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연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이 타이밍에 그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단 한 마디조차도.심지어 자기 생각이 맞는지 의심마저 들었다.구태윤이 정말로 은혜를 갚으려는 걸까?왜 자꾸만 마음 한구석에 기묘한 이질감이 피어오르는지 알 수 없었다.정석주와 임혜숙은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두 사람 역시 구태윤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5%는 확실히 좀 많은 편이었다.하지만 이제 와서 주지 않을 수도 없었다.정석주는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그럼 자네 말대로 하지.”그는 비서를 돌아보며 계약서를 수정하라고 지시했다.정루아는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며 안색이 하얗게 질려갔다. 꼿꼿이 세우고 있던 등도 점점 구부러졌다.3%든 5%든, 정시연에게는 단 1%도 주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그녀가 할 수 있는 아무것도 없었다.무엇보다 가장 비참한 것은, 자기 심장에 가장 잔인하게 칼을 꽂은 사람이 바로 ‘구태윤’이라는 사실이었다.정루아는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 문득 이 지긋지긋한 거래를 더는 이어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일분일초라도 빨리 구태윤과 이혼하고 싶을 뿐이었다.그녀는 형용할 수 없는 실망감으로 얼룩진 눈빛으로 그를 응시했다.“내일, 법원에서 봐.”말을 마치고는 미련 없이 뒤돌아섰다.병원 밖으로 나오자마자, 가쁜 숨을 몰아쉬며 장옥경의 번호를 눌렀다.“루아야, 왜?”장옥경은 전화를 금방 받았다. 목소리엔 다정함이 듬뿍 묻어났다.정루아는 눈을 질끈 감으며 말했다.“어머님, 그 거래 더는 안 해요. 태윤이가 정시연이랑 엮이든 말든 관심 없어요. 이제 단 하루도 못 버티겠어요. 태윤이한테 저랑 법원에서 보자고 전해주세요.”장옥경은 순간 멍해지더니, 급하게 되물었다.“루아야, 일단 진정하렴.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정루아는 휴대폰을 꽉 쥐었다.“그냥 제가 더는 참기 싫어서 그래요. 어머님, 전 스스로 떳떳해요. 결혼 생활 내내 아내로서 잘못한 적이 없었고, 어머님과 아버님께도 효도했어요. 이 정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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