선 그 배 속 아이가 형 애라는 소문이 돌고 있어.]혹시나 육강민이 버려진 건 아닐까 하는 걱정에 방주헌은 감히 ‘형수’라는 호칭조차 쓰지 못했다.육강민:[내 아이 맞아.]한참 정적이 흐른 뒤, 채팅방은 갑자기 시끌벅적해졌다.[그럼 나 또 삼촌 되는 거야?][형, 진짜 대단하다. 결혼도 안 했는데, 또 아빠라니.]방주헌:[공포 영화야? 나 아직 마음의 준비도 안 됐어.][네가 낳는 것도 아닌데 뭘 준비한다는 거야.]채팅방은 시끌벅적했지만, 육강민은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았다.**다음 날 아침.서은주는 눈을 뜨자마자 습관처럼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오전 9시 15분.임신한 뒤로 몸이 눈에 띄게 늘어졌다.휴대폰에는 오전 6시 30분에 육강민에게서 온 문자 하나가 있었다.[아침 사 왔어.]서은주는 미간을 찌푸리며 답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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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손리정은 완전히 얼이 빠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그 모습에 서은주는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육강민이 아이를 원치 않는다면 자신이 대신 혼쭐을 내줄 거라며 호언장담하던 사람이 바로 손리정이었다.하지만 막상 장본인을 마주하니, 순식간에 기가 죽은 모양이었다.학교에 처리할 일이 있다며 자리를 뜨려던 손리정은 고개만 빼꼼 내밀고 다시 한번 서은주에게 당부했다.“이틀 뒤 병원 가서 검사받는 거, 잊지 마.”손리정이 떠난 뒤, 육강민이 말했다.“나랑 같이 가.”서은주도 거절하지 않았다.성세 그룹 대표가 창립 기념일 파티에서 아이로 협박당했다는 소문은 순식간에 경성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육씨 가문에서 어떻게든 수습하려 했지만, 사람들 입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었다.이 일에 가장 격한 반응을 보인 사람은 육가희였고, 그 일로 진백현과 크게 다투기까지 했다. “창립 기념일 그날 밤에도 몰래 서은주 만나러 간 거죠? 아직도 미련 남았나요!”그녀가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 데 놀란 진백현은 미간을 찌푸렸다.“나 미행했어요?”“파혼한 거 후회하는 거죠? 나 선택한 거 후회하는 거잖아요!”진백현은 육가희를 따라 경성에 와서야 깨달았다.권력자들이 모이는 이곳에서, 육가희라는 존재는 생각보다 전혀 힘을 쓰지 못했고 심지어 육씨 가문에서도 그녀에겐 제대로 된 발언권조차 없었다.육씨 혈통이라 부를 수 있는 건, 오직 육강민과 육남혁 형제뿐이었다.육가희는 직계가족이 아니었다.그저 어르신께서 그녀를 각별히 아꼈고, 본가에 딸이 없었던 관계로 ‘아가씨’라고 불리기는 했지만 사실상 허울뿐인 호칭이었고, 겉으로는 체면을 세워 주는 척했지만, 재산이나 이해관계가 걸리는 순간에는 아무도 그녀를 신경 쓰지 않았다.그녀의 실속 없는 존재에 진백현은 정말로 후회하고 있었다. 그가 반박조차 하지 않자, 격분한 육가희는 물건을 집어 던지며 난동을 부렸다. 그렇게 몸싸움이 번지는 과정에서 진백현은 목에 손톱자국이 깊게 파이기도 했다.**이틀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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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화

병원에서 나온 뒤, 육강민은 차를 몰아 서은주를 외곽에 있는 식당으로 데려갔다.위치는 다소 외졌지만, 재료가 신선하고 맛있기로 유명한 곳이었다.자리에 앉은 서은주는 룸을 한 번 훑어보며 말했다.“왜 이렇게 먼 곳까지 온 거예요?”“어머니께서 네가 임신하고 입맛이 없다는 얘길 듣고 일부러 이 집을 추천해 주셨어.”서은주는 잠시 멍해졌다.임신 사실이 알려진 뒤로도, 육씨 가문의 반응은 지나칠 만큼 차분했다.“사실 가족들이 너를 궁금해하는데, 부담 줄까 봐 애써 참으셨어.”육강민은 메뉴판을 넘기며 말했다.“당장 같이 살 생각이 없더라도, 시간 날 때 집으로 가서 식사 한 끼는 하자.”서은주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육강민은 각종 요리를 주문했다.요리 하나하나에 손이 많이 간 티가 났고, 고기 요리는 기름진 느낌이 전혀 없었다.종업원이 킹크랩을 올리자, 육강민은 많이 먹으라며 서은주 앞으로 밀었다.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게살이 통통하게 오를 시기였다.서은주는 웃음을 머금었다.“임산부한테 권하지 않는 음식이에요. 게는 찬 음식이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작용도 있거든요.”육강민은 순간 멈칫했다.“설마 모르셨어요?”서은주는 의아한 듯 말을 이었다.“민찬이 엄마가 임신했을 때, 곁에 계시지 않았어요?”그녀는 오래전부터 육민찬의 어머니 이야기가 궁금했다.육강민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그리고 서은주가 깜짝 놀랄만한 말을 덤덤히 내뱉었다.“민찬이는 내 친아들이 아니야.”“네?”서은주의 얼굴에 당혹스러움이 그대로 드러났다.“내 아이 아니야.”육강민의 얼굴엔 그 어떤 감정의 파문도 보이지 않았다.“그게 말이 돼요?”서은주는 믿기지 않았다.“가족들도 다 알고 있어요?”“알고 있어.”“그런데 어머니께서는 친손자처럼 아끼시잖아요.”“너는 혈연이 그리 중요하다고 생각해?”육강민의 반문에, 서은주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혈연이 아니어도 목숨 걸고 지켜주는 사람이 있고, 혈연임에도 이익을 앞에서 속절없이 버려지기도 하기에 때로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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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화

