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는 물음을 던진 뒤, 금영을 지긋이 바라보았다.그 순간 금영의 머릿속은 백지장처럼 하얗게 비어 버렸다. 그녀가 물에 빠진 뒤, 늘 고고하고 냉엄하던 황제가 초조한 기색으로 금영을 직접 품에 안고 현청전 내전까지 들어온 것만 보아도, 황제가 자신의 정체를 어느 정도 눈치챘으리라는 짐작은 하고 있었다.하지만 이렇게 아무런 예고도 없이, 대놓고 그녀를 영지라 부를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사실 좀 전까지만 해도 금영은 아직 황제가 제 손안에 있다고 생각했다.황제와의 우연한 만남도, 황제와 거리를 좁힌 일도, 황제가 그녀에게 흥미를 품게 만든 것도, 모두 하나하나 그녀의 계산으로 이루어졌으니 말이다.하지만 황제가 이런 뜻밖의 상황에 그녀의 정체를 입에 올리는 순간, 모든 것이 흔들리기 시작하며 더 이상 태연할 수 없었다.그녀는 어쩔 바를 모르며 초조하게 황제를 바라봤다. 마치 잘못을 저지른 아이가 부모의 벌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말이다.황제는 금영이 놀라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고 저도 모르게 미간을 좁혔다. 그녀는 그가 내뱉은 호칭에 상당히 충격받은 듯했다. 하긴 금영에겐 자신의 정체를 들킨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큰 두려움일 터였다.황제는 그녀의 속이 바싹 타들어 가고 있음을 짐작했다.그제야 자신이 조금 성급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라면 가까스로 위태롭게 이어 오던 관계가 틀어질 수도 있었다.그러나 이미 내뱉은 말, 황제는 더 이상 모른 척 연기하고 싶지 않았다.황제의 목소리가 텅 빈 전각 안에 울려 퍼졌다. 그 목소리는 냉엄했고 사람을 짓누르는 듯한 기세가 함께 담겨 있었다."영지, 왜 말이 없느냐?"영지라는 이름이 다른 이에게 붙여졌다면 전혀 특별할 것이 없었을 터였다. 그러나 눈앞의 금영에게 향하는 순간, 모든 의미가 달라졌다.금영은 그제야 겨우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곧장 무릎을 꿇고 몸을 덜덜 떨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폐하,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네게 무슨 죄가 있다는 것이냐?"황제는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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