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천은 금영의 물음에 잠시 말을 잃었다.그리고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찔린 듯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그래도 너를 동생으로 여기니까, 더 나쁜 길로 가지 않도록 막으려는 것이다.”금영은 가볍게 웃었다. “그럼 제가 고마워해야 하나요?”“당연히....”배경천은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말하려다가, 그녀의 말에 조롱이 들어 있음을 알아차리고 말을 멈추었다. 그리고는 굳은 얼굴로 다시 경고했다.“배금영, 정말 끝까지 나와 맞설 작정이냐? 그렇게까지 명월이를 용납하지 못하겠어? 잊지 마라. 명월이가 없었다면 너는 그저 천한 핏줄을 이은 서녀에 불과했을 것이다. 네가 지금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은 본래부터 명월이의 것이었다.”금영이 동요하지 않자, 배경천은 점점 말이 거칠어졌다.그녀는 더 이상 그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고, 한참 동안 그를 똑바로 쳐다보다가 아무런 대꾸도 없이 싸늘하게 배경천을 지나쳤다.그녀는 회귀 후, 수도 없이 사람들에게 치이며 이미 심신이 많이 지쳐 있는 상태였다.배경천은 금영의 눈빛에 비친 씁쓸함을 눈치채고, 자기도 모르게 가슴이 찔렸다. 그제야 자신이 너무 잔인한 말을 내뱉었음을 깨달았다.아무리 화가 난다고 해도 할 말이 있고, 못 할 말이 있으니 말이다. 그는 잠시 후회했지만, 곧 스스로를 합리화했다.집으로 돌아온 지 고작 사흘의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금영은 벌써 몇 번이나 배명월을 괴롭혔기 때문이다. 이는 자신의 처지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끝없이 배명월을 밀어내며 욕심을 부린 대가였다. 그러니 자신의 잘못보다 금영의 잘못이 훨씬 더 크다고 속으로 다짐했다.그렇게 멋대로 결론을 내리며 마음을 다잡은 배경천은 멀어져 가는 금영을 바라보며 다시 한 번 비수를 꽂았다.“어쨌든, 처신 좀 잘 하거라!”해수는 금영을 말없이 따라오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아가씨, 둘째 공자님의 말은 마음에 담아 두지 마시지요. 이런 일로 괜히 상처받으실 필요 없으십니다.”금영은 해수를 바라보며 웃어 보였다.“괜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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