그동안 겪어온 육강민은 결코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냉혈하고 무정한 사람이 아니었다.오히려 진짜 냉혈한들은 대개 위선이라는 가면을 쓰고 산다.이를테면 이순옥 같은 사람들.“그럼, 임신한 사실을 민찬이한테 말했어요?”“아직.”서은주의 물음에 육강민은 고개를 저었다.뭐라고 입을 열어야 할지 아직 감이 잡히지 않았다. 아이를 원하지 않았던 이유가 자신이 짐작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다는 걸 알고 나니 그를 대하는 마음가짐도 자연스레 달라졌다.육강민이 애써 덮어두었던 과거를 건드린 탓에 공기가 다소 가라앉았다.서은주는 분위기를 풀고 싶어 일부러 농담처럼 말했다.“이렇게 사적인 얘기를 저에게 해줘도 괜찮아요? 제가 마음 바뀌어서 떠벌리면 어쩌려고요?”육강민이 그녀를 보며 되물었다.“그럴 건가?”“아니요.”서은주는 고개를 저었다.“그냥… 당신이 먼저 말해 줄 줄은 몰랐어요.”“결혼할 생각이라면, 너한테 숨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어.”서은주는 조용히 웃으며 다시 밥을 먹었다.오늘은 유난히 입맛이 좋아 평소보다 반 공기나 더 먹었다.“입맛에 맞으면 다음에 또 오자.”육강민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훨씬 부드러웠다.그와 함께 있으면서 서은주는 늘 어딘가 불안하다고 느껴왔지만, 오늘 그 한마디에 마음이 놓였다.그리고 주말에 육씨 가문 어르신들을 찾아뵙기로 했다.**“진짜 거기를 간다고?”손리정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두 사람 사이가 전처럼 어색하지는 않다는 건 분명히 느끼고 있었다.“응, 이번 주말에 찾아뵙기로 했어.”서은주가 웃으며 말했다.“처음 인사 가는 거면 예쁘게 입고, 뭐라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식구는 몇 분이셔? 어르신 연세가 많으시다던데, 보약 같은 거라도 사야 하지 않을까?”손리정은 마치 잔소리쟁이 엄마처럼 끊임없이 떠들어댔다.한편, 서은주가 육씨 가문에 식사하러 온다는 소식을 들은 한주미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육강민의 어깨를 툭툭 건드렸다.“드디어 사람다운 일을 했구나.”육강민은 말문이 막혔다.“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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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서은주는 한주미를 따라 집 안으로 들어섰다.실내는 과하지 않으면서도 품격 있는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었다.거실 중앙 소파에는 지팡이를 짚은 어르신이 앉아 있었는데 흰색의 부드러운 실크 상의를 입고, 눈매는 깊고 차분했다.백발에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 있었지만 시선만큼은 따뜻하고 온화했다.“강민이 할머니셔.”한주미가 소개했다.“처음 뵙겠습니다.”서은주가 공손하게 인사하자, 박명숙은 웃으며 짧게 대답했다.“그래.”“그리고 저쪽에 계신 분은 강민이 아버지시고.”한주미가 가리킨 쪽에는 육강민의 부친, 육진국이 앉아 있었다.경성에서 모르는 이가 없는 인물로, 성세 그룹을 일군 창립자이고 지금은 아들인 육강민이 그 회사를 물려받아 이끌고 있다. 이미 쉰을 훌쩍 넘긴 나이였으나, 앉아 있는 포스만으로도 오랫동안 윗자리를 지켜온 사람 특유의 위엄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서은주는 미소 지으며 인사를 올렸고 육진국은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짧게 응답했다. 그다음으로 육남혁에게도 인사를 건넸다.그때, 위층에서 인기척이 들리더니 육민찬이 계단을 쿵쾅거리며 뛰어 내려와 그대로 서은주 품으로 돌진하려 했다. 다행히 육강민이 재빨리 아이를 안아 올린 탓에 아무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지 않았다면 서은주는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을지도 모른다.“육민찬! 집 안에서는 뛰지 말랬지.”“알았어요.”육민찬은 다시 서은주 곁으로 다가와 손을 잡아끌었다.“이모, 보여줄 게 있어요.”서은주는 녀석을 거절할 수 없어 사람들에게 난처한 미소를 지으며 아이를 따라갔다.육민찬은 유치원에서 만든 작품을 자랑하듯 내보였다.그러고는 두 눈을 반짝이며 그녀를 올려다봤다.칭찬을 기다리는 눈빛이었다.“민찬이 정말 잘 만들었네.”아이는 쑥스러운 듯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서은주가 자리를 비운 사이, 박명숙은 지팡이로 아들의 종아리를 툭 하고 찔렀다.육진국이 의아한 표정으로 돌아봤다.“애가 처음으로 우리 집에 왔는데, 왜 그렇게 썩은 얼굴이냐!”“제가 언제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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